조지 해리슨 (George Harrison: Living in the Material World, 2011)

물질 세상 속 영적인 존재가 되다



비틀즈의 멤버이자 기타리스트로서, 솔로 뮤지션이자 에릭 크랩튼과의 유명한 삼각관계의 주인공으로서 그리고 마지막으로 라비 샹카의 영향으로 인도 음악과 시타르 연주자로서. 이 정도가 그 동안 내가 알고 있던 조지 해리슨의 모습이었다. 어찌 보면 제법 많은 것을 알고 있었다고도 이야기할 수 있겠지만, 솔직히 이야기하자면 피상적으로 알고 있다는 느낌이 강했기 때문에 항상 좀 더 자세히 알고 싶다는 욕구가 존재했었다. 단적으로 얘기해서 비틀즈 보다는 존 레논을 좋아하는 편인데, 조지 해리슨에 대해서 조금씩 알아갈 수록 마치 비틀즈 - 존 레논이 그러했던 것처럼 더 큰 궁금증과 더 큰 만족을 얻게 되던 차에 바로 이 영화 '조지 해리슨 (George Harrison: Living in the Material World)'을 만나게 되었다. 거기다가 이 작품의 연출을 맡은 사람이 다름 아닌 마틴 스콜세지라는 점에서 더 큰 관심을 갖게 되었는데, 스콜세지라면 누군가를 담아내는 표현에 있어서 객관적이면서도 일반적으로는 놓치기 쉽지만 그 인물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할 때 반드시 이야기해야할 '정수'를포착해낼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결론적으로 이야기하자면 그 믿음은 이번에도 옳았다.



ⓒ Grove Street Pictures. All rights reserved


208분이라는 러닝 타임 답게 이 작품은 조지 해리슨이라는 인물을 시작부터 그가 세상을 떠난 이후까지 차근차근 담아낸다. 비틀즈 결성 전 존 레논과 폴 메카트니와 밴드를 하던 시절의 이야기는 우리가 알고 있는 비틀즈라는 전설적인 밴드가 어떤 과정을 겪었는지를 알 수 있어서 흥미로웠고, 이후 비틀즈 활동 시절의 몇몇 일화들과 이후 그들의 관계가 소원해 지고 해체에 이르는 과정 역시 기존에 알고 있는 이야기들도 있었지만, 좀 더 조지 해리슨 중심으로 만나볼 수 있어서 지루하지 않은 시간이었다.


개인적으로 더 흥미로웠던 부분은 비틀즈 활동 이후 솔로 뮤지션이자 영적인 존재가 되고자 했던 조지 해리슨에 대한 이야기였다. 라비 샹카를 알게 된 이후 그에게 깊은 영감을 받은 조지 해리슨은 직접 시타르 연주를 사사 받은 것은 물론, 그의 음악을 더 큰 세계 음악 시장에 알리는 데에 적극적이었고 또한 세계 최초의 대규모 자선 콘서트였던 '더 콘서트 포 방글라데시 (1971년 8월 1일)'를 개최하며 단순한 뮤지션이 아닌 더 가치 있는 일들을 '행동'으로 옮겼다.




ⓒ Grove Street Pictures. All rights reserved


사실 이 작품에 담긴 그의 삶을 다시 한 번 글로 표현하는 것보다는 영화 속에 담긴 그의 삶을 보고 느낀 바가 더 중요할 텐데, 개인적으로는 마치 이태석 신부님의 다큐 '울지마 톤즈'를 보았을 때와 비슷한 마음의 울림을 얻게 되었다. 아마도 마틴 스콜세지가 반해 그의 삶을 더 많은 이들에게 영화로 소개해야 겠다고 마음 먹은 것 역시 같은 울림 때문이 아니었을까 싶은데, 조지 해리슨의 삶 그러니까 그가 살면서 마음 먹었었고 행동으로 그리고 끝까지 삶 자체로 증명한 것들, 그리고 그와 조금이라도 인연이 있었던 사람들의 진심어린 이야기들을 듣고 있노라면, 너무나 자연스럽게 내 삶을 돌아보게 되기 때문이다.


글로만 보자면, 아니 더 자세한 설명으로 들어도 '영적인 존재'라는 것은 직관적이라기 보다는 모호함에 가깝다고 볼 수 있을 텐데, 놀랍지만 마틴 스콜세지는 이 작품을 통해 그리고 본질적으로 조지 해리슨은 자신의 삶을 통해 '영적인 존재', '영적인 삶'이라는 것이 어떤 것인지 말로는 표현할 수 없을 지언정 적어도 가슴으로 느낄 수 있도록 했다 (만들었다가 아니다).



ⓒ Grove Street Pictures. All rights reserved


보통 영화의 리뷰 글을 쓸 때는 내가 느낀 바에 대해서 늘어놓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이 작품의 경우는 글로 표현할 길 없는 내 감상보다는 더 많은 이들이 이 작품을 보았으면 하는 소개와 바램의 글로 마무리하려고 한다.


혹시 '조지 해리슨' 이라는 비틀즈 멤버로서의 인물과 208분이라는 쉽게 다가서기 힘든 시간 때문에 이 작품을 멀리한 이들이 있다면, 결코 이런 이유 때문에 놓쳐버릴 작품이 아니라는 점을 전하고 싶다. 이 작품은 비틀즈 멤버로서의 조지 해리슨도 물론 다루고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인간 조지 해리슨의 삶에 대해 깊게 조명하고 있으며, 208분이라는 러닝 타임 역시 부담으로 느껴지기 보다 그의 삶을 담아내기에는 결코 충분한 시간이 아니었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 작품이었다.


다시 글의 맨 처음으로 돌아가, 지금까지는 비틀즈 보다 존 레논을 좋아했었는데 앞으로는 조지 해리슨을 더 동경하게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음악도 삶도.



ⓒ Grove Street Pictures. All rights reserved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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