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랭크 _ 진짜만이 아름다운 것

개봉 영화 리뷰 2015.10.01 16:36 Posted by 아쉬타카




프랭크 (Frank, 2013)

진짜만이 아름다운 것



마이클 패스벤더가 표정을 알 수 없는 탈을 쓴 인물로 등장하는 밴드 영화 '프랭크 (Frank, 2013)'를 좀 뒤 늦게 보았다. '프랭크'는 흔히 밴드 영화 혹은 성장 영화로 분류할 수 있는데 구성적인 측면에서는 전형적이지만 그 안에 담고 있는 재료들은 몹시 유니크하다. 뮤지션을 꿈꾸는 존 (돈놀 글리슨)은 우연한 기회에 발음하기도 힘든 이름을 갖고 있는 인디 밴드의 키보드 주자로 함께 하게 된다. 밴드에 들어가게 되면서 존은 자신의 음악적 재능과 결과물에 대한 냉정한 평가를 받게 되기도 하지만, 밴드의 프론트맨이라 할 수 있는 프랭크에 대한 관심이 커져가며 이 인디밴드를 더 많은 이들에게 알려야겠다는 생각에 트위터에 앨범 제작과정을 업데이트하며 점점 팔로워 수를 늘려간다. 



ⓒ film4. All rights reserved



난 이 영화를 성장영화로서 보다는 철저히 밴드를 다룬 음악 영화로 보았다 (물론 그렇게 봐도 이 영화는 밴드의 성장영화가 된다). 이 아방가르드록 장르를 구사하는 밴드의 곡 작업 과정은 일반적인 측면에서 보았을 땐 난해하고 이상하게만 보이는데, 존 역시 이 밴드에 합류하게 되면서 그들의 이상하지만 환상적인 매력에 끌리기도 하지만 동시에 이 안에서 더 대중적인(일반적인) 색깔을 끌어내고자 하는 욕심도 갖게 된다. 보통 뮤지션의 흥망성쇄를 다룬 영화들이 겪게 되는 갈등은 '프랭크'에는 없다. 얼핏 시놉시스만 보면 곡 작업과 활동 방식에 있어서 멤버들이 갈등을 겪고 그로 인해 커다란 변화와 성장을 경험하게 되는 이야기로 오해할 수 있지만, '프랭크'는 그보다 본래 그대로 존재했던 프랭크 + 밴드와 새로 합류한 존의 갈등 만이 존재하는 쪽에 가깝다. 그리고 이 갈등은 한켠 존의 입장이 정상적이고 설득력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존이 깨닫게 되는 것처럼 옳은 방식이 아니었다는 걸 알게 된다.




ⓒ film4. All rights reserved


이 영화 '프랭크'를 어떻게 받아들이냐 하는 가는 프랭크로 대표되는 이 밴드의 음악과 방식을 어떻게 받아들이는가에 대한 시선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을 것 같은데, 영화 속에선 이들을 가리켜 흔히 '괴짜'라고 부르지만 난 사실 조금 보편적인 방식이 아닐 뿐 부정적 의미의 괴짜스러움은 느끼질 못했다. 의도적으로 괴짜스러움을 추구하는 것과 보통의 시선으로 보았을 때 그저 괴짜로 비춰지는 것과는 전혀 다른 경우라 할 수 있을 텐데, 이들의 모습은 후자라는 점에서 여기에서 오는 코믹함은 사실 없었다 (오히려 진지). 더불어 전혀 탈을 벗지 않는 프랭크라는 캐릭터에 대한 시점도 조금은 달랐는데, 대부분은 영화 속 존의 경우처럼 '왜 탈을 쓰고 있는지?' '잘 때도 탈을 벗지 않는지?' '진짜 얼굴을 본 적이 있는지?' 등 궁금함이 우선되고 이 일반적이지 않음을 (비정상이라고 하지 않겠다) 어떻게든 밝혀내 정상적인 것으로 돌리거나 판단하겠다는 시선으로 바라보게 되는데, 이 설정이나 상황을 마치 전혀 이상할 것 없는 것으로 받아들이게 되면 (마치 존을 제외한 밴드의 다른 멤버들이 프랭크의 탈과 관련 된 내용들을 아무렇지도 않게 받아들이고 알아내려고 하지 않는 것처럼) 이 영화는 좀 더 다른 깊이에서 바라볼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 물론 영화는 프랭크가 왜 탈을 쓰게 되었는지에 대해 나중에 설명하지만, 난 오히려 끝까지 이에 대한 설명 없이 다른 이야기에 집중했어도 좋은 영화가 되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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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이 영화를 뮤지션, 밴드의 영화로 보았을 때 생각해 보게 된 건 '진짜 (Originality)'의 가치였다. 세상을 살면서 많은 관계와 일들을 통해 주객전도의 광경을 목격하거나 겪게 되는데, '프랭크' 역시 그런 측면에서 볼 수 있었다. 설령 프랭크와 그의 밴드가 하는 음악이 대중들이 듣기엔 난해하고 누군가에겐 소음으로 그친다 하더라도, 이 밴드가 더 많은 이들에게 인기를 얻기 위해 자신들이 해오던 것을 버려가면서까지 변화하는 것은 발전이라기 보다는 죽음을 맞는 행보처럼 보였다. 영화는 그 이상하리만큼 독특한 음악을 해오던 밴드가 보편적인 정서를 만나게 되어 어떻게 몰락하는지를 보여준 뒤, 그 보편적 시각에서 보았을 땐 완전히 실패한 것으로 보이는 순간으로 다시 희망을 이야기한다. 설령 그 깨달음을 얻은 것이 존 혼자 일지는 몰라도, 영화는 그 한 명의 깨달음을 통해 관객에게 '진짜'의 가치를 전하고자 한다. 그래서 이 이상한 밴드의 로드무비는 결론적으로 아름답다. 진짜로 시작해서 다시 진짜로 남았기 때문에.



1. 마이클 패스벤더의 연기는 정말 독보적이네요. 또한 매기 질렌할의 캐릭터도 인상적이었요. 그녀가 다른 영화에서 보여주던 것과는 전혀 다른 캐릭터라 흥미롭고 매력적이고.


2. 역시나 아방가르드한 음악들이 오래 남네요. 사운드트랙을 사야겠어요.


3. 플레인에서 블루레이로도 발매할 예정이라니 또 어떤 소장가치를 만들어 낼지 기대!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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