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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기스 플랜 (Maggie's Plan, 2015)

삶을 유쾌하게 다루는 고급 기술


뉴욕의 겨울을 배경으로 에단 호크와 그레타 거윅 그리고 줄리안 무어가 우디 앨런 영화처럼 얽히는 에피소드를 그려낼 것만 같았던 레베카 밀러의 '매기스 플랜 (Maggie's Plan, 2015)'은 예상보다 더 사랑스럽고 유쾌하며, 가볍지만 가볍지 않은 그런 영화였다. 


아이를 원하지만 결혼은 원치 않아 (정확히 말하자면 자신은 결혼할 수 없을 거라고 결론을 내린 경우라고 말해야겠지만) 정자를 기증받아 아이로 낳기로 결심한 매기 (그레타 거윅)는 우연히 자신의 학교에서 강의를 하던 존 (에단 호크)을 만나 그가 쓰고 있는 소설의 매력에 빠져, 이 소설을 이유로 존과 가까워지게 된다. 존 역시 아내이자 업계에서 유명한 교수인 조젯 (줄리안 무어)과의 결혼 생활에서 힘겨워하던 중 우연히 만나 가까워지게 된 매기와 급속도로 사랑에 빠지게 된다. 아마 일반적인 로맨틱 코미디였다면 존이 조젯과 이혼하고 결국 매기와 결혼하게 되는 것이 결말이 되었을지 모르지만, 이 영화는 사실상 바로 거기서부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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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는 설명적이지도 않고 그렇다고 아주 진지하지도 않으며 그렇다고 아주 가볍고 유머러스하게 전개되는 이야기도 아닌데, 이 복잡한 연애와 사랑의 감정들을 상당히 설득력 있게 그려낸다. 보통의 로맨틱 코미디 혹은 소품 같은 에피소드 류의 로맨틱 드라마들에게서 느껴지는 달콤 씁쓸한 느낌이나 '그래서 영화지' 싶은 영화적인 느낌보다는, 현실적으로 깊이 공감되는 설득력과 더불어 유쾌함이 기분 나쁘지 않게 (깔끔하게) 전달되는 매력적인 드라마라고 할 수 있겠다. 


가끔 너무 현실적인 감정의 교류나 이야기 전개를 마법처럼 담아내는 영화들을 볼 땐 오히려 그래서 너무 영화적으로 느껴지는 순간들이 있는데, '매기스 플랜'이 바로 그런 경우다. 이혼을 경험해 본거나 한 것은 아니지만 극 중 존과 매기, 조젯이 나누는 감정들이 얼마나 솔직하고 현실적이기까지 한지는 어렵지 않게 느낄 수 있다. 다른 배우가 연기하는 것이 상상조차 되지 않을 정도로 매기 그 자체인 그레타 거윅을 비롯해, 줄리안 무어와 에단 호크, 여기에 많지 않은 분량이지만 트래비스 핌멜과 빌 하더의 연기는 이 이야기를 (진부하지만) 살아 숨 쉬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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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가 다 끝나고 감동을 느낀 것은 아니었지만 '매기스 플랜'이 삶을 다루는 기술에 완전히 매료된 것만은 인정할 수 밖에는 없을 듯하다. 아, 진짜 다시 생각해봐도 이 영화엔 묘하게 삶의 정말 많은 조각과 감정들이 아주 현실적인 형태로 담겨 있다. 사랑에 관한 감정의 솔직한 표현과 행동이 극단적인 실패나 비난 혹은 삶의 성공이나 완성으로 마무리되지 않고, 또 허무 맹랑한 긍정이나 뒷 맛이 씁쓸한 풍자로 연결되는 것을 선택하지 않더라도, 이렇게 공감되고 유쾌하면서 마냥 가볍지 만은 않은 삶의 면면을 그려낼 수 있다는 건, 이 영화를 보고 난 후의 가장 큰 수확이라면 수확일 것이다.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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