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에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3명의 인물

그 첫 번째 / 필립 K.딕 (Philip K. Dick)

영화 [블레이드 러너]의 원작이었던 [안드로이드는 전기양의 꿈을 꾸는가? (Do Androids Dream Of Electric Sheep?)]와 [토탈리콜]의 원작 단편인 [도매가로 기억을 팝니다 (We Can Remember It For You Wholesal)]로 영화팬들에게도 잘 알려진 현대 공상과학 소설가이다. 그의 작품들은 몇 가지 공통점들을 가지고 있는데, 그 중 첫번째는 경계에 관한 것이다. [블레이드 러너]에서 그는 인간보다도 더 인간적인 안드로이드를 그려내며, 인간적인 것과 비인간적인 것의 경계에 모호함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자신의 존재 가치에 대해 고뇌하고 죽음과 현실에 슬퍼하는 안드로이드 와, 자신들이 만든 인간의 모습을 한 안드로이드에게 너무쉽게 총탄과 파괴를 일삼는 인간들을 교차시키며 진정한 인간다움의 기준을 우리에게 반문하기도 하였다. [토탈리콜]에서는 현실과 환상, 시간과 선악의 모호함까지 얘기하고 있으며, [마이너리티 리포트]에서는 미래를 보는 예지자들과 그들의 예언을 따라 일어나지도 않은(일어날 것이라는)살인에 연루된 사람을 체포하는 모습에서 원인과 결과 사이에 모호함을 우려하고 있다.



두번째는, 어둡고 암울한 미래의 모습인데 [마이너리티 리포트]에서도 역시 이러한 모습이 잘 나타나고 있다. 물론 스필버그가 감독을 맡은 탓에 그의 소설을 원작으로 했던 이전 영화들보다는 덜 어두운 미래의 모습을 보여주고는 있지만 그래도 스필버그의 영화치고는 제일 어두운 분위기의 작품 중 하나인 것만은 확실하다. 이러한 어두운 미래사회의 모습은 그의 삶과도 관계가 있다고 할 수 있겠는데, 그가 태어나면서 세상을 떠난 쌍둥이 누이들과 5살때의 부모의 이혼, 정신분열 환자로까지 불렸던 그의 신경과민 증세 등은 그의 정서를 어둡게 했고 이러한 것은 고스란히 그의 소설속에 스며들었다. 하지만 영화화된 그의 원작소설들에서 보여준 그 만의 철학적 깊이와 고뇌만으로도 그를 감히 정신병자라고 부를 수는 없을 것이다.



두 번째 / 톰 크루즈

톰 크루즈는 왠지, SF 영화는 적어도 한 두편 정도는 출연했던 걸로 생각되지만 의외로 그는 [마이너리티 리포트]에서 처음으로 블루스크린 앞에서 연기하였다. 그 자신은 이런 경험은 처음이라 상당히 어색하고 힘들었다고 했지만, 스텝들의 말처럼 톰 크루즈는 존 앤더튼 역을 완벽하게 연기해냈다. 그는 또한 헐리웃 최고의 몸값을 자랑하는 비싼 몸이시지만, 마치 미국의 성룡을 꿈꾸는 듯 스턴드 연기에도 가능한한 직접적으로 몸을 던지는 편이다. 이미 [미션 임파서블 2]의 인트로장면에서 정말 살떨리게 살벌했던 암벽등반 장면을 직접 연기하였고, 이번 [마이너리티 리포트]에서도 와이어 액션장면들과 스턴드 장면들도 대부분은 그가 직접 소화하고 있다. 코의 높이가 1cm만 낮았어도 일찍이 오스카를 수상했을 거라는 얘기도 있듯이, 톰 크루즈는 [마이너리티 리포트]에서도 드라마적인 요소를 가능하게 하는 좋은 감정연기를 보여주었다.



마지막 / 스티븐 스필버그

필립 K.딕의 뛰어난 원작소설과 SF장르에는 처음 출연하는 톰 크루즈 모두를 잘 어울러 영화를 완성시킨 것은 바로 감독 스티븐 스필버그였다. 그는 데이빗 핀처오시이 마모루 등의 감독이 맡았을 법한 필립 K.딕의 소설을 원작으로, 이전에는 자주 시도하지 않았던 어둡고 암울한 분위기의 스릴러물을 만들어냈다. 하지만 역시 스필버그 답게 그 사이에 아들을 잃은 아버지의 슬픔의 감정을 부각시키며 감동에 요소를 포함시켰다. 스필버그의 이러한 시도는 기존의 자신의 방식을 좋아하는 팬들과 좀 더 어둡고 스릴러적인 방식을 좋아하는 관객들을 함께 껴안으려는 노력으로 보여진다.



DVD 시스템에 잘 어울리는 타이틀

[마이너리티 리포트]는 영화 출시전의 기대와 마찬가지로, DVD로서의 출시도 많은 매니아들에 상당한 기대를 모아왔었다. 몇 번의 출시일 연기끝에 발매된 [마이너리티 리포트 SE]타이틀에 대해 화질과 사운드, 서플먼트 부문으로 나누어 알아보도록 하자.



화질 - 16:9 Widescreen Version

오래전의 필름 느와르를 표방하며, 어두운 색채와 거친 색감등을 의도한 [마이너리티 리포트]의 화질은 개인의 취향에 따라 다르게 느껴질 만한 여지가 있다. [라이언 일병 구하기]에서 현실감 넘치는 영상으로 촬영상을 받았던 촬영감독 야누스 카민스키는 영화의 느와르적 특성을 살리기 위해 기존의 방식에서 벗어나 독특한 촬영방식을 택했다고 한다. 이러한 카민스키의 촬영기법은 영화의 어두운 분위기와 맞물려, 시종일관 차가운 느낌의 파란색과 빛의 강도 조절로 몽환적이면서도 어느 정도 현실적인 미래사회를 그려내고 있다. 이러한 독특한 촬영과 영상 스타일은 의도된 것이긴 하지만, 개인적으로 깨끗하고 선명한 화질을 선호하는 이들에게는 조금의 거부감도 생길 수 있을 것 같다.



사운드 - DTS/DD 5.1

화질에서는 개인의 취향에 따라 조금의 편차가 있을 수도 있지만(그렇다고 해서 화질이 좋지 않다는 말은 아니다), 사운드에 관한한은 논란에 여지가 없을 것 같다. 돌비디지털 5.1 채널에서 들려오는 사운드도 듣기 좋지만, DTS를 지원하는 플레이어라면 주저할 것 없이 DTS를 선택해야 할 것이다. DTS 시스템의 찬사는 이를 재공하는 타이틀의 발매시마다 반복되고 있는 것이긴 하지만, 여기에는 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더군다는 이 영화는 미래사회를 다룬 SF물이 아니던가. 아무래도 드라마 보다 SF나 액션물에서 사운드가 더 빛을 발하는 것은 자명한 일이다.



각 영화마다 실감나는 사운드를 체감할 수 있는 장면들이 있는데, 이 영화에서도 마찬가지로, 톰 크루즈가 '후버팩'이라 불리우는 장비를 갖춘 동료들에게 쫓기는 추격씬에서 그 진가가 들어난다. '후버팩'에서 내뿜는 불꽃과 굉음은 우퍼로 전달되어 실감나는 효과음을 들려주고, 바닥을 기어다니듯 질주하는 장면과 집들을 여기저기 통과하는 장면에서도 역시 DTS의 진가를 느낄 수 있다. 이외에도 자동차 공장의 기계들의 효과음이라던가 자기부상 자동차의 이동음들은 존 윌리암스의 스코어와 잘 어울리며 레퍼런스급 사운드를 들려주고 있다.



Special Features

[반지의 제왕: 디렉터스 컷]의 여파 때문인지, 이제는 어지간한 퀄리티의 서플먼트가 아니면 성이 안차게 되어버렸다. [마이너리티 리포트]의 서플먼트는 본편과는 별도의 디스크에 담겨져 있고 퀄리티도 보통은 넘는다고 할 수 있으나, 워낙에 기대가 컸던 타이틀이라서인지 조금은 아쉬움이 남는다. 그 중에서 발매전 재공되었던 정보들과는 달리 감독인 스필버그의 음성해설 트랙이 수록되지 않은 것이 가장 아쉬운 점이었다. 하지만 이외에 수록된 서플먼트들은 상당히 유익하고 흥미로운 것들이다.



'Minority Report - From Story to Screen Faturettes'에서는 스필버그의 설명으로 영화 사전 제작과정에 대해 들을 수 있고, 'Deconstructing Minority Report Featurettes'에서는 각종 시퀀스를 통해 제작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재공하고 있다. 'The Stunt of Minority Report Featurettes'에서는 스턴트 장면이 쓰였던 씬들을 위주로 톰 크루즈와 스텝들의 인터뷰를 수록, 스턴트 장면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보여준다. 스턴트를 담당하고 있는 스텝에 말을 따른다면 톰 크루즈는 거의 스턴트맨에 가깝다. 또한 특수효과를 담당한 ILM에 영화제작 과정을 담고 있는데, 영화속 홀로그램이나 호버팩 등의 탄생과정을 옅볼 수 있다. 'Final Report'에서는 공동작업으로 화제를 모았던 스필버그와 톰 크루즈가 등장하여 서로에 대해 찬사를 늘어놓는다. 마지막으로 'Archives'에서는 제작 컨셉과 스토리보드, 배우와 제작진들의 프로필, 제작노트 등을 볼 수 있고, 극장용 예고편도 수록하고 있다.



21세기형 SF느와르



영화의 스탭과 배우들이 언급하였던 이 영화는 액션영화라기 보다는 스릴러 장르의 느와르라 해야 옳을 것이다. 범인을 추리해가는 앤터튼의 모습은 [미션임파서블 1]의 이던 헌트와 닮았고, 차가운 미래사회의 이미지는 [블레이드 러너]와 크게 동떨어진 모습은 아니었다. 이 영화에서 가장 주목해야하고 가장 아이러니한 것은 바로 프리 크라임(Pre-Crime)의 시스템인데 영화속에서도 반문하듯, 이 시스템은 한 번 생각해 볼 만하다. 예언자에 의해 살인이 예언되어 살인 현장을 급습하여 이를 막게 되면 결국은 살인은 일어나지 않게 된다. 그렇다고 한다면 예언자의 예언은 결과적으로 틀린 것이 된다. 이러한 원인과 결과에 대한 모호함과 혼돈은 이 영화를 그저 단순한 SF영화에 틀에서 벗어나게 하였다. 만약 이 영화를 스필버그가 아닌 다른 감독이 감독했다면 얘기는 달라졌을지도 모른다. 앤더튼은 마치 [세븐]에 브래드 피트와도 같이, 자신이 잘못하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그를 죽일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스필버그의 영화속에서 앤더튼은 방아쇠를 당기는 대신, 미란다의 법칙을 얘기하고 있었다. 여기에서 영화가 끝나버릴 수도 있었지만, 이후에 반전을 위해 영화는 계속 진행된다.(혹시 스포일러가 될 수도 있음에 더이상은 언급하지 않겠다)

만약 영화 속에서와 같이, 멀지 않은 가까운 미래에는 정말 미래를 예언하는 시스템이 도입될 지도 모를일이다. 하지만 영화속에서 우리에게 전하는 메시지와도 같이, 만약 미래마저 정해져 있다면 얼마나 참혹한 일이겠는가. 분명한 것은 꼭 스필버그 식의 희망을 믿지 않는 자들이라 하더라도, [빽 투 더 퓨처]에서와 같이 미래의 사진은 지금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결정되어 질 것이다. 아니 그렇게 믿고 싶을런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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