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트릭트 9 _ 올해의 발견!

개봉 영화 리뷰 2009. 9. 3. 13:06 Posted by 아쉬타카




디스트릭트 9 (District 9, 2009)
올해의 발견!

올 후반기 최고의 기대작 중 하나였던 피터 잭슨 제작, 신인 네일 브롬캠프 감독의 작품 <디스트릭트 9 (District 9)>을 시사회를 통해 한 달 정도 먼저 만나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참고로 이 영화의 북미개봉 반응과 국내 시사회의 압도적인 반응들을 보기 전까지 이 정도 기대작은 아니었다고 할 수 있을텐데(여기서 이 정도란, 시사회가 있는 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극장에서 영화가 상영되기 직전까지 심장이 떨리고 두근거리는 정도입니다), 엄청나게 쏟아지는 호평 만큼이나 기대치는 높아질 수 밖에 없었고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스스로는 계속 해서 '기대치를 낮추자'라고 속으로 생각하며 시작 전까지 되새기곤 했습니다. 일단 이번 감상기는 시사회를 통한 감상기인 점과 무엇보다 저처럼 아무런 정보 없이 (제가 이 영화를 보기 전까지의 정보라고는 '피터 잭슨 제작' '비교적 저예산' '호평 난무' 이 정도가 다였거든요) 감상하는 것이 최적의 효과를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스포일러 없이 간단하게 정리해 보려고 합니다. 참고로 평소의 감상기와는 달리 스틸컷도 사용하지 않으려구요. 몇가지 본문에 포함시키려고 찾아봤는데 의외로 스포일러성 스틸컷들이 너무 버젓이 노출되어 있더군요. 아직 영화 감상전이신 분들께서는 영화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사이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스틸컷들도 피하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일단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저는 영화의 구성이나 줄거리에 대한 대략적인 시놉조차 읽지 않고 보게 되었기 때문에, 영화에서 외계인을 다루는 방식에 대해 사뭇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아, 외계인이 나오는 것조차 스포라면 죄송합니다 ㅠ). 보통 영화들과는 확연히 다른 방식이었으며, 이런 구성 측면에서도 상당히 신선한 방식이었다고 생각됩니다. 이 영화는 페이크 다큐멘터리 방식을 기본으로 CCTV, 핸드 헬드, CNN의 걸프전 중계 같은 촬영 방식으로 이뤄져 있는데, 페이크 다큐라는 구성은 내러티브의 측면에서 보았을 때 훌륭한 장치로 사용되고 있으며, 핸드 헬드 촬영 방식 같은 경우는 외계인이 등장하는 장면들을 좀 더 리얼하게 그려내고 있고, 뉴스 중계나 CCTV를 통한 장면 같은 경우 역시 미칠듯한 화질의 디테일보다 오히려 더 리얼함을 전달하는 효과를 내고 있습니다. 알려진 것처럼 이 영화는 비교적 저예산으로 만들어진 영화로 알려져있는데, 이런 구성 방식들은 저예산으로도 훌륭한 작품을 만들어내는데에 아주 적절한 장치로 이용되고 있습니다. 뭐랄까, 관객이 느끼는 장면의 퀄리티나 실감 정도는 크게 차이가 없는데, 실제 투입된 자본의 규모는 5분의 1정도 밖에는 되지 않는, 나머지는 아이디어로 채워나간 부분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네요.

나중에 영화가 정식 개봉되고 나면 스포일러를 포함한 좀 더 본격적인 감상기를 쓰겠지만, 이 영화의 분위기나 구성 곳곳에서는 정치적인 비판적 텍스트로 엿볼 수 있었습니다. 사실 후반 부 본격적으로 진행되는 액션 장면이 있기 전까지는 외계인을 그대로 인간으로 바꾸어 놓아도 충분히 이야기가 될만한 영화라고도 볼 수 있거든요. 특히 '디스트릭트 9'이라는 공간의 이미지나 이를 훑는 카메라의 위치, 그리고 음악까지 더해 리들리 스콧의 <블랙 호크 다운>을 연상시키는 부분도 있었습니다. 정치적인 텍스트를 슬며시 깔고 있는 동시에 메시지 자체도 '옳은' 이야기를 하면서 이야기를 이렇게 끝까지 긴장감 잃지 않고 이어갈 수 있는 감독의 능력이 참 대단하게 여겨졌습니다.

외계인의 모습도 흥미로웠던 것 같습니다. 얼굴은 왠지 범블비 같기도 하고, 전체적인 모습에서는 바이오니클 같은 분위기가 살짝 들기도 하고, 그 말소리는 마치 <스타워즈 에피소드 2>에서 아나킨과 아미달라가 잡혔던 그 행성의 무리들이 떠오르기도 하더라구요 (그 '딱 딱' 거리는 소리 있잖아요 ㅎ).

사실 <디스트릭트 9>을 보면서 감정이 동요할 줄은 예상하지 못했었죠. 기대 이상이라 하더라도 피터 잭슨과 웨타 워크숍이 만들어낸 창작물에 대한 놀라움이나 볼거리에 대한 감탄이 있을 줄은 알았지만, 내러티브를 따라가면서 주인공과 캐릭터들에게 공감하게 될 줄은 몰랐었거든요. 그런데 이 영화는 은근히 나도 모르는 사이에 공감하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후반 액션 시퀀스가 그 구성 측면에서도 참으로 익사이팅 했지만, 감정적으로 동시에 폭발하는 순간이었기 때문에 소리내어 '와!'하고 몇 번이나 외쳤을 정도로 심하게 빠져들었던 것 같아요.

마지막 20분? 30분?(그 만큼 시간을 가늠할 수 없을 정도였다는 얘기;;)간 펼쳐지는 액션 시퀀스는 정말 올해 최고의 시퀀스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에일리언 2>와 <로보캅>이 동시에 떠오르면서 관객의 상상을 뛰어넘는 액션 구성과 (객석에서 여러번이나 탄성이 터져나왔죠;) 나도 모르게 소리내어 '힘내!'하고 외치고 싶은 이 공감대! 그리고 외계인의 병기라는 것은 이런 것이다 라는 걸 잘 보여준 각종 무기의 표현들은, 특히 SF영화의 매니아분들이라면 혹할 만한 장면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진짜 나중에 블루레이 나오면 몇 번이고 돌려볼 것 같아요.

그리고 후속편을 예상하게 하는 여운과 떡밥. 전 나오지 않는게 더 안전(?)하다 라고 생각하는 편이긴 하지만, 역시나 이런 우려를 가볍게 불식시키면서 보란듯이 2편을 만들어낼지도 모르겠죠. 3년 뒤에 말이에요 ㅎ


1. 얼른 정식개봉을 해서 좀 더 좋은 환경의 극장에서 다시 보고 싶습니다! 영화가 끝나고 얼마나 불을 환하게 켜주셨는지 엔딩 크래딧을 확인하기 조차 어렵더라구요;;;

2. 피터 잭슨과 네일 브롬캠프는 본래 게임 원작인 <헤일로>를 영화화하려다가 이 작품으로 선회한 것으로 아는데, 이 정도라면 <헤일로>도 충분히 기대해볼 수 있을 것 같네요. 이 콤비가 만들어주었으면 좋겠어요.

3. 크리스토퍼 존슨! 참 조종 잘하더군요. 조종 실력에 절로 감탄이!

4. 영화를 분명 보았음에도 정식 개봉일이 너무도 기다려지네요!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본문에 사용된 포스터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만 사용되었으며,
모든 이미지의 권리는 TriStar Pictures에 있습니다.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BlogIcon 박력남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말 올해의 발견입니다. 전혀 기대하지 않았거든요.
    헤일로는 정말 안타까워요. 마소의 횡포만 아니었어도...;;;
    트랙백 신고합니다. ^^

    2009.09.03 13:59
  2. Favicon of http://www.zinsayascope.com BlogIcon 진사야  수정/삭제  댓글쓰기

    어? 아쉬타카님도 오셨었군요! 재미있게 보셨다니 다행입니다 :)
    전 중반 이후가 너무 좋았어요. 절로 들썩들썩이게 만드는 전개가 너무 흥미로웠습니다.
    '얼마나 좋길래' 하는 생각이 '역시'로 바뀌는 거 순간이군요 ㅋㅋ

    잘 읽었습니다~ 저도 트랙백 신고!

    2009.09.03 19:50
    • Favicon of https://realfolkblues.co.kr BlogIcon 아쉬타카  수정/삭제

      전 먼 발치에서 진사야님을 뵌 것 같기도 하고 ^^;
      정말 얼마나 좋길래 가 역시로 순식간에 바뀌더라구요 ㅎㅎ

      2009.09.04 10:28 신고
  3. Favicon of http://ytrty.tistory.com BlogIcon Nehe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 꼭 보고 싶어지는군요!!!!!

    2009.09.04 22:27
  4. Favicon of http://hungryan.tistory.com BlogIcon 구름  수정/삭제  댓글쓰기

    부럽습니다!

    2009.09.06 13:34
  5. Favicon of http://next2you.tistory.com BlogIcon 카푸치노  수정/삭제  댓글쓰기

    항공권 당첨 축하합니다... 부...럽..네요.ㅋ

    잘 다녀오세요~!

    2009.09.08 00:03
  6. 문뽕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는 만화가 지망생으로써 이영화 스토리에 박수를 보내고 싶네요..
    스토리하나는 정말 괸찮다고 생각하네요 특히 외계인이 지구에 어느 한곳에
    지구인과 공전하면서 산다는 기발한 발상은..저로써는 신선한 충격^^
    특히 주인공의 연기력에 놀래답니다.ㅋ 실제 그런 일을 겪은 것처럼 느겼으니..
    또한 전혀 어색함이 없는CG부분과 연출부분은 감탄..
    외계인 디자인도 디테일하면서도 실제와 가까운 외계인의 모습을 보여주것같네요^^
    벌써 속편이 기대되네요..왠지 속편이 제작될듯..

    2009.09.08 02:08
  7. 달자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오늘 친구가 하도 재밌다고 강력 추천하길래 보았는데
    우와 이건 뭐 기대 이상이더라구요 !!
    내가 재밌어 봤자 얼마나 .. 이랬는데
    그리고, 원래 SF 영화같은거 별로 안좋아하는 편인데요
    디스트릭트 9 .... 감탄이 절로 나오더라구요
    나중에 끝나도 뭔가 칭한게 .. 마음에 와닿구요
    암튼 강력 추천합니다 !!

    2009.09.26 20:28
  8. Favicon of http://gilwon.egloos.com BlogIcon 배트맨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D9으로 끝냈으면 합니다. 수작은 그 작품으로 그대로 남는 것이 가장 좋은 것 같아요. ^^;
    인터뷰를 보니 기자들은 속편 계획을 벌써부터 물어보고 있고, 감독은 의지가 있다라고 밝히고 있던데요.
    만약 속편이 나온다면 크리스토퍼가 등장하게 될 때 - 성공적으로 귀향했다는 전제 하에 - 제작비 꽤 많이 들어가겠습니다. ^^ 저도 영화 참 좋았습니다.

    2009.10.17 10:53

BLOG main image
the Real Folk Blues
블로그 이사했습니다. realfolkblues.net
by 아쉬타카

카테고리

분류 전체보기 (1840)
개봉 영화 리뷰 (840)
기획 특집 (6)
블루레이 리뷰 (259)
아쉬타카의 Red Pill (23)
음반 공연 리뷰 (229)
애니메이션 영화 리뷰 (66)
도서 리뷰 (15)
잡담 (46)
Traveling (61)
etc (292)
아쉬타카's Blog is powered by Textcube. Designed by Qwer999. Supported by TNM Med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