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 된 한 남자의 이야기


여기 인간이 인간에게 꽃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몸소 보여준 한 남자가 있다. 아프리카 수단의 황무지 땅 톤즈에서 슈바이처 아니 '졸리' 신부님으로 더 익숙했던 이태석 신부가 그 주인공이다. 아프리카 오지의 땅에서 힘없고 병든 자들을 돕는 한 신부의 이야기라고 하면, 감동은 있겠지만 어느 정도 예상되는 그런 얘기가 아닐까 하고 그냥 넘겨 짚을 수도 있을 것이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울지마, 톤즈'의 이야기는 이런 범주에서 이해할 수 있고 예상할 수 있는 또 하나의 이야기이다. 누구의 희생이 더 고귀하고, 누구의 인생이 더 아름다웠다고 비교 우위로 말하기 어려운 것처럼, 이태석 신부의 이야기가 비슷한 감동 스토리를 초월하는 이야기라고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여기서 하나 확실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은, 그럼에도 이태석 신부가 걸어온 길은 동시대를 사는 우리에게 감동과 더불어 자책감을 넘어 죄책감마저 들게 하는 삶이었으며, 그렇기 때문에 '감동 실화'같은 수식어 정도로는 표현하기 어려운 그의 삶을 담담하게 따라간 이 작품을 추천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울지마, 톤즈'는 이미 죽음을 앞두고 있던 이태석 신부의 모습으로 시작한다. 그리고 그의 죽음에 대해 슬퍼할 겨를도 주지 않고 바로 수단 톤즈로 여정을 옮긴다. 내레이션의 말처럼, 이 다큐멘터리는 그의 일생을 특별히 부각시키려는 의도도, 톤즈라는 곳에 실정을 알리려는 의도는 물론 아니었으며 단지 이태석 신부라는 사람의 삶은 어떠하였기에 많은 사람들이 그의 죽음을 슬퍼하고 아직도 잊지 못하는지에 대한 궁금증에서 시작, 그렇다면 그가 걸어왔던 길을 그대로 걸어보기로 한 시도로 진행되었다. 그의 죽음을 작품 서두에 배치한 것은 '울지마, 톤즈'가 하고자 하는 말이 눈물에 가려 희석되길 바라지 않는 감독의 바램이 아니었을까 싶다. 그의 삶을 일부러 극적으로 구성하기 보다는 있는 그대로를 담담히 따라가고, 그를 만났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만들어진 그가 아닌 진짜 이태석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고자 했을 것이다.





'울지마, 톤즈'가 인상적인 또 다른 지점은 종교적으로 흐르지 않았다는 점이다. 예수님의 말씀을 전하려고 했던 한 신부의 이야기가 아니라, 삶에 너무나도 충실했던 한 인간의 이야기로 풀어냈는데, 이 작품에서 '신부'라는 것은 단지 호칭이자 직업일 뿐 그 어떤 종교적인 색깔도 드리우지 않고 있다. 실제로 이태석 신부는 톤즈에 가서 이들의 현실을 알게 된 뒤 '만약 예수님이 톤즈에 오셨다면 성당을 먼저 지으셨을까, 아니면 학교를 먼저 지으셨을까? 아무리 생각해봐도 학교 먼저 지으셨을것 같다'라는 말에서 알 수 있듯이, 이태석 신부 역시 종교인으로서 이들에게 다가갔다기 보다는 인간으로서 톤즈를 바라봤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이것이야말로 예수님의 진정한 가르침이기도 하고.




Open Case

의미있는 작품이라 제작사에서 패키지 디자인에 큰 공을 들인 것으로 보인다. 아웃 케이스 제작에 사용된 종이 재질이나 케이스 내 내용물들 모두 최고급품을 사용해 제작되었다.





DVD Menu





DVD Quality


KBS한국방송에서 기획, 제작된 '울지마, 톤즈'는 화질이나 음질로 말하는 작품은 아니기에 스펙에 대한 평가가 그리 중요하지는 않겠지만 조금만 거들어보면, 이태석 신부의 주변인들의 인터뷰 영상은 대부분 고화질로 촬영된 터라 추후 블루레이에서도 손색이 없을 화질을 수록하고 있고, 톤즈에서의 영상은 이태석 신부 생전 영상의 경우 풀스크린과 와이드스크린을 오가고 있지만 4:3으로 촬영된 영상들도 화질이 감상에 지장을 줄 정도는 아니다.

이금희 씨의 차분한 내레이션이 주를 이루는 돌비디지털 2.0 채널의 사운드 역시, 멀티 채널이 그리 필요치 않은 작품이라 2.0채널 만으로도 충분히 사운드를 전달하고 있다.





2장의 디스크로 출시된 DVD는 첫 번째 디스크에는 본편을 두 번째 디스크에는 부가영상을 수록하고 있다. 다큐멘터리의 특성상 작품 외의 부가영상이 극 영화에 비해 많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L.A에 위치한 CGV에서 상영회를 가졌던 영상과 작품을 보고 나온 L.A 한인 관객들의 반응들을 만나볼 수 있으며, 관객 30만 돌파를 기념하는 오찬 영상도 만나볼 수 있다. 이 밖에 짧은 예고편과 영등위 시상식 영상 그리고 예고편과 하이라이트가 수록되었다.




[총평] '울지마, 톤즈'는 감정적으로만 흐를 수 있는 여지를 최대한 자제하여 故 이태석 신부의 삶을 담담하게 따라갔음에도, 어쩔 수 없이 눈물이 흐를 수 밖에는 없었던 강한 메시지를 담은 다큐멘터리였다. 故 이태석 신부는 '왜 오지인 톤즈까지 가야만 했나?'라는 세상이 던진 질문들에 끝까지 답을 알지 못했다.

하지만 그는 이 질문에 답을 찾으려하기 보단 그저 톤즈 사람들에게 어떤 도움을 더 줄 수 있을 까라는 질문에 더욱 충실한, 그 누구보다 충실하고 아름다운 삶을 살았다. 그 것만으로도 이 작품 '울지마, 톤즈'는 존재의 의미가 있다.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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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네시  수정/삭제  댓글쓰기

    너무도 좋아하는 다큐멘터리예요^^ 입으로 교리를 설파하는 것이 아닌, 실천으로 종교의 가르침을 보여준 분. 단순히 종교인으로서가 아니라 한 인간으로서 너무나도 열정적인 인생을 살다 가신 것 같습니다.

    2013.05.11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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