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셸 공드리와 세스 로건의 그린 호넷 비긴즈


1930년대 중반부터 1950년에 걸쳐 방송되었던 WXYZ 라디오 시리즈로 처음 등장한 '그린 호넷'은, 이후 1960년대 미국 ABC사의 TV시리즈로 방영되며 화제를 모은 또 하나의 히어로 시리즈였다. TV시리즈 '그린 호넷'은 범죄자를 가장한 영웅 그린 호넷과 그의 운전사이자 경호원인 동양인 케이토가 벌이는 악당들과의 대결구도를 그리고 있는데, 이 오래된 TV시리즈를 아직도 많은 이들이 기억하는 가장 큰 이유라면 당시 케이토 역할을 맡았던 배우가 다른 누구도 아닌 이소룡 이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이 작품이 다시 헐리웃에서 영화화 된다는 소식에 관심을 갖게 된 이유는, 이 작품의 감독으로 주성치가 물망에 올랐었기 때문이었다. 평소에도 이소룡에 대한 깊은 존경의 마음을 자주 표한 적이 있는 주성치였기에, '그린 호넷'과의 연결 고리도 어색하다기보다는 기대하는 바가 더 컸으며 또한 케이토 역할에 국내 배우 권상우가 언급되기도 해 또 다른 호기심을 갖게 만들기도 했었다. 하지만 이 프로젝트는 결과적으로 전혀 의외의 인물이었던 미셸 공드리 감독에게 맡겨지게 되었는데, 그것이 의외일 수 밖에는 없었던 이유는 미셸 공드리는 '이터널 선샤인' '수면의 과학' 등 다른 어떤 감독들보다 헐리웃 액션 블록버스터와는 어울리지 않는 감독 중 하나였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더 의외였던 것은 공드리 자신이 이 프로젝트에 예전부터 관심이 있었다는 점이었는데, 스튜디오마저 공드리에게 '이런 주류 상업영화를 정말 하겠느냐?'라고 되물었을 정도라고 하니 제작자와 팬 모두에게 의외였다는 점만은 분명한 사실이라고 할 수 있겠다.






개인적으로 미셸 공드리 감독의 둘도 없는 팬이었지만 그가 '그린 호넷'을 연출한다고 했을 때 기대보다 우려가 컸던 것이 사실이었다. 그간 공드리의 작품들과 '그린 호넷'과의 접점을 찾기는 쉽지 않은 것이었으며, 뮤직비디오 감독 시절 보여주었던 감각들 역시 액션 블록버스터 영화에서 어떻게 소비될지 가늠하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결과부터 말하자면 (왜 슬픈 예감은 틀린 적이 없는지) 우려 했던 대로 미셸 공드리와 그린 호넷의 조합은 그리 매력적이지 못했다. 미셸 공드리의 장점은 아날로그 한 것과 소박한 것, 그리고 컴퓨터 그래픽을 무색하게 만드는 번뜩이는 아이디어로 치장한 장면들이라고 할 수 있을 텐데, 그런 장점들이 제대로 발휘되기에 '그린 호넷'의 무대는 적절하지 않았으며 주연과 제작/각본을 맡은 세스 로건과의 궁합도 그리 어울리는 모양새는 아니었다.






'그린 호넷'에서 미셸 공드리만큼 (혹은 더!)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 이라면 세스 로건을 들 수 있을 텐데, 앞서 이야기했던 것처럼 그는 주연인 그린 호넷 역할은 물론 제작과 각본에까지 참여하고 있어 사실상 세스 로건의 영화라고도 말할 수 있을 듯 하다. 부자이면서 별다른 정의감보다는 그저 질투나 아버지에 대한 반감으로 '그린 호넷'이 된 브릿 리드 역할과 세스 로건의 캐릭터는 잘 맞아 떨어지는 편인데, 전반전으로 아쉬움이 남는 것은 싱크로율 때문이 아니라 영화 속 브릿 리드라는 캐릭터 자체의 매력이 조금은 부족한 점도 없지 않다. 전반적으로 '배트맨' 같은 히어로 물 까지는 아니더라도 '킥 애스'와 같은 새로운 지평을 여는 작품이 될 수도 있었던, 더 나아가 예전 TV시리즈를 즐겼던 세대들은 물론 세스 로건과 나란히 하는 최근 영화 팬들까지 고루 만족시킬 수 있었던 여지가 있었던 작품이었으나, 조금은 아쉬운 결과물이 아니었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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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u-ray : Pictures Quality

MPEG-4 AVC 포맷의 1080P 화질은 준수한 편이다. 전반적으로 어두운 장면이 많은 편인데 레퍼런스급 타이틀에서 볼 수 있을 정도의 암부 표현력은 보여주지 못하지만, 감상에 불편함을 줄 정도는 아니며 장면마다 조금씩 편차를 보여준다. 아주 쨍한 화질을 선호하는 이들에게는 조금 아쉬운 화질이 될 수도 있겠는데, 미셸 공드리의 성향으로 미뤄봤을 때 칼 같은 선예도 보다는 아무래도 지금과도 같은 부드러운 느낌을 의도한 것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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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TS-HD MA 5.1채널의 사운드는 자동차 추격 씬, 케이토의 화려한 무술 실력을 만끽할 수 있는 격투 씬 그리고 이 작품에서 빼놓을 수 없는 또 다른 주인공 '블랙 뷰티'가 만들어 낸 다양한 무기들이 활용되는 사운드를 차세대 포맷답게 수준급 음질을 들려준다. 사운드적인 측면에서는 볼거리보다 오히려 더 많은 정보를 담고 있다고 할 수 있을 텐데, 디테일 한 측면보다는 전체적으로 사운드의 임팩트와 규모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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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스 로건과 프로듀서 그리고 감독인 미셸 공드리가 참여한 음성해설이 수록되었으나 안타깝게도 한글자막이 지원되지 않는다. 세스 로건은 시종일관 그 특유의 웃음으로 분위기를 유쾌하게 이끌어 가는데, 이런 유쾌함을 국내 소비자들이 함께 즐길 수 없는 점은 분명 아쉬운 점이다. 'Delete Scenes'에서는 총 9가지 삭제 장면이 수록되었는데 모두 본편과 동일한 HD퀄리티의 영상으로 수록되었다.

''Awesoom' Gag Reel'' 은 촬영장에서 벌어진 재미있는 장면들이 담겨 있는데, 아마도 다른 작품의 Gag Reel이었다면 조금은 흘려 보는 부가영상이 되었을지 모르겠지만, 아무래도 세스 로건이 출연하다 보니 좀 더 집중해서 보게 되었고 결과도 여타 Gag Reel 보다는 더 재미있는 부가영상이었다. 의외였다면 미셸 공드리 감독의 '깨는' 모습들도 만나볼 수 있었다는 것.





''Trust Me' Director Michel Gondry'에서는 감독인 미셸 공드리가 이 작품을 처음 맡게 된 이유부터 그가 스튜디오에 먼저 보내온 테스트 격투 장면 영상과 작품 속에 숨어 있는 그만의 재능이 발휘된 부분들을 확인해볼 수 있다. 재미있는 건 미셸 공드리와 처음 작업해보는 헐리웃 스텝들이 처음에는 그가 의도하는 바와 방식을 이해하지 못해, 이유도 모른 채 일단 시키는 대로 해보자 라는 마음으로 임했다가 나중에 편집된 영상을 보고 나서야 고개를 끄덕이게 되었다는 부분이었다. 아, 그리고 말미에 등장하는 공드리의 충격적인(?) 저질 유머도 인상적이었다.





'Writing The Green Hornet'에서는 각본과 총제작을 맡고 있는 세스 로건과 에반 골드버그의 인터뷰를 통해, '그린 호넷'을 쓰면서 고려했던 점들, 캐릭터를 만들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점들에 대해 들려준다. 캐릭터와 캐스팅에 관한 뒷이야기 중 흥미로웠던 것은, 크리스토퍼 왈츠가 연기한 처드노프스키 역할이 본래는 니콜라스 케이지가 맡기로 되어 있었다는 사실.






'The Black Beauty : Rebirth of Cool'에서는 영화 속 만능 자동차인 블랙 뷰티의 상세한 제작과정을 만나볼 수 있으며, 'The Stunt Family Armstrong'에서는 '그린 호넷'의 스턴트를 맡고 있는 빅, 앤디, 스콧, 이렇게 3명의 암스트롱을 통해 영화 속 스턴트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마지막으로 'Finding Kato'에서는 케이토 역할을 맡은 주걸륜에 대한 이야기를 만나볼 수 있는데, 예전 '닌자 어쌔신'의 스텝들이 아시아에서 슈퍼스타인 비의 인기에 놀랐던 것처럼, 감독 겸 배우 겸 영화 음악 작곡가이자 슈퍼스타인 주걸륜의 면면을 조명하는 한 편, 주걸륜이 케이토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들도 만나볼 수 있다.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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