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배구단 (おっぱいバレ, 2008)

애틋한 사춘기 시절에 대한 송가



제목을 말하기 조금은 민망한 아야세 하루카 주연의 영화 '가슴 배구단 (おっぱいバレ, 2008)'을 보았다. 이 영화는 본래 볼 계획이 특별히 있던 영화는 아니었는데 (아야세 하루카를 유난히 좋아하는 것도 아니라서;)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기대가 낮아서인지 훨씬 더 인상 깊은 작품이었다. 제목과 포스터에서 풍기는 분위기에서 대충 감잡을 수 있었던, 사춘기 소년들의 성적 호기심을 기반으로 유쾌한 성장기를 담은 영화 정도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것 보다는 더 괜찮은 영화였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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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 배구단'은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성적 호기심에 포인트를 두고 있는 것 같지만, 따지고보면 영화가 보여주고자 했던 사춘기의 여러가지 추억들 가운데 하나 일 뿐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가슴 배구단'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바로 추억을 자극하는 시대극이라는 점이었다. 물론 실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이라서이기도 하겠지만, 단순히 사춘기를 보여주려고 했었다면 현대의 이야기로 각색해도 전혀 상관이 없었을 텐데, 영화는 실화가 아니었더라도 시대극을 그리고 싶었다는 의욕을 곳곳에서 자주 발산한다. 영화 내내 흐르는 당시의 유행 음악들이 일단 분위기를 7,80년대 일본 기타큐슈 지역으로 안내하며, 굳이 포커스를 맞출 필요 없다고까지 생각되는 다양한 배경과 아이템 (당시 거리의 모습이나 극장 간판, 레트로풍 자동차와 의상 등)을 묘사하는데에 상당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실제로 당시 기타큐슈를 살았던 일본인들이라면 아마도 더 큰 향수를 느낄 수 있지 않았을까 싶다. 아마도 감독인 하스미 에이이치로는 자신의 어린시절을 떠올리며 (기타큐슈 출신은 아닌 것 같지만, 그 시대를 추억하며) 하나하나 추억의 공기를 담으려 했던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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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영화는 아이들의 지도를 맡게 된 테라지마 미카코 (아야세 하루카)의 세대와 아직 사춘기를 한창 보내고 있는 아이들의 세대를 겹쳐놓는 시도를 한다. 즉, 아야세 하루카가 연기한 미카코는 단순히 아이들의 선생님으로만 등장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 스스로도 아직 완전히 어른(혹은 선생님)이 되지 못한 과정의 인물로 그려진다. 얼핏보면 미카코의 이야기는 단순히 트라우마에 관한 것으로, 그래서 아이들의 배구시합과 관련한 복선으로 활용하기 위한 것으로 존재한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 사실은 아이들의 이야기만큼이나 미카코의 이야기가 중요한 의미를 갖게 되면서 세대와 방법이 다를 뿐 비슷한 상황에 놓인 인물들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그래서 이 영화가 감정적으로 폭발하는 순간은 배구 시합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미카코와 그녀의 스승과의 이야기에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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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일까. 그냥 풋풋한 아이들의 성장담을 보며 웃고 즐겨야지 했던 것과는 달리, 감정적으로 짠해지는 순간이 있었다. 시대도 다르고 배경도 다르지만 그 안에서 내 학창시절 사춘기의 모습을 살짝 떠올리게 함은 물론, 이런 아이들을 가르치는 미카코의 모습에서 지금의 나를 돌아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자극적인 제목 때문에 누군가는 '과연 가슴을 보여줄까 말까?'를 기대하며 빠르게 돌려볼지도 모를 일이지만, 이 영화엔 그것을 뛰어넘는 아련한 감성이 있었다. 유치하고 부족한 점이 많지만 그 아련함 만큼은 담고 있는 작품이라 의외로 만족스러웠던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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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실제로 상상마당에서는 영화 입장시 직원 분이 영화 제목을 말하며 '뭐뭐 입장하세요'라고 얘기하시는데, 이 날은 그냥 '영화 입장 가능합니다'라고 하시더군요 ㅋ

2. 어쩌다보니 최근 본 일본 영화 두 편이 모두 기타큐슈가 등장하는 영화였네요;

3. 해외는 워너브라더스가 배급했더군요. 시작 전 워너 로고를 보니 뭔가 이상한 느낌이 ㅋ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본문에 사용된 모든 스틸컷/포스터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만 사용되었으며,
모든 이미지의 권리는 Warner bros pictures 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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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rkawn.tistory.com BlogIcon 에바흐  수정/삭제  댓글쓰기

    일본에는 워너 배급의 영화가 꽤 많이 제작되더군요.

    그나저나 센스있네요. "가슴 배구단 입장하세요" 하면..ㅋㅋㅋㅋ

    2012.02.01 16:44 신고
  2. 영화맨  수정/삭제  댓글쓰기

    보다가 졸려 죽는줄 알았어요.;

    2012.02.01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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