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이큰 2 (Taken 2, 2012)

아빠와 운전면허 만점과외하기



맷 데이먼의 '본' 시리즈 이후 이 스타일의 액션을 가장 대중적으로 잘 활용한 영화였던 리암 니슨 주연의 '테이큰'의 속편을 보았다. 전편도 그랬지만 속편 역시 특별한 기대치가 있는 것은 아니었다. 그냥 리암 니슨이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게 악당들을 처리하는 것에서 쾌감을 얻을 수 있으면 좋겠다, 그 뿐이었는데 다시 생각해보니 속편이라는 것이 이 영화에 가장 큰 단점 중 하나가 아니었을까 싶다. 본래 '테이큰' 같은 영화에 복잡한 이야기가 있을리 없고 단순하면 할 수록 깔끔하게 떨어지는 영화라고 봤을 때, 바로 이 점을 그대로 반복해야 하나 아니면 그 장점을 버리고 새로운 시도를 해야하나 하는 딜레마에 스스로 빠져버린 영화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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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는 이에 따라 조금씩 견해가 다를 수는 있겠지만 '테이큰 2'는 새로운 것과 잘하던 것을 그대로 반복하는 것 사이에서 어정쩡한 입장을 취한 영화였다. 리암 니슨이 연기한 '아빠'가 (캐릭터의 이름으로 부르는 것 보다 아빠로 부르는 것이 더 적절할 터) 또 한 번 가족을 납치 당하는 위기에 놓여 전직 요원답게 훌훌 정리해버리는 것은 맞지만, 전작의 이야기가 이어져 복수라는 것에 대상이 되었다는 점과 그 스스로도 납치를 당한 상황에 놓인다는 점이 조금은 새롭게 시도한 점이라고 해야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앞서 이야기했던 것처럼 '테이큰'이 보여준 영화의 구조 자체가 단순히 배경과 상황이 바뀐다고 해서 반복 가능한 (반복한다고 또 다른 재미를 줄 수 있는) 이야기가 아닐 뿐더러, 새롭게 시도해보려 한 것들의 완성도가 워낙에 떨어지다보니 (그런데 우스운건 이 새로운 이야기가 완성도와 복잡함을 갖을 수록 영화는 이 영화는 산으로 갈 확률이 높아지는 영화라는 점이다), 결국 딜레마를 그대로 보여준 아쉬운 작품이 되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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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 보니 글의 제목으로 쓴 것처럼 '아빠와 함께하는 운전면허 만점과외하기' 혹은 '아빠와 함께하는 실전도로연수!'가 오히려 더 흥미로운 영화가 되어버렸다. 확실히 감독은 이 점을 염두해둔 듯 하다. 운전면허라는 거대한 삶의 시험을 배경에 깔고 이를 극복하는 방법과 에피소드 중 하나로 이스탄불에서 벌어지는 납치극을 선택한 것이 아닌가 할 정도 (반정도만 농담이다). 딸과의 관계에 있어서 운전면허 시험 연습이라는 모티브를 제공했던 영화는, 이후 이스탄불의 극한 상황에 부녀를 몰아놓고 그야말로 돈주고도 하기 힘든 극한의 도로주행연수를 겪게 한다. 악당들을 피해 이스탄불의 좁은 골목을 차로 도망칠 때도 아빠는 딸에게 운전연습을 정확히 하는 것을 결코 잊지 않는다. '여기서 좌회선!' '더 밟아!' '직진해!' 등 그 어떤 어조보다도 강한 어조로 도로연수를 진행한다. 이 에피소드(?)가 다 끝나고 나서 영화는 마치 무슨 일이 있었느냐는 듯이, 홀연히 운전면허 시험장으로 돌아와 만점짜리 운전실력을 갖게 된 딸의 모습을 비춘다. 예전 키에누 리브스의 '콘스탄틴'을 보고나서 우스게 소리로 '이건 금연홍보영화야' 했던 것처럼, '테이큰 2' 역시 운전면허 시험에 대한 거대한 에피소드가 아니었을까 싶다 (물론 '콘스탄틴'의 경우는 우스게 소리였고, '테이큰 2'는 그것 만은 아닌 것이 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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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 보니 이 험난한 납치극을 빙자한 도로연수 과정 속에서 철저히 소외 당하는 엄마 캐릭터가 안쓰럽게까지 느껴졌다. 더군다나 그녀가 누구던가. '엑스맨'의 진 그레이, 팜케 얀센이 아니던가. 하지만 이 영화에서는 철저히 버려지는 (진짜 버려짐) 모습이었는데, 후반부에 리암 니슨이 또 다시 '여기 잠깐만 있어, 곧 다시 올게'라고 말할 때는 나도 모르게 코웃음이 나오기까지 했다. 아... 그녀는 무슨 죄인가 (더군다나 현재 남편도 아니고 이혼한 상태의 남편인데 ㅠㅠ).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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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innanjyou.tistory.com BlogIcon 신난제이유  수정/삭제  댓글쓰기

    전 이 영화를 안 받는데 주변에서 재미있다고 설명해 주더라구요.
    아빠가....그게 가능하단 말인가? 라고 생각했는데...
    왠지 이 글 보니까 더욱 보고 싶은 영화네요. 도로연수..ㅎㅎ
    (저 운전면허 없는데, 저런 아빠라면 한번에 붙겠군요 ㅋ)

    2012.10.13 07:31
  2. Favicon of http://12314142@naver.com BlogIcon 콘스탄틴은  수정/삭제  댓글쓰기

    금연홍보가 아니라 신이 구해줄거야 열심히 피워도 되겠군 아니었나요? 엿이나 먹으라지 찬란한 십자가 욕 이람서 ㅋㅋㅋ

    2014.05.26 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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