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미제라블 (Les Misérables, 2012)

클로즈업과 노래에 담긴 힘



너무나도 유명한 뮤지컬 작품을 원작으로 하고 있는 영화 '레미제라블 (Les Misérables, 2012)'을 정말 정신 없었던 대선 투표일 오후에 보았다. 뭐 '레미제라블'은 너무도 유명한 작품이라 더이상 설명이 필요없을 텐데, 개인적으로는 워낙 뮤지컬 영화의 팬이긴 하지만 그 가운데서 네임벨류로만 봤을 때 '레미제라블'은 조금은 덜 관심이 있는 작품이기는 했다. 그래도 워낙 출중한 캐스팅과 뮤지컬 영화라는 것 자체, 그리고 여기에 날이 날이니만큼 더 감명 깊게 볼 수 밖에는 없었던 특수한 조건 탓에, 이 영화 '레미제라블'은 결코 실망스러운 작품은 아니었다. 그리고 이 작품이 빅토르 위고의 작품이 아닌 카메론 매킨토시의 뮤지컬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는 측면에서 바라봐야 할 작품이라고 봤을 때, 좀 더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는 작품이었다.



ⓒ Working Title Films. All rights reserved


뮤지컬 영화라는 것까지는 알았지만 이 정도로 노래의 비중이 많은 작품일 줄은 몰랐다. 보통 뮤지컬 영화들이 많은 대사들을 노래로 소화하기는 하지만 톰 후퍼의 '레미제라블'은 앞서 이야기 했듯이 무대 뮤지컬을 원작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거의 일반적인 대사 시퀀스 없이 뮤지컬 시퀀스로만 이루어진 작품이라고 봐도 좋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일반 관객 측면에서는 조금은 당황스러울지도 모르겠다. 구체적으로 얘기하자면 '곡'으로 이루어진 시퀀스들이 끊이지 않고 이어지는 와중에 사이사이 그렇지 않은 부분들과 대사들도 모두 '노래' 혹은 '노래하듯' 방식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반대로 이야기하자면 사실상 너무나 유명한 뮤지컬 작품인 카메론 매킨토시의 '레미제라블'에 대한 헌사가 담긴 작품의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기존 팬들 입장에서는 무대 뮤지컬과는 또 다른 영화화의 매력을 즐기는 동시에 자신이 꿈꿔왔던 장면들, 감명 받았던 곡들을 스크린을 통해 우리에게 익숙한 또 다른 캐스트로 만나볼 수 있는 매력적인 작품이라고 할 수 있겠다. 개인적으로도 뮤지컬 '레미제라블'을 언제 보았는지 기억이 나지 않을 정도로 희미했었는데, 영화를 보니 예전에 DVD등으로 어렴풋이 보았던 장면들이 절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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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 뮤지컬과는 다르게 톰 후퍼의 '레미제라블'은 영화 라는 기존의 익숙한 포맷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스토리의 연결이나 감정선의 연결 등에서 조금은 적응이 되지 않는 측면도 있다. 그러니까 무대 뮤지컬로 볼 때는 거의 문제가 되지 않은 부분이지만, 이를 영화화를 위해 최적화 하기 보다는 원작 그대로를 옮겨오는 데에 주력하다 보니 기존의 익숙한 영화 화법에 비추어 보았을 때는 쉽게 공감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는 얘기다. 톰 후퍼는 바로 이 부분을 강렬한 클로즈업과 현장 라이브 녹음이라는 형태로 극복하려 했다. 대형 스크린을 가득 채운 배우의 클로즈업 된 강렬한 얼굴과 감정 연기는 그 자체로 관객을 끌어들이는 대단한 힘이 있었다.


여기에 더해 가장 놀라웠던 것은 바로 '노래'였는데, 마치 뮤지컬 무대를 보는 듯 카메라 워킹을 최소화 하고 (앤 해서웨이가 'I Dreamed a Dream'을 부르는 장면은 원테이크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배우와 관객 사이에 노래 만이 존재할 수 있도록 최적의 환경을 제공해 그 흡입력이 실로 대단했다. 특히 앤 해서웨이가 'I Dreamed a Dream'을 부르는 장면은 아직 영화 '레미제라블'에 다 빠져들기 직전이었음에도 단숨에 '판틴'의 이야기에 몰입 되어 눈물까지 흘려버렸을 정도로 엄청난 올해의 명장면이자 올해의 퍼포먼스였다. 이 곡이 워낙에 유명한 곡이긴 하지만, 아마 앞으로 레미제라블 팬들 사이에서도 앤 해서웨이의 버전이 적지 않게 최고로 꼽히지 않을까 싶다. 앤 해서웨이의 이 장면 만으로도 이 작품을 볼 이유는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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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레미제라블' 자체가 워낙 대작이라 무대의 스케일이 대단하기는 하지만, 그럼에도 아쉬운 부분들을 영화가 채워주는 격이다. 무대 위에서는 직접적인 표현은 생략되었던 배경이나 장면들을 구현해 낸 영상은 그 자체로 매력적이었다. 뮤지컬 캐스트와 영화의 캐스트를 비교하지 않을 수 없는데, 좀 더 이 여운을 이어가기 위해 영화를 보고 온 다음 날 '레미제라블 25주년 기념 공연'을 보았다. 장발장의 경우 휴 잭맨의 장발장도 나쁘지는 않지만 조금은 감정적인 측면에서 오히려 뮤지컬 캐스트의 손을 들어주고 싶었고, 앞서 말했던 판틴 역할이야 더 말할 것도 없겠고, 이 작품의 감초 같은 역할인 테나르디에 커플의 경우 뮤지컬 캐스트의 임팩트가 훨씬 강했다. 영화에서는 이들만의 유쾌한 매력이 잘 살아나지 못한 것 같았다 (헬레나 본 햄 카터와 샤샤 바론 코헨이 매력적인 배우임에도 말이다).


가장 아쉬웠던 건 역시 '자베르' 역할의 러셀 크로우였다. 러셀 크로우와 이 라이브 녹음과는 잘 맞지 않는 듯 했는데, 실제로 많은 부분에서 감동이 저하되는 현상이 있었고, '자베르'라는 캐릭터의 이야기 자체도 더불어 매력을 잃게 되지 않았나 싶다. 25주년 기념 공연에서도 '에포닌' 역할을 맡았던 사만다 바크스는 이 작품에서도 같은 역할을 연기하고 있는데, 영화를 보고 나서 공연을 다시 보니 같은 역할 임에도 확실히 조금은 다른 느낌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 앤 해서웨이의 'I Dreamed a Dream'이 너무 강렬해서 다음으로 밀리기는 했지만, 그녀의 'On my own' 역시 영화에서 좀 더 감정적으로 풍부해진 느낌을 받았다. 사실 '레미제라블'에 아만다 사이프리드가 캐스팅 되었다고 했을 때 그녀의 노래가 가장 기대되었었는데, 실제로는 강한 임팩트를 줄 만한 곡이 없다 보니 조금은 가려진 듯한 느낌도 있었다. '마리우스' 역할은 에디 레드메인이 연기한 영화 버전이 훨씬 깊은 인상을 주지 않았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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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적으로 톰 후퍼의 영화 '레미제라블'은 카메론 매킨토시의 뮤지컬 '레미제라블'을 빼놓고는 얘기하기 힘든 작품이라고 할 수 있겠다. 뮤지컬 '레미제라블'의 팬이라면 고민할 필요 없이 또 다른 캐스트로 스크린에서 공연되는 레미제라블을 즐기면 되겠으며, 기존 뮤지컬 팬이 아닌 경우라면 영화를 본 뒤에 꼭 한 번은 뮤지컬 작품을 DVD나 BD 등으로 감상해보길 권하고 싶다.



1. 안 그래도 뮤지컬 공연이 보고 싶었는데 올레TV에서 25주년 기념 공연을 천원으로 할인하더군요. 바로 3시간을 감상했는데, 아직 여운이 식기 전이라 그런지 무척이나 감동하면서 보았습니다. 특히 공연이 다 끝나고 1985년 오리지널 캐스트가 나와 함께 노래를 부르는 장면에서는, 이 '레미제라블' 이라는 브랜드가 얼마나 강력한 매력을 갖고 있는 지가 느껴져서 감동이 밀려오더군요 ㅠㅠ 블루레이로 구매해야겠습니다 ㅠ


2. 본문에도 있지만 앤 해서웨이의 'I Dreamed a Dream'를 감상하는 것 만으로도 이 영화를 볼 이유는 충분합니다.


3. 나름 뮤지컬 팬이라 유명한 작품들은 대부분 직접 가서 관람을 했었는데, '레미제라블'도 꼭 한 번 객석에서 즐겨보고 싶네요.


4. 아, 그리고 전 이 작품을 12월 19일 저녁에 보았는데, '내일은 온다!'라는 마지막 먹먹한 울림을 갖고 극장을 나왔지만, 제가 기대하던 내일은 오지 않아 너무 안타까웠습니다 ㅠ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본문에 사용된 모든 스틸컷/포스터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만 사용되었으며,
모든 이미지의 권리는 Working Title Films 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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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innanjyou.tistory.com BlogIcon 제이유  수정/삭제  댓글쓰기

    위에 댓글들 보다가 응? 하고 웃었네요. ㅋㅋ
    그나저나 전 배우들이 저렇게나 노래를 잘 부른다는 것 또한 꽤나 놀랍네요.
    유튜브에 약간 공개 된 영상도 있어서 한번 봤었는데, 꽤 인상적이더라구요.
    게다 '장발장'이야기가 이렇게 긴 것인지도 이번 영화를 통해 처음 알았어요.
    어릴 때 본 책의 내용은 정말 일부분이었던거죠.

    2012.12.23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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