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Jesus Christ Super Star)

오리지널 부럽지 않은 국내 캐스트로 다시 만나다



록 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를 처음 봤던 건 아주 오래 전인데, 어렸을 때 아마도 동숭아트센터에서 조하문 씨가 예수 역할로 나왔던 공연이었는데, 그 이후 사실상 거의 잊고 지냈던 작품을 최근 국내 캐스트로 다시 공연 한다는 소식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좋은 기회에 샤롯데 씨어터에서 열리는 공연을 관람할 수 있었다.


뮤지컬과 뮤지컬 영화를 워낙 좋아해서 요즘에도 영화는 계속 관심을 갖고 보고 있지만, 무대 뮤지컬은 언제 부턴가 조금 멀어지게 되었는데 (뭐 금전적인 이유겠지만 ㅠ), 그래도 돌이켜보니 유명한 작품들은 여럿 보았던 것 같다. '캣츠'는 어렸을 때 윤복희 씨가 메모리를 부르는 국내 캐스트로도 봤고 21세기 들어 호주 캐스트가 내한했던 공연을 봤던 기억이 있다. 그 밖에도 '노틀담의 꼽추'도 오리지널 캐스트로 보았고, '그리스'는 국내 캐스트로 보았고. 최근 영화 '레 미제라블'을 통해 다시 한 번 무대 뮤지컬에 관심을 갖게 되었는데, 그 첫 번째 눈에 들어온 작품이 바로 이 작품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였다.





잠실에 위치한 샤롯데 씨어터는 이번에 처음 가보았는데, 큰 규모는 아니었지만 오히려 그래서 배우들의 호흡을 더 가까이에서 느낄 수 있었던 것 같고, 뮤지컬에 특화 된 전문 공연장으로서 더 전문성이 강조된 공연장인 듯 했다. 




로비에서 광고 중인 국내 캐스트들. 내가 보러 간 5월 10일에는 마이클리 (지저스 역), 한지상 (유다 역), 정선아 (마리아 역), 지현준 (빌라도 역), 김동현 (헤롯 역)의 라인업이었다. 나중에 다시 얘기하겠지만 처음엔 더 익숙한 윤도현의 유다나 혹은 조권의 헤롯이었으면 어땠을까 했는데, 이를 보지 않아서 확정적으로 말할 순 없지만 그럼에도 충분히 만족할 정도로 이 라인업의 앙상블은 환상적이었다.







1층 로비의 이모저모. 한 편에는 팜플렛 및 기념품을 파는 샵이 별도로 운영되고 있었는데, 모든 공연장이 그렇지만 공연 시작 전에는 한산하다가 끝나고 난 뒤에는 북적이니, 만약 구매 계획이 있는 이들이라면 미리 공연 전에 구매하길. 




그렇게 보게 된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는,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대단히 인상적이었다. 사실 내 기억 속에 이 작품은 다른 뮤지컬에 비해 상대적으로 조금은 덜 인상적인 작품이었는데, 웬걸. 냉담 중인 신앙심이 다시금 스멀스멀 피어오를 정도로 이야기 전달에도 힘이 있었고, 배우들의 가창력과 연기 역시 대단한 수준이었다. 사실 이 작품의 줄거리는 예수가 죽음을 맞기 전 7일 간의 이야기로, 너무나 유명한 이야기이기 때문에 새롭게 몰입하기가 쉽지 않은 작품인데 그런 점을 감안했을 때, 완전히 몰입해서 예수의 일생에 대해 새삼 다시 생각해 보게 되는 것은 물론, '아버지 하실 수 있다면 이 잔을 거두어 주소서. 하지만 제 뜻대로 마시고 아버지 뜻대로 하옵소서'라는 대사의 깊은 슬픔과 고뇌를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 다시 말하지만 이건 너무 새삼스러워서 다시금 느껴지기가 쉽지 않은 이야기인데, 몰입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드는 배우들의 열연 때문이라고 밖에는 할 수 없겠다.





그 가운데서도 예수 역을 맡은 마이클 리의 연기와 가창은 정말 대단했다. 사실 처음 무대 뒤에서 모습을 드러냈을 땐 예수 역을 하기엔 조금 키가 작다는 단순한 생각 밖에는 없었는데, 공연이 계속 될 수록 그에게 완전히 빠져 그의 키도, 고통 받는 예수 역할 치고는 너무 좋은 몸도 잘 보이지 않을 정도로 완벽한 열연이었다. 특히 이 작품의 예수 역이 또 어려운 점 중 하나가 바로 샤우팅인데, 샤우팅 자체의 기술적 어려움도 있지만 자칫하면 여기서 어색함이 터질 수 있는데, 이미 연기로 압도하고 있는 그였기 때문에 이런 과감한 샤우팅에도 어색함을 드러낼 타이밍 따위는 허락하지 않고 있었다. 유다 역의 한지상의 연기도 좋았다.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는 따지고보면 유다가 가장 주목 받고 자유로운 역할이라고 할 수 있을 텐데, 그 매력을 충분히 표현하고 있었다. 윤도현의 유다도 물론 기대되지만 한지상의 연기는 이와는 상관없이 충분히 만족스러웠다.





또 하나 이번 공연이 인상적이었던 것은 무대 디자인과 조명 등의 시설이었다. 광야와 재판장 등을 오갈 때 마다 이동하는 무대는, 그냥 장소가 바뀌었구나 라는 신호를 주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그 장소를 보는 것과 같은 느낌을 주기에 부족하지 않을 정도로 훌륭한 무대 디자인이었다. 따지고보면 그리 복잡한 장치나 다양한 장치가 있었던 것도 아닌데, 이건 분명 미술 퀄리티의 힘이라고 해야겠다.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에 흠뻑 빠져들 수 있었던 가장 밑바닥에는 바로 이 무대가 있었다고 할 수 있겠다. 





이 작품의 음악이야 더 말할 필요도 없을 정도의 수준이다보니 음악에 대한 이야기는 거의 안한 것 같은데, 한 가지 이야기하고 싶은 건 국내 캐스트만의 매력이 돋보인 음악이었다는 점이다.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처럼 유명한 작품들은 오리지널 곡들이 워낙 익숙하기 때문에 우리말로 부르는 곡들이 어색하게 느껴지기도 하고, 무언가 아쉽게 느껴질 수 있는데 그 수준의 높고 낮음을 떠나서 국내 캐스트 만의 매력이 잘 살아있었던 것 같다. 바리사이파 3인 가운데 주로 왼편에 섰던 캐릭터는 오리지널 보다 국내 캐스트의 보컬 컬러가 훨씬 매력적이었다. 그가 노래 부를 때면 귀가 절로 쫑긋해질 정도로 확 와닿는 보이스 컬러였다. 


현재 공연 중인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는 오리지널 팬들도 만족할 만한 높은 수준의 공연이었다. 그렇다보니 자연스럽게 다른 라인업은 어떨까 하는 궁금증과 기대감도 생겼다. 기회가 된다면 다른 라인업으로 꼭 한 번 더 보고 싶다!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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