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메이징 스파이더맨 2 (The Amazing Spiders-Man 2, 2014)

철저한 오락 영화로서의 발전



마크 웹과 앤드류 가필드의 리부트 된 스파이더맨 시리즈인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은 확실히 기존 샘 레이미와 토비 맥과이어의 그것과는 성격이 완전히 달랐다. 샘 레이미의 '스파이더맨'은 좀 더 히어로 물의 플롯을 충실히 따르고 있는 한 편, 마크 웹의 '스파이더맨'은 좀 더 오락적인 측면이 강화 된 대중 친화적인 작품이라고 볼 수 있겠다. 그 얘긴 즉슨, 각 인물들의 겪는 고뇌에 대해 깊은 탐구를 긴 러닝 타임을 할애하여 설명하기 보다는 액션과 (특히) 로맨스를 부각시켜 대중들로 하여금 더 쉽게 즐길 수 있도록 한다는 얘기다. 이 이유 때문에 마크 웹의 '스파이더맨'은 팬들 사이에서도 호불호가 강하게 갈리고 샘 레이미 삼부작과의 비교에 있어서 자유로울 수가 없었는데, 결과적으로 이야기하자면 전 편에 비해 속편은 확실히 나았다. 실제로 나아지기도 했고, 아마도 마크 웹의 히어로 영화 작법에 좀 더 익숙해져서이기도 할 것이다.



ⓒ Columbia Pictures. All rights reserved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2'를 보면 마크 웹은 마치 스파이디 슈트를 입은 청년이 주인공인 또 다른 '500일의 썸머'를 찍은 것은 아닌가 하는 착각이 든다. 그가 꼭 '500일의 썸머'를 연출한 감독이어서가 아니라, 이 작품 속 피터와 그웬의 관계를 묘사하는 방식에서 '500일의 썸머'의 톰과 썸머의 관계를 떠올리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리고 이 로맨스는 실제 연인이기도 한 앤드류 가필드와 엠마 스톤을 통해 좀 더 달달하고 극적인 요소를 만들어 냈다. 이 영화를 셋으로 나누어 보자면 하나는 피터와 그웬의 로맨스이고 또 다른 하나는 스파이더맨과 일렉트로의 대립관계일 것이며 마지막은 피터와 해리의 애증의 관계일 것이다. 이 셋의 비중은 거의 동일하다고 볼 수 있는데, 그렇기 때문에 좀 애매해진 부분도 없지 않다. 만족하는 입장에서는 세 가지 모두의 재미를 느꼈을 수도 있지만 그렇지 못한 입장에서는 셋 다 미지근하게 식어버린 느낌을 받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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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처음 러닝 타임을 확인했을 때 142분이라는 시간에 놀라기도 했었는데, 의외로 영화는 그리 지루하지 않았다. 앞서 이야기했던 것처럼 세 가지의 이야기를 각각 동등하게 늘어 놓느라 시간이 길어질 수 밖에는 없었는데, 2시간 20분이 가는 걸 거의 못 느꼈을 정도로 연출은 무리가 없었던 것 같다. 내가 더 좋아하는 취향은 이 세 가지를 두 가지로 압축 시켜서 좀 더 각각의 내실을 더 하는 편이긴 한데, 그래서인가 외톨이였던 맥스의 슬픔과 분노도 공감하기엔 조금 부족했고, 또 다른 스토리를 갖고 있는 해리의 간절함도 조금은 부족해 보였다 (하지만 해리의 이야기는 데인 드한이라는 배우로 인해 200%의 공감 효과를 불러올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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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마크 웹의 전작은 만족보다는 실망에 더 가까웠었는데, 이번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2'는 만족에 더 가까웠다. 2시간 20분이 넘는 러닝 타임이지만 전혀 지루하지 않았고, 앤드류 가필드가 연기하는 새로운 스파이더맨의 유머와 가벼움에 어느 정도 적응 되어 불편함이 없었으며, 새로운 해리를 연기한 데인 드한 덕에 그리 많지 않은 비중이었지만 후반부 해리라는 캐릭터를 계속 주목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개인적으로 샘 레이미의 '스파이더맨'의 테마였던 '큰 힘에는 큰 책임이 따른다'가 더 마음에 들고 취향이기는 하지만, 좀 더 소년의 입장에서 바라본 마크 웹의 스파이더맨도 그럭저럭 흥미롭고 갈 수록 기대되는 부분이 있었다. 최근 영화화 된 히어로들 가운데 청춘물로 그려낼 수 있는 캐릭터는 아마 스파이더맨 뿐 일 것이다. 마크 웹은 그 지점을 주목했고, 나쁘지 않은 결과를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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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데인 드한에게 빠져버린지 벌써 적지 않은 시간이 흘렀는데, 그가 만든 해리 오스본은 또 다른 슬픔이 느껴지더군요. 분명 통쾌해야 하는 지점에서도 그의 아픔이 느껴져 (어쩌면 피터 파커보다 더 공감되서) 영화를 다른 시각에서 볼 수 밖에는 없었을 정도. 데인 드한은 확실히 현재 헐리웃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배우입니다.


2. 그래도 마지막 장면은 찡했어요. 아마도 3편에 가면 이 테마를 좀 더 메인으로 가져오지 않을까 싶네요.


3. 쿠키는 없지만 크레딧 중간에 엑스맨 예고편이 등장합니다.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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