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도 : 민란의 시대

차라리 더 조윤의 영화였더라면



'범죄와의 전쟁'을 연출했던 윤종빈 감독이 다시 한 번 배우/스텝들과 함께 의기투합하여 만든 사극 '군도 : 민란의 시대'는 그의 신작이라는 점과 하정우, 강동원의 대결 구도 등으로 화제를 모은 작품이었다. 화려한 캐스팅은 물론이고 예고편에서 뿜어나오는 타란티노스러운 리듬감과 스타일은, 강동원이라는 보증되어 있는 비주얼과 함께 어떤 스타일리쉬한 액션 활극이 될지 큰 기대를 모으기도 했다. 결론적으로 '군도'는 위의 기대를 대부분 충족시킨 재미있는 작품이었다. 하지만 윤종빈 감독에게 조금 아쉬운 부분이 있었다면 그것은 균형감이라고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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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도'의 스토리는 대략 히어로물과 유사하다.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능력도 없고 평범한 주인공이 우연한 기회에 이미 대의를 위해 오랜 시간을 준비해 오던 무리에 일원으로 합류하게 되면서, 그들에게 훈련을 받아 그들이 오래 계획했던 대업을 결국 마무리하게 되는 중책을 맡게 되는 그런 구조인데, '군도'는 바로 여기에서부터 조금씩 흔들렸다고 하겠다. 저런 스토리로 진행되기 위해서는, 그리고 이 스토리가 관객에게 더 큰 감동을 불러 일으키기 위해서는 초반 평범한 주인공의 이야기가 관객에게 공감을 얻어야 하고, 무리로 등장하는 선의의 그룹의 이야기 역시 진정성이라는 이름의 이유가 필요한데, '군도'의 경우는 이 두 가지가 조금은 부족했다. 돌무치는 불운한 사건을 겪으며 도치가 되지만 이 성장 아닌 성장 과정에서 관객은 별다른 동요를 느끼지 못하고, 불합리한 세상 속에서 백성을 위하고자 하는 도적떼의 이야기 역시 더 큰 공감을 불러 일으키기에는 시간도 깊이도 부족한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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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종빈 감독은 이 부족한 부분을 내레이션을 통해 설명하려 하는데, 아쉽게 느껴졌던 것은 이 부분에서 필요했던 건 설명이 아니라 공감대였다는 점이다. 역사적인 내용은 설명으로 해결이 될 수 있었지만 이 설명 만으로는 지리산 도적떼가 이루려고 하는 진짜 세상과 주인공 돌무치의 울분이 생각보다 와닿지 않았다. 써놓고 보니 특히 돌무치의 경우 그 울분이 더 강렬하게 표현되어도 좋았을 법 했는데 너무 쉽게 대의에 섞여 버린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즉, 개인적인 사정과 시대적인 사정이 결합하는 구조에서 둘 모두가 조금은 미지근하게 표현되다 보니, 전반 부는 조금 지루하고 후반 부는 빠르게 진행되나 감정적으로 공감되기는 조금 어려움이 있었다. 그래서인가. 이 영화에서 가장 눈에 들어오는 것은 단연 강동원이 연기한 조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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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종빈 감독이 설정한 이 영화의 대립 구도는 가진 자와 못 가진 자의 구도가 아니라 둘 다 갖지 못한 자들의 싸움 구도였다. 재산은 물론 먹을 것 조차 제대로 갖지 못한 백성들과 처음 부터 서자로서 자신의 존재를 증명해야만 했던 이의 이야기다. 그런 면에서 앞선 군도들의 이야기는 진정성이 미처 다 어필되지 못했지만, 그 반대 편에 서 있는 조윤의 이야기는 비교적 절제된 방식으로도 충분히 설명되었고 그렇기 때문에 후반 부의 클라이맥스에서도 도치가 아니라 오히려 조윤에게 감정이입이 되는 결과까지 낳게 되었다. 솔직히 강동원이라는 배우의 연기가 100% 이를 가능케 했다기 보다는 조윤이라는 캐릭터와 강동원이라는 배우의 비주얼이 완벽하게 맞아 떨어진 것이 더 큰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겠다. 긴 도포를 휘날리며 신선처럼 걷고 그 누구도 당해낼 수 없는 무를 겸비한 조윤은, 강동원이라는 배우를 통해 곱지만 강렬한 선으로 표현되었다. 그리고 조윤의 이야기는 처음부터 돌무치와 군도들의 이야기와 마찬가지로 갖지 못한 것에서 시작되었기에, 말미에 가서도 그 반대 편에 서 있는 '적'이라기 보다는 또 다른 주인공 (사실상 주인공)으로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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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보니 차라리 더 조윤에게 포커스가 맞춰진 영화였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그랬다면 지금과 같은 캐스팅은 어려웠을 지도 모르지만, 조윤의 캐릭터가 워낙 강렬하다보니 조금 더 많은 비중을 조윤에게 할애하고 지금과 같은 구도가 아닌 조윤에게 더 포커스를 맞춘 구도였다면, 혹은 돌무치의 비중과 공감대를 조윤에게 버금가도록 끌어냈다면 (사실은 조윤을 넘어서야 하지만) 더 흥미로운 구도의 영화가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군도'는 한 편으로 감독의 전작 '범죄와의 전쟁'과 닮아 있는데, 여럿을 등장시키면서도 그 균형점을 잘 잡아내었던 전작에 비해 이번 작품은 조금은 그 균형이 흔들렸던 것 같다. 하지만 조윤 때문이가. 극장을 나온 뒤로도 계속 다시 보고 싶은 마음이 드는 그런 영화이기도 하다.



1. 타란티노 스타일에 영향을 받지 않았다고는 할 수 없을 텐데 (실제로 '장고'에 수록된 음악을 그대로 사용하기도 했고), 그런 면에서 통쾌함을 주지 못했다는 건 아쉬운 점이었네요.


2. 이 영화에서 가장 재미있는 건 극 중 캐릭터들의 나이였죠. 나중엔 이성민씨가 연기한 대호역시 25정도 아니야? 라는 생각을 할 정도로요. 그 땐 정말 힘든 시기였나보네요;;;;


3. 처음 김성균씨가 등장했을 땐 까메오 정도인 줄 알았었는데 쭈욱 나오더라는. 결국 또 하정우의 오른팔인겁니까? ㅎ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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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simryang.tistory.com BlogIcon 심량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보면서 이건 강동원을 위한 영화라고 생각했었네요. 개인적으로는 하정우에 좀 더 힘이 실리길 기대했었는데 생각보다 존재감이...

    2014.07.28 19:04 신고
    • Favicon of https://realfolkblues.co.kr BlogIcon 아쉬타카  수정/삭제

      감독의 인터뷰를 나중에 읽어보니 조윤=강동원이 없었다면 이 작품을 만들지 않았을거라고 하더군요. 감독도 조윤이라는 캐릭터를 가장 매력적으로 생각하지 않았나 싶네요

      2014.08.01 09:54 신고
  2. Favicon of https://www.ibagu.co.kr BlogIcon 이바구™ -  수정/삭제  댓글쓰기

    동감합니다.
    이 영화는 이도 저도 아닌 소문난 잔치 같은 느낌이었어요.
    차라리 조윤의 영화였다면 비극적인 결말로 좋았을 것 같아요.

    2014.07.28 22:15 신고
    • Favicon of https://realfolkblues.co.kr BlogIcon 아쉬타카  수정/삭제

      넵, 개인적으로도 조윤의 영화로 더 갔더라면 더 매력적인 작품이 되지 않았을까 싶은 ^^;

      2014.08.01 09:57 신고
  3. Favicon of http://bbs2014.tistory.com BlogIcon 뉴론7  수정/삭제  댓글쓰기

    흥행에 성공해서 좋네염 이영화 보려고 벼르는중인뎅 ㅎㅎ.

    2014.07.29 03:17 신고
  4. 하늘빛바다  수정/삭제  댓글쓰기

    공감합니다. 개인적으로는, 하정우씨의 극중 역할과 배역에 아쉬움이 많이 남는 영화 였습니다. 전체적인 내용도 그렇게 공감이 가지 않았던 부분이 많았습니다.

    2014.08.01 08:38
  5. 영화사랑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말 정확하게 표현하셨네요~ 저도 보고왔지만.. 살짝 아쉬운.. 그렇지만 후회없이 보긴했네요 ^^

    2014.08.01 09:48
  6. 범이  수정/삭제  댓글쓰기

    뭔가 상당히 아쉽다 했는데 이거였군요 ^^

    2014.08.01 10:07
  7. 알파맨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보면서 조윤이 더 눈에 들어오더군요...
    그렇게나 없애고 싶어했던 조카의 목숨을 지키기 위해 자신의 생명을 내 주고...
    너무도 아름답던 검무를 추는 모습까지...

    2014.08.01 10:21
  8. 기현,,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 영화..몇년전부터 기대했는데..정말 돈 돌려받고 싶더군요
    1. 카타르시스가 없다:카타르시스가 없고, 허망하더군요
    2. 연출이 엉망이다 : 마카로니웨스턴 영화를 왜 지금 봐야 하는지
    3. 주인공이 누구인지 : 이야기가 너무 사연이 많아서 집중이 안되
    4. 결말이 너무 허술 : 스님비밀누설-요새공격-반격-결말과정이 허무맹랑
    이건.. 그냥 만화...

    2014.08.01 11:56
  9. AVI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참 공감하는게 제목이 군도 인데, 조윤으로 바꾸는게 영화를 완성 시킬 수 있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정말 보는 내내 돌무치의 애환이나 백성들의 슬픔? 막 그런 느낌보다는 조윤의 과거 조윤의 모습 등 조윤에게 포커스를 맞추게되더라구요... 정말 영화의 비중이 강동원을 향하게 하는 느낌이 들었다고 해야하나?? 흠. 거기다 악인이었다가 마지막에 조카를 지키는 모습에서 애환을 담아내서 다시한번 조윤의 캐릭터에 빠져들게끔 만드는것에 있어서 참 조윤을 위한 영화다 싶었어요.

    2014.08.01 14:01
  10.  수정/삭제  댓글쓰기

    하정우는 윤종빈을 키우고 윤종빈은 강동원을 키우고 .......
    애써 뒷바라지하며 키운 아들에게 양로원에 넘겨지는 심정일까?

    2014.08.01 14:14
  11. ROSE  수정/삭제  댓글쓰기

    조윤에게 포커스가 맞추어 졌더라면 더 멋진 영화가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군도를 보면서 강동원이 이렇게 멋진 배우인지 몰랐어요 ㅎ ㅎ
    다음에 강동원 주연으로 군도에서 보여준 액션 영화 나오면 좋겠다고 기대해 봅니다 글 잘 읽었습니다~^^

    2014.08.01 15:27
  12. 김미나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는 너무 한쪽으로 치우쳐져서 조윤이란 인물을 깊이 있게 불운하게 무겁게 그려내기 보다
    영화 전체적으로 가볍게 만들어져서 더 좋았던 것 같습니다.
    산채가 공격을 받으면서 한국영화 특유의 지리한 점이 보인것이 약간 아쉽긴 하지만 우리 영화도 많이 가벼워져서
    좋다고 생각되더군요.

    2014.08.01 17:26
  13. kay  수정/삭제  댓글쓰기

    감독이 자기도취 아닌가요?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닌....
    또 무슨 서부영화도 아니고...음악은 왜 그 x랄을 하였는지...

    요즘 우리나라 감독들은 이상하게도 흥행에 성공만 하면 바로 다음편은
    확실히 그 교만이 보이는데, 이영화도 예외가 아니라는..
    시간,돈 아까운 영화 였습니다.

    강동원이 평은 동감합니다.

    2014.08.01 20:42
  14. BlogIcon jybanyahang  수정/삭제  댓글쓰기

    스파게티 웨스턴 느낌의 배경음악이랑 조선 시대라는 배경을 합친건 진짜 멋있었는데 말씀데로 조윤 캐릭터에 퍼부어서 그런지 오히려 도치에게는 마음이 안 가더라고요 아쉽다ㅠㅠ

    2015.06.28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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