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IDF] 누가 애런 슈워츠를 죽였는가? (The Internet's Own Boy, 2014)

더 나은 세상을 위해 싸우다



이번 EIDF 2014에서 내가 두 번째로 선택한 작품은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센스, 레딧, RSS 등을 만들어낸 26살의 천재 애런 슈워츠에 관한 작품 '누가 애런 슈워츠를 죽였는가? (The Internet's Own Boy, 2014)'다. 원제를 그대로 해석하자면 인터넷을 위해 태어난 소년 정도로 볼 수 있을 텐데, 우리 말 제목인 '누가 애런 슈워츠를 죽였는가?'는 좀 더 직접적으로 그의 편에 서서 그를 죽음으로 몰고 간 사회와 사람들에 대해 질문을 던지고 있다.


IT업계에 있긴 하지만 그에 대해 제대로 알게 된 것은 그의 사망 소식이 알려지고 난 뒤였다. 앨런 슈워츠는 이미 잘 알려졌다시피 블로그를 이용하는 이들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RSS를 개발한 것은 물론, 저작권과 관련된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센스(CC) 역시 만든 장본인이다. 특히 그는 매우 어린 나이에 이미 프로그램에 눈을 떠서 자신이 생각하고 하고자 하는 바를 코드로 구현 하는 데에 천재적인 재능을 보여 전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기도 했었다. 사실 그의 사망 소식이 전해졌을 때 그의 관해 어느 정도 정보를 접할 수는 있었지만, 제대로 그의 인생에 대해 특히 천재 프로그래머로서의 면면 외에 사회운동가로서의 면면에 대해서 알게 된 것은 이 작품을 통해서였다. 이 작품을 통해서 비로소 제대로 알게 된 앨런 슈워츠는 단순한 천재 프로그래머가 아니라 진심으로 더 나은 세상을 원했던 용감한 사람이었다.



ⓒ EIDF. All rights reserved


간단 줄거리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센스, 레딧, RSS 등을 만들어낸 26살의 천재 해커 애런 슈워츠. 그가 2013년 1월, 자택에서 주검으로 발견되었다. 미 정부의 정보통신 제도에 반기를 들고 인터넷 사용자의 권리 옹호에 힘썼던 그의 일대기를 돌아보며, 현대 정보 통신 이면에 숨어 있는 통제와 권위의 구조를 파헤친다. 무엇이 그를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으로 내몰았는가? 2014년 Hot Docs 개막작


세상을 바꾼, 혹은 바꾸려 했던 이들에 대한 이야기를 보다 보면 감탄과 동시에 우러러 보게 되는데, 앨런 슈워츠의 경우는 정말 최근 내가 알게 된 누군 가의 삶 가운데 가장 진심으로 우러나와 그가 하고자 했던 일들을 돌아보게 만들었다. 어쩌면 그가 주장했던 것들은 그가 천재 개발자나 해커여서가 아니라 누구라도 이해할 만한 평범한 것이었을지도 모르겠다. 그저 부당하다고 생각되는 것들에 대해 지나치지 않고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으로 발휘하여 그 문제를 바로 잡으려 하거나, 혼자의 힘으로 해결할 순 없을 땐 세상의 관심을 끌기 위해 역시 자신의 능력을 사용했던. 그래서 천재 해커로서 그가 이룬 것들 보다 오히려 사회운동가로서 이 사회에 미친 영향이 더 대단하고 인정 받아야 마땅할 것이다.


ⓒ EIDF. All rights reserved


개인적으로 그가 사회의 불합리와 싸워온 과정들을 보면서 가장 크게 와 닿았던 것은 너무도 보편적이고 뻔하게만 느껴지는, 바로 '더 나은 세상'이라는 명제였다. 더 나은 세상은 누구나 꿈꾸지만 막연하거나 실제로는 이를 위해 별다른 행동을 하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진심으로 이를 위해 싸우기를 주저 하지 않았던 (겁내지 않았던 은 아니다. 이 작품에서도 주변인들의 인터뷰를 통해 알 수 있는 것처럼, 그는 몹시 두려워 했고 힘겨워 했다) 애런 슈워츠의 삶과 행동을 보니 무언가 뒤통수를 망치로 얻어 맞은 듯한 느낌이었다.


사실 나는 그에 대해 제대로 알기 전, 그러니까 이 작품을 보기 전까지만 해도 그가 만든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센스 시스템에 대해 조금은 부정적인 입장을 갖고 있었다. 물론 여기에는 좋은 정보를 공유하자는 취지 보다는 오히려 다른 사람이 애써 생산한 콘텐츠를 너무 쉽게 도용하는 잘못된 사용과 이해가 만들어 낸 상황들 때문이기도 한데, 이 점을 제외하더라도 나는 좀 더 공유 보다는 만든 사람의 권리가 지켜져야 한다는 입장이 강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가 이 시스템을 만들게 된 계기와 이후 그의 삶에서 그가 보여준 정보 공유가 한 사회, 아니 세대와 역사에 끼치는 영향을 보고 나서는 조금 생각이 바뀌게 되었다.


작게 생각하면 정보라는 것은 생산하거나 처음 취득한 사람이 개인적 이익의 측면 때문이라던가 아니면 정말 속 좁지만 내가 어렵게 알게 된 걸 그저 남이 쉽게 알게 되는 자체가 못 마땅해서 지식 공유에 소극적이거나 부정적인 경우가 많은데, 애런 슈워츠의 경우 처럼 이를 더 넓은 시각으로 본다면 한 사람, 한 사람의 지식이 한 사회의 단위로 공유될 때, 그 이전엔 미처 상상할 수 없었던 일들까지 가능한 가를 그가 설파 한 논리는 물론 실제 그의 생각을 믿고 있던 이들이 이뤄낸 사례를 통해 알 수 있었다. 아마도 애런 슈워츠는 마치 '매트릭스'의 네오처럼, 프로그램 안에 갇혀 있는 우리들은 미처 보지 못했던, 아니 보려고 하지 않았던 공유라는 마법의 스펙트럼이 코드로 쫙 머리 속에 펼쳐졌었던 것이 아닐까 싶다.


나는 그의 삶에 진정으로 감동 받았고, 단순히 여기서 그치지 않고 그가 만들고자 했던 '더 나은 세상'에 대해 진지하게 다시 생각해 보고, 무엇을 행동으로 옮길 까를 고민해 보게 되었다.



[EIDF] 누가 애런 슈워츠를 죽였는가? - 다시보기

http://www.ebs.co.kr/replay/show?prodId=112658&lectId=10245365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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