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okeback Mountain, 2005
 
이안 감독의 최신작이며, 이미 골든글로브와 아카데미 등
여러 단체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던 작품이라 잔뜩 기대했던 영화.
 
9시반이 넘은 시각, 그리 많지 않은 관객만이 함께한 채 관람했던 영화.
 
뭐, 처음에 알려진대로 '브로크백 마운틴'은 동성애를 소제로 한 영화이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동성애'는 그저 '소제'일 뿐이지
결코 '주제'는 아니라는 것이다.
 
동성애를 다룬 것이라 처음 접할때 다른 작품보다 좀 더 특별하게 다가온 것은
사실이었지만, 영화를 다 보고 난 뒤에는 말 그대로 소제였을뿐,
남자와 여자와의 사랑이야기가, 남자와 남자와의 사랑이야기로
그려졌을 뿐, 어차피 똑같은 러브 스토리이다.
 
Brokeback Mountain에서 두 주인공은
대자연 속에서 누구에게도 구속받지 않고,
영혼의 안식을 마음껏 누리지만,
산을 내려온 뒤의 삶은 에니스와 잭 모두에게
그저 잔혹한 현실일 뿐이었다.
 
잭은 세상에 틀을 깨고 이상향으로 나아가려는 용기를 냈지만,
결국 에니스는 현실에 붙들려 용기를 내지 못했다.
잭이 떠난뒤 그의 흔적들을 찾아낸 에니스가
슬퍼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은 잭에 대한 그리움과 동시에
이상향을 향해 나아가기 위해 용기를 내지 못했던 후회가 컸기 때문이었을터.
 
그래서 영화의 마지막,
잭의 시골집 방에서 피묻은 셔츠가 고이 간직된 것을 보았을때
어쩔 수 없이 슬퍼질 수 밖에 없었다.
 
이안 감독의 능력은 사실 <와호장룡>때 보다 이 영화에서 더욱
잘 드러나고 있다. <와호장룡>은 중국인으로서 자문화를 배경으로
이야기를 자신있게 풀어감으로서 플러스 요인이 있었지만,
<브로크백 마운틴>은 6,70년대 미국을 배경으로
완전 미국식 배경과 가치관등을 그려내고 있음에도
전혀 어색함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이다. 이안이 감독인 줄 몰랐던 관객들이라면
동양인 감독이 이 영화를 만들었다고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말이다.
사실 이안 감독은 이미 <센스 앤 센스빌리티>를 통해 이러한 편견을
무마해버린지 오래이긴 하다.
<기사 윌리엄>을 볼 때만 하더라도 아무도 이 남자가 이런 배우가 될 거라고는
생각지 못했을 것이다.
개인적으로도 잘하면 이런 류에 비슷한 틴에이지 팝콘영화를 몇 편 더
찍을 지도 모르겠구나...정도로 생각했었는데, <그림 형제>같은 작품에
출연한 것을 보고는 조금씩 견해를 달리하게 되었으나 이번 작품을 통해
확고하게 이 남자, 히스 레저가 분명 배우라는 인식을 갖게 했다.
 
제이크 질렌할은 내가 제대로 본 영화라고는 <투모로우>밖에는 없었지만,
그래도 왠지 기대가 되는 배우중에 한명이었다.
역시나 그 기대는 이번 영화를 통해 확실히 입증되었으며,
히스 레저와 함께 단숨에 배우로 인정받게 되었다.
(역시 배우는 작품을 잘 만나야 한다는 게 지론이다)
 
브로크백 마운틴은 또 하나의 손꼽히는 러브 스토리이자
현실과 이상향 속에서 갈등하고 결국 그 속에서 용기를 내지 못하고
포기해버렸던 우리들의 이야기이다.
 
안타까운 두 남자의 이야기는 엔딩 크래딧을 다보고
극장에 불이 켜지고, 다시 현실로 돌아온 뒤에도
지워지지 않는 여운을 남겼다.
 
 
 
글 / ashitaka

p.s/1. 의도는 아니었으나 <메종 드 히미코>이후에 바로 또 이 영화를 보게 되어
누군가에게 내 성향이 의심되지 않을까 살짝 걱정을...윽...--;
 
2. 엔딩 크래딧에 윌리 넬슨의 곡 뒤에 흐르던 곡은 바로 내가 좋아하는
Rufus Wainwright의 곡이었다. 동성애를 소제로 한 영화에 그가 곡 작업을
했다는 사실도 재미있는 일인듯;
 
3. 로린 역의 앤 헤서웨이의 연기도 헤어스타일과 더불어
꽤 멋졌다 ㅋ,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알마 역할을 맡은 미쉘 윌리엄스라는
배우가 더욱 마음에 든다...(근데 프로필을 확인해보니 나와 동갑..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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