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이보그지만 괜찮아 (2006)

개봉 영화 리뷰 2007. 11. 16. 17:37 Posted by 아쉬타카





싸이보그지만 괜찮아 (2006)
 
(스포일러조심)
뭐 박찬욱 감독의 그 동안 영화들을 모두 좋게 봐온지라 이번 작품도 많이 기대했던 작품.
정지훈이 주연을 맡았다는 것에 사뭇 걱정도 되었던 작품.
결과를 보자면 꽤 괜찮았던 작품이었다.
 
하지만 박찬욱 이름을 보고 극장을 찾았던 대부분의 관객들은 물론,
임수정과 정지훈을 보려고 극장을 찾았던 소년,소녀팬들을 비롯한 대부분의 관객들은
많이들 실망했음은 물론 '이게 뭐야'하는 식의 반응이었을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이 영화 '싸이보그지만 괜찮아'는 뚜렷한 기승전결도 없고(특히 '결'이없다),
이렇다할 클라이맥스도 없으며 커다란 갈등구조도 없다.
그러니 더더욱 감동같은 건 없다.
하지만 이 영화가 개인적으로 나쁘지 않았던 건 그런것들을 애초부터 기대하지 않았기때문이다.
 
사실 박찬욱 감독은 원래 이런 감독이다.
<친절한 금자씨>같은 영화에서도  머리는 최민식이고 몸은 개로 나오는 장면처럼
내용과는 조금 동떨어진 딴 세상의 장면을 삽입한 경우가 있었는데,
이 영화는 아예 그런 설정과 구조들만이 존재하고 있는 영화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친절한 금자씨>가 개봉했을 직후에도 많은 사람들이 박찬욱이 <올드보이>로 돈벌더니
배불렀다, 배신했다 등등 평이 있었지만, 박찬욱은 원래 그런 스타일의 감독이다.
자신이 하고 싶었던 영화들 가운데 <올드보이>란 작품은 관객들과도(의외로 너무 많은 관객들),
공감대가 맞아 떨어진 작품이었고, 그렇지 못한 작품도 있는 것이다.
(사실 금자씨가 몇백만씩 관객이 들때도 이 영화가 그렇게 많이 볼 범국민적인 영화는 아닌데,
하는 생각이 절로 들었었다).
 
<사이보그지만 괜찮아>는 초반에 비쥬얼과 상상력이 결합된 오프닝신을 보면서
참으로 팀 버튼 영화가 많이 떠올랐다. 약간은 기괴하면서 미술적인 요소가 강조된
타이틀은, 이 영화가 평범한 영화는 아님을(평범한 스타일이 아님을) 암시하는 것일터.
전작 <금자씨>에서와 마찬가지로 중심인물 2명 이외에 여러명의 조연들을 등장시키는
연극적인 스타일의 구성도 그대로 이어졌다(배우들도 대부분 전작에 출연했던 배우들이
다시금 출연하고 있다).
또한 마치 미셸 공드리의 영화를 보는 듯한 상대적인 크기의 차이로 재미를 주는
영상적인 요소들도 등장했는데, 기술적인 면에서 어설프거나 이질감이 느껴지진 않았다.
또 순대를 만드는 별 거 아닌 장면에서도 조명을 벌~겋게 하여 혹시 박찬욱이라면
12세라도 뭔가 하드코어한 장면이 나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도록 의도한 것도
유머러스했다.

이 영화를 보고 가장 많이 든 생각은
임수정이라는 배우가 이 정도의 에너지가 있던 배우였던가 하는 것이었다.
러닝 타임 가운데 몇번씩이나 무서우리만큼 섬뜩한 연기를 선보였는데,
원래 임수정의 말투가 저랬었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자연스러웠던 억양과
마음껏 소리지르며 연기할때는 얼굴을 똑바로 쳐다보기 쉽지 않을 만큼 무서운 포스를 내뿜었다.
가장 위험요소였던 정지훈의 연기는 뭐 나쁘지도 좋지도 않았다고 생각된다.
오히려 그의 대한 평가는 캐릭터 자체가 좀 이상한 캐릭터였음으로 평가보류해야 될듯하다.
 
이 영화는 박찬욱이 자신의 필모그래피 가운데 한 번쯤 해보고 싶었던
이상한 영화 중 하나이다. 난 정지훈과 임수정의 눈물겨운 러브스토리도,
올드보이의 오대수처럼 극적인 요소도 기대하지 않았던터인지,
임수정이 아톰마냥 손가락이 열리고 무자비하게 의사들을 쏴죽이고 병원을 난장판으로
만드는 상상을 할때에도, 그저 씨익 웃음이 났다.
 
좀 오바해서 생각해본다면,
정신병 환자들의 원인에 관한것(그들이 병에 걸리게 된 사연들을 들어보면 모두들
그들이 간절히 원하는 안타까운 사연들이 있어서, 그 염원하는 마음에 병을 얻게 된 것)이라던지,
이들을 대하는 비장애인들의 태도라던지 하는 것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해볼 수도 있었지만,
이 영화는 그러라고 만든 영화 같지는 않았다.
 
하지만 사실상 마지막 대사가 된 '근데 양말만 젖은 건 아니잖아'라는 정지훈의 대사는
무언가 여러가지 생각하게 하는 대사였다.
 

 

 
글 / ashitaka

p.s/1.정지훈의 쓰고 나오는 몇 가지의 가면들, 참으로 갖고 싶더라 --;
2. 임수정의 뒷 모습, 너무 안쓰러웠음(영화재미없게 본 사람들도 이건 다 공감하는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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