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이브 원 (The Brave One, 2007)

개봉 영화 리뷰 2007.11.20 14:01 Posted by 아쉬타카




브레이브 원 (The Brave One, 2007)

사실 이 영화는 예정에 없던 영화였다.
<패닉 룸>에서부터 살짝 실망하기 시작했고 <플라이트 플랜>까지 개인적으로
모두 그럭저럭으로 본 터라, 이번 조디 포스터의 새 영화 역시 그냥 그렇게 넘길 작정이었다.

하지만 우연히 친구가 보러가자고 하는 바람에(이런 경우는 거의 없는데)그냥 봐주는 식으로
갔었는데, 영화 시작전에 팜플렛에서 놀라운 사실을 하나 발견하게 되었다.

바로 감독이 닐 조단이었던것.
가끔 포스터나 배우, 여기서 나오는 분위기만 가지고 선입견을 갖게 되는 경우가 있는데
<브레이브 원>의 경우가 바로 이 경우다.
포스터를 보니, 또 그런 영화구나 싶어서 감독이 누구인지 확인조차 하지 않았던것.
그리고 조디 포스터외에 테렌스 하워드가 나온다는 것도 몰랐던 것.
닐 조단 감독에, 조디 포스터와 테렌스 하워드라면 사실 충분히 볼 만한 이유가 되지 않겠는가!



이 영화는 닐 조단 감독이 9.11 이후 미국사회를 바라보는 시각을 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미국, 그리고도 바로 뉴욕.

그곳에서 어쩌면 가장 평범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 한 여성의 삶이
전혀 우연한 어떤 사고로 인해(구체적으로 공격을 당함으로 인해), 어떻게 변해가고
변해가는 것을 넘어서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어버린다는(Stranger) 이야기.

사실 이런 비슷한 내용의 이야기는 많이 있어왔으나 닐 조단 감독의 <브레이브 원>은
9.11이후 미국사회를 그리고 있다는 점에 있어 매우 중요한 논점을 갖고 있다.

(스포일러 있음)

처음에는 우연한 사고로 공격을 당한 피해자의 입장이었고,
그 다음에는 공격에 의한 정당방위로서의 살인이었으며,
그 다음에는 아예 폭력을 행하는 주체가 되어 자신이 당한 것처럼
자신과는 아무런 상관없는 이들에게 이른바 '정의'라는 이름으로 폭력을 행하게 된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이 모든것의 원인이라고 할 수 있는, 자신을 해치고 남자친구를 살해한 이들에게,
하지만 이미 너무 변해버려서 그 원인이 무엇이었던건 중요하지 않을 정도로 폭력적이 되어버린 주인공은
복수의 총구를 거두게 된다.

여기까지만 비교해봐도, 9.11이후 미국의 움직임과 그대로 닮아있다.
처음 테러를 당한 미국은 자기방어의 수단으로 테러와의 전쟁을 선포하긴 했지만(물론 테러의 원인은 제쳐두고서) 나중엔 있지도 않은 이유를 들어가며 공격적으로만 변해버리지 않았는가.

그리고 영화의 반전격이라 할 수 있는 결말이 가장 냉소적인 의도를 담고 있는데,
9.11과 생각않고 따져본다면, 대부분의 주인공들이 마지막에 가서는 총을 거워 결국은 법대로 처리한다는
결말이 아니라, 시원(?)하게 악을 무찔러서 괜찮은 엔딩이다라고 생각할 수도 있을지 모르지만
(물론 이렇게만 따져봐도 충분히 논란이 있긴 할테지만)

9.11이후 미국사회와 비교해 본다면 이 결말은 아주 충격적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스스로 자신을 해한 범인을 죽이지 않고 총을 거둔 주인공에게 형사인 머서는 죽이려면
합법적인 총으로 죽이라며 자신의 총을 건네고, 나중에 자신에게도 총상을 만들게 해 그녀의 존재를
즉 그녀가 그동안 저질러왔던 행동들을 전부 없던 일로 만들어버린다.

닐 조단의 이런 논조는,
즉 미국이라는 나라가 그들이 행하는 전쟁과도 같은 나쁜 일들을 결국 모두 합법화하고 정당화함으로써
사건의 본질을 덮고 있다는 이야기다.
아일랜드의 이 정치적인 노련한 감독은 얼핏 보기에 범죄 스릴러 같은 이 영화속에
자신이 바라본 9.11 이후 미국사회의 대한 생각을 담아내고 있는 것이다.



(두 배우의 깊은 심리연기를 볼 수 있었던 명장면)

조디 포스터는 기대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연기를 펼친 듯 하다.
사실 그 동안에는 기대치가 높았기 때문에 실망을 많이 했었고,
이번 영화는 기대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좋은 느낌을 받았을런지는 모르겠다 --;

하지만 개인적으로 출연 사실을 알게 된 순간부터(몇분 전 밖에는 않되지만 --) 기대했던
테렌스 하워드는 역시 무겁고, 어쩌면 주인공만큼이나 큰 고민을 겪고 있는 캐릭터인 머서를
멋지게 연기한 것 같다. 특히 자칫 조디 포스터가 맡은 에리카의 1인 이야기로 독점될 수 있었던
영화의 분위기를 중간부터 두 사람의 이야기로 풀어가게 한 데에는 그의 깊은 연기가 큰 몫을 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그냥 놓쳐버릴 수도 있었는데,
꼭 다시 보고 싶다라는 생각이 드는 정도는 아니지만,
놓쳤으면 분명히 아쉬워는 했을 작품이었다.

닐 조단!
역시 그 이름이 헛되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준 작품인듯!
심리적인 긴장감과 그 안에 담긴 주제 모두 만족스러웠던 작품!


 

 
글 / ashitak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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