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픈 발라드, 헤비메탈, 재즈, 보사노바, 삼바, 엔카 등 카우보이 비밥의 각 세션에는 그마다의 장르를 가지고 있다. 총 26가지의 세션으로 이루어진 [카우보이 비밥]. 반드시 보아야할 몇 편의 세션을 따로 정리해 보았다.




Session #1 소행성 블루스 (Asteroid Blues)
Session #2 들개의 스트러트 (Stray Dog Strut)
Session #3 홍키 통크 위민 (Honkey Tonk Women)
Session #4 게이트웨이 셔플 (Gateway Shuffle)
Session #5 타락천사들의 발라드 (Ballad of Fallen Angels)
Session #6 악마를 위한 노래 (Sympathy for the Devil)
Session #7 헤비메탈 퀸 (Heavy Metal Queen)
Session #8 비너스를 위한 왈츠 (Waltz for Venus)
Session #9 재밍 위드 에드워드 (Jamming with Edward)
Session #10 가니메데 비가 (Ganymede Elegy)
Session #11 심야의 헤비 록 (Toys in the Attic)
Session #12 주피터 재즈-전편 (Jupiter Jazz-Part 1)
Session #13 주피터 재즈-후편 (Jupiter Jazz-Part 2)
Session #14 보헤미안 랩소디 (Bohemian Rhapsody)
Session #15 마이 퍼니 발렌타인 (My Funny Valentine)
Session #16 블랙 독 세레나데 (Black Dog Serenade)
Session #17 머슈룸 삼바 (Mushroom Samba)
Session #18 10년 후의 나에게 (Speak Like a Child)
Session #19 야생마들 (Wild Horses)
Session #20 피에로의 진혼곡 (Pierrot Le Fou)
Session #21 부기우기 풍수 (Boogie-Woogie Feng-Shui)
Session #22 카우보이 펑크 (Cowboy Funk)
Session #23 브레인 스크래치 (Brain Scratch)
Session #24 하드 럭 우먼 (Hard Luck Woman)
Session #25 더 리얼 포크 블루스-전편 (The Real Folk Blues-Part 1)
Session #26 더 리얼 포크 블루스-후편 (The Real Folk Blues-Part 2)



26편의 세션의 첫 장을 여는 ‘소행성 블루스’는 대략적인 비밥의 분위기와 인물들(특히 스파이크와 제트)의 관계에 대한 약간의 암시를 준다. 주인공인 두 사람의 직업이 현상금 사냥꾼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사실 [카우보이 비밥]의 가장 중심을 이루는 인물들의 관계는 스파이크와 제트, 스파이크와 비셔스의 관계라고 할 수 있겠는데, 첫 번째 세션인 소행성 블루스에서는 스파이크와 제트의 관계 설정에 대해 겉으로는 많은 것을 얘기하고 있지 않은 듯하지만, 보는 이로 하여금 그 관계를 자연스레 느낄 수 있도록 분위기를 만들고 있다.
스파이크와 제트. 이 두 남자는 굳이 말하지 않아도 서로를 깊게 신뢰하는 사이로서, 또한 철저하게 각자의 프라이버시에는 침범하지 않는 사이이다. 이렇게 남자 주인공이 둘 등장하는 설정은 영화나 소설 등에서 이미 많이 나왔었던 설정이지만, 스파이크와 제트의 관계는 이 같은 전형적인 상호보완적 관계라고 보기에는 조금 어렵다(물론 스파이크가 저지르면 제트가 뒤처리를 하는 경우가 많기는 하지만). 그리고 두 주인공의 관계설정 외에, 카우보이 비밥에 있어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오프닝이 바로 세션 1에 수록되어 있다. 스파이크, 비셔스, 줄리아가 등장하는, 이 어둡고 우울한 오프닝은 극의 전개되는 내내 궁금증과 실마리를 재공하게 되고, 마지막 화에 가서 끝을 맺게 된다.



[카우보이 비밥]은 TV시리즈였음에도 불구하고 각각의 세션이 단편으로도 높은 완성도를 인정받곤 했는데, 그 중 대표적인 세션이 바로 ‘타락천사들의 발라드’이다. 세션 1에서 스파이크와 제트의 관계에 대해 이야기했다면, 이번 세션에서는 또 다른 중요한 관계인 스파이크와 비셔스의 관계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하지만 전체적인 상황의 줄거리에 대한 언급 없이 목숨을 걸고 싸움을 벌이는 두 남자의 전투가 펼쳐진다. 그리고 스파이크와 비셔스의 관계에 배경이 되는 ‘레드 드래곤’이라는 거대한 조직이 등장한다. 세션 5에서 정확하게 모든 사실을 확인할 순 없지만, 비셔스가 현재 레드 드래곤에 소속되어 있으며 지도부와 갈등으로 인해 반란을 도모하려는 듯한 분위기를 알 수 있으며, 스파이크 역시 이 조직에 깊이 관련되어 있음을 짐작할 수 있게 한다.
폐허로 변한 성당으로 홀연히 걸어 들어가는 스파이크의 뒷모습은, 마치 [첩혈쌍웅]에서 보았던 주윤발과도 흡사한 모습이다. ‘타락천사들의 발라드’에서는 이외에도 오우삼 영화에 영향을 받은 듯한 장면이 많이 등장하는데, 이미 언급했던 바바리 차림에 성당에서의 격투신이라던가, 총성과 함께 화면을 수놓는 비둘기 등의 장면이 그것이다. 창문 밖으로 떨어지면서 슬며시 수류탄을 남긴 스파이크의 표정에는 무어라 설명하기 힘든 슬픔과 그리움 등이 느껴진다. 물론 이 결정적 장면 내내 흐르던 'Rain'의 감동 역시 절대 잊을 수 없다.












제목에서도 짐작할 수 있듯이, 이번 세션에서는 비밥호의 마지막 멤버라 할 수 있는 에드가 합류하게 된다. 이 세션은 다른 세션에 비해 주목을 받지 못하는 세션이 될 수도 있지만, 따로 언급한 다른 이유는 바로 에드 때문이다. 비밥의 주인공들 대부분이 정체가 불분명하고 과거가 모호하지만, 에드가 가장 모호하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사실 우린 그, 그녀? 의 성별도 확실히 모르고 있지 않은가?). 그러한 에드가 처음 등장하는 세션이라는 이유만으로도 반드시 보아야할 세션이라 하겠다. 카우보이 비밥의 배경을 이야기할 때 언급하였듯이 위상차 공간 실험의 사고로 지구에서는 인간이 살기가 힘들어진 환경 때문에 대부분이 외계로 이주하였었다. 하지만 소수는 지구에 남아 살아가고 있었고, 애드 역시 그 중 하나였다. 애드는 현상금 사냥꾼은 아니지만 네트워크 상에서 거칠 것이 없는 해커로서, 말 그대로 우주네트워크를 마음대로 자유롭게 활보한다.





















단편으로만 이루어졌던 시리즈 가운데 처음으로 전편과 후편으로 나뉘어져 제작되었던 작품이다. 타이틀의 속지에 따르면, 제작초기 기획 서에 있던 스토리 전개메모에도 다른 타이틀들에 제목은 정해져 있지 않았었지만, ‘주피터 재즈’만은 확실하게 쓰여 있었다고 한다. 이 말은 그만큼이나 감독이 많은 노력과 열정을 쏟아 부은 세션이라는 것을 반증하는 말이기도 하다. 이전 세션인 ‘타락천사들의 발라드(Ballad of Fallen Angels)’에서 어느 정도 관계를 짐작하게 했었던 스파이크와 비셔스의 관계가 조금 더 자세하게 그려진다. 또한 스파이크 일행과 떨어진 페이로 인해, 그녀가 재즈 바에서 만난 그렌이라는 수수께끼의 남자를 통해 스파이크와 비셔스의 관계, 또한 그렌과 비셔스의 관계가 조금씩 드러나게 된다. 또한 그렌은 스파이크가 항상 마음속에 담고 있었던 줄리아에 행방에 대한 미연에 단서를 남긴다.
주피터 재즈에서는 ‘그렌’이라는 한 인물을 통해, 복잡하게 얽힌 인물들의 관계에 대한 실마리를 재공하고, 또한 강한 주제의식을 이야기하고 있다. 스파이크는 그렌의 죽음으로 인해 자신의 대해 되돌아보게 되고, 슬픔과 분노 등의 혼란스런 감정의 변화를 겪게 된다.
주피터 재즈는 전편과 후편만으로도 하나의 단편으로 흠 잡을 데 없는 완성도와 시리즈의 규칙을 넘어서, 이전 세션들의 엔딩 과는 달리 마치 시리즈가 끝나는 듯한 착각마저 들 정도로 장엄한 엔딩 장면을 선사한다.




스파이크의 과거에 대한 이야기는 어느 정도 풀어졌고(물론 아직도 멀었다는 생각이 지배적이지만), 제트와 애드에 대한 궁금증 역시 더하지만 이전까지 과거에 대해 조금의 언급도 없었던 페이의 과거의 이야기가 시작되는 세션이다. 이번 세션에서 알 수 있는 페이의 정체는, 오랜 콜드 슬립으로 인해 그녀 자신조차도 자신이 누구이며, 이전에 일어났던 일들에 대해 거의 기억조차 하지 못한다는 것이며, 희미하게 회상한 기억에 따르면, 콜드 슬립에서 깨어나 정신이 없던 그녀를 돌봐주었던 한 남자가 있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기억 속에 멋진 모습과는 다르게, 현상 수배 범이 되어 있는 페이의 첫사랑이라 해도 좋을 그 남자는, 너무나도 달라진 모습으로 제트의 손에 이끌려 페이 앞에 다시 나타나게 된다. 페이의 콜드 슬립에 관여했었던 의사와 간호사가 모두 다시 등장하여, 어느 정도 페이의 정체에 대해 짐작할 수 있는 여지를 준다. 페이의 과거에 대한 이야기는 이후 ‘Session #18 10년 후의 나에게 (Speak Like a Child)’에서 더욱 자세하게 그려진다.



페이의 과거에 대한 궁금증은 아주 조금이나마 풀렸고, 그렇담 그 다음은 제트이다. 제트의 과거에 관한 이야기는 이전 세션인 ‘Session #10 가니메데 비가 (Ganymede Elegy)’에서 제트가 사랑했던 여인과 그의 직업을 알 수 있는 이야기를 통해 어느 정도는 이미 언급이 된 상태이다. ‘블랙 독’이란 제트를 일컫는 말로써, 한번 물면 절대 놓지 않는다는 뜻이다. 이전 ISSP 형사로 근무했었던 때, 그와 연관되었던 사건의 범죄자인 우다이가 사고를 이용해 탈옥에 성공하면서 다시금 제트와의 질긴 인연이 시작된다. 오래전 제트는 우다이 사건으로 인해 한 쪽 팔을 잃게 되었으며, ISSP에서도 물러나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 스파이크에게도 말하지 않았던 그의 왼팔에 얽힌 과거가 밝혀지며, 이보다 더 놀라운 진실이 밝혀지게 된다. 이전을 회상하는 장면에서 갈색 톤의 컬러와 바바리 차림에 중절모를 눌러쓴 제트의 모습은, 지금에 모습과 배경과는 전혀 다른 우울하면서도 스타일리쉬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Session #15 마이 퍼니 발렌타인 (My Funny Valentine)’에서 조금이나마 짐작할 수 있게 했던 페이의 과거사에 대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이전까지는 그저 덜렁대고 생각 없고 자기만 아는 여자로만 여겨졌던 페이의 대해 인간적으로 다가갈 수 있는 계기 또한 마련해주는 세션이라 하겠다. 모든 것이 디지털 화 되어버린 미래사회에서 20세기의 비디오 테입을 보기 위해 VHS 타입의 플레이어를 찾아 아시아에 어느 작은 나라(지도를 보다보면 일본임을 알 수 있다)에 있는 폐허가 된 백화점까지 힘겹게 찾아오는 설정은 어쩌면 극 중 미래와 과거의 중간쯤에 있는 우리에겐 무언가를 생각하게 한다. 또한 미래에도 이전의 기계들을 취급하며 20세기 드라마에 빠져있는 인물을 통해서도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무엇인가 얘기하고 있음이 분명하다. 그렇게 어렵게 보게 된 테입 속 화면에서 나오던 장면은 바로 페이가 10년 전, 그러니깐 10년 후의 자신에게 보내는 응원의 메시지가 담겨져 있다. 자신이 누구인지도 정확히 알지 못하는 페이에게, 구닥다리 화면 속 노이즈 낀 영상으로 전해지는 10년 전의 자신으로부터의 응원 메시지는 어떻게 느껴졌을까? 굳이 페이의 입장에 서보지 않고서라도 이 같은 응원의 메시지는 보는 이로 하여금 정말 가슴 찡하게 하는 메시지 일 것이다.



세션 22화에 와서야 진짜 카우보이가 등장한다. 말을 타고 카우보이모자를 눌러 쓴 진짜 카우보이 말이다. 사실 이 세션은 전체적인 극의 전개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단편이라고 할 수 있겠다. 또한 계속 유머스러움은 간직하고 있었지만 어딘지 모르게 우울함이 묻어났던 스토리는 이 세션에 와서는 우울함이라고는 전혀 생각이 안 날 정도로 그저 유머스러움에만 집중하고 있다. 현상범을 잡으려는 스파이크의 앞에 번번히 나타나는 진짜 카우보이 앤디의 모습은 우스꽝스럽기는 하지만, 마지막에 스파이크를 진정한 카우보이로 인정하고 자신의 모자를 던져주며 홀연히 말을 타고 떠나는 모습은, 보는 이로 하여금 스파이크와 마찬가지로 황당한 표정을 짓게도 하지만, 한 편으론 오리지널리티를 보여준 캐릭터로 인해 잠시나마 무언가를 생각하게 하기도 한다(잠시나마).



하드 럭 우먼이라는 제목에 걸맞지 않게, 이 세션은 전체적으로(특히 결말 부분에 가서는), 보는 이로 하여금 슬퍼지게 만든다. 극이 24화에 다다르며 서서히 각각 인물들의 과거와 얽혀있는 문제들은 하나 둘씩 매듭지어지게 된다. 자신의 과거의 단편을 기억해낸 페이는 애드와 함께 기억 속의 장소로 가게 된다. 우연히 도착한 수녀원에서 애드는 아버지의 소식을 듣게 된다. 페이는 비디오 테입 속과 어렴풋한 기억 속에서 보았던 입으로 분수를 뿜는 사자상이 놓인 장소에 가게 되지만, 그곳에서 만난 사람은 페이를 어쩌면 더 혼란스럽게 만든다. 한 편 애드는 비밥호로 돌아오긴 하였지만, 결국 자신이 있을 곳은 아니라는 생각에 아인과 함께 먼길을 떠난다. 석양을 배경으로 아인과 함께 홀연히 떠나는 애드의 모습과 그에 어울리는 귀엽고도 애잔한 노래는 이별을 실감하게 한다. 그리고 세션이 끝나고 'Adios, Cowgirl'이라는 말로 인해 정말로 안녕임을 다시 한번 느끼게 한다.



드디어 마지막 세션. 이젠 더 이상의 과거에 대한 비밀도 풀어야 할 일도 없다. 모든 것이 ‘리얼 포크 블루스’안에 담겨있다. 카우보이 비밥을 전체적으로 보았을 때 단편만으로도 완성도가 높은 세션을 고르라면, Session #5 타락천사들의 발라드 (Ballad of Fallen Angels)와 Session #12,13 주피터 재즈 (Jupiter Jazz-Part 1,2), 그리고 마지막 세션인 더 리얼 포크 블루스 (The Real Folk Blues-Part 1,2)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조직을 배신하고 완전하게 장악해 버린 비셔스, 운명에 엇갈림 속에 결국 다시 만나게 된 스파이크와 줄리아. 자신의 발로 죽음의 계단을 오르는 스파이크를 그저 보내줄 수 밖에는 없는 제트와 돌아온 페이. 중심이 되는 이야기는 스포일러가 있음으로 자세하게 언급하지는 않겠지만, 개인적으로 어떤 영화와 애니메이션들보다도 슬프고 자막이 다 오르도록 감정을 추스릴 수 없었던 엔딩은 없었던 것 같다. 더 자세한 얘기할 수 없음이 안타깝지만 아직 보지 않은 이들을 위해서 자세한 내용은 접어두기로 하자.
이렇게 26화에 걸친 카우보이들의 잼 세션은, 리얼 포크 블루스로 마무리 되어진다.



글 / ashitaka
2003. 05. 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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