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겁한 로버트 포드의 제시 제임스 암살
(The Assassination Of Jesse James By The Coward Robert Ford, 2006)


제목이 길기도 한 이 작품. 미리 접한 정보는 브래드 피트와 벤 애플렉의 동생인 케이시 애플렉이 주연한
서부영화라는 것 정도. 극장에서 개봉하게 되면 한 번 봐야겠다 하는 막연한 생각만 하고 있었는데,
결국 극장에서는 걸리지 못하고 바로 DVD로 직행하는 영화가 되고 말았다.
그도 그럴것이 코엔 형제의 화제작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나 폴 토마스 앤더슨의 <데어 윌 비 블러드> 등
무겁거나 작품성이 강하지만 제법 화제작인 영화들 조차 극히 소규모의 관에서만 개봉할 수 있었던
최근 사례만 비춰봐도 이 영화 <비겁한....>이 개봉되기에는 상업적인 논리에서 봤을 때 조금 힘에 겨운
싸움이 아니었나 싶다. 브래드 피트라는 걸출한 스타가 있긴 하지만, 국내에서는 별 재미를 못보고 있는
서부영화라는 장르와(정통 서부영화라고는 보기 어렵지만), 기승전결이 확실하고 반전이라던지 영화적
장치가 많지 않으면서, 무려 2시간 반이 넘는 러닝타임(이게 가장 주요한 포인트가 아니었을까 싶다)은
90분내로 끝이나는 킬링 타임 영화에 더 몰리는 관객들을 생각해봤을 때 역시나 개봉은 쉽지 않았던것 같다.



(스포일러 있음)

서부 영화 가운데는 <내일을 향해 쏴라>처럼 서부시대에 실존했던 무법자나 영웅들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들이 많은데, 이 작품 역시 '제시 제임스'라는 서부시대의 영웅을 등장시키면서 그와 그를 둘러싼
미묘한 갈등을 그려내고 있다. 사실 미국이 아닌 지역에서, 또한 서부극이나 그 당시의 이야기에 별로 관심이
없던 사람이라면 이런 소재에 좀 더 반응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 영화는 '제시 제임스'의
활약상을 그리고 있기 보다는, 선과 악의 구분이 불분명한 한 인물과 그를 동경했으나 결국에는 죽음에 까지
이르게 만드는 한 인물의 미묘한 심리상태와 갈등의 이야기를 아주 천천히 세세하게 표현하고 있다.

굉장히 쿨하게만 보이는 서부의 영웅의 이면에는 아무도 믿지 못하는 불안함과 정서적인 황폐함이 존재한다는
것과 자신이 동경하는 인물에 대해 '그처럼 되고 싶은 것인지' 아니면 '그가 되고 싶은 것인지' 확신하지 못하고
결국 갈등 끝에 그를 암살했음에도 자신에게 돌아온 기대하지 않았던 반응들과 오히려 자신이 그를 가장
그리워하게 되어버렸다는 이야기를 통해, 굉장히 공허함과 무료함을 전하고 있다.

브래드 피트는 블록버스터와 이런 비교적 작은 작품에 번갈아 출연해가며 자신의 필모그라피를 더
충실하게 쌓아가고 있는 분위기다. 이 영화에서 그가 보여주는 연기는 이제 제법 이런 캐릭터가 어울리는
느낌을 갖게 한다. 아마도 예전 같으면 그가 '제시 제임스' 역할보다는 '로버트 포드'역에 더 어울렸을 것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밴 에플랙의 동생으로 더 유명한 케시 애플렉은 형과는 또 다른 분위기가 있는 듯 하다.
굉장히 우울해보이면서도 묘한 미소를 갖고 있는 그의 연기는 이 작품에서 최고로 발휘된 듯 하다.

감독인 앤드류 도미닉은 뉴질랜드 출신의 신예 감독인데, 첫 작품부터 아주 무거운 영화를 맡은 듯 하다.
프로듀서로는 리들리 스캇과 토니 스캇 형제가 참여하고 있다.




 
 
글 / ashitaka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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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ripley.co.kr BlogIcon comodo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 저도 이영화 얼핏 기억나네요, 어디로 갔나 했더니 쥐도새도 모르게 이렇게 된거군요, 극장도 참 같은 영화로 몇개씩 상영관을 잡아먹고 있으니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2008.04.30 03:01
    • Favicon of https://realfolkblues.co.kr BlogIcon 아쉬타카  수정/삭제

      극장은 어차피 상업논리로 돌아가는 곳이라 어쩔수가 없을 것 같습니다. 영화를 극장에서 볼 수 있는 기회조차 없다는 것은 참 안타까운 일이죠;;

      2008.04.30 12:54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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