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는 나의 힘

잡담 2008.06.19 01:50 Posted by 아쉬타카


사실 잘 생각해보면 블로그를 운영하고 또 영화 커뮤니티를 들락 거리면서,
언제부턴가 다른 사람의 글을 잘 읽지 않고 있었다는 것을 눈치 챌 수 있었다.
나의 글에 달린 덧글들만 주로 본다던가, 트랙백으로 걸린 글들 가운데서도 대부분을 잘 읽지 않거나,
읽어도 그냥 그림책 보는냥 휙휙 넘겨버리는 경우가 많았다는 것을 뒤 늦게야 알아챌 수 있었다.

즉 세상은 넓고 좋은 글은 넘쳐나는데, 나는 이른바 내 작은 눈에 의해 인증된 몇몇 글들만
읽어왔었고, 그들과 나를 저울질 하며, 나는 여기가 좋군, 너는 이점이 좋은데 하며 나혼자 만족하고 있었던
것인지도 모른다.

오늘은 무슨 바람이 불어 조금에 필요에 의해 어떤 블로거에 영화 관련글을 읽게 되었는데,
뭐랄까, 한 순간에 내 자신이 무척이나 부끄러워 지는 것을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

갑자기 그 동안 내가 써왔던 글들이 다 혼자 잘난 척 하는 것처럼 느껴지고,
내가 보기에도 민망할 정도로 대충 써내려간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물밀듯이 밀려왔다.

나는 핸디켑을 인정하지 않는 것이 오히려 핸디켑을 극복해내는 자기 암시라고 생각해왔었는데,
이것이 잘못된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핸디켑을 인정하고 불리함을 인지한 상황에서 겨루어야 극복도 수긍도 할 수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말이다.

그 분의 글을 읽다보니 내가 가장 부족한 것을 바로 눈치챌 수 있었다.
나에겐 한동안 너무도 독서의 에너지가 채워지지 못했었다.
중,고등학교 시절 이후에는 새로운 책들을 미친듯이 정독한 일도 거의 없는 듯 하고, 기껏해야 무협지와
이미 여러번 읽었던 소설들을 다시 읽는 것 뿐이었던 것 같다.
그래서 갑자기 부랴부랴 커뮤니티를 뒤져 도서들 가운데 내가 관심있어 하는 분야와 관련된 책들의
정보를 캐내, 인터넷 쇼핑몰을 뒤져 새벽 시간에 급하게도 결제하고야 말았다.

영화 언어로 세상을 읽는 것도 좋은 경험이지만, 확실히 글을 쓰고 표현하는데에는 책 만큼
훌륭한 스승이 없다는 것을, 책을 읽기도 전에 깨달을 수 있었다.

어차피 글을 쓴다는 것은 자기 만족이다. 누구보다 잘 쓰기 위함도 아니고, 누구를 이기려고 쓰는 것도 아닐터.
난 순간 내가 초라해지는 것을 느낀 나머지 어쩔 수 없이 발동했을 뿐이다.


독서는 나의 힘.
리모컨은 한동안 던져버리고 책이 주는 즐거움에 몸을 맡겨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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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0sunsee.tistory.com/ BlogIcon 잉샨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늘 무릎팍도사 이외수선생님편 보고서 많이 느꼈는데..
    또한번 공감하고 갑니다...
    리모콘 던지고 손가락에 침묻쳐서 책장한번 넘겨 보렵니다요~~^^

    2008.06.19 02:00
    • Favicon of https://realfolkblues.co.kr BlogIcon 아쉬타카  수정/삭제

      저도 보았는데 많은 부분을 공감할 수 있었습니다. TV가 참 편리하고 유용한 기계이기는 하지만, 책만이 할 수 있는 일이 또 있으니깐요 ^^

      2008.06.19 02:02 신고
  2. Favicon of http://rounyaf.tistory.com BlogIcon 하얀로냐프강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어제 비슷한 생각을 했었는데, 공감이 가네요. 책이든, 음악이든, 영화든 그 리뷰 또는 논평을 쓰는 건 그 분야에 대한 지식도 많아야 하지만 그만큼 철학과 역사학과 문학을 아우르는 인문학적 연륜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었거든요. 리뷰도 결국 문학의 한 장르인 평론이니까요. 관련 분야에 대한 지식만큼 평소에 인문학과 사회과학에 대한 내공을 쌓아두는 게 꾸준히 큰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했어요. "흐르는 물은 웅덩이를 채우지 않고는 앞으로 나아가지 않는 법이다."라는 논어의 문구와 조금 상통하는 생각이랄까요?

    무튼, 어떤 이유에서건 책을 다시 펴본다는 현상은 정말로 긍정적인 것 같네요. ^^


    그래도 저 같은 애독자(?)가 있으니 너무 상심해하지 마시고 여유롭게 블로깅 하세요~ 화이팅 !

    2008.06.19 15:21
    • Favicon of https://realfolkblues.co.kr BlogIcon 아쉬타카  수정/삭제

      새벽에 주문했는데 당일 배송으로 오늘 바로 온다고 하더라구요 ^^; 말씀해주신대로 리뷰라는 것이 영화자체에 대한 이야기가 될 수도 있겠지만, 따져보면 모든 것을 '영화'라는 대상에 투영하여 이야기하는 것이기 때문에, 사실상 더 중요한 것은 외적인 요인이 될지도 모르겠네요.

      오늘부터라도 책 열심히 읽어야겠습니다~
      화이팅 감사드려요~

      2008.06.19 16:20 신고
  3. Favicon of http://5479.tistory.com/24 BlogIcon 사이트 헌트  수정/삭제  댓글쓰기

    대부분의 사람들이 일정 공간의 울타리를 만들어 두고 자신의 시각에 비추어 판단해 버리죠!
    그 대표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 블로그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타인의 블로그를 방문해 글을 읽고도 댓글을 함부로 달지 못하는 것도 그 사람이 나를 어떻게 생각할가?
    하는 생각에서 비롯되어 지는 것이 아닐런지요^^ 자신을 성장시키는 간접적인 동력이 독서란 걸 알면서도
    인터넷에 더 익숙해진 나에겐 쉽게 책장을 넘기지 못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따뜻함이 베어나오는 님의 블로그에 많은 이들이 찾아오기를 바라며! 장마에 건강조심하세요.

    2008.06.20 10:38
    • Favicon of https://realfolkblues.co.kr BlogIcon 아쉬타카  수정/삭제

      오랫만에 독서에 재미에 빠지니 쉽게 헤어나오기가 어려운것 같아요.
      좋은 말씀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사이트 헌트님도 장마에 건강 유의하세요~

      2008.06.20 15:26 신고
  4. Favicon of http://gilwon.egloos.com BlogIcon 배트맨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쉬타카님이 그렇다는 것은 아니고요. 제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느낀 아쉬운 점중의 하나는 댓글에 대한 진정성이였습니다. '이 분은 내 글을 읽으신 후 댓글을 적으신걸까?' 하는 생각이 든 경우가 몇차례 있었거든요. 댓글을 보면 대략 짐작이 되더군요. 본문 글을 읽은 후 적는 것인지 아닌지요. 물론 소통을 표현해주는 것 자체가 고마운 일이기는 하겠지만, 좀 아쉽기는 하더라고요.

    2008.06.22 13:03
    • Favicon of https://realfolkblues.co.kr BlogIcon 아쉬타카  수정/삭제

      제가 덧글 다는 횟수가 적은 이유는 본문에 있는것처럼 제대로 읽은 글이 별로 없어서였거든요 ^^; 저도 배트맨님 말씀처럼 가끔 본문의 그림이나 제목만 보고 단 듯한 덧글이 있을땐 살짝 아쉬운 마음도 들더라구요. 블로그에 글을 남긴다는 자체가 누군가가 내 생각을 읽어주었으면 하고 올리는 것이라 이런 마음은 어쩔 수 없는 것 같네요 ^^; 이 기회를 통해 항상 좋은 덧글 남겨주셔서 감사드려요~

      2008.06.22 17:54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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