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극장에서 영웅본색 보기

개봉 영화 리뷰 2008. 7. 25. 23:54 Posted by 아쉬타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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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금 2008 넥스트 플러스 영화축제 개막식과 함께 개막작으로 선정된
<영웅본색>을 감상하고 왔습니다.

1. 일단 저의 간략한 감상기

제 평생에 가장 인상깊게 본 영화이자 가장 많이 본 영화 중하나인 <영웅본색>.
극장에서 보기를 고대고대 했었는데 드디어 볼 수 있는 기회가 생겼고,
허리우드 클래식에서 본격 개봉전에 넥스트 플러스 영화축제 개막작으로 선정되어
광화문 씨네큐브에서 관람할 수 있었습니다.

아........정말 당년정 테마 음악이 흐를땐 소름과 눈시울이 붉어지는 걸 겨우 참을 수
있었습니다(겨우 참을 수 있었던 이유는 이후에 밝혀집니다).
수도 없이 본 영화이지만 근래에 본지가 오래되서인지 너무 재미있게 관람할 수 있었고
너무너무너무 감동적이었습니다.
주윤발의 젊은 모습도 인상적이었고, 이제는 만나볼 수 없는 장국영의 풋풋한 모습도
인상적이었습니다. 물론 가장 인상적인건 적룡 형님의 모습이었죠.

제 감상기는 짧게 마치고, 나중에 본격적으로 다시 감상기를 따로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2. 2008년 극장에서 영웅본색 보기

오늘 제가 관람한 극장은 CGV나 메가박스 같은 대형 멀티 플렉스도 아닌
나름 예술영화 전용극장인 씨네큐브였고, 아트플러스 체인간의 행사인 넥스트 플러스
영화축제 개막식이 있었던, 나름 의미있는 자리였습니다.
저는 씨네큐브에서 운영하는 블로그의 공동운영자를 맡고 있어서 부모님 모시고
초대를 받아 관람할 수 있었는데요, 표를 전달해주시던 극장 담당자께 여쭈어보니,
오늘 관객들은 모두 초대관객이며 넥스트 플러스 쪽에서 초대된 관객이라고 하시더군요.
여기서 조금 불안감을 느꼈어야 했는데, 그래도 대형 멀티 플렉스에서 하는 행사도 아니고
더군다나 신작도 아닌 <영웅본색>같은 볼사람은 이미 다 본 영화였으며, 극장도
씨네큐브 였기에 걱정하지 않았었죠.

그런데 객석을 채운 관객들의 면면을 슬쩍 둘러보니 젊은 여성분들이 많았습니다.
영화가 <영웅본색>임에도 여성 관객이 거의 80%에 달하고 있는 것에 약간 의외라고
생각되기도 했었죠. 아니나 다를까 영화 시작 얼마되지 않고서 부터 사건이 시작됩니다.

저는 시작과 동시에 심한 감동을 받고 있을즈음, 주윤발이 성냥을 입에 물자
몇몇 여성관객분이 웃음을 터트립니다.

'이게 뭐가 웃길까' 저는 속으로 생각해봅니다.

그 이후로 이상한 분위기가 이어집니다.

저는 <영웅본색> 정도의 영화라면 볼 사람은 이미 다 보았을 것이고,
추억을 더듬어 극장을 찾은 관객이 대부분이 아닐까 했으나, 의외로 극장내의
대부분 여성 관객분들은 이 영화를 오늘 처음 보는 듯 했습니다.
모든 장면장면에 반응했고, 그 반응은 대부분 웃음이었습니다.

주윤발이 쌍권총을 화분에 숨기는 것보고 우습다며 웃고, 총을 막쏴도 거의 맞지 않자
또 웃고, 나중에 연발 총을 쏠땐 쏘는 모습이 우스웠는지 또 웃고.
맞아서 얼굴이 멍들고 붓자 또 웃고, 주먹을 맞고 쌍코피가 나자 또 웃고.
장국영이 총 맞아 병원에서 수술 받는 장면에서 웃고, 적룡이 수술실 문을 박차고 들어와
눈물을 글썽거리자 또 웃고.

'도대체 어디가 우스운 거지?' 저는 또 생각합니다.

영화속 핸드폰의 크기가 큰 것을 보고 웃는 것도 이해하려고 했지만,
이게 우습다면 사극은 전부 우스운 것이지요. 아니 사람들이 촌스럽게 다 한복을 입고
다니니 말이지요. 시대적인 배경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영화를 관람하는 것은
개인적으로는 이해하기 힘드나 이해하려고 애써보는 부분입니다.

하지만 저 위에 언급한 장면들 말고도 도대체 뭘 보고 웃는 것인지 알아차릴 수 조차
없는 장면에서도 많은 여성 관객들이 박장대소, 그야말로 박장대소를 하셨습니다.
박수까지 치시면서 웃으셨으니깐요. 더 놀란건 한 두분이 아니라 대부분의 관객이
웃으며 영화를 관람했다는 것입니다. 전 영웅본색을 보면서 웃은 적이 거의 한번도
없었은데 오늘 함께 본 관객들은 영화의 7~80%는 웃으며 박수치며 보셨습니다.

전 예전에 극장에서 보신 분들이 남기신 글들에서 '마크가 배를 돌려 돌아올때 관객들이
박수를 쳤다'라는 얘기를 듣고는, 그런 분위기를 혹시나 생각했으나,
전혀 다른 장면에서 박수와 웃음이 터져나왔습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오늘 영화를 처음 본 대부분의 여성 관객들은 이 영화를
인터넷에 공개되었던 류승완 감독의 '다찌마와 Lee'를 보듯 감상했던게 아닌가 싶습니다.
약간은 오버스럽고 촌스러운 설정(20년 전 영화니 촌스러운게 아니죠)이
마치 다찌마와 Lee처럼 의도된 코믹한 장면인냥 너무 재미있게 웃으시더라구요.


전 원래 이 영화를 여러번 관람할 예정이었지만,
다시는 초대나 무료 관객과는 보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번주 일요일 이번 행사의 작은 이벤트인 천원의 행복이란 이벤트로
허리우드 클래식에서 천원에 영웅본색을 볼 수 있는 이벤트가 있는데,
이날도 패스해야 겠습니다. 그냥 6천원이나 7천원주고 다시 몇번 관람해야 될듯합니다.
아마도 그 때는 이런 분위기가 덜 나겠죠. 저처럼 예전에 영웅본색을 인상깊게
보셨던 분들이라면 이런 날은 꼭 피하시길 조심스레 권유해 드립니다.


전 <영웅본색>이 코미디 였다는 걸 오늘 알았거든요.

극장에서 떠드는 것보다, 저와는 전혀 다른 포인트에 웃는 것이 훨씬 짜증난다는 것을
오늘 확인하였습니다.

제가 유난히 이상한 걸까요? --;;
흑.....ㅜㅜ




제대로된 감상기는 나중에 좋은 분위기에서 다시 보고 다시 올리겠습니다.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Favicon of http://dreamtheater.tistory.com BlogIcon 스노우맨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쉬타카님 글을 읽어보니 안가길 잘했다는 생각이 드네요. 요즘 관객분들은 구식스러운 장면들이 나오면 무조건 웃고 보더라구요. 저는 어릴 적에 '영웅본색'을 많이 보기는 했는데 지금 시점에서 보면 솔직히 저도 몇몇 장면에서는 웃을지도 모르겠네요. 아무튼 고생 많이 하셨습니다.

    2008.07.26 01:06
    • Favicon of https://realfolkblues.co.kr BlogIcon 아쉬타카  수정/삭제

      많이 당황스런 경험이었습니다 ^^; 전 울컥하는 장면에서 대부분이 박수를 치며 웃으니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다는 --;;

      2008.07.26 03:46 신고
  2. Favicon of http://llama.tistory.com BlogIcon 라마  수정/삭제  댓글쓰기

    흠..아직도 볼때면 욱컥..뜨거워지는 영화인데..
    드림시네마에서도 개봉한다는 이야기를 들어서 보러 갈 계획인데요..
    어린시절. 불을 댕겼던 영화인데.

    저도 얼른 극장에서 영웅본색을 보러 가야겠어요.

    2008.07.26 01:37
    • Favicon of https://realfolkblues.co.kr BlogIcon 아쉬타카  수정/삭제

      드림시네마와 허리우드 클래식에서 개봉할 예정입니다. 아마도 정식개봉시에는 좀 더 좋은 분위기에서 상영되겠지요~

      2008.07.26 03:47 신고
  3. Favicon of http://dorothy01.egloos.com BlogIcon 도로시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는 드림시네마에서 개봉하면 볼 생각입니다. 예전에 <영웅본색> 을 상영했던 구식 단관 극장에서 보는 맛이 좀 남다를 꺼 같아요. 그런데 예전 영화를 볼 때 의도하지 않은 코믹 모드는 어쩔 수 없는 부분인 거 같아요. 그리고 음성이 광동어인가요, 아님 북경어인가요..?

    2008.07.26 07:53
    • Favicon of https://realfolkblues.co.kr BlogIcon 아쉬타카  수정/삭제

      음성은 예전 비디오 버전인 북경어 버전이 아닌 오리지널인 광동어 버전으로 상영되었습니다. 요 부분에 있어서 추억을 조금 까먹는다고 할까요. 워낙에 북경어 버전에 익숙해져 있다보니 광동어 버전이 조금은 이질감있게 느껴지기도 했네요 ^^;

      2008.07.26 11:28 신고
    • Favicon of http://dorothy01.egloos.com BlogIcon 도로시  수정/삭제

      저도 북경어 더빙이 더 익숙한 편인데 뭐 그러면 어떻습니가.. <영웅본색> 인데요...^^;

      2008.07.29 14:52
    • Favicon of https://realfolkblues.co.kr BlogIcon 아쉬타카  수정/삭제

      그러면 어떻습니까를 영화보시면 다시 한번 실감하시게 될거에요 ^^

      2008.07.29 15:50 신고
  4. 유소유  수정/삭제  댓글쓰기

    전혀 다른 얘기지만 저는 이번 놈놈놈 볼때 송강호만 나오면 웃는 관객덕분에 촘 많이 짜증났어요
    이젠 개봉영화 천천히 볼래요-_-

    2008.07.27 00:02
    • Favicon of https://realfolkblues.co.kr BlogIcon 아쉬타카  수정/삭제

      의도하지 않았는데, 그냥 개인적인 느낌으로 과도하게 웃는것은 아무래도 다른 관객들에게 조금 피해가 되죠 ^^;

      2008.07.27 16:56 신고
  5. Favicon of http://differenttastes.tistory.com/ BlogIcon 신어지  수정/삭제  댓글쓰기

    초대나 무료 관객과는 보지 말아야겠다 --> 저도 평소 그런 생각을 합니다. ^^;

    2008.07.27 12:38
  6. wannafly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는 씨네큐브에서 영웅본색을 보고 싶었는데 시사회 이벤트에 떨어져서 낙심했거든요. 그런데 오히려 잘되었다고 생각되네요.
    영웅본색이 젋은 관객들에겐 코미디였군요-_ㅠㅠ (아 뭐 저도 어리지만;)
    차라리 정말 영웅본색을 보고 싶어하는 사람들만 초대했더라면 관람 분위기가 더 좋았을 텐데요.

    당년정이 흘러나오면 가슴이 울컥 코끝이 찌릿 흐르는 눈물, 이것이 바로 영웅본색 관람의 정석(?) 이라 생각해오던 제게 씨네큐브에서의 관객 반응은 상당히 충격입니다.

    그래도 저는 광동어로 상영된다니 조금 기대가 되네요~ 저는 만다린 더빙으로 본 적도 없고^^;; 그리고 배우들의 원래 광동어 목소리가 익숙하거든요.

    2008.07.28 11:01
    • Favicon of https://realfolkblues.co.kr BlogIcon 아쉬타카  수정/삭제

      시사회나 초대라는 것이 처음에는 그 영화를 꼭 보고 싶어하는 사람들만 응모를 하는것이 대부분이었지만, 언제부턴가 모든 시사회나 초대에 기본적으로 응모를 하고 당첨되면 보게 되는것이 일반적으로 되면서, 오히려 별로 관심없는 사람들이 많이 찾게 되는것이 시사회가 된것 같기도 합니다. 아, 광동어에 익숙하시다면 전혀 이질감없이 즐기실 수 있겠네요~ 저는 예전 비디오 버전에 익숙했던터라 약간은 어색하더라구요 ^^

      2008.07.28 11:43 신고
  7. Favicon of http://cineart.tistory.com BlogIcon 씨네아트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상영끝나고 그런 분위기였다는 말을 듣고, 참 민망하더군요.
    저 역시 <영웅본색>의 팬으로써 기분이 나쁘더라구요.
    진지하지 않은 관객들과 영화보는 것처럼 짜증나는 일도 없죠.
    모처럼 보러 오신 건데, 본의아니게 안 좋은 기억을 남겨드려서 죄송하네요.
    다음부터는 그런 일이 혹시나 또 있으면 (있으면 안 되겠지만),
    미련없이 자리를 박차고 나오셔도 될 듯...^^;;

    2008.07.28 11:14
    • Favicon of https://realfolkblues.co.kr BlogIcon 아쉬타카  수정/삭제

      그날 말씀해주셨던 것처럼 이번 행사는 씨네큐브에서 진행한 것도 아니었고, 넥플에서 전체적으로 진행한 행사였기 때문에 씨네큐브에서 사과하실 일은 아닌것 같아요 ^^;
      처음부터 평소의 씨네큐브와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싶었는데, 역시나 관람 분위기도 전혀 다르더라구요 ^^
      어차피 여러번 볼 생각이었으니 또 보죠 뭐 ^^;

      2008.07.28 11:45 신고
  8. Favicon of http://jinks.tistory.com/ BlogIcon 아르도르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다음주에 서울올라가서 볼게획인데 설마 돈주고보는건데 이런분위기라면....

    2008.08.01 21:16
    • Favicon of https://realfolkblues.co.kr BlogIcon 아쉬타카  수정/삭제

      아마 유료관객들은 괜찮지 않을까 싶습니다. 적어도 꼭 보고 싶어서 온 사람들만 올테니깐요 ^^;

      2008.08.02 09:31 신고
  9. Favicon of http://gilwon.egloos.com BlogIcon 배트맨  수정/삭제  댓글쓰기

    앗 하마터면 이 포스트 그냥 지나칠뻔 했습니다. RSS리더기에서 '영웅본색' 글귀를 보고 허걱! 하며 바로 클릭! ^^

    좀 많이 속상하셨겠습니다. 아니 관람 분위기가 도저히 영화에 몰입하실 수 없는 분위기였을 것 같습니다.
    확실히 시사회 등 무료 상영때 분위기가 유독 안좋은 것 같더군요.
    내 돈을 내고, 내가 선택한 영화가 아니라서 그런 걸까요..

    예전에 이 영화를 같이 보고 대화를 나눴던 친구들은 지금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을지..
    옛날 생각 좀 나네요..

    2008.08.05 01:50
    • Favicon of https://realfolkblues.co.kr BlogIcon 아쉬타카  수정/삭제

      전 넥스트 플러스 영화제 정도되면 시사회라 하더라도 꼭 이 영화를 보고 싶어하는 사람들만 신청을 한 것일줄 알았는데(물론 웃고 즐긴 분들이 꼭 보고 싶어 신청한 것일 수도 있습니다), 대부분은 아닌듯 하더라구요.

      이번주는 다크나이트로 신나게 한주 보내고, 다음주 쯤 한산할때 다시 제 돈내고 볼 생각입니다 ^^

      2008.08.05 02:35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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