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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을 다녀와서 (Pentaport Rock Festival)
그 짧은 날의 기록.


올해도 어김없이 펜타포트가 장마와 함께 찾아왔다. 메탈 팬들에게는 확실히 지금까지의 펜타포트 보다
약한 라인업 이기는 했지만, 개인적으로는 가장 내한공연을 기다렸던 밴드 중 하나인 트래비스(Travis)는 물론,
고! 팀(the Go! Team), 언더월드(UnderWORLD), 카사비안(Kasabian), 더 가쉽(The Gossip),
피더(Feeder), 트릭키(Tricky), 하드-파이(Hard-Fi) 등 관심있는 해외뮤지션들은 물론, 문샤이너스,
이한철과 런런런어웨이즈, 피터팬 컴플렉스, 소규모 아카시아밴드 with 요조, 자우림, 델리스파이스 등
국내 밴드들도 즐비해서 제법 나쁘지 않은 라인업이었다.
하지만 역시나 문제는 3일간으로 나뉘어 진행되는 페스티벌 가운데 어느 날을 선택해 즐기냐는 것이었다.
물론 3일 모두 즐기면 만사형통이겠지만, 자금사정이 사정인지라(하루도 할부로 보는 이 신세 --;)
하루를 택해야만 했고, 고팀과 피컴이 버티고 있는 금요일과 언더월드와 카사비안, 하드파이 등이 버티고 있는
일요일을 뒤로 하고, 트래비스와 문샤이너스가 있는 토요일을 선택하게 되었다.
결론적인 얘기지만 음악적인 면 외에도 금요일은 비가 내려서 고생한듯 하고, 일요일은 무더위로 고생한듯
한것에 비하면, 토요일은 초반에만 살짝 비가 내려주고, 끝까지 거의 비가 내리지 않아 관람에도 매우
쾌적한 환경에서 페스티벌을 즐길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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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하도고 송도는 참으로 멀다. 어찌가도 먼 것 같아, 이왕 여행을 할 참이라면 지하철 여행보다는 버스 여행이
낳겠다 싶어, 30분 정도 버스를 타고 서초역에 내려 행사장인 송도까지 운행하는 9200번 버스를 타고
빗속을 뚫고 오랜 시간을 달려 인천하고도 송도에 도착. 비는 나리듯 살짝 흩뿌렸으나 우비를 입지 않아도
될 정도였으며, 탁 트인 공간에는 시원한 바람도 불어왔다. 단속을 피해 급하게 우비와 장화를 판매하는
노점상을 지나 행사장 앞에 드디어 도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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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했던대로 행사장은 이미 송도 머드축제장을 방불케 할 정도로 진득한 진흙탕이 마련되어 있었다.
분명 홈페이지에는 만원이라고 나와있던 장화를 만삼천원에 구입하고 나서야 본격적으로 머드 축제에
동참할 수 있었는데, 일부 구간은 그 찰짐이 가히 잘된 밥에 비할 정도로 탄력이 대단했으며,
'척척'하는 소리는 밟는 느낌과 더해져 묘한 기분을 느끼게 했다. 남자 화장실의 경우 흡사 <트레인스포팅>에
등장한 유럽에서 가장 지저분한 화장실이 떠오를 정도로, 진흙탕 그 자체였다(화장실은 꽤 많은 수가
비치되어 있었고, 시설도 깨끗했으나 진흙 때문에 더러워진 것은 어쩔 수 없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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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흙을 밟는 느낌을 점차 즐겨 갈 때쯤, 어느 정도 행사장의 윤곽을 파악할 수 있었다.
메인 무대인 Big Top Stage를 중심으로 정말 엄청나게 많은 수의 음식점 부스가 들어서 있었으며
(흡사 요리 박람회를 방불케 하는 수!), 아주 다양한 먹거리와 동시에 다양한 마실 거리도 준비되어 있어
골라먹는 재미가 있었으며, 실제로 아주 많은 페스티벌 참여자들이 공연을 즐기는 것 만큼이나
음식을 즐기는 것에도 집중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엑스박스 게임인 기타 히어로 시연 부스도 있었고,
태국인가 중국 전통 발마사지 부스가 유독 눈에 띄었으며, 인터넷을 할 수 있는 공간, 참여 아티스트들의
MD와 CD들을 구매할 수 있는 공간들도 마련되어 있었다. 이렇게 둘러보는 와중에 시간이 가는 줄을 몰라
아쉽게도 4시 40분 부터 시작하는 소규모 아카시아밴드와 요조의 공연을 놓치고 말았는데,
이날의 유일한 아쉬운 점이라 할 수 있겠다.

[공연장 분위기 사진 더보기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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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이날 처음 제대로 관람한 공연은 다름 아닌 이한철과 런런런어웨이즈의 공연이었다.
지퍼와 불독맨션을 거쳐 이번에는 '런런런어웨이즈'라는 이름의 팀으로 나선 이한철의 공연은, 국내 록계의
레크레이션 전도사라는 자칭타칭 설명에 걸맞게 모두가 흥겹고 즐겁게 즐길 수 있는 시간이었다.
특히 그 동안 메인 무대보다는 서브 무대에 주로 섰던 이한철이, 비록 낮 시간이기는 하지만 메인 무대에서
볼 수 있어 더욱 좋았으며, 큰 무대에서도 전혀 꿇릴 것이 없는 카리스마를 보여주었다.
슈퍼스타 등 그의 히트곡 메들리도 참 좋았지만, '차이나'를 비롯한 신곡들의 반응도 상당히 괜찮았다.
특히 '차이나~~'라는 후렴구가 인상적이었던 신곡 '차이나'는 제법 히트 칠지도 모른다는 예감도 들었다.

[이한철과 런런런어웨이즈 공연 사진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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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에 다 담지는 못했지만 이 날은 여러 깃발들이 공연장을 찾았는데, 사진에 보듯이 '독도는 우리땅'을
외치고 있는 깃발을 비롯해, '지켜보고 있다'라는 문구가 인상적이었던 깃발과 '새마을 운동' 깃발 등
각양각색이고 유머와 센스가 돋보이는 깃발들을 여럿 만날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는 빨간 바탕에 흰색 글씨로 '냉면'이라 써진 깃발을 찾아볼 수 없어서 아쉽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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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비나 티셔츠 뒤에 각자가 나름의 문구를 새겨놓은 것들도 아주 인상적이었는데,
그 중에도 최근 대세를 반영하듯 DJ KOO의 유명한 랩구절을 구구절절 수놓듯 적어놓은 저 청년의 등짝은
참으로 인상적이었다. 확실히 대세는 전스틴을 지나 디제이쿠로 가고 있는듯.
이 외에도 어디서 구했는지 '도전 골든벨'모자를 쓰고 '화이어!'를 목청껏 외치던 왠 남자아이의 짧은 외침도
뇌리에서 지워지지 않을 정도로 강렬했다.

[공연장 분위기 사진 더보기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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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다음으로 제대로 관람한 공연은 서브 무대 겪인 'Pentaport Stage'에서 5시 50분 부터 진행되었던
'데블스'의 공연이었다. 최근 조승우 주연으로 개봉 예정인 <고고 70>의 실제 주인공 쯤 되는 1968년에 결성된
이 노련한 밴드의 공연은 록을 사랑하는 젊은이들을 하나로 만들기에 전혀 부족함이 없었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것은 코러스를 담당하던 '또래자매'의 활약이었는데, 그녀들의 솔로 무대도 마련되어
관객들의 큰 호응을 얻기도 했다.

[데블즈 공연 사진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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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흙으로 가득찬 행사장 덕분에 이 날은 국내에서 볼 수 있는 최대한의 각양각색의 장화들을 만나볼 수 있었는데,
메인 이미지로 사용되기도 한 물방울 무늬 장화를 비롯해, 부츠에 가까운 끈 장화를 비롯, 빨간 단화 장화,
오리지널 리얼리티 모내기 장화 등등 내 생애에 가장 많은 종류의 장화를 만나본 것이 아닐까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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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이도 저도 귀찮아 필요없는 맨발도 상당수가 있었으며, 그냥 비닐봉지를 뒤집어 쓰고 발목 부분을 끈으로
묶은 실용적인 장화도 선보였으며(이걸 보는 순간 장화를 괜히 샀다 싶었다), 물론 버릴 작정으로 신고온
불쌍한 운명의 신발들도 다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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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날 기다리던 트래비스의 공연도 보았고, 매력 포스 강하게 발산하셨던 윤아누님의 자우림 공연도 좋았지만,
모든 공연을 통틀어서 가장 카리스마 넘치는 공연을 보여주었던 밴드는(특히 프론트맨은), 다름아닌
문샤이너스였다. 사실 문샤이너스의 공연을 본 것이라고는 예전 EBS스페이스 공감에서의 무대 뿐이었는데
(물론 노브레인 출신의 차승우가 중심이 된 밴드라는 것은 예전부터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아주 가까이서
그들의 공연을 직접 관람하니 그 포스가 참으로 대단했다. 특히 이제는 연륜마저 묻어나 이렇다할 액션 없이도
관객을 완전히 압도해 버리는 차승우의 포스는 정말 '킹왕짱' 이외의 말로는 표현할 수 없을 정도 ㄷㄷㄷ
펑크의 아이콘이었던 그가 록큰롤을 들고 나와 일부 팬들은 당황했을지도 모르겠으나, 개인적으로는
록큰론을 들려주는 그의 연주도 너무나 매력적이라 매료당하지 않을 수 없었다.
나중에 단독 공연이 있으면 필히 참석하리라 마음먹기도 했다.

[문샤이너스 공연 사진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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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8시쯤 메인스테이지인 빅 탑 무대에 등장한 자우림. 초반에는 신보에 수록된 느린 템포의 곡들과
조용한 곡들을 주로 들려주었는데, 여기서 많은 관객들이 휴식도 취하고 뒤로 빠지는 등 살짝 지루한
시간이었지만, 곧 이어진 그들의 히트곡 메들리는 공연장을 찾은 거의 모든 관객을 완전히 빠지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일탈'이나 'Carnival Amour' '하하하쏭' 같은 경우는 정말이지 모두가 하나가 되어 화려한 조명과
함께 페스티벌을 만끽하게 되는 순간이었다.

[자우림 공연 사진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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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드디어 등장한 이날의 헤드라이너 트래비스! 이번 펜타포트를 찾게 된 가장 큰 이유이기도 했고,
아직 라이브를 못본 밴드 가운데 가장 손꼽는 밴드 중 하나였던 트래비스! 많은 이들이 콜드 플레이를 좋아할때
유독 트래비스를 더 좋아했던 나로서 이번 공연에서 라이브로 그들의 히트곡을 하나하나 만나게 되는
순간은 정말 꿈만 같았다. 'Selfish Jean' 'Sing' 은 물론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그들의 곡인
'Why Does It Always Rain On Me?' 를 연주할 땐 소름이 돋더라. 참 따뜻한 밴드인 그들은 이날 한국관객들이
보여준 열정에 진심으로 감동받은 모습이었는데 프란시스는 기타를 내려놓고 관객들에게 더 가깝게 다가와
팬들에 대한 사랑에 적극적으로 보답하는 모습도 보여주었다. 밴드 멤버들이 진심으로 악기를 내려놓고
박수를 쳐주는 모습은, 관객인 나 스스로도 무척이나 감동적이고 뿌듯한 장면이었다.
많은 곡들이 인상적이고 감동적이었지만 'Closer'를 때창으로 부를 때의 그 감동! 프랜시스가 후렴구에서
마이크를 팬들에게 돌렸는데 그도 감동할 만큼 완벽한 때창을 해내는 공연장의 모습은 그야말로 초 감동 ㅜㅜ
나중에 반드시 단독 공연을 가졌으면 하는 바람은 더욱 커져버렸다. 팬과 뮤지션이 서로 감동받았던
이날의 무대는 정말 최고였다.

[트래비스 공연 사진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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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아쉬운 마음을 뒤로하고 먼길을 돌아온 짧은 공연은, 매번 이런 공연이 가져다 주듯 마치 꿈만 같은
느낌만 남긴채 기억속으로 사라져버렸다. 개인적으로는 기존에 공연 자체에 집중하던 방식에서 조금 벗어나
페스티벌 자체를 즐기려는 생각이었기 때문에, 공연 자체도 좋았지만 이 분위기가 무엇보다 행복하게
했던 것 같다.

몸은 여태 피곤하긴 하지만, 그야말로 돈으로 살 수 있는 추억이기에 과감하게 투자했고 후회하지 않는다.
런던에서나 봐야지 했던 트래비스를 직접 볼 수 있었으며, 머드 축제와 장화 패션쇼를 방불케하는 현장 분위기
였지만, 모두가 다 행복한 추억으로만 기억될 멋진 페스티벌이었다~



(본문 속 사진은 꼭 클릭해서 큰 사이즈로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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