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금요일(10월 31일) 저녁 8시, 이대에 위치한 아트하우스 모모에서는, 제 1회 씨네아트 블로거 정기상영회가 열렸습니다.
제가 속해 있는 팀블로그인 씨네아트(http://cineart.tistory.com)블로그에서 기획한 행사로, 저를 비롯한 블로거 분들이
1차로 선정한 후보 여섯 작품 가운데 블로그 방문자를 통해 투표를 거쳐 가장 많은 표를 받은 작품이 상영작으로 선정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고, 제 1회 상영회에서는 이미 여러번 알려드렸던 것 처럼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원더풀 라이프>가
선정되어 관객 여러분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사실 개인적으로는 줄리안 무어가 주연한 <파 프롬 헤븐>을 더 추천하기는 했었지만, <원더풀 라이프>도 워낙에 좋아하는
영화이고 또 본지가 너무 오래되어 어렴풋한 기억 밖에는 없었기 때문에, 저 개인에게도 이번 상영은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사실 이번 상영회는 첫 회이고, 블로거가 중심이 되어서 진행하는 첫 번째 행사아닌 행사였기 때문에 여러가지 미흡한 점들도
많았고 매끄럽지 못했던 부분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도 결국은 이번 상영회가 큰 사고 없이 자연스레 마무리 될 수
있었던 건 첫 번째는 영화요, 두 번째는 관객이었던 것 같습니다.



확실히 거의 처음 보는 듯한 느낌마저 들 정도로 오랜만에 본 <원더풀 라이프>는 또 한번 감동을 전해주었습니다.
처음 볼 때는 미처 알지 못했던 자연광을 이용한 정말 멋진 장면들과(인물들을 한 명 한 명 인터뷰 하는 장면 가운데,
방안으로 볕이 들었다가 구름에 가려 잠시 어두워졌다가 다시 볕이 드는 장면이 있는데, 너무도 자연스럽고 멋진 장면이었습니다)
다시 한번 나를 돌아보게 하는 메시지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이 영화는 매우 직접적으로 관객들에게 반응을 요구하는 영화라고 할 수 있을텐데, 모든 관객들로 하여금
'그렇다면 내 생애에서 가장 돌아가고 싶은 순간, 가장 기억하고 싶은 순간은 언제인가?'하는 질문을 던져,
모두 같은 영화를 보고 있지만 결국은 다 다른 영화를 보게 되는(개인적으로 영화의 가장 장점중 하나라고 생각되는) 경험을
만들어 냅니다. 또한 가장 행복한 순간을 떠올리며 즐거워 하고 행복해 하는 이들의 얼굴을 보면서, 다시 한번 행복함을
느끼게도 하고, 여러 명의 인물들과 그들의 삶을 통해 결국 '그래도 삶은 계속된다'라는 진리를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만의
방식으로 풀어내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씨네토크(모모의 수다) 시간에도 살짝 얘기했었지만, 두 남녀 주인공의 이야기나 인터뷰에 응하는 다른 인물들의
이야기보다도, 결국 선택하지 못하고 그곳에 남기로 한 어린 청년의 이야기가 더 와닿더라구요. 히로카즈 감독의 본래 의도가
어땠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겉보기에는 생각없는 노는 청년으로 그려놓고 그가 막판에 하는 대사는 몇번 반복하기를 거듭한
이유는 이 캐릭터의 대사가 영화의 또 다른 중요한 메시지이기 때문에 그랬던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사실 저도 처음 이 영화를 보았을 때는 두 남녀 주인공과 다른 인물들의 삶과 그들이 가장 행복했던 순간을 기억해 가는
과정에 더욱 공감했었는데, 오랜 시간이 흘러 다시 보게 되니 이 청년의 이야기가 더 '들리더'라구요 ^^




영화가 끝난 뒤에는 '모모의 수다'라는 이름으로 소박한 씨네토크 시간도 가졌었는데요, 사실 저희가 이번 행사를 준비하면서
가장 긴장하고 두려움에 떨었던 것은 바로 이 시간 때문이었습니다. 감독이나 배우등 영화 관계자가 참여하는 일반적인 GV도
아니고 그렇다고 저희 팀블로그 운영진이 질문에 답하는 형식도 아니고, 그냥 관객들이 서로 자유롭게 스스로의 의견과
감상평을 이야기하는 새로운 시도의 자리였기 때문에, 과연 어떻게 될까 하는 기대와 함께 아무도 말을 하지 않으면 어떻게
하나 하는 걱정이 앞선 던 것이 사실이었죠. 사실 가장 첫 번째로 걱정한 것은 관객분들이 거의 남아계시지 않으면 어찌하나
하는 것이 었는데, 걱정했던 것과는 달리 많은 분들이 남아주셔서 좋은 말들을 해주셨습니다. 실제로 영화를 본 관객분들
가운데 과반수가 모모의 수다에는 참여하지 않고 귀가하긴 하셨지만, 남은 20여명의 분들께서는 거의 다 한 마디씩
하셨을 정도로 분위기가 좋았습니다. 특히 한 분 한 분 모두 이 영화가 자신 만의 소중한 영화이기도 했고, 또 처음 보신 분들도
많았으나 각자가 느끼는 감상평들은 역시 다 다르고 색달랐으며 굉장히 수준도 높은 이야기가 오갔습니다.

사실 저도 영화를 보고 나서 나름의 감상평을 해봐야지(만약 관객분들이 아무도 말씀을 안하시게되면 말이죠) 했었지만,
너무나 자연스럽게 관객분들의 감상평들이 이어지고, 더군다나 저에 생각과 공감되는 의견들도 많았고, 저와는 달라도 매우
깊고 각자의 시각에서 바라본 좋은 의견들이 많이 나와서, 제 의견은 굳이 말하지 않아도 되겠다 싶은 생각이 절로 들더라구요
(뭐 결국 마지막에는 저도 한 마디 했지만 말이죠 ^^;). 확실히 <원더풀 라이프>라는 영화를 소중하게 여기는 분들만 남아계시던
자리여서 그런지, 감상평 하나 하나가 다 '아름다웠'습니다~


처음 진행하는 제 1회 블로거 상영회 행사라 부족한 점도 많았지만, 이번 1회를 계기로 2회 부터는 좀 더 자연스러운 행사가
될 것 같습니다. 벌써부터 제 2회 상영회에서는 또 어떤 작품이 블로거들의 선택을 받아 상영작으로 선정될지, 또 씨네토크
시간에는 어떤 이야기들을 나누게 될지 기대가 되는군요~

11월말에 열리 제 2회 씨네아트 블로거 상영회에도 여러 분들의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제제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제가 바로 그.. 영화가 끝나고 가버린 1人이에요.. ㅠㅠㅠ

    다들 안 일어나시길래 뭔가 있나보다 짐작은 했지만

    집이 워낙 먼 관계로(인천 저 끝) 어쩔 수 없이 일어났어요 ㅠ

    사실 전 친구가 이벤트 당첨되서 따라간 거였는데

    참 좋은 영화를 보게 되서 친구한테 고맙더라구요

    진짜 영화를 보는 내내 '나라면 언제를 고를까' 하는 생각이

    머리에서 떠나지 않더라구요

    디지털필름과는 느낌이 다른 질감과 따뜻한 느낌의 영상도 좋았구요~

    좋은 영화 알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


    + 블로그 제목은 혹시..
    카우보이 비밥 OST인가요?
    그 노래 진짜 좋아하거든요~

    2010.03.18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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