캡틴 아메리카 : 윈터솔져 (Captain America : The Winter Soldier, 2014)

리더의 조건



어벤져스의 일원이자 리더인 캡틴 아메리카가 그의 두 번째 이야기 '윈터솔져'로 돌아왔다. '아이언맨' 시리즈와 토르 1,2편을 통해 어벤져스의 세계관을 점점 확장 및 연결시켜가고 있는 마블은, 또 다른 같은 세계관의 작품인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Guardians of the Galaxy, 2014)'를 선보이기 전에 먼저 캡틴 아메리카의 속편을 꺼내 들었다. 일단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토르 : 다크월드'는 독립적인 작품으로서는 아쉬운 작품이 많았던 것에 비해, '캡틴 아메리카 : 윈터솔져'는 단순한 세계관의 연장선을 넘어서 독립적으로도 제법 훌륭한 구성과 이야기를 갖춘 매력적인 작품이었다. 결국 그로 인해 리더이지만 가장 심심하게 느껴졌던 캡틴, 스티브 로저스 라는 캐릭터에게도 매력을 느끼게 되었을 정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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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캡틴 아메리카'와 '어벤져스'를 통해 캡틴은 말 그대로 이 엄청난 히어로들의 조합 가운데 서도 리더라는 점을 알게 되었는데, 사실 이들은 각각의 개성이 워낙 강하고 또한 히어로들이 등장하는 영화라면 빠지지 않는 유치한 질문처럼 슈퍼 솔져인 캡틴 아메리카가 아이언맨, 토르, 헐크 등을 리드 하기엔 능력 측면에서는 부족하기에 다른 장점과 리더 쉽이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었다. 그런 측면에서 전작 '캡틴 아메리카'는 스티브 브루스의 도덕성에 대해 그 배경을 설명하는 데에 주목했고, '어벤져스'에서는 앞서 이야기했던 것처럼 이 슈퍼 영웅들의 리더가 누구인지 조금의 힌트를 얻을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그리고 선보인 이 작품 '윈터솔져'는 바로 이런 점에서 왜 캡틴 아메리카가 어벤져스의 진정한 리더인 지를 관객들에게 각인 시키려는 시도가 담긴 작품이라고 볼 수 있겠다. 이 영화엔 의외로(?) 다른 슈퍼 영웅들이 까메로오도 전혀 등장하지 않지만 (블랙 위도우만 빼고), 쉴드라는 조직에 관한 광범위한 이야기를 통해 이 조직이 나아가려는 방향과 리더 쉽에 대해 캡틴 아메리카라는 캐릭터로 풀어낸다. 그리고 캡틴은 또 한 번 우직하지만 자신 만의 일관된 방식으로 이 사건을 풀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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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문의 캐릭터이자 이번 작품의 가장 강력한 캐릭터로 등장하는 윈터솔져의 경우 사실 비밀이랄 것도 없지만, 그 비밀이라는 것도 1차적으로는 전작 캡틴 아메리카를 통해 발전되었다는 점이 오히려 마음에 들었다. 즉, '어벤져스'의 세계관에 포함되어 있는 작품들의 경우 그 세계관 내에서 자유롭게 다른 캐릭터들 혹은 시공간을 활용하는 편인데, 이런 점이 가끔은 너무 공부가 필요한 영역이라 그 작품 만으로는 100% 즐기기 힘든 경우도 종종 있었다는 점에서, 전작에 기인한 미스터리의 발전은 '어벤져스'와는 또 구분되는 '캡틴 아메리카'만의 프랜차이즈를 확고히 하는 매력 포인트였다. 그런 면에서 이번 작품은 참 영리한 작품이 아닌가 싶다. 세계관의 떡밥은 적절히 활용하고 쿠키 장면들도 최대한 활용하고 있지만 이번 작품을 보는 관객들로 하여금 과하지 않아 이해하기 힘든 수준은 아니고, 독립적으로 보아도 캡틴 아메리카라는 캐릭터의 매력을 충분히 펼쳐내면서 액션 블록버스터로서의 볼거리와 긴장감도 충분히 전달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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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션 측면에서도 다른 영웅들에 비해 인간적(?)이기 때문에 몸을 활용한 격투가 기본이라 더 박진감 넘치고 마치 무협 영화를 보는 듯한 액션의 합을 여럿 만나볼 수 있었으며, 이 시리즈가 자랑하는 스케일의 측면에서도 클라이맥스에서 충족 시켜 주고 있어 볼거리도 부족함이 없는 편이었다. 확실히 '어벤져스'의 각 캐릭터들은 너무 세계관의 연결에만 기대는 것 보다는 홀로 서도 매력을 갖게 될 때 비로서 추후 '어벤져스 2'가 등장했을 때 더 큰 기대와 매력을 줄 수 있다고 말할 수 있겠다. 그 가장 좋은 예가 바로 이번 '캡틴 아메리카 : 윈터솔져'라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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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첫 액션 시퀀스에서 등장하는 프랑스 해적은 반가운 얼굴이더군요. 심지어 극 중 이름도 비슷한 GSP. 슈퍼맨 펀치도 등장하고. 추후 한 번 더 등장하기도 하고. 까메오 수준으론 비중이 제법 크더군요.


2. 아, 그리고 스탠 리 옹은 갈 수록 연기도 비중도 늘어나는 듯. 이 얘기를 새 마블 작품이 나올 때 마다 하게 되는 것 같아요.


3. 이 시리즈의 단점이라면 누가 극 중에 죽어도 별로 슬프거나 걱정을 하게 되지 않는 다는 점인듯. 그래도 진짜 인 줄로만 알았던 콜슨 사건 이후엔 더더욱.


4. 초반 캡틴이 놓치지 말아야 할 근래의 것들을 리스팅 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그 노트에 'OLDBOY'도 적혀 있더군요. 그 올드보이 일까요? ㅎ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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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4.04.01 00:31

    그 리스트에 박지성도 있었다는 사실ㅎㅎㅎ



작업 영화의 고전, 스팅! (The Sting)



여성에게 하는 이른바 '작업' 말고 크게 한 탕 하기 위해 치밀하게 계획을 짜고 사기치는 '작업' 영화를 논할 때 결코 빠져서는, 아니 반드시 최상위에 놓여야 하는 영화가 있으니 바로 조지 로이 힐의 1973년작 '스팅 (The Sting)'이다. 1969년 폴 뉴먼, 로버트 레드포드와 함께 '내일을 향해 쏴라 (Butch Cassidy And The Sundance Kid)'라는 걸작을 만들어냈던 조지 로이 힐은 이 두 배우와 함께 다시 한번 '스팅'을 통해 뭉치게 되는데, '내일을 향해 쏴라'와는 또 다른 색깔의 걸작을 탄생시켰다.






우리가 근래 보았던 '오션스 일레븐' 시리즈나 우리 영화 '범죄의 재구성'같은 범죄/사기/반전 영화들의 가장 직접적인 원류는 바로 '스팅'이라고 할 수 있을 텐데, 2012년에 다시 보게 된 '스팅'은 최근의 범죄 작업 영화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자극적인 장치들은 거의 등장하지 않으면서도 이야기의 쫄깃함은 그대로 가지고 있는, 역시 장르의 형님다운 모습이었다 (실제로 1978년 국내 개봉 시에도 전체관람가로 상영되었을 정도). 개인적으로도 어설프고 무리하게 관람가를 낮춰 영화 자체를 건조하게 만드는 것보다는 성인 등급으로 만들어서 더 깊은 인상을 줄 수 있는 작품을 선호하기는 하지만, '스팅'은 분명 전체관람가이지만 그런 류는 아니라고 분명히 얘기할 수 있겠다.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장치 없이도 각본의 짜임새 만으로 범죄 영화를 어떻게 요리할 수 있는 지를 보여준 대표 사례이기 때문이다.






'스팅'은 장르 영화로서도 주목 받는 작품이지만 폴 뉴먼과 로버트 레드포드 콤비를 또 한 번 만나볼 수 있다는 점에서 특별한 작품이다 (좀 더 정확히 이야기하자면 조지 로이 힐까지 포함하여 트리오라 해야 맞을 것이다). 물론 근 10년 동안 가장 뜨거운 배우인 조지 클루니와 브래드 피트의 콤비도 너무나 멋지지만, 뉴먼과 레드포드의 우아하고 재치 넘치는 앙상블을 보고 있노라면, 왜 '배우'라는 직업이 아름다운지를 너무 쉽게 알 수 있을 것이다. 일단 한창 젊었을 때의 레드포드를 보면 자연스럽게 브래드 피트를 떠올리게 되는데 (물론 반대가 맞는 얘기겠지만) 남성으로서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으면서도 날 것의 느낌이 물씬 흘러 넘치는 모습으로 '후커' 역을 역동적으로 그려낸다. 하지만 이렇게 아름다운 로버트 레드포드도 폴 뉴먼의 포스에는 비교 대상이 아니다. 






이미 '내일을 향해 쏴라'에서 범접할 수 없는 남자의 눈빛을 보여주었던 폴 뉴먼은, 이 작품에서는 그 특유의 여유로움과 재치, 외로움을 '아무렇지도 않게' 표현하고 있다. 보통의 경우라면 '자연스럽게'라는 표현을 썼을 테지만 폴 뉴먼의 경우는 정말 '아무렇지도 않게'가 더 어울린다고 할 수 있겠다. 그냥 한 번 씨익 미소 지었을 뿐인데 보는 이로 하여금 저절로 설레게 만드는 그의 마스크는 헨리 곤도프라는 캐릭터를 관객에게 구구 절절한 설명 없이도 이해시키는 엄청난 매력인 동시에 영화적으로도 여러 줄의 훌륭한 각본에 상응하는 장치로 작용하고 있다. 너무 두 손 두 발 다든 칭찬 일색 같지만, 영화를 보면 누구나 알게 될 것이다. 그 정도.






'스팅'하면 또 하나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메인 테마 곡인 'The Entertainer'일 것이다. 영화도 유명하지만 영화보다도 더 유명한 메인 테마 그 곡일 정도로, 그 청량하고 통통 튀는 피아노 선율은 누구나 기억할 것이다. 그 유쾌한 멜로디처럼 한 시대와 장르를 능수 능란하게 연주해 낸 영화가 '스팅'이 아닐까 싶다.

 

Blu-ray : Open Case







Blu-ray : Quality

MPEG-4 AVC 포맷의 블루레이 화질은 전반적으로 유니버설의 놀라운 기술로 복원된 화질답게 연식이 별로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우수한 영상을 수록하고 있다. 아무래도 필름의 보관된 상태가 조금씩 다르기 때문인지 장면마다 화질의 편차가 있기는 하지만 (특히 첫 장면만 보고는 타이틀 전체의 화질을 오해할 정도로 – 하필이면 첫 장면이라서 – 첫 장면의 화질은 본편 가운데는 가장 좋지 않은 화질이었다), 전반적으로는 우수한 수준의 디지털 복원된 화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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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차에 따라 원본 필름 상태가 좋지 못한 장면에서는 그레인 현상이 여럿 발견되거나 외곽선이 조금 날카롭지 못한 부분들이 있지만, 상태가 좋은 장면에서는 종종 최신작과 비교해도 크게 무리가 없을 정도의 디테일한 화질을 수록하고 있다. 참고로 '스팅' 블루레이는 유니버설 100주년을 기념하여 출시된 콜렉터스 에디션 - 디지북 타이틀 가운데 하나로서 영상과 사운드의 복원에 상당한 공을 들인 작품 중 하나이며, 편차를 드러내는 화질의 경우도 감상에 지장을 줄 정도는 아니다.






DTS-HD의 사운드 역시 복원을 통해 더 풍부하고 다양한 소리들을 만나볼 수 있게 되었다. 특히 복원 과정 속에서 이전에는 다른 잡음에 묻혀 잘 들리지 않았던 작은 소리들을 살려낸 것이 가장 주목할 만한 점이 아닐까 싶은데,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영화의 사운드가 너무 주인공과 인물들의 대사에만 집중 되어 있는 것과는 달리, 다양한 생활 소음들과 효과음들이 더해져 전체적으로 풍부한 사운드를 완성해 냈다. 메인 테마 곡 '엔터테이너'의 멜로디 역시 아주 선명하게 전달된다.

 

Special Features

부가영상으로는 'The Art of The Sting'이 수록되었는데 'The Perfect Script' 'Making a Masterpiece' 그리고 'The Legacy'로 나뉘어 영화와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들을 수록하고 있으며, 약 56분 분량으로 100% 한국어 자막이 지원되지만 아쉽게도 4:3화면비의 SD화질로 수록되었다.






이 부가영상에서는 처음 이 작품이 조지 로이 힐에게 넘어오게 된 그 이전에 얘기서부터, 폴 뉴먼과 로버트 레드포드의 캐스팅에 관한 이야기로 시작해, 이 영화의 흥행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요소 중 하나인 음악에 관한 자세한 뒷이야기까지 만나볼 수 있다. 후에 두 배우가 스스로 우리는 콤비가 아니라 조지까지 트리오였다고 당시를 회상했을 정도로 호흡이 좋았던 이들의 이야기를 이 부가영상을 통해 만나볼 수 있다. '엔터테이너'를 비롯해 '스팅'의 포인트 중 하나인 영화 음악의 경우 처음에는 영화 속 시대와 맞지 않는 음악이라 어울리지 않는 다는 의견이 많아 모험적인 시도였다는 얘기도 들을 수 있었는데, 모두가 확인했다시피 조지 로이 힐의 선택은 완벽한 성공이었다. 






앞서 소개한 제작관련 영상과 극장용 예고편 외에는 '스팅'에 관한 내용이 아닌, 유니버설 100주년을 기념하여 복원 등에 관한 내용이 부가영상으로 수록되었다. 이와 관련된 부가영상은 모두 HD화질로 제공되며 물론 한국어 자막이 지원된다. '100 Years of Universal: Restoring the Classics'에서는 고전의 복원 작업을 상당히 구체적으로 설명해주고 있는데, 단순히 잡티를 제거하는 수준이 아니라 예전에는 기술적으로 불가능해 미완으로 완성할 수 밖에는 없었던 미세한 오류들을 보정하는 수준까지 복원작업에서 다루고 있음을 알게 되어 흥미로운 영상이었다.







'100 Years of Universal: The 70's'에서는 이 작품 '스팅'을 비롯해 1970년대 헐리우드를 주름 잡았던 유니버설 스튜디오의 영화들을 소개한다. 스티븐 스필버그의 '죠스', 조지 루카스의 '청춘낙서' 등 당시 유니버설의 명작들을 함께 했던 감독, 배우, 제작자 들의 인터뷰를 통해 소개한다. 마지막으로 '100 Years of Universal: The Lot'에서는 당시 영화인들에게는 꿈의 공장으로 불리었던 유니버설 스튜디오에 대한 소개와 감독, 배우들의 인터뷰가 담겨있다.





[총평] 조지 로이 힐과 폴 뉴먼, 로버트 레드포드 트리오가 함께 한 작업 영화의 고전 '스팅'은 1973년 작이지만 지금 보아도 전혀 손색 없는 장르 영화의 매력을 담고 있음은 물론, 오히려 근래의 동일한 장르 영화들이 놓치고 있는 것들은 무엇인가를 한 번 되돌아보게 할 정도의 매력적인 작품이었다. 또한 새삼스럽지만 과연 앞으로도 폴 뉴먼 같은 배우를 또 만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그의 빈자리를 추억하게 하는 시간이기도 했다.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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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www.aprilstory.kr BlogIcon innerlight 2012.06.28 09:19

    글을 보니 '스팅'의 주제곡이 귓가에 맴도는 듯 하네요. 폴 뉴먼이 '아무렇지도 않게' 연기한다는 귀절이 인상적입니다.



시대를 개척한 장르 영화 이상의 영화

유명한 수록곡 'Raindrops Keep Fallin' on My Head'과 함께 서부영화 팬들은 물론, 예전 영화 팬들이라면 누구라도 알만한 작품 <내일을 향해 쏴라>. 베트남 전쟁과 혼란한 정국 속에 전성기를 누리던 서부 영화의 붐도 종착역으로 향할 때 쯤, 새로운 스타일에 서부 영화로 엄청난 인기를 끌었던 작품이 바로 <내일을 향해 쏴라>이다. 존 웨인으로 대표되는 전형적인 서부 영화의 틀에서는 벗어난 작품이지만, 오히려 일련의 서부 영화에서는 볼 수 없었고 시도하지 않았던 여러 가지 영화적 기법들과 이야기 구조 등으로 인해, 기존 서부 영화 팬들은 물론 모든 영화 팬들에게 어필하고 지금까지도 명작으로 남게 된 작품이기도 하다.  1969년 작으로 개봉한지는 무려 30년이라는 세월이 훌쩍 지났지만, 오늘에 비춰보아도 멋스러움이 묻어나는 장면들은 물론, 당시라고는 믿겨지지 않는 기법들과 스타일들이 넘쳐 나고 있다.



<내일을 향해 쏴라>는 새로운 스타일의 서부 영화이자, 버디 무비이며 추격(Chase) 영화이기도 하다. 두 주인공 부치와 선덴스가 그들을 잡으려는 정예 무리에 쫒기면서 지나치게 되는 로케이션들의 풍경은 그야말로 장관이다. 온통 노랗게 펼쳐진 사막과 애리조나와 콜로라도의 바위산들을 비롯하여 스튜디오에서는 맛 볼 수 없는 로케이션만의 장점이 극대화된 장면들이 자주 등장하는데, 풍경도 풍경이지만 이런 멋진 풍경을 담아낸 감독 조지 로이 힐과 촬영감독 콘라드 홀의 역량도 참으로 대단하다. 특히 지금처럼 첨단을 달리는 촬영 기법이 없었음을 감안하다면 아이디어만으로 멋진 풍경들을 담아낸 것으로 더욱 높이 살만한 장면들이다. 캐릭터들에게 과감한 클로즈업으로 긴장감을 더하였으며, 풍경을 담을 때에는 먼 거리에서 줌 아웃으로 시작하여 줌 인 해가는 방식으로, 장면에 스케일을 더하였다. 초반 사막이 등장하는 장면에서는 언덕진 사막 특유의 지형을 그대로 살려, 말을 탄 두 주인공이 화면에 나타났다 사라졌다하면서 말소리를 비롯한 소리들도 들렸다가 안 들렸다가를 반복하는 장면은, 그야말로 촬영기법과 아이디어만으로 만들어낸 멋진 장면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두 주인공을 추격해오는 무리들을 다룰 때에는 아주 먼 거리에서 촬영하는 방식만을 선택하였는데, 이런 촬영기법 역시 오히려 거리를 두어 촬영한 것이 더욱 주인공과 관객을 죄어오는 긴장감을 주는데 큰 역할을 하였다.



기존 서부 영화에서는 잘 쓰지 않는 촬영기법들이 사용된 것은 물론, 영화음악은 여기에 한 발을 더 나아가 더 무모할 수 있는 실험을 감행하였다. 이 영화를 90년대 혹은 2000년대에 처음 본 사람들은 그 유명한 수록곡이 흐르는 자전거 시퀀스를 이 영화의 대표 장면으로 기억할 만큼 인상 깊게(혹은 아무런 거리낌 없이)보았지만, 당시로서는 다른 영화도 아닌 서부 영화에서 스코어가 아닌 노래가 등장하는 것은 굉장한 실험이었다. 특히나 어찌 보면 말도 안 되는 제목과 가사 (빗방울이 내 머리위로 떨어진다는...)는 더더군다나 모험이었을 것이다. 감독이 노래를 넣자고 했을 때, 음악감독인 버트 바차라크 또한 이것이 자신의 커리어에 누가 되는 것은 아닐까 염려하기도 했을 정도였고(하지만 그가 말하는 것처럼 이 곡은 그의 커리어의 대표곡이 되었다), 로버트 레드포드를 비롯한 배우들 또한 이 시퀀스를 불쾌하게 여기거나 빼달라고 요구하고 싶었을 정도였다. 하지만 시대를 앞서간 조지 로이 힐의 선택은 적중했으며, 배우와 스텝들이 우려하고 어쩌면 감독 자신도 확신이 서지 않았을 이 선택은 이 영화를 명작에 반열에 들게 하는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기도 했다. 이후 관객들이 이 영화를 얘기할 때 대부분, 너무나도 사랑스럽고 평화스런 이 시퀀스를 떠올리니 말이다.




이 자전거 시퀀스 외에도 볼리비아에서 강도짓을 벌이며 지내는 날들을 표현할 때, 대사 없이 보사노바 풍에 음악만으로 처리한 것은 정말 멋진 장면이라 할 수 있는데, 어둡지 않고 밝고 빠른 리듬을 통해 사건들을 속도감 있게 처리하는 한 편, 중간 중간 세 주인공 사이에 감정들이 교차 할 때는 음악을 템포를 늦춰 대사가 없음에도 관객들이 주인공들의 감정을 느낄 수 있도록 배치한 이런 구조는, 이 영화의 백미다. 이 장면 외에 세 주인공이 볼리비아에 도착하기까지의 여정을 역시 스틸 사진과 음악만으로 처리한 시퀀스 역시, 조지 로이 힐의 천재성이 돋보이는 장면이다. 만약 이 두 시퀀스를 지금처럼 처리하지 않고 일반 적인 영화들처럼 음악 없이 대사들로 처리했다면, 아마도 <내일을 향해 쏴라>가 지금처럼 높은 평가를 받지는 못했을 것이다. 다시 얘기하지만 지금 봐도 멋진 이런 영화적 기법들은 당시로서는 난해할 정도로 새로운 것으로(특히나 서부 영화에서는), 모험수가 있었던 선택이었다.


이 영화를 얘기할 때 두 주인공 폴 뉴먼과 로버트 레드포드를 빼놓고는 절대 얘기할 수 없을 것이다. 본래 이 영화의 두 주인공으로 거론되었던 배우는 폴 뉴먼과 스티브 맥퀸 이었다고 한다. 당시 최고의 톱 스타였던 두 배우를 한 영화에 출연시키려던 스튜디오에 생각은, 조지 로이 힐 감독의 요청으로 인해 결국 당시로서는 신예라고 할 수 있었던 로버트 레드포드에게 돌아갔다. 스티브 맥퀸 역시 당대를 대표하는 최고의 남자 배우라고 할 수 있지만, 결과적으로 봤을 때 맥퀸 보다는 레드포드가 선덴스 역할을 맡은 것이 오히려 나았던 것 같다. 물론 스티브 맥퀸과 폴 뉴먼은 시나리오를 받아보고 서로 의견을 물어볼 정도로 사이가 나빴던 것은 아니었으나, 스튜디오 측에서는 두 배우의 이름 중 누구를 먼저 크레딧에 올릴까 심각하게 고민했을 정도로, 두 대스타가 공존하기에는 미묘한 문제들이 많았던 것도 사실이었다.



요즘 관객들은(필자를 비롯하여) 브래드 피트, 조니 뎁 등 남자 배우들을 보면서 참 멋지다는 생각을 하곤 하는데, 아마도 이 영화를 보게 된다는 폴 뉴먼이라는 배우가 얼마나 멋진 배우인지 알게 될 것 같다. 특히나 최근 할아버지가 되어 출연한 영화들만을 보았던 젊은 관객들에게는 꼭 이 영화를 권하고 싶을 정도로, 이 영화에서 폴 뉴먼은 멋진 장면들을 만들어낸다. 영화의 첫 장면, 갈색 톤으로 채색 된 화면 속에서 말없이 등장하여 이곳저곳을 응시하는 것만으로도, 폴 뉴먼이라는 배우가 참 멋진 배우라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유머러스함과 진지함이 묻어나는 부치 캐시디 역할이야 말로 폴 뉴먼의 장점을 극대화 시킬 수 있었던 캐릭터가 아니었나 싶다.


폭스의 새로운 컬렉션인 ‘시네마 리저브’ 시리즈의 첫 번째 출시작으로 출시된 <내일을 향해 쏴라 SE>는 고품격을 지향하는 컬렉션의 모토답게 깔끔한 패키지와 더불어 수준급의 스펙을 수록하고 있다. 2.35:1 애너모픽 와이드스크린의 화질은 최신작에 가까운 수준 높은 화질을 수록하고 있다. 클로즈업 장면에서는 높은 컨트라스트비로 날카로운 화질을 선보이며 먼 풍경을 담은 장면에서는 극 선명한 화질을 수록하지는 못했지만, 본 소스를 감안한다면 DVD로서 담을 수 있는 최상급의 화질을 수록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서플먼트를 보다보면 영화 속 장면들이 등장하는데 이 화질과 본편에 화질을 비교해보자면, 본편 화질을 우수함을 새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사운드는 돌비디지털 2.0채널만을 지원하는데 후반부의 총격 씬 등에서 5.1채널 사운드가 지원되었으면 어땠을까하는 생각이 조금 들기도 했지만, 2.0채널로도 큰 부족함을 느끼지 못했을 정도로 깔끔한 사운드를 수록하고 있다.



시네마 리저브 컬렉션의 장점은 무엇보다 서플먼트에 있을 것이다. 2장에 디스크로 출시된 타이틀은 첫 번째 디스크에는 감독 조지 로이 힐, 주제가 작사가 할 데이비드, 다큐멘터리 감독 로버트 크로포트 주니어, 촬영 감독 콘라드 홀 이 참여한 음성해설 트랙과, 시나리오 작가 윌리엄 골드만이 참여한 음성해설 트랙 등 총 두 개의 코멘터리를 수록하고 있다. 배우들이 참여한 코멘터리가 없는 것이 조금 아쉽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앞서 언급했던 여러 기법들과 우수함에 대한 장본인들에 이야기를 전해 듣는 것만큼 흥미로운 것도 없을 것이다. 두 번째 디스크에는 풍부한 서플먼트들이 수록되어 있는데, 제작비화에서는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처음에는 로버트 레드포드가 아니라 스티브 맥퀸이 거론되었다는 사실을 비롯하여, 본래 영화 제목은 ‘Butch Cassidy & The Sundance Kid’가 아니라, ‘Sundance Kid & The Butch Cassidy’였다는 이야기도 들을 수 있다. 이러한 제작비화들은 이 영화를 최근에 접하게 되는 이들에게는 물론이요, 예전 극장에서 보았었던 이들에게도 그 동안 몰랐던 새로운 이야기를 다들 할아버지들이 된 스텝들과 배우들을 통해 전해 듣는 색다른 시간이 될 듯 하다.



'The Truth Tale of Butch & Sundance'에서는 실존인물이었던 두 인물과 영화 속 이야기의 차이점을 비교하여 들려준다. 실존 인물이었던 부치 캐시디와 선덴스 키드에 관한 이야기는 이에 관해 연구하는 역사가들이 많을 정도로 상당히 흥미 있는 역사인데, 그 중에서도 부치 캐시디가 실제로 볼리비아에서 죽었는가 하는 것은 아직도 미스테리로 자주 언급되기도 한다. 이 같은 조금이나마 여지가 있는 이야기를 조지 로이 힐 감독은, 결말을 직접적으로 언급하지 않은 마지막 장면으로 멋지게 마무리한 것이다. 사실과 영화 속을 비교하는 서플에서는 이외에도 재미있는 몇 가지 사실들을 알 수 있게 되는데, 영화 속에서는 볼리비아 도착했을 때 부치와 선덴스가 스페인어를 전혀 못하는 것으로 나오지만, 사실은 볼리비아에 도착했을 때쯤에는 둘 모두가 어느 정도 의사소통이 가능한 정도였다고 한다. 또한 영화 속에서는 잠시 일한 것으로 나오지만 둘 모두 탄광에서 2년 정도 일하기도 했었다는 사실도 알 수 있다.



이 밖에 영화에 관한 배우와 스텝들, 역사학자 등의 주요 인터뷰가 담겼으며, 1994년에 제작된 제작과정 다큐멘터리, 역시 94년 제작된 7개의 인터뷰 클립이 수록되었다. 그리고 조지 로이 힐 감독의 음성해설이 포함된 삭제장면과 로버트 레드포드가 들려주는 조지 로이 힐 감독과의 재미있는 에피소드, 다른 버전의 크레딧 롤, 3가지 버전의 극장용 예고편 등이 수록되었다.

 

2006.10.04

글 / ashitak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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