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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함도 (The Battleship Island, 2017)

영화와 영화 외적인 것들의 필연적 충돌



류승완 감독의 신작 '군함도'는 처음 제작 사실이 알려졌을 때부터 기대와 걱정, 바꿔 말하면 반가움과 못마땅함이 존재했었던 논란의 영화였다. 흥미로운 건 기대하고 못마땅해하는 이유가 각각의 것이 아니라 동일한 점이었다는 거다. 화려한 캐스팅은 더 많은 대중들에게 기대를 갖게 하는 동시에 영화가 원했든 원치 않았든 간에 천만 영화라는 타이틀이 제작 단계에서부터 얘기된 점은, 더 많은 곱지 않은 시선을 이 영화에 갖도록 만들었다. 영화가 관객을 만나게 된 지금도 이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군함도'는 현재 가장 많이 이야기되고 있는 영화이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영화가 담으려 했던 메시지나 내용적인 것에 대한 담론보다는 영화 외적인 것들에 대한 이야기가 훨씬 더 비중 있게 다뤄지고 있다. 아, 물론 내용에 대한 이야기들도 논란이 되고 있긴 한데 이 부분에 대해서도 이 글을 통해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군함도'는 큰 규모의 제작비가 말해주듯, 처음부터 대중적인 측면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던 즉, 더 많은 관객을 대상으로 한 영화임을 결코 간과할 수 없었던 영화였다. 혹자들은 이런 경우 작가로서의 감독이 상업적인 것을 위해 많은 것을 포기했다라며 평가 절하하곤 하는데, 내가 봤을 때 '군함도'의 경우 이건 포기라기보다는 선택에 가깝다. 작은 규모로도 풀어낼 수 있는 이야기가 있고 대규모의 투자가 꼭 필요한 이야기가 있는데, 물론 '군함도'를 주제로도 충분히 훨씬 적은 규모의 영화를 만들 수도 있었겠지만, 류승완 감독이 만들고자 했던 건 기본적으로 장르 영화였고 대규모의 투자가 필요한 영화였다. 


그리하여 결과적으로 지금까지 한국영화에서는 볼 수 없었던 대규모 세트 촬영과 이를 기반으로 한 스펙터클한 화면과 액션의 동선을 가능하게 해 확실히 진일보한 수준을 보여준다 (다른 얘기로 최근 논란이 되는 점을 감안했을 때, 그리고 이 영화가 애초부터 작은 기획으로 시작했다고 가정한다면 '군함도'는 지금과 같은 액션 영화가 아니라 라즐로 네메스 감독의 '사울의 아들 (Son of Saul, 2015)'처럼 만들었어야 지금의 논란을 모두 해결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랬다면 지금과 같은 논란은 없었을 거고, 배급사가 무리한 독과점을 시도하지도 않았을 거고 그리 많지 않은 관객 만이 영화를 관람했을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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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의 구성 측면에서 '군함도'는 장르 영화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황정민과 김수안이 연기한 이강옥과 소희의 이야기는 쉽게 로베르토 베니니의 '인생은 아름다워'를 연상시킨다. 참혹함 속에서도 현실적인 생존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과 서로가 서로에게 반드시 탈출해야만 하는 (특히 이강옥에게) 이유가 되는 이야기는 가장 전형적인 구조이지만 그와 동시에 가장 보편적 정서로 많은 대중들에게 쉽게 어필할 수 있는 장점이 되기도 한다. 소지섭이 연기한 최칠성의 이야기는 '군함도'의 또 다른 줄기 이야기라고 할 수 있는데, 이후 등장하는 박무영(송중기)의 이야기와 마찬가지로 커다란 하나의 이야기에 잘 묻어나지 못하는 양상을 보여준다. 


박무영의 이야기는 전개상 반드시 필요한 것으로 볼 수 있으나 최칠성의 이야기는 필요보다는 선택 측면으로 개입되었다고 볼 수 있는데, 결과적으로 하나의 이야기에 더 집중하기 어렵도록 만드는 장치가 아니었나 싶다. 박무영이 개입되는 시점부터 영화는 빠르게 탈출(재난) 영화로서 전개되기 시작하는데 개연성을 위해 몇 가지 장치들을 마련해두기는 했지만 아무래도 조금은 급작스럽게 장르 영화로서 탈바꿈되어 달려 나간다는 인상을 지우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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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군함도'는 장르 영화로서만 보았을 때 그리 나쁘지 않은 영화라고 볼 수 있다. 대규모의 촬영 현장에서 만들어낸 (CG가 아님을 확인시켜주는) 장면들은 그 자체로 압도되는 측면이 있고, 그만큼 볼거리 측면에서도 러닝 타임 내내 지루하지 않게 몰입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영화가 아쉬움을 남기는 측면은 아이러니하게도 바로 그 배경이 '군함도'라는 점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생각해보면 '군함도'라는 역사적 사실을 배경으로 대규모 장르 영화를 만든다는 것은 여러 가지 측면에서 (예상하지 못했던 반응들까지 더해서) 참 어려운 도전이었구나 싶다. 결론적으로 이 영화는 군함도라는 역사적 사실에 대한 인식과 이를 통해 전달하려던 메시지에 대한 부분은 물론, 탈출 영화로서의 스펙터클 모두 최대한으로 뻗지 못하고 아쉬운 지점에서 그치고만 느낌이 강했다.


특히 아직도 청산되지 않은 역사의 아픔을 제3 국의 시선이 아닌 당사국의 입장에서 그리고 있는 만큼 강제 징용 피해자들에 대한 묘사에 (그것이 허구라 해도) 더 신중을 기하는 것이 필요했는데, 장르적 전개를 위해 총, 칼과 폭발에 스러져 가는 모습을 전쟁영화의 방식으로 잔인하게 묘사한 것은 그 참혹함을 부각하기 이전에 상처를 더 짓누르는 효과가 크지 않았나 싶다. 보통의 전쟁 영화에서 우리 편 혹은 우리 군이 죽음을 맞을 때의 묘사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지만 관객의 심리에서는 일본에게 강제 징용된 피해자들의 죽음을 맞는 장면이 훨씬 더 감정적으로 수용하기 어려울 정도로 받아들여진 측면이 분명 존재했다. 물론 여기에는 조선인들 간에 갈등 전개에 불만을 가진 이들의 반대가 더 컸을 텐데, 그런 측면이 더해지면서 이 대탈출의 서사는 완전히 살아나지 못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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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시기적인 정서도 무시할 수 없는 요인이라고 생각된다. 비극적 역사를 배경으로 한 영화의 경우 관객들이 그 역사적 사실을 얼마나 알고 있느냐가 영화를 감상하는 데에 적지 않은 평가 요인이 된다고 말할 수 있을 텐데, 군함도에서 벌어진 강제 징용 역사의 경우 최근 '무한도전'을 비롯해 몇몇 강의 프로그램이나 언론을 통해 이슈가 된 만큼, 관객들의 뇌리 속에는 깊은 상처와 슬픔이 최근의 기억으로 남아 있었기에 이를 장르 영화로 소화해낸 (물론 영화가 담으려던 본질은 그게 아니었다고 생각하지만) 영화 '군함도'가 더 날카로운 시선으로 또 정서적 거부감으로 다가올 수도 있었겠다는 생각이 든다.


천만 영화. 천만 관객을 목표로 한 영화들은 대부분 어느 정도의 논란을 가져오기는 했지만 '군함도'의 경우는 좀 더 양상이 복잡한 경우다. 일단 개봉일 기준으로 전체 스크린의 대부분이라 할 수 있는 숫자의 스크린을 점유한 것 자체는 한 사람의 관객으로서 참혹하고 끔찍한 심정이 들 정도로 분명 정상적인 상황은 아니었다. 설령 그것이 합법적일지라도 말이다. 


더 많이 보고 싶어 해서 더 많은 상영관을 가져갔다는 말은 얼핏 보면 그럴듯해 보이지만, 이것이 문화 산업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이건 불공정 거래에 가까운 현상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점차 시일이 지나면서 '군함도'의 스크린 점유율은 줄어 가고 있지만 이후 개봉될 예정이라는 확장판의 소식까지 더해 만들어진 (만들어 내야만 하는) 천만 영화가 되어 간다는 아쉬움을 지울 수 없다. 이렇게까지 무리하지 않아도 충분히 목표로 했던 것들을 이뤄낼 수 있지 않을까 싶은데, 실패를 몹시 두려워하는 자본주의 시스템이 뭔가 억지로 무리를 하고 있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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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별개로 이 독과점의 문제의 탓을 감독에게 돌리는 것도 정상적이지 못하다고 본다. 물론 관객이 정서적으로 받아들이기에 그 영화를 대표하는 인물은 감독이기 때문에, 더군다나 일부에서 실망하는 것처럼 류승완 감독이 평소 진보적인 태도로 스크린쿼터나 대기업, 자본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보여주었었기 때문에 더 그럴 수 있다는 점은 어느 정도 이해하지만, 마치 이 모든 것이 감독의 의도인 양 또는 심한 말로 돈 맛을 알아 버린 감독이 투자/배급사인 CJ와 손잡고 변절 아닌 변절했다느니 하는 (사실 이것보다 훨씬 더 심한 수위의 표현들이 많다) 의견들은 수용하기 어려울뿐더러 다른 의도에 의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마저 든다 (물론 이런 의견을 갖는 전체를 매도하는 것은 아니다). 스크린 독과점과 관련해 가장 고통스러운 사람은 아이러니하게도 류승완 감독 본인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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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스크린 독과점과 관련한 부정적 의견들은 일부 의견들의 발언 수위가 너무 수준 낮다는 (욕설 수준) 문제가 있기는 하지만, 수위의 대한 정도만 걸러 낸다면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는 선의 논의라고 생각된다. 하지만 이 영화의 내용을 두고 벌이는 논쟁은 참으로 말도 안 되는, 그야말로 저의가 의심되는 움직임이라고 밖에는 생각할 수 없다. '군함도'를 두고 일본군에 대한 참상을 고발하는 내용이 아니라 오히려 찬양하는 가운데 조선인들끼리 다투는 내용을 담은 친일 영화라는 의견들이 있는데, 이건 정말 말도 안 되는 얘기다. 영화가 담고 있는 내용에 대한 팩트부터 말하자면 '군함도'는 일본 제국주의에 대한 비판적 시각이 짙게 깔린 동시에 단 한 명의 일본군도 미화하거나 그들도 피해자라는 식의 묘사는 존재하지 않으며, 강제 징용된 조선인들 사이에 존재하는 친일파가 영화의 주된 갈등으로 등장한다.


묘한 공격 지점이 되고 있는 이 부분은 오히려 내가 이 영화에서 가장 인상적으로 본, 가장 좋아하는 지점이다. '군함도'는 단순히 제국주의 일본 군의 참상을 평면적으로 그려내는 구도가 아니라 시대를 살아 남기 위해 스스로도 피해자이면서 가해자에게 기생해 목숨을 부지하려 했던 친일파들에 대한 적대심과 비판적 태도를 적극적으로 드러낸 점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 예전 ‘지슬’에 대한 글을 쓰면서 가해자인 군인들도 사실 피해자라는 영화의 시선에 대해 아직은 시기상조라는 비판적 의견을 이야기한 적이 있는데, 그것과는 전혀 다른 것이 '지슬'의 경우는 말했다시피 가해자를 일정 부분 미화하는 (군함도의 경우로 보자면 일본군을 미화하는) 경우고, '군함도'의 경우는 피해자 가운데 자신은 피해자가 되지 않기 위해 어쩌면 가해자들 보다도 더한 악행을 저지른 또 다른 가해자인 친일파를 묘사하고 있는 경우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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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함도’가 묘사하는 친일파 인물들의 비중은 오히려 일본군의 만행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내기 전에, 내부에 숨어 있거나 오히려 큰소리치고 기득권으로서 여전히 권력을 행사하고 있는 친일파 세력의 청산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즉 아직도 이러한 전후 청산의 과정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한 만큼 선행되어야 할 역사적 심판에 대한 감독의 메시지를 느낄 수 있는 부분이었다. 다소 신파적이라고 지적받는 마지막 장면 (김수안 배우의 응시) 같은 경우도 나는 이러한 심판과 감시의 눈빛이라고 생각된다. 


친일파들이야 말로 일본의 여러 가지 악행들이 점점 잊히거나, 친일파에 대한 존재는 지워버린 채 오로지 일본군의 악행 만이 강조되고 기록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을 텐데, '군함도'가 담고 있는 메시지는 그들에 대한 강한 심판과 감시, 다시 말해 그들의 악행을 반드시 역사에 기록해 미래로 전달해 내겠다는 의지의 표현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몇 가지 아쉬운 점들이 있었음에도 많은 기득권 세력을 불편하게 만든 (더군다나 천만 관객을 목표로 한 대자본의 영화가) 메시지를 담은 영화라는 점에서 '군함도'를 응원한다.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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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꼬부인 2017.08.08 17:07

    저도 동감이요..
    두 주먹 꽉쥐고 '친일파 청산'을 외치게 하는 영화였어요.

    많은 이들이 지적하는 일본군을 찬양...한다는 게 어떤 부분에서 느껴지는 건지 잘 모르겠더라고요..



베테랑 블루레이 : 역대급 부가영상을 만들어냈다!

(Veteran : Blu-ray special features Review)


블루레이로 영화를 다시 혹은 처음 즐기게 될 때 가장 큰 매력은 최고 수준의 화질과 음질로 접하게 되는 영화 본편의 재미도 있겠지만, 그야말로 블루레이를 통해서만 만나볼 수 있는 제작 과정 등의 뒷이야기를 첫 번째로 꼽을 수 있을 것이다. 영어로는 Special Features라고 주로 부르고 우리 말로는 부가영상으로 이르는 이 영화에 대한 다양한 영상들들은, 제작 과정에 대한 내용들을 전반적으로 다룬 메이킹 다큐멘터리나 감독, 배우, 스텝 들의 주요 인터뷰 영상, 그리고 각종 예고편 및 시사회 등의 모습을 담은 영상 그리고 감독을 중심으로 영화에 참여한 이들이나 평론가 등이 참여한 음성해설 (코멘터리)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블루레이를 보고 난 뒤 개인적으로나 또는 매체 등에 기고를 적지 않은 시간 동안 해오면서 하나 아쉬운 점이 있었다. 특히 국내 영화의 블루레이 타이틀에 대해서 말이다. 앞서 이야기했던 것처럼 극장이 아닌 블루레이를 통해 영화를 다시 보게 될 때 가장 궁금하고 기다려지는 매력 포인트가 바로 부가영상이라고 할 수 있을 텐데, 한국 영화의 부가영상 구성이나 완성도는 매번 아쉬움이 남는 수준이었다. 굳이 변호를 하자면 결국 국내 시장 상황의 현실을 또 얘기하지 않을 수가 없는데, 실제로 감독 본인이 DVD나 블루레이 제작에 대한 열의를 갖고 프리 프로덕션 단계에서부터 많은 자료들을 최대한 남기고자 노력한 경우도 없지 않았으, 이후 영화의 흥행 성적에 따라, 혹은 흥행을 했더라도 물리 매체를 중심으로한 국내 2차 시장의 규모가 워낙 협소하다 보니 제작비를 감안하여 최소한의 부가영상이 수록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양적으로 부가영상이 많은 경우는 적지 않았으나 질적으로 보았을 때는 확실히 만족도가 떨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몇 개의 주제로 나누어 부가영상이 수록된 경우에도 인터뷰 등이 중복되어 수록되는 경우가 많았고, 블루레이의 부가영상임에도 특별히 촬영 소스에는 큰 신경을 쓰지 않은 탓에 SD급의 떨어지는 화질로 수록된 경우도 없지 않았다. 또한 전반적으로 DVD나 블루레이를 애초부터 감안하지 않은, 그러니까 부가영상으로 활용될 수 있음을 크게 고려하지 않은 다른 성격의 영상들이 끼워 넣기 식으로 수록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구성 측면에서는 특히 아쉬운 면이 컸었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사이 한국 영화가 성장하는 가운데 작품성과 흥행성을 동시에 인정받는 스타 감독들이 등장하고 그들이 자신의 작품에 더 큰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환경이 조금씩 마련되면서, 어쩌면 가장 근본적인 곳에서부터 긍정적인 변화가 일기 시작했다. 쉽게 말해서 그 영화를 (아마도) 가장 사랑하는 이라고 할 수 있는 감독 본인이, 자신의 영화가 그냥 그저 그렇게 평범한 (솔직히 말해 허접한) 물리 매체로 제작되는 것에 더 큰 반대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여건과 분위기가 조성되었다는 것이다. 이렇게 말하면 오해가 생길 수도 있으니 긍정적인 의미로 바꿔 말하자면, 감독이 자신의 작품이 더 나은 2차 물리 매체 (블루레이)로 제작될 수 있도록 더 적극적으로 제작사에 어필하는 일이 생기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그런 결과물을 첫 번째로 확인할 수 있었던 것이 바로 류승완 감독의 최근작 '베테랑'이 아닐까 한다. 적어도 내가 확인한 바로는 그렇다. 








예전에 '베를린'의 DVD가 발매되었을 즈음 류승완 감독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을 때 '베를린' DVD 그리고 그 당시 곧 발매 예정이었던 블루레이에 대해 적지 않은 아쉬움을 이야기하던 기억이 난다. 감독 역시 이 시장의 규모나 현실을 모르는 것은 아니었으나, 자신의 영화가 더 풍성하고 높은 완성도의 블루레이로 발매되기를 원하는 갈증을 해소하기엔 아무래도 부족함이 많았기 때문이다 (이 점 역시 오해가 있을까 부연을 하자면, 해당 타이틀의 완성도가 특별히 떨어졌기 때문이라기보다는 류승완 감독이 평소 DVD나 블루레이에 관심이 많았기 때문에 그 어떤 팬들 보다도 더 나은 블루레이가 나오길 바랐다는 얘기다). 






그래서인지, 이후 '베테랑'의 블루레이 제작에는 더 적극적으로 의사 표현이 있었고 결국 기획과 제작을 맡은 CJ E&M의 주도 하에 제작 진행 및 오소링을 맡은 플레인 아카이브 그리고 구성/편집을 맡은 RABBIT ON THE MOON 까지 세 회사의 협엽을 통해 그간 한국 영화 블루레이에서는 보기 어려웠던 부가영상을 만나볼 수 있게 되었다.






그럼 본격적으로 '베테랑' 블루레이의 부가영상에 대해 살펴보자.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전반적으로 한국영화 블루레이, DVD의 경우 부가영상을 처음부터 염두에 두지 않는 경우가 (아직도) 대부분이기 때문에, 추후 발매되는 매체의 부가영상 역시 인터뷰가 여러 번 중복되거나, 다른 목적을 위해 촬영된 인터뷰나 촬영 장면을 범용 적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번 ‘베테랑’ 블루레이는 무엇보다 기획 단계에서부터 부가영상(메이킹)을 염두에 두었다는 것을 쉽게 알아차릴 수 있을 정도로, 다양한 인터뷰들과 많은 촬영 분량이 있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다시 말해 추후 천만 관객을 넘는 흥행이 있고 나니 진행한 부가적인 인터뷰 등이 아니라 이미 영화 제작 당시 많은 인터뷰나 자료들을 현장 촬영해 두었다는 얘기다 (물론 이후 진행된 인터뷰 들도 있고).






또 하나 흥미로운 점은 전체적으로 부가영상이 메뉴에 맞춰 수록하는 것에 급급한 것이 아니라, 전체적으로 기획/편집된 영상이라는 점이다. 예를 들어 감독이나 배우의 인터뷰 중간중간에 그 인터뷰와 직접적으로 언급되는 영화 속 장면이 삽입된 것은 물론, 영화 속 장면을 인용해 인터뷰 중간에 유머를 넣은 것도 한국영화 부가영상에서는 거의 첨 보는 경우라 신선하게 느껴졌다 (솔직히 영화를 볼 때 보다 더 놀랐다!). 어쩌면 벌써 한 참 전에 이런 부가영상을 가진 한국 영화 블루레이가 있었어야 했는데, 이제야 제대로 된 타이틀을 만나게 된 기분이다.




'탐문수사 (기획 배경/자료조사)'에서는 류승완 감독의 상세한 인터뷰를 영화 속 장면들과 함께 흥미롭게 전한다. ‘베테랑’이라는 제목을 선택한 이유와 이 제목이 영화에 미친 영향들 그리고 이런 구도의 이야기를 기획하게 된 배경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또한 단순히 ‘베테랑’에 국한된 이야기뿐만 아니라 감독의 전작인 ‘부당거래’와 ‘베를린’의 영향 혹은 유사한 점과 차이점 들도 들을 수 있어 유익하다. 그리고 이 영화를 위해 만난 실제 형사들, 경찰, 사회부 기자, 기업 관련인 등과의 취재 과정에 대한 이야기도 전해 들을 수 있다. 더 실감 나고 디테일한 묘사와 이야기 전개를 위해 얼마나 많은 현실 속 인물들을 만나 취재를 진행했는지 새삼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었다.





'작전설계 (캐스팅/로케이션)'를 통해서는 주요 캐릭터들에 대해 왜 그 배우를 캐스팅하게 되었는지 뒷 이야기를 들려준다. 감독의 인터뷰는 물론 배우들의 인터뷰 역시 부가영상을 위해 별도로 제작된 인터뷰 영상이라 무엇보다 메리트가 있다. 또한 이런 배우 인터뷰 부가영상의 경우 유명한 1~2명에 그치는 경우가 많은데, 광수대 팀원 전원의 캐릭터 소개와 적지 않은 분량의 배우 인터뷰가 수록된 점도 확실히 인상적이다.


로케이션에 대한 부분도 조화성 미술감독의 인터뷰를 통해 자세하게 들려준다. 극 중 경찰서의 촬영지는 어떤 곳인지 또 조태오의 공간은 어떤 곳에서 촬영되었는지에 대해 소개하는데, 단순히 로케이션 및 세트에 관한 미술적 설명뿐만 아니라, 그 로케이션 장소가 영화적으로 갖는 의미까지 감독의 인터뷰를 통해 더한다. 






'사전훈련 (액션 메이킹)'에는 류승완 영화에서 절대 빠질 수 없는 액션 메이킹에 대한 내용이 담겨 있다. 처음부터 감독이 좋아하는 성룡 영화의 액션을 구현하고자 했던 이 영화의 액션 디자인에 대해, 감독과 무술감독인 정두홍 감독의 인터뷰를 통해 소개한다. 




'현장출동 (촬영/미술)'에서는 조화성 미술감독의 인터뷰를 통해 영화의 미술에 대한 이야기를 제법 상세하게 들려준다. 세트 디자인과 각 공간에 놓인 소품들에 대한 의미들에 대해 어떠한 의도를 가지고 배치하게 되었는지 들려주는데, 영화를 볼 때 미처 다 포착하지 못했던 미술적 요소들에 대한 디테일을 확인할 수 있다.





사실 편집이라는 역할은 하나의 영화를 완성하는 데에 연출만큼이나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요소라 할 수 있는데, 그간 한국영화에서는 편집자에 대한 조명이 많지 않았던 것에 반해 이번 ‘베테랑’ 블루레이에서는 별도의 '사건수습 (편집/CG/음악)' 섹션을 통해 영화의 편집에 대한 이야기를 상세하게 들려준다. 


이 영화의 편집을 맡은 김상범 편집감독의 인터뷰가 수록되었는데, 감독의 인터뷰와 코멘터리만큼이나 흥미롭고 유익한 섹션이었다. 참고로 김상범 편집감독은 ‘올드보이’ ‘친절한 금자씨’ ‘왕의 남자’ ‘아저씨’ ‘부당거래’ 등 약 80여 편의 한국영화의 편집을 맡은 마스터 편집 감독이다.





마지막으로 '사후보고 (개봉/반응/속편계획)' 에서는 해외 관객들의 반응에 대한 이야기들도 만나볼 수 있는데 국내 관객과는 조금 차이를 보이는 해외 관객들의 반응 뒷이야기도 흥미롭다. 속편에 관한 이야기도 전해 들을 수 있는데, 언젠가 만나보게 될 ‘베테랑 2’가 벌써부터 기대되는 영상이었다.





* 삭제 장면에는 이동휘 배우의 씬들이 제법 있었다.




'베테랑' 블루레이의 부가영상은 전체적으로 각 섹션별 분량이 아주 많은 편은 아니었는데 (각 20~30분 수준), 확실히 양적인 아쉬움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구성과 편집이 특히 마음에 쏙 드는 완성도였다. 류승완 감독의 인터뷰는 각 섹션들을 통해 거의 대부분 등장함에도 중복된 내용이 거의 없을 정도로 정보량이 상당했으며, 무엇보다 영화를 더 재미있고 풍성하게 만들어 주는 '부가영상' 본연의 기능을 충실히 해냈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재미있고 유익한 인터뷰 들이었다.




* SITGES 영화제에서 류승완 감독에게 보내 온 친필(?) 선물 ㅎㅎ




마지막으로, 영화 장인 리들리 스콧의 DVD나 블루레이를 주의 깊게 살펴본 이들이라면 아마 잘 알겠지만, 그가 연출한 영화의 블루레이에서는 종종 그의 버금가는 잘 짜인, 완성도 높은 메이킹 다큐를 만나볼 수 있었다. 그 메이킹 다큐멘터리들을 만든 이는 감독이자 프로듀서인 찰스 데 라우지리카 (charles de lauzirika)라는 감독이다. 한 번 그의 메이킹 다큐의 매력에 흠뻑 빠지게 된 이후에는 리들리 스콧의 영화만큼이나 그가 만든 영화의 메이킹 다큐를 기다리게 될 정도로 그가 만든 부가영상의 완성도는 영화를 보는 또 다른 재미가 되었다 (찰스 데 라우지리카의 작품들에 대해서는 나중에 한 번 별도로 자세히 소개해 볼 예정이다). 



* 찰스 데 라우지리카가 작업한 메이킹 다큐가 수록된 리들리 스콧의 '프로메테우스' 블루레이 부가영상에 대한 소개 글

프로메테우스 _ 그 숨겨진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 '베테랑' 블루레이의 부가영상을 제목 그대로 스페셜한 메이킹으로 만들어 낸 제작진들!


국내에서도 최근 '올드보이' 블루레이의 부가영상으로 메이킹 다큐멘터리인 '올드 데이즈'가 별도로 제작되기도 했는데, 물론 '올드 데이즈'는 그야말로 앞으로 다시 나올 수 있을까 싶을 정도 규모의 시도이기는 했지만, 그 정도까지는 아니더라도 영화의 매력을 한층 더 배가 시키는 역할을 하는 메이킹 다큐멘터리를 한국 영화 블루레이에서도 자주 만나볼 수 있기를 바란다. 또 전체적으로 기획된 구성의 부가영상을 지속해서 만나볼 수 있기를 바란다. 


이 글의 제목처럼 '베테랑' 블루레이의 부가영상은 해외 영화 블루레이의 부가영상과 비교했을 때 압도적인 역대급 완성도를 보여준다고 까지는 말할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간의 한국영화 블루레이의 아쉬움과 현실로 미뤄봤을 때 '베테랑'은 그런 첫 번째 시도로서 몹시 반가운 블루레이임이 틀림 없다.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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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쉬타카의 레드필]

베테랑의 진짜 이야기는 배기사와 최상무에게 있다



류승완 감독의 '베테랑'이 연일 화제다. 류승완 감독의 첫 여름 시즌 작품이자 한층 성숙한 오락 영화였던 '베테랑'은 이미 수 많은 매체에서 평가하고 언급했던 것처럼 일종의 정의롭지 못한 현실에 대한 대리 만족으로서 현재의 대한민국을 살고 있는 많은 관객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미 '베테랑'에 대한 리뷰는 마쳤으나 (베테랑 _ 울분에 가득찬 현실 세계의 활극) 조금 더 하고 싶은, 해야 할 필요가 있는 이야기가 있어서 또 한 번 글을 쓰게 되었다. '베테랑'이 화제가 되면서 자연스럽게 영화의 주된 갈등 관계에 있는 두 주인공인 서도철 (황정민)과 조태오 (유아인)의 캐릭터와 관계에 대한 다양한 논의가 자연스럽게 이뤄졌는데, 내가 또 한 번의 글을 통해 꼭 한 번 주목하고 싶었던 것은 정웅인이 연기한 배기사와 유해진이 연기한 최상무 캐릭터에 관한 이야기다. 이 두 명의 캐릭터는 그 간 다른 영화에서 비슷한 상황에 놓였던 캐릭터들과는 조금 다른 선택을 하거나, 하기 힘들었던 행동들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베테랑'의 메시지를 전면에서 소리 내어 외치고 있는 캐릭터가 서도철과 조태오라면, 배기사와 최상무의 캐릭터는 더 현실적이거나 더 판타지적인 면모로 진정한 이 작품의 메시지를 담아 내고 있는 캐릭터라는 점에서 좀 더 따져볼 필요가 있겠다.


(내용에 대한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습니다)


조태오라는 캐릭터가 워낙 괴물 같은 인물이라 여러가지 뜯어보고 연구하는 맛이 있기는 하지만, 더 다각적으로 흥미롭고 뜯어볼 필요가 있는 캐릭터는 바로 최상무다. 최상무는 조태오로 대표되는 재벌가, 즉 권력자들 가운데서도 조금 미묘한 위치에 놓이는데, 어쩌면 배기사와 정반대에 놓인 캐릭터라고 할 수 있겠다. 흔히 최상무에 대해 얘기할 때 권력욕 혹은 야망 이라는 단어들이 등장하는데 조금은 달리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최상무는 권력욕은 있으나 현재 사실상의 권력은 없고, 어찌보면 그가 진짜 부나 권력을 쥐게 될 시기는 결국 오지 않을 것이라는 걸 스스로도 어느 정도 알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망나니처럼 행동하는 조태오가 마음에 드는 것은 아니지만, 다른 캐릭터들과는 달리 그는 조태오의 범위를 벗어났을 때에도 그를 나무라거나 못 마땅해 하는 행동을 하지 않는다. 난 이 영화에서 가장 불쌍한 캐릭터가 최상무라고 생각하는데, 그 이유는 스스로도 언제부터 잘못되었고, 무엇이 잘 못 되어가고 있는지 이제는 더 이상 분간조차 하지 못할 정도로 망가져버린 인물이기 때문이다.


아마 보통의 2인자 혹은 나쁜 주인을 모시는 이들의 성향을 보았을 때, 막나가는 주인의 행동이 사실은 마음에 들지 않지만 '그래도 어쩌겠어'라는 식으로 뒤치닥거리는 해내거나 혹은 자신 만의 야망을 위해 그 시간들을 견뎌낸 뒤 기회가 왔을 때 상황을 전복하는 경우가 많은데, 최상무의 경우는 이 둘 다 아니었다. 그렇다면 그의 충성은 100% 진심에서 우러난 것인가 하면 또 그렇게 보이지는 않는다. 아마도 최상무도 처음엔 '태오야'하며 적어도 업무 시간이 아닐 땐 편한 관계 였을지 모르고 조태오가 너무 심한 행동들을 저지를 땐 어른답게 충고도 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시간들이 길어지면서 최상무는 조태오와는 또 다른 의미에서 점점 괴물이 되어 갔고, 나중엔 (영화 속 시점) 조태오가 괜찮다고 해도 이젠 그래도 아니야 라고 말할 정도로 자기 생각을 더 이상 할 수 없는 지경이 되어버린 것처럼 보였다.


그리고 여기에 정점을 찍는 것이 바로 조태오의 잘못을 최상무가 뒤집어 쓰도록 권유 받게 되는 장면이다. 사실 이 장면을 볼 때 '아, 이쯤에서 최상무가 큰 결심을 하겠구나' 싶었었다. 왜냐하면 영화 초반부터 보여주었던 최상무의 모습은 앞서 이야기했던 것처럼 시종일관 불안하고 무언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하지만 그 강도는 더 강해져만 가는 상황에 놓여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 강도가 정점에 이르렀을 때 드디어 견디지 못하고 탈출을 시도하지 않을까 했었던 것인데, 최상무는 그러지 못했다. 이 과정 속에서 잠시 고민을 하는 듯 보였으나 결국 스스로 감옥에 들어가 서도철과 대면하는 장면에서 최상무의 모습은 자기 최면에 빠진 것처럼 보일 정도였다. 뭐랄까, 잡혀와서 억울하게 노예가 된 경우가 아니라 스스로 노예가 되기를 자청하다 보니 나중엔 나기 자신조차 본래 자신이 노예였다고 생각될 정도로 이 현실에 사로잡혀 버린 것처럼 보였다. 바로 이런 의미에서 최상무와 배기사는 전혀 다른 인물이지만 정확히 반대에 놓인 인물이라고 할 수 있겠다. 둘 모두 자의든 타의든 이 정의롭지 못한 현실 속에 놓여버린 상황에서, 한 명은 목숨을 위협하는 더 큰 시련이 왔을 때 조차 용기를 잃지 않았지만 다른 한 명은 오히려 탈출 할 수 있는 기회가 왔음에도 스스로 그 상황에 갖혀 버리기를 선택하였으니 말이다. 영화 속 최상무의 모습을 보며 어쩌면 배기사의 캐릭터보다 더 씁쓸함이 느껴졌다. 누구나 그 크기의 차이는 있겠지만 어떤 부나 명예 혹은 권력을 갖게 되었을 때, 그로 인해 가치관에 어긋나는 행동이나 결정의 유혹을 받고, 더 나아가 작은 크기일 수록 그 유혹을 스스로 정당화 하며 넘어가는 경우가 많은데, 최상무는 그렇게 단 한 번의 용기를 내지 못한 채 스스로 가해자가 되어버렸기 때문이다.





자, 이제 정웅인이 연기한 배기사 캐릭터에 대해 이야기해보자. 이전 글에도 썼지만 나는 왜인지 배기사가 등장하는 모든 장면이 불안불안하게 느껴졌다. 이것이 의도 된 것인지 아니면 그저 다른 많은 영화들에서 얻은 경험으로 인한 선입견이었는지는 모르겠으나, 배기사가 등장하는 모든 씬은 운전을 하거나 어두운 밤에 홀로 있거나 등 마치 곧 무언가가 일어날 것만 같은 직전의 상황이었다. 하지만 교통 사고는 나지 않고, 밤 장면에서도 폭력이 있기는 했지만 불안하게 했던 종류의 것은 아니었다. 만약 이것이 의도된 연출이라면 하루하루 살얼음 판을 걷는 듯 불안 불안한 인물의 심리를 캐릭터의 대사나 상황이 아니라 간접적인 연출로서 그려낸 것이라 할 수 있겠다. 즉, 여기서 무슨 일이 차라리 일어 나는 것이 낫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배기사가 등장하는 모든 씬은 마치 공포 영화를 보는 듯한 긴장감을 피부로 느낄 수 있었던 떨리는 순간이었다.


어떤 권력이나 물리적 힘으로 인해 폭력을 당하는 피해자들은 다른 영화에서도 자주 등장한다. 하지만 배기사의 경우는 그들과는 조금 다른 행보를 보여주었는데, 아마 보통 같았으면 일을 하고 제대로 된 돈을 받지 못하고 영화 속 장면으로 유추해 보았을 때 대부분의 기사들이 결국 전소장 (정만식)에게 이야기해 보았자 의미 없는 일이라는 걸 알고 있는 상황에서, 몇 번 따지고 항의하는 것에서 그 불만을 그치는 것이 대부분이었을 것이다. 이 항의하는 과정을 보아도 배기사는 강렬하게 항의하는 쪽이기는 커녕 오히려 뒷 쪽에서 그냥 지켜보는 성격이었다는 점도 그가 여기까지는 그다지 큰 차이점이 없는 캐릭터라는 걸 알 수 있다. 하지만 그 이후 배기사는 홀로 늦게 까지 남아 전소장이 나타나기를 기다렸고, 전소장에게 작지만 용감하게 끝까지 자신의 권리를 주장한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전소장이 폭력을 행사할 때도 배기사는 전혀 맞대응하지 않으며 자신이 전달하고자 하는 바를 전달하는 것에만 신경쓴다.


그리고 그 다음 조태오의 회사 앞에서 1인 시위를 하는 것 까지도 크게 다르지 않은 행동이라 하겠으나, 그 이후 조태오의 사무실로 불려가 아들이 보는 앞에서 전소장과 결투를 벌여야 하는 상황에 놓였을 때는 분명 달랐다. 이미 이 상황은 여러가지 상식이 무너진 상황으로 그가 여기서 전소장과 힘껏 결투를 벌이더라도 크게 이상할 것이 없는 상황이라 하겠는데, 배기사는 이 미친 상황에 끝까지 빨려들어가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로 용기있는 행동을 보여준다. 전소장도 이 상황이 말도 안되는 상황이라는 것은 잘 안다. 그 방안에 있는 사람들은 모두 다 그럴 것이다. 하지만 그 권력의 기에 눌리지 않은 이는 오로지 배기사 한 명 뿐이었다고 할 수 있겠다. 그런데 그 다음이 더 놀라웠다. 난 처음 배기사의 추락에 대한 반전 아닌 반전이 밝혀지기 전까지만 해도 그가 자신의 현실을 비관해 스스로 뛰어내린 것이 훨씬 설득력 있다고 여겼었다. 무엇이 더 현실적으로 설득력 있는 가에 대한 답은 여전히 같지만, 무엇이 더 의미 있는 가에 대한 답은 분명 영화 속 결말이라고 할 수 있겠다. 배기사는 그렇게 아들이 보는 앞에서 두드려 맞고 그 값으로 보상 이상의 돈을 받았지만 현실을 비관해 자살하려고 다시 건물로 향한 것이 아니라 조태오에게 다시 따지려고 건물을 찾는다. 난 배기사의 이 행동이 이 영화를 통틀어 가장 용기 있는 행동이라 생각한다. 영화 속 캐릭터들의 여러 상황 속에 나를 대입해 보았을 때 가장 하기 힘든 행동을 꼽으라면 바로 배기사의 이 행동일 것이다. 가깝게는 서도철, 멀게는 다른 액션 영웅들처럼 이런 악당들을 제대로 응징해 주어야겠다는 심정으로 다시 올라간 것도 아니었을 것이다. 그리고 더 굴욕적인 일을 당할 것이라는 것도 예상했을 것이다. 하지만 배기사는 다시 건물을 올라 조태오를 만났다.


이것은 '베테랑'의 여러 판타지 가운데 가장 큰 판타지에 가깝다. 현실에서 이런 용기를 가질 수 있을까. '베테랑'이 인상적인 건 이미 많이 논의 되었지만 판타지를 그리 되 허무하게 묘사하는 것이 아니라 희망적이자 용기를 북돋우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현실적으로 그러한 용기를 갖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지만, 그래도 가져야 하지 않겠냐고. 거기서 부터 변화는 시작되는 것이 아니겠냐고 영화는 관객에게 묻는다. 그렇기 때문에 영화의 마지막 장면은 더 의미가 크다. 아마 이 역시 다른 영화였다면 말그대로 건물에서 떨어져 안타깝게 목숨을 잃는 것으로 전개했을 텐데, '베테랑'은 배기사가 절대 이대로 죽을 수는 없는 영화였기에 그가 살아있고, 앞으로 다시 일할 수 있다는 암시를 남기는 것으로 마무리 한다. 그래서 이 마지막 장면은 너무 의도적일지언정 결코 빠져서는 안 될 장면이라 하겠다.


자신이 처한 각자의 험한 현실 속에서도 배기사 처럼 용기를 낼 수 있을까? 그래도 용기를 낼 수 있기를 응원하는 영화가 바로 '베테랑'이다.



[아쉬타카의 레드필]

네오가 빨간 약을 선택했듯이, 영화 속 이야기에 비춰진 진짜 현실을 직시해보고자 하는 최소한의 노력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베테랑 (Veteran, 2014)

울분에 가득찬 현실세계의 활극



2010년 류승완의 새로운 면모를 발견하게 했던 '부당거래'와 2012년, 어쩌면 대한민국에서만 가능했을 스파이 영화인 '베를린' 이후 그가 선택한 새로운 이야기는 또 한 번의 형사이야기 '베테랑' 이었다. '베테랑'에 대한 베일이 조금씩 벗겨지면서 영화가 자신을 홍보하는 방식은 철저히 '오락영화'라는 것이었다. 범죄오락액션 에서 분명 오락에 초점이 맞춰진 방식은 특히 이 영화가 개봉하는 시기가 여름 그리고 휴가철이었기에 마케팅을 오래 해왔던 입장에서 봐도 충분히 이해가 되는 마케팅 방식이었다. 하지만 개봉에 앞서 '베테랑'이 더 오락액션영화 임을 강조해 갈 수록, 류승완 감독의 오랜 팬의 한 사람으로서는 조금씩 걱정스러운 점들도 있었다. 여름 극장가에 걸맞는 영화도 좋지만, 최근 좀 더 알게 된 류승완 감독이라면 더 진일보한 영화도 가능하지 않았을까 하는 기대 때문이었다. 하지만 (역시나) 이 같은 걱정은 그야말로 기우일 뿐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결론적으로 '베테랑'은 영화가 자신을 홍보해 온 것처럼 범죄오락액션 영화가 맞았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그 근본에는 현실에 대한 날카로운 시선과 그에 따른 울분과 씁쓸함이 담겨있는, 결코 간단히 볼 수 없는 입체적인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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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룡 영화 그리고 메시지가 담긴 분노의 날라차기


먼저 액션에 관한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는데, 이미 전작 '베를린'에서 또 한 번 액션 연출에 있어서 진일보한 시퀀스를 만들어 냈던 류승완+정두홍 콤비는 이번 '베테랑'에서도 뻔한 액션 시퀀스를 만들지 않기 위해 애썼음을 알 수 있었다. 가장 눈여겨 볼 만한 액션 시퀀스는 영화 초반 주인공 서도철 (황정민)이 불법 자동차 공장에서 일당들과 벌이는 장면과 그 이후 이어지는 컨테이너 박스들을 배경으로 한 항구에서의 장면인데, 일단 첫 시퀀스에서는 성룡 영화의 느낌이 강하게 묻어난다. 류승완 감독이 성룡 영화를 좋아하는 것은 이미 널리 알려진 점인데, 액션 연출에 있어서 이 시퀀스 처럼 직접적으로 그 장점을 활용하고자 했던 시퀀스는 의외로 많지 않았던 것 같다. 이 액션 연출을 보면 철저하게 도구를 활용하고, 그 도구 및 주변 물건들이 갖는 특성을 100% 액션 연출에 가미한 것을 알 수 있다. 그로 인해 코믹한 장면들이 자연스럽게 발생하고, 관객으로 하여금 단순히 잘 싸우는 사람이 주도 하는 액션을 보는 것 이상의 '보는 재미'를 느끼게 해준다.


이후 다시 한 번 이야기하겠지만 '베테랑'에는 유독 날라차기, 그것도 두발 날라차기가 자주 등장한다. 주로 미스봉 (장윤주)이 마치 필살기처럼 사용하는 이 날라차기는 단순히 캐릭터의 시그니쳐 무브로 활용되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고 볼 수 있겠다. 일단 날라차기 (그것도 두발 날라차기)라는 기술의 특성을 보았을 때 어쩌면 그 다음을 생각하지 않는다고 느껴질 정도로, 실패했을 경우 타격이 크고 (실제로 실패했을 경우의 타격에 대한 장면이 영화에도 등장한다) 무언가 모든 걸 다 던져 버린다는 감정이 실린 기술이라고 볼 수 있을 텐데, 영화의 전체적인 맥락으로 보았을 때 이 분노의 날라차기는 설령 실패하거나 한 방에 보내지 못해 더 맞게 될 지언정, 한 번 시원하게 때려줘야겠다는 심정이 느껴지는 선택이었다. 이것은 이 영화의 주된 모티브이기도 하다는 점에서 이 날라차기는 결코 흘려볼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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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로 내가 살고 있는 현실 세계에서


혹자는, 특히 전작 '부당거래'를 좋아하는 이들 가운데는 '베테랑'을 보며 그저 오락 영화이기만 하다고 아쉬워 하는 경우도 있는데, 내 생각은 이와는 전혀 다르다. 오히려 '베테랑'을 보며 든 생각은 '어? 이거 부당거래 보다도 더 직접적인데?'라는 생각이었다. 아마 뉴스를 관심 있게 보는 이들이라면 영화 속 이야기를 본 기억들이 있을 텐데 (워낙 세상이 떠들석한 뉴스였으니), 극 중 유아인이 연기한 조태오 캐릭터를 중심으로 한 이 재벌가들이 벌이는 행동들은 그저 혀를 차며 '저런 나쁜 놈들...'하기에는 너무 직접적인 묘사였다 (오히려 부당거래의 묘사보다 베테랑의 묘사가 훨씬 더 직접적이었다고 생각된다). 그렇게 까지 직접적인 묘사를 한 이유는 관객들로 하여금 스스로 느끼게 끔, 혹은 당장은 느끼지 못하더라도 언젠가 문득 '아, 이게 그냥 영화가 아니었네'라고 생각될 만한 여지를 주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역설적으로 더 오락영화 임을 강조하고 그렇게 만들고자 했다는 느낌도 있었고.


그리고 '베테랑'에서 돋보이는 대사들은 전작들과는 다르게 형사나 재벌, 혹은 범죄자들이 현장에서 쓰는 진짜 단어나 대사들이 아니라 서도철의 아내인 주연 (진경)의 대사나, 화물차 운전사로 등장했던 배기사 (정웅인)의 대사들이었다. 이 대사들이 와닿을 수 밖에 없었던 것은 전자로 언급한 대사들과는 조금 다른 이유에서 였는데 전자의 경우, 진짜 형사나 범죄자들이 사용하는 단어나 표현들이 포함된 대사들을 듣게 되면 잘은 몰라도 전문적이고 실감나는 느낌을 받게 되었다면, 후자의 경우는 잘은 몰라도가 아니라 너무 잘 알 수 밖에는 없는, 감정이 동요하는 대사들이었기 때문에 와닿을 수 밖에는 없었다. 즉, 대부분의 관객은 형사도 아닐 뿐더러 형사 가족도 아니고 그렇다고 재벌이나 셀러브리티도 아니지만, 그들과 엮여 있는 이 세계에서 나오는 대사들은 너무도 현실 접근성이 높았던 터라 일부분 영화적으로 묘사된 부분들 마저도 자연스럽게 읽히는 효과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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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신 맞아주고 때려주고 욕해주는, 선배의 영화


솔직히 개인적으로 '베테랑'이 통쾌하다고는 말 못하겠다. 너무 현실에 찌든 탓인지 극 중 서도철 처럼 조태오 같은 인물에 맞설 자신도 없고, 그의 아내처럼 흔들리는 와중에 끝까지 거절할 수 있을 거라는 보장도 없는 상황에서, 영화 속 인물들이 과연 이후에 행복해졌을까 혹은 조태오는 제대로 된 심판을 받게 될까 라는 질문에 부정적인 답이 먼저 떠오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류승완 감독도 이 같은 점을 알고 있었던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간단히 먼저 말하자면 '베테랑'이 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끝까지 희망을 잃지 않으면 뭐든지 할 수 있어!' 같은 일종의 허무맹랑할 수도 있는 맹목적 메시지 보다는, 현실에 근거하여 '야, 그래도 해보는데 까지는 해봐야지, 이건 아니잖아. 형이 먼저 해볼께'라고 말하고 있는 듯 했다.


영화는 유독 그런 점을 강조한다. '우리가 돈이 없지 가오가 없냐' '쪽팔리게 살진 말아야지'

이를테면 이런거다. 누구나 거대한 권력이나 무력 앞에서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끝까지 주장하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누군가에게 그런 것을 강요하는 것조차 일종의 폭력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이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끝까지 소신을 지키라는 것 보다는, 그래도 최소한의 양심은 갖고 살아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것이다. 즉, 잘못된 것과 끝까지 싸우지는 못하더라도 그것이 잘못되었다는 생각마저 버려서는 안되며, 현실적인 어려움은 있지만 그 양심마저 버리게 되었을 때 과연 무엇이 남는지를 되물으며, 그렇게까지 살지는 말자 라고 이야기하는. 최대한과 최선의 노력을 강요하는 영화가 아닌, 최소한 지켜내야 할 것들에 대해 말하고 싶어하는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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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의미에서 영화 후반부 서도철과 조태오의 대립과 결투는 특별하게 다가왔다. 이것은 분명 권선징악의 성격을 띄고 있지만 악을 선이 완전히 물리쳐서 대리만족을 얻게 되는 이야기라고 하기 보다는, 오히려 누군 가가 악에 대신 맞서서 싸워주고 아니 피 흘리고 멍들고 부러지도록 맞아주고, 시원하게 욕이라도 한 마디 해줌으로서 그런 용기를 갖지 못했던 이들의 마음 속에 작은 불꽃이라도 꺼지지 않도록 하려는 노력이 깃들어 있었기 때문이다. 마지막 도심에서의 액션 장면에서 서도철이 주변의 CCTV를 인지하고 전과는 다르게 미란다 원칙을 먼저 말하고 시작하는 장면 역시, 단순히 정당방위를 성립시키기 위해 참아낸 과정이라고 보기 보단 오히려 그 주변을 둘러싸고 휴대폰 카메라도 지켜보고 있던 수 많은 보통 사람들이, 이 상황을 제대로 인지할 수 있을 때까지 육체적으로 견디며 기다려준다는 느낌이 강했다.


류승완 감독의 액션 연출에서 거의 대부분 발견되는 점은 바로 피로감 그리고 고통인데, '베테랑' 역시 그 점이 고스란히 녹아있었다. 하지만 전작들과는 다르게 그 고통과 고단함이 기술적으로만 활용되는 것이 아니라, 메시지를 뒷 받침하는 기능으로 활용되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베테랑'의 액션은 더 매력적이고 인상적이었다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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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이 영화를 보며 든 가장 깊숙한 곳의 느낌은, 영화가 끌어 오르는 울분을 꾹꾹 눌러 담으며 이를 아주 세련되게 담아내려고 노력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그저 울분을 토해내는 것에만 집중해서 결국 아무도 그 울분이 왜 일어났는지, 왜 그렇게까지 분노하는지를 공감할 수 없게 되는 것에서 영리하게 빠져나와, 결과적으로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제대로 전달 해 낸 그런 오락영화였다.


아, 진짜 베테랑이다!



1. 아트박스 사장님이 좀 더 활약하는 확장판 없나요? ㅎㅎ

2. 초반 정웅인 씨가 등장하는 장면은 왜 죄다 그렇게 불안하고 가슴 졸이게 되는지. 차는 사고가 날 것만 같고, 컨테이너가 어디서 떨어질 것만 같고.

3. 극 중 인물 가운데 제일 불쌍한 사람은 최상무 (유해진) 같아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시스템 속에 갇혀버린 사람.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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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먹이 운다 _ 10주년 기념 특별상영회 

10년 전과는 달랐던 영화, 아니 관객



지난 5월 30일 토요일. 상암동에 위치한 한국영상자료원 시네마테크 KOFA에서 류승완 감독의 2005년 작 '주먹이 운다' 10주년 기념 특별상영회가 있었다. 평소 류승완 감독님과의 인연도 있고, 더군다나 감독님과 더불어 주연을 맡았던 두 배우인 최민식, 류승범 님이 참여하는 GV도 예정되었던터라 이 날의 상영과 GV는 몹시 기다려지지 않을 수 없었다. 솔직히 말해 역시 가장 기대되었던 것은 실제로 최민식과 류승범이라는 배우를 가까이서 볼 수 있다는 흔치 않은 기회였지만, 그 못지 않게 궁금했던 것은 10년 전 20대 때 극장에서 보았던 '주먹이 운다'와 지금 30대가 되어 다시 보게 되는 '주먹이 운다'는 어떤 영화일까 하는 부분이었다. 그렇게 궁금함과 설레임을 담고 비가 조금씩 내리고 그치기를 반복하던 토요일, 상암동으로 향했다.





당일 행사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전에 10년 만에 다시 보게 된 '주먹이 운다'에 대해 먼저 이야기 해야겠다. 감독님이 GV때 언급했던 내용과 마찬가지로, 당시 내게도 이 영화는 너무 신파스러워 아쉽다는 느낌으로 남은 영화였다 (그래서 아마 DVD도 구매하지 않았던 것 같다). 요 근래야 그런 일이 없지만, 이번 계기를 통해 되돌아 보니 예전에 나는 단지 '신파'스럽다는 이유만으로 영화가 별로다 아니다를 어느 정도 평가했던 적이 있었다. 물론 이런 평가 기준을 버린 지는 오래되었다. 최근 신파스러웠던 영화 가운데서 아쉬움이 남는 영화의 경우 읽는 이들이 '신파라서 아쉽다'로 오해하지 않도록 반드시 추가 설명을 덧붙일 정도로, 단순히 신파라서 재미없거나 별로라는 평가는 이제 하지 않는다. 내가 바라보는 '신파'라는 것은 일종의 스타일로, 굳이 따지자면 흔히 지루하거나 재미없음, 관객을 향한 감정의 강요 등의 실수를 할 확률이 다른 스타일에 비해 높은 경우라 하겠는데, 반대로 이야기하자면 신파여도 공감대가 충분히 형성되면서 강요 받는다는 느낌 없이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영화도 가능하다는 얘기다.


이야기가 조금 길어졌는데, 10년 만에 '주먹이 운다'를 다시 보게 되며 가장 궁금했던 건 아직도 내게 이 영화가 그냥 신파여서 아쉽기만한 작품일까 하는 점이었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영화는 그 자리에 그대로 있었으나 내가 변한 탓인지 아쉬웠던 영화는 당시에는 보이지 않았던 순간과 이야기들이 보여 또 다른 영화가 되어 있었다.


(다음 단락에 결말에 대한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하지만 결말 자체는 하나도 중요하지 않아요)





다시 보게 된 '주먹이 운다'에서 내가 발견한 가장 큰 두 가지 포인트 중 첫 째는, 결말에 관한 것이었다. 누군가 한 명의 주인공을 따라가게 되는 영화가 아니라 2명 이상의 이야기를, 그것도 똑같은 비중으로 관객에게 소개했을 때, 더군다나 그 결말에 가서 그 둘 가운데 누군가는 패배해야만 하는 룰의 경기가 등장한다면 결국 관객은 둘 가운데 누가 마지막에 승리하게 될 것인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주먹이 운다'의 이야기는 10년 전에도 알고 있었듯이 승패 자체가 중요한 작품이 아니다. 이미 과정 속에서 드러나는 두 인물의 삶이 중요할 뿐. 하지만 10년 전에는, 그렇기 때문에 영화의 결말에 있어서 명백한 승패를 나누는 것 보다는 관객이 승패를 명확하게 알 수 없도록 놔두는 것이 두 인물 모두를 승자로 만드는 방식이 아닐까 생각했었다. 하지만 다시 보면서 바뀐 생각은, 오히려 이렇게 명확한 현실의 승패를 보여주는 것이 이 이야기를 더 풍성하게 해주는 방식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를 본 이들이라면 누구나 알 수 있겠지만, 강태식 (최민식)과 유상환 (류승범)의 결투 혹은 도전은 이미 심판 판정이 나오기 전에 6라운드가 마무리 되는 순간 끝이 난다. 두 사람 모두 신인왕이 되어야만 할 구체적인 이유들이 있지만, 영화는 두 주인공이 승패가 나오기 전에 이미 스스로 각자의 도전을 이뤄냈다는 것을 그대로 보여준다. 그렇기 때문에 10년 전에는 약간은 부수적일 수 있는 실제 승패 판정 장면이 없는 것이 더 낫겠다는 생각을 했던 것인데, 그 간 나이를 먹은 탓인지, 현실은 영화 속 처럼 그들 스스로의 승리와는 상관 없이 승패를 끊임 없이 선고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버려서 인지, 영화의 결말이 달리 보였다. 영화가 끝나고 진행된 GV에서 이후 강태식의 삶이 어떻게 변했을까요 라는 관객의 질문에, 크게 달라지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최민식 배우의 대답과 이를 동조하던 감독님의 눈빛은 이런 결말을 더욱 신뢰하게 되었다.




두 번째 포인트 역시 첫 번째 포인트와 연결되는 부분인데, 처음 이 영화를 볼 때는 보이지 않았던 영화의 메시지를 발견할 수 있던 점이었다. 아주 단순하게 얘기해서 '주먹이 운다'의 강태식과 유상환의 이야기를 빌려 영화가 말하고자 했던 것은, 그저 이들이 마음껏 울 수 있는 단 한 번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었던 것 같다. 이런 저런 이유들과 실패, 잘못, 실수 그리고 나 혼자의 힘으로는 어찌할 도리가 없는 현실, 하지만 그럼에도 나 혹은 누군가를 위해 살아가지 않으면 안되는 이들에게 어떤 실질적인 도움이나 위로를 주기 보다는, 그저 그들이 다른 사람 눈치보지 않고 마음 껏 한 번 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 그것이 이 영화가 긴 시간을 들여 끝까지 달려온 원동력이라는 걸 이제야 비로소 알 수 있었다.


극 중 천호진씨가 연기한 배역의 대사처럼 이 세상에 사연 없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역시 그 사연들로 인해 쉽게 누구에게 도움을 청하지도 말하지도 못하는 것은 물론, 마음껏 울 기회조차 없는 이들도 많을 것이다. '주먹이 운다'는 그들에게 어설픈 위로를 전하기 보다는 그저 그들이 한 번 펑펑 울 수 있도록, 전력을 다해 노력하고 있다는게 느껴지는 작품이었다. 이렇듯 류승완 감독의 '주먹이 운다'는 10년 사이에 완전히 다른 영화가 되어 있었다. 물론 영화가 아닌 내가 변한 것일테지만.





영화가 끝나고 진행된 GV에서는 여러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오고 갔는데, 그 중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기대되는 것은 역시 '주먹이 운다'의 블루레이 정식 발매 소식이었다. 물론 오프 더 레코드로 조금 더 먼저 알고 있기는 했지만, (감독님의 코멘트를 빌려 보자면) 한국의 크라이테리언을 꿈꾸는 플레인아카이브를 통해 발매 될 예정이라 무엇보다 기대하지 않을 수 없었다. 4K리마스터링은 물론, 10주년을 맞는 작품의 블루레이 타이틀답게 새로운 부가영상 등 제작에 벌써 부터 많은 노력을 하고 있는 것을 엿볼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이 날 있었던 GV 사진 몇 장을 더 추가하며 글을 마친다.

어서 블루레이로 만나볼 수 있는 기회가 있길!


1. 뜻깊은 자리를 마련해준 한국영상자료원에 무한한 감사를!

2. 플레인에서 출시될 블루레이 정말 기대됩니다.

3. 초대해주신 DP 감사드려요!








글 / 사진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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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blog.naver.com/brokeneggs BlogIcon 브로큰에그 2015.06.01 14:33

    아~ 10주년 상영을 준비하고 있다는 얘길 들었는데 이미 열렸군요.
    우리나라에도 이런 자리가 많아졌으면 합니다.



경주 (2014)

시간과 경계가 머물러 있는 곳



처음 '경주'의 예고편을 보았을 땐 누군가가 박해일, 신민아라는 배우를 데리고 풋풋한 로맨스 영화를 만들었나 보다 했었다. 그런데 그 감독이 다름 아닌 장률이라는 것을 알고 이 영화에 대한 기대는 급격하게 커질 수 밖에는 없었는데, 장률이 누구던가. 최근 작 '풍경'을 비롯해 '두만강' '이리' '중경' '경계' 등 재중동포라는 개인의 특별한 환경을 영화 속에 고스란히 녹여 내며 '우리'에게 계속 생각해 볼만 한 것들을 던지는 시네아스트가 아니던가. 그런데 그런 장률의 영화에 박해일과 신민아가 출연을 하는 것도 놀라운데, 무언가 로맨스 적인 느낌이 풍겨나오는 영화라는 점에 기대, 아니 궁금증이 더할 수 밖에는 없었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장률은 이 영화 '경주'를 마치 홍상수 영화처럼 끌고 가다가 결국에는 다시 자신이 항상 관심을 갖고 있는 경계에 대한 이야기를 은연 중에 던지는 그런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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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누군가의 죽음으로 부터 시작한다. 현재 중국에 살지만 선배의 죽음 때문에 서울에 오게 된 최현(박해일)은, 7년 전 선배와 함께 갔었던 경주를 다시 가보기로 한다. 그렇게 경주에서 최현이 겪는 하룻 밤의 이야기가 이 영화의 전부다. 장률은 전작들에서도 지역, 도시를 주인공으로 다룬 적이 많았다. 그가 묘사하는 도시는 그냥 배경으로 등장하는 것이 아니라 도시 자체를 하나의 인격체 혹은 정서로서 다루고 있다고 볼 수 있을 텐데, 그가 바라보는 도시는 한 명 한 명의 인격체가 만들어 낸 집단 정서 혹은 그 영혼이 담겨 있는 공간이자 존재이기 때문이다. 그런 그가 선택한 새로운 도시는 바로 '경주'다. 경주는 우리에게도 특별한 추억이 하나씩 있는 도시라고 할 수 있을 텐데, 반대로 이야기하면 모두가 아는 도시인 동시에 사실은 모두가 잘 알지 못하는 도시이기도 할 것이다. 또한 역사와 현재가 공존하는 가운데 '죽음'이라는 정서가 어쩌면 드리워진, 특별한 정서가 흐르는 도시이기도 하다. 장률은 바로 그 죽음을 항상 곁에 두고 있는 경주라는 도시를 주목했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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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고작 하루의 시간을 담아내고 있지만 그 어떤 영화보다 천천히 흐른다. 마치 차 한 잔을 마시는 것처럼, 영화는 사건에 집중하기 보다는 커다란 하루의 흐름에, 더 나아가 7년의 시간을 헤아리듯 주인공의 여정을 따라간다. '경주'는 형식상 홍상수 영화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비슷한듯 하면서 조금은 다르다. 홍상수 영화 속 주인공들은 같은 공간에 존재하기는 하지만 그 감정의 서사가 더 중요한 반면, 장률의 '경주'는 주인공들의 감정 선보다는 오히려 이 공간의 존재가 더 중요하다고 볼 수 있겠다. 그러니까 경주라는 유수한 역사와 시간이 흐르고 있는 도시 속에 하나의 요소로 존재하는 듯 하다. 그와 동시에 이 영화는 구체적인 경주에 관한 영화이자 단순히 경주라는 도시를 빌린 영화이기도 하다. 장률은 과거가 고스란히 남아 있는 경주라는 도시를 흥미롭게 여겨 자신이 흥미롭게 생각했던 경주의 생경함을 그대로 옮기고자 했으며, 또한 경주라는 이 도시에 빗대어 자신이 지속해서 주제로 삼던 경계에 관한 이야기를 또 다른 방식으로 꺼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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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률이 바라 본 경주는 그저 신비롭기만 한 것 같지는 않다. 이 영화는 아름다운 영상미로 담겨 있기는 하지만 조금만 더 관심을 기울여 보면 죽음이라는 것이 깊게 드리워져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누군가는 죽음으로 인해 오게 되었고, 누군가는 죽기 위해 오게 되었으며, 또 다른 누군가는 죽음 때문에 남겨진. 그리고 역사가 죽음으로 잠들어 있는 도시. 장률이 바라 본 경주는 이렇게 죽음이라는 테마였는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이 영화는 그래도 묘하게 경주를 다시금 가고 싶게 끔 만들었다. 어쩌면 가슴 한 켠에 그냥 이렇게 머물러 있고 싶은 마음이 있어서 일 것이다. '경주'는 엔딩 크래딧에 흐르던 백현진의 '사랑'처럼, 가끔 눈감고 생각해보고 싶은 그런 영화였다.



1. 장률 감독이 박해일, 신민아를 주연으로 영화를 만들었다고 했을 때 기대보다는 걱정도 있었던 것이 사실이었는데, 역시 장률 영화네요. 좋았어요.


2. 백현진씨와 류승완 감독님의 연기는 단연 이 작품의 활력소더군요. 특히 개인적 친분이 있는 류감독님의 메소드 연기를 보고서는 극에 집중이 안될 정도였어요 ㅎ 감독님 종종 연기도 보여주세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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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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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 (Tinker Tailor Soldier Spy) 블루레이가 출시되었습니다


출시가 된 지는 조금 되었는데 뒤늦게 소개하게 되었네요. 토마스 알프레드슨 감독의 2011년 작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의 블루레이가 국내에 정식 출시되었습니다. 국내 협소한 시장 탓에 하마터면 출시가 어려울 수도 있었는데 프리오더 후반부에는 더 적극적인 판매가 이뤄지면서 무리 없이 발매될 수 있었네요. 개인적으로도 워낙 좋아하는 작품이라 해외 판 구매까지도 염두에 두고 있었는데, 이렇게 멋진 라이센스 반으로 출시될 수 있어서 정말 다행입니다. 이번 블루레이에도 제가 제작에 조금이나마 참여를 하게 되었는데요, 그 위주로 간단하게 소개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영화의 포스터 이미지로 꾸민 전면과 영화 속 '서커스'의 문장을 담은 후면 디자인 입니다. 게리 올드만이 서 있는 저 이미지를 참 좋아하는 터라, 블루레이의 커버도 만족스럽네요. 심플하니 좋습니다.






투명 케이스로 제작된 블루레이 타이틀 내부에는 디스크와 함께 라이센스 블루레이에서만 만나볼 수 있는 특별한 소책자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기존에 소책자를 포함했을 경우 아웃케이스를 만들어 외부에 수록하는 방식을 택했었는데, 근본적으로 시간이 지나면 케이스의 비닐이 우는 문제가 발생하여 이번에는 내부에 소책자를 포함하는 형태로 제작이 되었습니다. 대신 소책자의 사이즈는 조금 작아진 편입니다. 오히려 좀 더 아기자기한 면이 있는 것 같아요.





이번 팅테솔 블루레이에 개인적으로 가장 뿌듯한 점은 제 글이 실린 것 보다도 두 감독 님의 멋진 추천사가 포함된 것인데, 굉장히 촉박한 일정으로 부탁을 드렸었는데 흔쾌히, 그것도 짧게 써주신다고 해서 정말 한 문장 정도를 생각하고 있었는데 긴 추천사를 써주신 두 분께 감사의 말씀을 이 자리를 빌어 또 한 번 드리고 싶습니다. 박찬욱 감독 님은 이번 기회를 통해 처음 연락하게 되었는데, 처음 박감독 님으로 부터 전화가 왔을 때의 떨림이 아직도 생생하네요 ㅎㅎ 또 연락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본인도 현재 차기 작 자료 조사 중이시라 바쁘실 텐데, 긴 추천 글은 물론 박찬욱 감독 님과도 적극적으로 연결해주신 저의 절친(?) 이고 싶은 류승완 감독 님께도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지난 번 '베를린' 인터뷰 차 뵈었을 때 감독 님이 팅테솔을 참 좋아하신다는 것을 알았기에 조심스럽게 부탁 드렸었는데, 바쁜 일정에도 멋진 글을 보내주셔서 정말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곧 '베를린' 블루레이가 출시될 예정인데, 그 때 '베를린' 블루레이를 들고 다시 한 번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벌써 그 날이 기다려지네요~






이번 소책자는 제가 참여해서 드리는 말씀이 아니라, 정말 깨알 같은 읽을 거리 들이 제법 있습니다. 오히려 이미지 컷들보다도 읽을 거리가 많은 점이 좋았어요.





그리고 또 한 번 영광스럽게 제 글도 소책자에 수록이 되게 되었습니다. 국내 정식 출시된 블루레이에 제 글이 수록된 것이 이번이 아마도 일곱 번째 인 것 같은데, 모두 다 제 돈을 들여서라도 참여하고 싶었던 작품들이라 참여하는 자체가 몹시 뿌듯한 프로젝트 들이었습니다. 이번 '팅테솔' 역시 마찬가지이구요.





영화를 재미있게 보신 분들이 영화를 다 보고 난 뒤 '누군 가는 이렇게도 보았구나'라는 가벼운 마음으로 한 번씩 읽어봐 주신다면 더할 나위가 없을 것 같습니다.




참고로 이번 '팅테솔' 블루레이는 화질과 사운드, 그리고 소책자는 물론 기존 극장 판에서 큰 문제가 되었던 오역이 모두 수정된 버전이라, 극장에서 영화를 보았던 분들이라면 전혀 다른 영화를 보시는 것과 같은 경험을 하실 수도 있을 듯 합니다. 여러 번의 중역과 번역, 검수를 통해 탄생한 완성도 높은 자막 만으로도 충분히 소장 가치가 있는 타이틀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다음에 또 좋은 영화를 수록한 블루레이 타이틀 발매 소식으로 찾아오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글 / 사진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1. ㅇㅇ 2013.06.19 12:21

    사고 싶네요 나중에 원데이 특가 풀리면 구입 예정..

  2. Favicon of https://dldduxhrl.tistory.com BlogIcon 잉여토기 2013.06.21 05:09 신고

    와, 글이 소책자에 실리다니, 부럽습니다.
    축하드려요.

  3. 김호 2013.07.19 09:59

    어디서 구입할수 있나요?



'베를린' 류승완 감독 인터뷰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



들어가며...


최근에 본 영화 '베를린' 리뷰 말미에 다시 한 번 류승완 감독님과 인터뷰를 했으면 좋겠다는 말을 남겼었는데, 진짜로 감독님 측에서 연락이 왔고, 지난 2월 12일(화) 외유내강 사무실을 방문하여 허심탄회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감독님과는 지난 2008년 (벌써 5년 전;;;) '다찌마와 리' 극장판 개봉시 역시 외유내강 사무실에서 긴 시간 인터뷰를 나눴던 것이 인연이 되었는데, 먼저 당시 어떤 이야기를 나누었었는지까지 기억하고 계셔서 놀랐다.



그렇게 '오랜만이에요'라는 인사말로 시작한 인터뷰는, 기대한 만큼 좋았던 동시에 최근 세간에서 논란 아닌 논란이 되고 있는 표절 의혹에 대한 이야기도 집중적으로 나눌 수 있었다. 사실 본래 이 인터뷰 글의 제목은 단순하게 '류승완 감독님 인터뷰했어요~' 아니면 '베를린, 류승완 그리고 의혹에 대해' 정도였는데, 결국 최종 선택한 제목은 씁쓸하지만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였다.



'베를린'이어야만 하는 이유가 있다




아쉬타카 : 인터뷰 준비를 위해 주말에 베를린을 한 번 더 보고, 가급적 새로운 질문을 해보려고 다른 인터뷰들도 많이 읽어보았다. 공통적으로 느껴지는 것은 제작비가 많이 들어간 영화라는 것에 대한 피로감 혹은 부담감이었다.


류승완 : 제작비 때문이라고만 할 수는 없을 것 같다. 해외 로케이션, 여러 명의 스타들이 출연, 처음 해보는 장르, '부당거래' 이후 다시 액션 영화를 하는데 뭔가 다르게 해야 한다는 압박 등 여러가지가 복합적으로 영향을 끼쳤다고 보는게 맞겠다.
하지만 역시 많은 제작비의 영화라는 점이 큰 부담이었다는 건 사실인 것 같다. 막말로 이 영화가 안되면 실업자 되는 것은 아닌가 싶은... '다찌마와 리' 이후 겪었던 그 공포를 떠올려보자면.. ㅎㅎ


아쉬타카 : 많은 인터뷰의 말미에 '앞으로 어떻게 될지 잘 모르겠다' '영화라는 것에 대해 잘 모르겠다'라는 식의 답변들이 많더라. 팬으로서는 조금 안쓰럽기까지 한 부분이었다.


류승완 : 정말로 하면 할 수록 영화라는 것에 대해 잘 모르겠더라. '베를린'을 보고 난 반응 중에 가장 많은 것이 '본'시리즈에 관한 것들인데, 이 영화가 '본'의 영향력 안에 있는 영화라는 점은 분명한 점이다. 하지만 우리 나름대로는 최대한 '본'과 다르게 보이기 위해 애를 썼다. 흔한 예로 핸드 헬드를 쓰면 훨씬 더 거칠고 현실적인 효과를 얻을 수 있지만 쓰지 않았고, 액션의 합구성도 보시면 아시겠지만 마지막 액션의 구성은 '본'이나 '007'에서 나오는 스타일이 아니라 정두홍과 내가 하는 방식으로 만들고자 했다. 하지만 많은 관객들이 '본'과 비슷하게 보셨다면 그건 관객의 몫이니 틀렸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아쉬타카 : '본' 시리즈나 다른 유사하다고 언급되는 작품들에 대한 이야기는 후에 다시 하기로 하고, 다른 가벼운 질문 먼저 해보려고 한다. 윤종빈 감독과 이경미 감독도 등장하는데 류승완 영화라면 빠질 수 없는 김수현과 안길강이 안보이더라!


류승완 : 내 영화를 좋아하시는 분들은 그 말씀을 하시더라. 스스로 변화를 주고자 했던 점이 작용했던 것 같다. 또 워낙에 외국 배우들도 많이 나오다보니 틈이 없더라 ㅎㅎ 승범이도 촬영장에서 둘이 없으니 뭔가 이상하다라고도 하더라 ㅎㅎ 뭔가 이전의 방식과는 다르게 해보고자 하는 것이 강했던 것 같다.


아쉬타카 : 그럼 처음부터 이번 작품은 무언가 기존과는 다르게 해보자라는 취지나 의지가 깊게 작용했다고 볼 수 있을까?


류승완 : 뭐가 먼저였다라고 정확히 얘기할 수는 없지만, 아마도 캐스팅 작업이 시작되면서부터 조금씩 이런 무의식 등이 반영된 듯 하다. 뭔가 너무 익숙한 방식 아닌가? 계속 이렇게 해도 괜찮을까? 등의 압박이 어느 정도 작용한 건 맞는 얘기라고 할 수 있겠다.


아쉬타카 : 예전에 주진우 기자와 함께했던 MBC '간첩'도 재미있게 보았던 기억이 있다. 그렇다면 '베를린'의 시작은 이 때 부터라고 볼 수 있을까?



류승완 : 그 때는 이미 '베를린'이라는 프로젝트가 시작된 다음이었다는 걸 최근에야 재차 확인했다. '간첩'을 보면 내용 가운데 '베를린'의 이야기가 언급되고 있기도 하고. '베를린'을 준비하는 취재의 과정과 맞아 떨어진 프로젝트라고 보면 되겠다. 하지만 실제로 '베를린'에 큰 도움을 주었던 분들은 '간첩'에는 공개되지 않은 분들이다. 더 자세하게 이야기할 수는 없지만 카메라를 꺼놓고 만났을 정도로 실제로 정보국 활동을 하셨던 분들, 실제로 구체적인 이야기를 해주었던 분들의 이야기들이 '베를린'에 많은 도움이 되었다.





아쉬타카 : 북한정보원이 주인공이라는 점 등으로 베를린으로 설정했다고 어느 정도 볼 수는 있지만, 영화를 보고나면 특별히 '베를린'이어야만 하는 부분은 비교적 적은 편인 것 같다. 왜 스파이 영화에 또 다른 주인공은 로케이션이라고 할 수 있을 텐데, '베를린'에서는 베를린이라는 장소의 특성과 장점을 최대한 활용하고 있지는 못한 것 같다. 로케이션 촬영에서 아쉬운 점은 없었나?


류승완 : 그 부분은 크게 몇가지 이유가 있는데, 일단 베를린으로 향한 첫 번째 이유는 베를린이라는 도시가 갖고 있는 상징성이 중요했던 것 같다. 특히 우리나라의 근 현대사에서 베를린이라는 도시가 갖는 의미는 남다르다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포츠담 회담, 동백림 사건, 송도율 교수, 신상옥, 최은희 부부 납치 사건 등..


실제로 최근 무기거래 등은 모로코나 중동에서 주로 이루어지는 편이라고는 하는데, 아직도 굵직한 무기거래 등은 베를린에서 이루어진다고 한다. 여러가지 이유 중에 가장 나를 자극시켰던 부분은 역시 베를린 북한대사관이라고 할 수 있겠다. 전 세계에서 가장 규모가 큰 북한대사관이 베를린에 있는데, 이 곳에서는 촬영이 불가능하다보니 이런 점들은 아쉬웠다. 내가 꼭 찍고 싶었던 장소는 홀로코스트 메모리얼이었는데,  이 곳은 촬영 자체가 불가능한 곳이었다. 톰 크루즈의 '미션 임파서블' 팀도 촬영 허가가 나지 않았는데 우리가 뭐라고 가능하겠나 ㅎㅎ 하지만 분명한 건 이 이야기를 서울에서는 찍을 수 없는 것 아닌가, 왜 베를린이었나 라는 질문을 던진다면 이런 여러한 점들이 작용했다고 대답할 수 있을 것 같다.



'베를린'은 스파이 영화가 아니라 스파이라는 직업을 가진 이들의 영화다



아쉬타카 : 다른 분들은 대부분 '본'을 이야기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영웅본색'이나 '첩혈쌍웅' 더 나아가 장철 영화 같은 쇼브라더스 시절의 무협영화의 정서가 떠올랐다. 감독님이 어떤 영화들을 좋아하는지 알고 있어서인지도 모르겠지만, 영화를 보는 내내 스파이 영화 특유의 설정이나 분위기 보다는 이와 같은 정서가 더 강하게 전달되었다.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이와 관련해서 리뷰에 '류승완의 본능적인 느와르 영화'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류승완 : 오히려 '정전자'하고 비슷한 부분이 있다. 그리고 다른 인터뷰에서 여러 번 이야기했지만 이 영화의 시작은 몽테 크리스토 백작이라고 할 수 있겠다. 에드 몽 당테스에게 누명이 씌워지는 과정을 보면, 그가 나폴레옹의 스파이라는 누명으로 시작된다. 영향 받은 부분이라면 몽테 크리스토 백작이 가장 컸다고 할 수 있겠다. 아쉬타카 님은 잘 아시겠지만 나는 어떤 감독이나 작품에 영향을 받았다면 그 부분을 더 말하지 못해 안달난 사람이 아닌가 ㅎ


아쉬타카 : 아무래도 각자 개인마다 아는 만큼 보이고, 본인이 영향받는 작품이나 범위에 따라 다르게 느껴지기 마련일텐데, 개인적으로는 '영웅본색' 등의 느와르 영화의 정서가 깊게 느껴졌기 때문에 반대로 스파이 영화로서의 세밀함은 조금 부족하게 느껴졌던 것 같다. 결론적으로 스파이 영화로서 평가하거나, 스파이 영화를 기대했던 이들에게는 조금 아쉬움이 없지 않았던 것 같다.





류승완 : 이 영화는 스파이 영화라기 보다는 스파이라는 직업을 갖고 있는 이들의 영화라고 할 수 있겠다. 스파이 영화라면 '무간도'가 스파이 영화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간첩 행위가 주가 되는. '베를린'은 그래서 카피도 액션영화로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 요 몇년간 진짜 스파이 영화라면 아마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 밖에는 없을 것이다. 오히려 진짜 스파이들 세계에서 액션이 벌어진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일 것이다. 정보전이 주가 될테니.


결국 '베를린'은 스파이라는 직업을 갖고 있는 이들의 이야기다. 개인간의 갈등, 관계의 문제가 더 중요했었고. 이를 바탕으로 김정일 사후의 평양의 정세가 어떻게 바뀌는가, 김정남 편을 들었던 군부의 세력이 어떻게 움직이는가 등 이런 상황 속에서 정치적으로 몰린 사람 혹은 세력들이 영향력을 잃지 않기 위해 어떻게든 해외 공관의 끈을 놓치 않고 장악하려고 하는 가운데, 시스템이 어떻게 개인을 파멸시키는가에 집중을 한 것이라고 보면 되겠다. 하지만 두 번이나 영화를 본 분이 아쉽다고 하면 할말이 없다 ㅎ


아쉬타카 : 아 ㅎㅎ 하지만 지금 대답에서 정확한 답변을 들었다. 기존에 얼핏 듣기로는 '베를린'을 하면서 스파이 영화를 하고 싶어서 만들었다 라는 식의 이야기를 들었었기 때문에 저런 아쉬움을 느꼈던 것이었는데, 지급 답변처럼 '스파이가 직업인 사람들의 이야기'라면 전혀 다른 시각과 잣대로 바라볼 수 있을 것 같다.


류승완 : 내가 본질적으로 관심이 있었던 건 스파이라는 직업을 갖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였다.


아쉬타카 : 스파이에 대한 영화와 스파이라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의 이야기는 본질적으로 다르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 답변을 듣고는 많은 부분이 명쾌해진 느낌이다.



인상 깊었던 두 개의 대사




이 영화를 통틀어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적이었던 대사는 두 가지가 있는데, 첫 번째는 극중 표종성이 언급하고 있는 '우리는 결정하는 사람이 아니라, 지시를 따르는 사람'이라고 얘기하는 부분이었다. 이 대사가 두 번 정도 반복적으로 언급된 걸 봐서, 결국 이 영화는 결정권이 없거나 결정을 고민할 필요조차 없었던 이가 스스로 결정해야만 하는 상황에 놓였을 때의 이야기를 들려주고자 한 것은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스스로도 단호하게 결정하는 사람이 아니라고 했던 사람이 지속적으로 결정을 해야하는 상황에 놓이고, 결국엔 이념적인 선택까지 해야하는 상황에 놓이지 않나. 그래서 그 첫 번째 익숙치 않은 결정들로 인해 겪게 되는 상실이나 고통 등을 다루고자 한 것이 느껴졌다.


류승완 : 맞다. 우리는 결정하는 사람이 아니라 지시를 따르는 사람이라던지, 우리는 가난해도 당당하게 살 수 있다고 믿는다 라던지, 이런 대사들은 실제 북한사람들을 취재할 때 나왔던 말들이다. 북한이라는 시스템은 종교적인 시스템에 가깝다고 할 수 있을 텐데 (유일하게 비교할 만한 모델이라면 바티칸 밖에는 없을 정도로), 이런 시스템 가운데 교육받고 성장한 이들이라는 전제라면 시스템을 벗어난 개인의 자의적 결정이라는 점은 이야기의 중요한 포인트라고 생각했다.


아쉬타카 : 두 번째로 인상적이었던 대사는 전혀 의외의 것이었는데, 후반부 목숨을 잃어가는 련정희를 만난 정진수가 '고향이 어디에요?'라고 묻는 대사였다. 이전까지는 전혀 남북의 이념적이거나 분단 상황이 느껴지지 않았는데 이 대사 한 방으로 이전까지는 느끼지 못했던 독특한 정서가 불현듯 올라왔다. 혹시 어느 정도 포인트를 준 대사였나?


류승완 : 그 대사는 한석규 선배의 즉흥연기였다. 의식을 잃지 않게 하기 위해 계속 깨우려는 설정이긴 한데, 이에 앞선 대사 중에 '너들하고 우리하고 요즘 쓰는 말이 다르데'라는 것에 연장선이라고 할 수 있겠다. '고향이 어디에요?'라는 대사는 개인적으로 정말 중요한 대사라고 생각한다.


한석규 선배가 '베를린' 시나리오를 받고 결정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해외를 배경으로 하면서 남북을 소재로 한 영화라는 점이었다. 한석규 선배는 개인적으로 남북을 소재로한 이야기에 관심이 큰데, 이건 우리만이 할 수 있는 이야기라는 점에서 그렇다. 냉전이 끝난 21세기에 아직도 냉전 중인 나라는 우리 밖에 없지 않은가. 이런 이야기들이 오히려 활발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쉬타카 : 액션에 있어서는 다 소진된 상태에서 벌이는 처절함이 느껴져서 좋았다. 너무 제이슨 본 같은 전문가 액션만 있었다면 오히려 류승완 스럽지 않아서 조금 심심했을 텐데, 역시나 클래이맥스에서는 최고 전문가인 두 주인공이 그 기술에 근거하되 이미 본능만 남은 상태에서 벌이는, 육체적인 액션이 인상적이었다. 고통과 피로함이 느껴져서.


류승완 : 그런 점을 봐주어서 고맙다. 액션이 주가 된 영화이기 때문에 클래이맥스의 액션 시퀀스는 특별히 많은 신경을 썼다. 권총을 둔기로 사용하는 것도 그 아이디어에 도달하기 위해 정두홍 감독과 엄청난 노력과 고민 끝에 나온 장면이다. 이런 방식으로 권총을 사용하는 경우는 다른 영화에는 거의 없지 않나? 그러고보니 '다찌마와 리'에 잠깐 나오긴 했었지만 ㅎㅎ





아쉬타카 : <베를린>은 류승완 영화 최초의 멜로 드라마라는 생각도 들었다. 극중 표종성과 련정희의 관계에는 여러가지 다른 요소들이 있지만 그 중심에는 분명 애틋한 로맨스가 느껴졌다. 다시 말하자면 다음 작품에도 로맨스적인 요소를 가미해도 이 정도라면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둘의 관계를 묘사하는데 가장 신경 쓴 부분은 어떤 점인가?


류승완 : 나도 모르게 그렇게 갔던 것 같다. 처음에는 냉혹한 인물과 관계들을 생각했었는데, 언제 부턴가 나도 모르게 로맨스 영화를 만든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





소설 '차일드 44'와의 표절 논란에 대하여



아쉬타카 : 조심스럽지만 팬의 입장에서 최근 굵어진 표절논란에 대해 여쭈어보겠다. 개인적으로도 이번 인터뷰를 준비하면서 이 부분이 가장 큰 부담이기도 했는데, 일단 몇몇 설정은 장르의 클리셰로 보기엔 너무 디테일한 측면이 없지 않다고 생각된다. 아내를 의심하고, 광장과 지하철 역에서 추격하고 하는 것 등을 비롯해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여러가지 중에 거의 대부분은 충분히 클리셰로 인정할 수 있고, 스탈린의 유명한 잠언을 사용한 것이나 인간이 가장 나약해지는 시간을 언급한 것도 어느 한 작품만의 것이라고 보기 어려우니 가능하다고 생각하지만, 련정희의 속옷과 관련된 장면이나 동전으로 표현된 아이템이나, 련정희가 임신을 했었다는 디테일한 설정은 의문을 재기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닐까 생각한다.

결론적으로 '차일드 44'와의 디테일한 유사점과 장르의 클리셰까지 표절로 여기는 분위기까지 더해져 결론적으로 표절이라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는 것 같다.


류승완 : 이 질문을 해주어서 고맙다. 일단 사실관계부터 이야기하자면 나는 '차일드 44'를 재미있게 읽었고 주변에도 보라고 적극적으로 권장을 했던 소설이다. 그리고 이 문제를 최초로 제기하신 분이나 이 소설을 번역하신 분이 제기하신 의혹도 타당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표절이라는 부분에 있어서는 분명히 아니라고 말할 수 있다. '차일드 44'와 관련된 의혹들 중에 '그러면 왜 영향받았다는 얘기 중에 진작 이 작품을 보았다고 얘기하지 않았냐' 라는 질문을 하기도 하는데, 그렇게 따지면 이 작품에 영향을 끼친 50권이 넘는 소설 들을 모두 이야기해야만 하는 지에 대한 물음이 생긴다. 의도적으로 '차일드 44'만 뺐다가 이제서야 뒤늦게 이야기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아니라는 대답밖에는 할 수가 없다. 다시 한 번 이야기하지만 '차일드 44'는 재미있게 읽은 소설이고 리들리 스콧이 영화화 할 예정이라는 것도 '베를린' 제작 전부터 알고 있었다.


차일드 44와의 유사점 부분에 대해 이렇게 부분 캡쳐로 비교를 해서 표절로 몰아가면 억울한 부분이 있다. 본래는 이 취재파일과 취재 과정 중에 얻은 실제 인물들의 녹취 기록 등을 기자들에게 다 공개를 하려다가 이미 몇몇 함정 인터뷰도 있었고해서 차라리 여과없이 전달해주실 아쉬타카님 같은 분에게 공개하는 것이 낫겠다는 생각이 들어 인터뷰를 요청한 점도 있다.


(이후 제가 개인적으로 의혹을 갖고 있던 부분들을 비롯해, 세간에서 표절 의혹을 받고 있는 부분들을 설명해줄 많은 양의 취재 자료 들과 녹취 자료등을 직접 보고 듣는 확인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실제로 비슷한 부분이 있기도 하다. 왜냐하면 실제로 KGB 교육이 구동독에서 러시아로 넘어갔고, 북한 정보원들이 받은 교육과 동일한 것이기 때문에 비슷할 수 밖에는 없다. 모방이라고 볼 수는 있을 것 같다. 하지만 모방과 표절은 전혀 다른 문제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부분 캡쳐만 해 놓으면 내가 봐도 비슷하더라. 그렇기 때문에 의혹이 있는 것 자체는 타당하다고 생각한다.


이런 논란에 휘말려 보니까 알겠더라. 사실관계를 입증하려 자료 등을 공개하려고 보니 이미 어떤 식으로 이야기해도 변명 밖에는 되지 않는 상황이라 가만히 있는 것 뿐이다. 이걸 적극적으로 해명하기 보다는 같이 일한 사람, 믿어줬으면 하는 사람들만이라도 알아주면 그것으로 괜찮다라는 생각이다. 이미 당사자인 내 입으로 얘기하는 것은 명백한 신뢰를 주지 못하고 있지 않나. 그렇기 때문에 직접 보고 들으신 분들이 전해주시는 편이 더 낫다고 생각한다. 의혹을 제기하신 분들이 계시다면 직접 보여드리고 들려드리고 싶다.



아쉬타카 : 마지막으로 <베를린>이라는 작품은 좋은 면이든 그렇지 않은 측면이든 감독님에게 어떤 전환점이 될 작품이라는 점은 분명한 것 같다. 감독님에게 <베를린>이란 작품은 어떤 작품인가?


류승완 : 8번째 장편 영화.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하지만 앞으로 장르 영화를 한다는 것에 대해 심각하게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다.


아쉬타카 : 개인적으로는 의혹이 완벽하게 해소되어서 너무 만족스럽고 기쁘기까지 하다. 말은 못했지만 이 인터뷰의 핵심이 이 표절 의혹 부분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이 질문을 어떻게 하고, 내가 수긍할 만한 대답을 과연 들을 수 있을까 하는 부담 때문에 잠도 못 잤을 정도로 스트레스 아닌 스트레스를 겪기도 했었다. 완전히 해소되어서 좋긴 하지만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표절로 여기고 있고 완벽하게 해결할 만한 돌파구가 보이지 않아 너무 안타깝다.


류승완 : 어쩌겠나. 아쉬타카 님처럼 몇 분이라도 진실을 알아주신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


아쉬타카 : 이 광풍이 지나고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른 뒤에 다시 만나 이야기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류승완 : 그렇게 하자!



정리하며...


'베를린'을 보고나서 썼던 제 리뷰를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전 '차일드 44'를 읽지 않은 상태에서 커뮤니티를 통해 정리된 표절 의혹 부분을 보고서는, 이건 장르의 클리셰라고 하기엔 너무 디테일한 유사점이 발견된다는 판단을 하였고, 이 부분에 대해서 류승완 감독님이 더 명확한 답을 해주길 바란다는 말로 마무리했었습니다. 그 이후 감독님으로부터 인터뷰 제안이 왔고, 제안을 받고서는 저도 적지 않은 부담감을 느끼기도 했습니다. 왜냐하면 냉정히 봤을 때 의혹을 갖기에 충분한 정황이었고 그렇기 때문에 직접 만나 인터뷰를 하더라도 그 의혹이 명확히 해소될까 하는 의문이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인터뷰 내용에도 있듯이 의혹을 갖는 것은 감독 스스로도 내가 봐도 비슷하다고 느낄 정도로 유사점에 대해 의혹을 갖는 것은 타당하다고 할 수 있지만, 그 많은 양의 취재 자료들과 더 나아가 이 표절 의혹에 대해 하나하나 취재원과 대조하는 녹취 파일을 듣고 나니, 사실을 사실 그대로 바라볼 수 있게 되어 의혹을 완전히 해소할 수 있었습니다.


실제 모스크바에서 정보원 활동을 했던 취재원을 다시 만나 표절이라고 의혹을 받고 있는 소설의 부분 등을 재기하며 사실 여부를 일일히 확인하는 녹취 파일 및 영화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진행된 취재 자료들에서는, 개인적으로 클리셰를 넘어서는 디테일한 인용이라고 생각했던 동전 부분에 대한 내용도 확인할 수 있었는데, 이는 실제 있는 정보원들 사이에서 유니크하지는 않은 일종의 소품이었고 (정보원 취재 자료에서 사진으로 직접 확인), 이 동전을 속옷에 숨기는 장면 및 련정희가 임신을 했다는 설정 모두 실제 취재원에게서 나온 것이라는 걸 격앙된 북한말투로 이야기하는 취재원 분의 음성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 녹취는 표절 의혹 이후에 다시 진행된 부분이었는데, 일일히 표절 의혹을 받는 부분들을 거론하며 취재원에게 다시 한 번 사실 여부를 확인하는 과정이었기 때문에, '만약 이 의혹이 사실이라면 내 인생 자체가 표절이라는 얘기냐?'라는 식이었기에 격앙될 수 밖에는 없는 분위기였습니다. 실제로 많은 오인된 의혹들이 그렇듯이, 이 표절 의혹에 휩싸인 감독님을 비롯한 제작진, 취재원들 모두는 억울함이나 실망을 넘어서서 이 영화 만드는 일 자체에 깊은 회의를 느끼고 있는 상태였습니다.


제가 류승완 감독님과 직접 만나 인터뷰를 하고, 취재 자료들과 녹취 자료 등을 통해 표절 의혹이 의혹을 갖는 것은 가능했으나 사실은 아니었음을 두 눈과 귀로 확인했다는 것은 분명히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저 역시 감독님과 마찬가지로 저 같이 미약한 영화애호가 한 사람의 확인이 모든 의혹을 해소시키거나, 더 나아가 의혹 해소의 계기가 될 만한 신뢰성을 갖지 못할 수도 있다는 점까지도 이해하고 한계를 인정하고 있기도 합니다.
다시 말해 '직접 보고 들었다는 것은 니 말일 뿐이지 않느냐'라고 물었을 때 '보고 들어서 아닌 것을 확인했기에 그렇다고 했을 뿐인데 어떻게 그렇냐고 물으신다면 할 말이 없다'고 밖에는 할 수 없을 것 같네요.


저 역시 최소한 제 주변에서 의혹을 갖던 분들이나, 제 블로그 등을 통해 제 글을 읽어주셨던 분들만이라도 이 의혹에 대한 사실을 (진실로 까지 포장할 이유가 없어 사실이라고 씁니다) 저를 담보로라도 믿어주셨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류승완 감독님 힘내세요!




* 마지막 제 의견을 정리한 부분에 있어서 어떻게 하면 더 설득 혹은 이해를 도울 수 있을까 싶어서 훨씬 더 많은 내용을 적었었는데, 결국 다 쓰고 보니 구차해진 느낌이 있어서 그냥 간단하게 정리를 하였습니다. 아무쪼록 더 많은 분들이 표절로 낙인찍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 혹자는 출판사 측에서 소송을 걸어야 한다고 하는데, 소송 걸리가 없습니다. 그리고 소송하면 100% 출판사가 질 수 밖에는 없어요. 이건 CJ라는 대기업 때문이 아니라 사실관계가 너무 분명히 자료로 남아있기 때문입니다.


* 마지막으로 이 글을 보고 나올 수 있는 반론이라면 '그러면 그 자료를 공개해라' 일텐데, 아마 이 문제가 더 확산되면 공개를 하실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타블로 때도 그렇지만 공개로 과연 해소가 될까요. 또 자료가 조작이네 이럴 텐데요. 현재는 그렇게까지 하면서 영화라는 일을 해야할까 라고 생각하는 상황이라, 저렇게까지 번진다면 그 보다는 영화 라는 일을 접는 편을 선택하실 수도 있을 것 같네요. 좋아서, 행복해서 하는 일인데, 그렇지 못하면서까지 해야할 필요는 없을 테니까요.






인터뷰 /정리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1. THE BEATZ 2013.02.14 14:16

    속시원한 인터뷰 잘 읽었습니다, 장인의 길을 걷고 계시는 류승완 감독님 화이팅 입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아쉬타카님 :)

    • Favicon of https://realfolkblues.co.kr BlogIcon 아쉬타카 2013.02.14 14:20 신고

      감사합니다. 아무쪼록 진심과 사실이 잘 전달되었으면 좋겠네요~

  2. Favicon of http://frankie88.blog.me BlogIcon 프랭키 2013.02.14 15:18

    저도 잘 읽었습니다.
    쉽지않은 인터뷰였을텐데, 고생 많으셨어요.
    개인적으로 속편을 근사하게 만들어서 이번의 소동을 한방에 날렸음 싶군요.

    • Favicon of https://realfolkblues.co.kr BlogIcon 아쉬타카 2013.02.14 15:20 신고

      감사합니다. 속편은 다른 인터뷰를 통해서도 밝히셨지만, 본래도 전혀 계획이 없으셨구요, 이번 일 때문이라도 100% 없을 것이라는 걸 제가 보증합니다 ㅎㅎ

  3. Favicon of http://71hades.tistory.com BlogIcon 뷰티살롱 2013.02.14 15:28

    12일? 아쉬타카님도 내유외강 사무실에서? 저역시 블로거분들과 함께 12일 내유외강에서 류감독과 인터뷰를 했었는데, 장장 2시간에 걸친 긴 레이스였어요^^ 인터뷰 글 잘 보았습니다~~

    • Favicon of https://realfolkblues.co.kr BlogIcon 아쉬타카 2013.02.14 15:36 신고

      뷰티살롱님 인터뷰도 뒤늦게 봤어요 ^^; 제가 아마 먼저 방문해서 진행했던 것 같아요 ㅎ 감사합니다~

  4. Favicon of http://liveis tistory.com BlogIcon 산다는건 2013.02.15 07:53

    속 시원한 인터븁니다. 이미 표절 논란을 종식시킬 자료가 있고 그것을 듣고 본 증인(=아쉬타카님)이 있는데 왈가왈부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됩니다. 수고하셨습니다~~!

  5. 바라미 2013.02.15 08:59

    극장에서 영화 재밌게 잘봤습니다. 마지막 장면을 보면 후속편이 나올거 같은데
    나왔으면 좋겠구요 앞으로도 좋은 영화 많이 만들어주길 바랍니다.
    류승완 화이팅! 한국영화 화이팅!

    • Favicon of https://realfolkblues.co.kr BlogIcon 아쉬타카 2013.02.15 12:52 신고

      후속편은 절대 없을 것이라는걸 제가 보장합니다 ㅎㅎ 감사합니다~

  6. Wow 2013.02.27 01:21

    좀 어이가 없네요. 표절부분의 인터뷰 내용이 나오면서 갑자기 모든 의혹이 해소되었다로 글이 점프하길래 이게 뭔가.싶어서 계속 읽어보니 결국 표절논란이후 차후에 취재원을 녹취해서 그게 증거라고 내세운거군요. 후하 이건 정말 엄청난 능력이네요.

    • Favicon of https://realfolkblues.co.kr BlogIcon 아쉬타카 2013.02.27 10:06 신고

      다시 한 번 정리해드리자면

      1. 왜 유사점이 발견될 수 밖에 없는 지에 대한 역사/정황적 근거를 듣게 되어 이해했으며
      2. 소설 표절이 아니라는 증거가 되는 사전 조사의 결과물 (사진, 취재록 등 방대한 자료)을 직접 확인하였고
      3. 표절논란이후 재차 확인을 위해 진행된 취재원 인터뷰를 확인

      했습니다. 핵심은 1,2번이고 3번은 1,2번을 보충하기 위한 추가 입증과정이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베를린 (The Berlin File, 2013)

류승완의 본능적 느와르 영화



류승완 감독의 신작 '베를린'을 보았다. 개인적으로 팬임을 밝히고 시작하자면, 본래도 박찬욱, 봉준호 감독과 함께 좋아하는 감독이었지만 몇 년 전 '다찌마와 리 : 극장판'을 통해 직접 인터뷰할 기회를 갖게 되면서 더욱 친근하고 응원하고픈 감독이 된 것이 사실이다. 류승완의 전작은 그의 필모그래피에서 좀 더 대중적으로 큰 인기와 높은 완성도를 보여주었던 '부당거래'였다. 그런 그가 '부당거래' 이후 더 화려한 캐스팅과 제작비로 해외 로케이션 스파이 영화를 찍는다고 했을 때 부터, 과연 어떤 결과물이 나올지 무척이나 기대하지 않을 수 없었다. 물론 여기에는 기대와 동시에 우려되는 부분도 있었다. 작은 영화에서 류승완 특유의 색깔을 보여주었던 것과는 달리, 대형 프로젝트의 규모 탓에 자신의 색깔을 잃고 흔한 대중적 포인트에 휩쓸려 성공은 거두더라도 팬으로서 아쉬움은 남는 결과가 나올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류승완의 '베를린'은 다양한 장르 영화의 클리셰를 발견할 수 있는 영화였지만, 그 가운데서도 분명히 류승완이 뿌리로 삼고 있는 성룡 영화와 쇼브라더스의 무협 영화와 골든하베스트의 액션 영화들, 그리고 홍콩 느와르 영화들의 정서를 고스란히 만나볼 수 있는 인상적인 작품이었다.


(논란이 되고 있는 본 시리즈나 007, 더 나아가 톰 롭 스미스의 소설 '차일드 44'에 관한 이야기는 마지막에 하도록 하겠습니다)


(가급적 피하였으나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습니다)



ⓒ 외유내강. All rights reserved


류승완 감독은 '베를린'과 관련된 여러 번의 인터뷰를 통해 그 모티브를 '스파이 영화를 만들고 싶다라는 것에서 시작했다'라고 했는데, 개인적으로 결과물에 있어서는 방향성이 조금 달라지지 않았나 싶다. '방향성이 달라졌다'는 것이 부정적인 의미라기 보다는, 류승완 감독이 인지하지 못했을 수도 있지만 본능적으로 자신이 잘하고 좋아하는 장르와 정서를 스파이 영화인 '베를린'에 무엇보다 깊게 관여하고 있다는 얘기다. 아쉬운 점부터 이야기하자면 앞선 이유 때문인지는 몰라도, 정작 가장 디테일하고 세련되게 만들어져야 할 '스파이'의 이야기가 조금은 힘을 잃은 것 같았다. 베를린이라는 멋진 로케이션과 북한 정보원과 남한 정보원, 여기에 CIA에 모사드와 아랍 단체까지 엮여 있는 구조는 스파이 영화로서 충분한 조건을 갖추고 있는데, 이들이 만드는 그 비밀스러운 일의 과정과 정보를 다루고 처리하는 정보원 특유의 스킬을 관객에게 100% 흡입시키기에는, 무언가 이미지와 정서에 기대어진 느낌을 지울 수 없었기 때문이다.


맷 데이먼의 '제이슨 본' 시리즈가 좋은 평가를 받는 이유, 더 직접적으로 이야기해서 수시로 케이블에서 재방송을 해주는데도 그 때마다 잠깐만 봐야지 했다가 몰입해서 한참을 보게 되는 이유는, 결과를 이미 알고 있으면서도 그 과정의 세밀함이 워낙 흥미로워서 자신이 알고 있는 기억마저 의심하게 될 정도의 재미와 긴장감을 선사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베를린'에는 바로 이러한 점이 조금은 아쉬웠다. 특히 스파이 영화인 이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테마라면 바로 '배신'을 들 수 있을 텐데, 이 배신이 더 충격적이고 재미있게 받아들여지려면 그 정황이나 배경이 더 분명하게 설명되어야 했으나, 초중반의 흐름은 이와 같은 스파이 영화의 디테일한 재미를 주기엔 아쉬움이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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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디테일한 측면은 아쉬움이 남았지만, 그 탓에 정서적인 측면은 오히려 더 부각되고 깊은 인상을 주었다. 스파이 영화이 대표격인 '007'시리즈의 최근 작 '스카이폴'과 존 르 카레의 소설에서 느껴졌던 쓸쓸하고 차가운 스파이 세계를 묘사하는 데에 비교적 성공했으며, 글의 서두에 이야기했던 것처럼 류승완 특유의 액션이 강조되다 보니 자연스레 그가 평소 동경하고 있던 홍콩 영화들의 정서가 은연 중에 함포되어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많은 이들이 액션 스타일 등을 들어 '제이슨 본'을 연상했지만, 개인적으로는 오히려 가깝다면 '스카이폴'이 더 가깝다고 여겨졌으며 근본적으로는 오우삼의 '영웅본색'이나 '첩혈쌍웅' 같은 작품에 더 큰 정서적 빚을 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이 직접 가르친 동생 같은 존재에게 배신 당한 것이나, 가장 멀리 있다고 느껴진 상대를 조금씩 이해하게 되는 과정이나, 하정우가 연기한 표종성이라는 캐릭터의 전반적인 분위기는 홍콩 느와르에 열광했고 류승완의 팬인 내가 보기엔 영락없이 동일한 정서가 떠오르는 부분이었다. 즉, 오우삼의 '영웅본색'과 '첩혈쌍웅'이 진정한 영웅이란 무엇인지와 대칭점에 선 두 인물의 공감대를 보여주어 깊은 인상을 남긴 것처럼, 단순히 버림 받은 스파이의 이야기를 다룬 전문적인 스파이 영화가 아닌 이를 배경과 도구로 하는 느와르적 정서가 가장 먼저 떠올랐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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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이 흥미로워지는 또 다른 지점은 바로 이 영화의 주인공이 남과 북의 인물들이라는 점이다. 사실 '베를린'은 기획 초기에 남한 캐릭터가 전혀 고려되지 않았을 정도로, 남북의 이념이 주제가 되거나 부각되는 영화는 전혀 아닌데, 전혀 의도하지 않은 곳에서 바로 이 남북이라는 설정이 특별한 감정을 불러왔다. 의도하지 않았다는 것과 예상하지 못했다는 이유는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이 영화가 전향이나 남북의 주인공들이 등장해도 전혀 이념적이지 않기 때문이었는데, 개인적으로 딱 한 마디의 대사에서 다른 스파이 영화에는 없는 특별함을 느낄 수 있었다. 영화의 클라이맥스 피를 흘리고 죽어가는 '련정희 (전지현)'를 발견한 '정신수 (한석규)'는 '같은 편이야'라는 말을 한 뒤 점점 숨을 잃어가는 련정희에게 이렇게 묻는다. '고향이 어디에요?'


개인적으로 이 한 마디는 영화가 지금까지 달려올 때까지 단 한 번도 인식하지 못했던 두 주인공의 국적을 한 번에 인식하는 순간이었으며, 더 나아가 분단된 국가라는 새삼스러운 사실 역시 떠올리게 된 의외의 순간이었다. 그러니까 영어를 범용으로 사용하는 서양의 스파이 영화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제3의 언어를 공유하는 관계라는 점을 넘어서서, 고향을 물어볼 수 있을 정도로 많은 것들을 공유하고 있는 서로 다른 주인공이라는 점은, 적어도 대한민국을 사는 관객으로서는 이 장면에 흐르는 묘한 공기를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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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액션 연출에 대해 말하지 않을 수 없는데, 정두홍 무술감독과 함께 만든 기술적인 측면은 재쳐두더라도 연출 측면에서 다른 스파이, 범죄 영화와는 다른 점을 분명히 느낄 수 있었다. 후반부 표종성과 동명수 (류승범)의 한계까지 몰아 붙이는 액션 시퀀스를 보면서, 최고의 기술자들이 한계에 달했을 때만 느낄 수 있는 임팩트도 물론 느낄 수 있었지만 그 보다는 정서적으로 진이 빠지도록 만든 연출이 더 인상적이었다. 류승완 영화의 액션 클라이맥스 들은 대부분 이렇게 주인공을 더 이상 소모할 체력이 남아있지 않을 때까지 소모시켜서 관객 역시 피로함이나 고통을 느낄 수 있는 경우가 많았었는데, '베를린'의 클래이맥스 역시 바로 이 점이 테마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여기에 장철 영화에서 느꼈던 비장함이나 처절함도 엿볼 수 있었는데, 이미 숨을 거둔 련정희의 시체를 표종성이 들쳐 업고 나오는 장면만 봐도 다른 영화였다면 더 간결하게 갈대 숲 안의 장면으로 충분히 마무리할 수 있었던 장면이었으나, 류승완은 이 정서를 더 연장하여 몇 번이고 넘어지기를 반복하며 갈대 숲을 빠져나와 슬픔과 아픔에 녹초가 되어버리는 표종성을 계속 응시한다. 이런 시퀀스에서 좀 더 류승완 만의 정서를 분명히 전달 받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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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최근 이 영화를 둘러싸고 논란이 되고 있는 표절 혹은 클리셰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사실 관람하기 전 이미 '제이슨 본' 시리즈의 표절이라는 이야기를 많이 듣고 간 상태였기 때문에 걱정을 하기도 했었는데, 결론적으로 이 부분은 클리셰로 볼 수 있는 부분이라 크게 문제라고 느껴지지는 않았다. 노래에서 코드 진행이 같다는 사실 만으로 표절이라고 부를 수는 없듯이, 스파이 장르와 특히 최정예 요원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액션 영화에서 클리셰로 받아들여지는 부분이 상당 부분 많기는 했지만 이것의 유사점을 들어 표절이라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생각이다. 오히려 개인적으로는 '제이슨 본' 시리즈 보다는 '스카이폴'이 연상되는 경우가 더 많았다.


사실 이렇게 글을 마무리하려고 했으나 이후 논란이 된 톰 롭 스미스의 소설 '차일드 44'에 대한 내용을 읽고 나서는 쉽게 마무리할 수가 없었다. '베를린'과 유사점이 의심되는 '차일드 44'의 소설 부분 부분을 확인해본 결과 이는 단순히 클리셰로 받아들이기엔 너무 디테일한 설정과 장면의 유사점이 발견되었다. 영화가 전반적으로 인상적이었던 것은 변함이 없으나, 확인할 수 있었던 부분들의 유사점 만으로도 소설 '차일드 44'와의 논란은 타당한 것이라고 생각된다.


누구보다 류승완 감독의 팬이기에 이 부분은 좀 더 명확한 이야기가 있으면 좋을 것 같다.



1. 표절 논란으로 발전적이지 않은 추가 논쟁이 이루어지지 않기를 바래봅니다.


2. 이 작품을 통해 다시 한 번 감독님과 인터뷰해보고 싶었는데, 이제 안되려나요? ㅠ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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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liveis.tistory.com BlogIcon 산다는건 2013.02.04 15:40

    저는 스파이 영화라는 틀에서 각 개인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드라마다...라는 생각도 들더군요. 생각보다 액션이 많지 않았고 드라마적 성격이 강했다고 느꼈거든요. 어찌되었든 표절 논란이 있긴 했어도 충분히 재미는 있더군요.

    • Favicon of https://realfolkblues.co.kr BlogIcon 아쉬타카 2013.02.06 12:36 신고

      본격적인 스파이 영화라고 하기엔 조금 부족한 측면이 없지 않았죠. 그래서 오히려 멜로나 드라마가 더 돋보였는지도 모르겠어요

  2. Neo Sun 2013.02.04 16:54

    아.. 잘 읽었습니다. 역시 아쉬타카님의 관점은 개인적으로 전 너무 좋습니다. 제가 느낀점들을 식견이 짧아 표현못하는 저대신 콕콕 말씀해주시는것 같아서요. 그리고 꼭 감독님과 인터뷰 하실 기회가 있으셨으면 좋겠네요. 이런 점들을 감독님과 얘기해보신다면 작품에 대한 이해도가 훨씬 발전할것 같거든요.. ^^

    • Favicon of https://realfolkblues.co.kr BlogIcon 아쉬타카 2013.02.06 12:37 신고

      기회가 되면 꼭 한 번 다시 뵙고 이야기를 나눠보고 싶네요~ 감사합니다!

  3. 알 수 없는 사용자 2013.02.07 23:24

    전, 아마도 전작 <부당거래>와 언론의 찬사때문인지 기대를 너무 한 것 같습니다. 영화에 기대하는 방향도 영화가 보여주는 방향과 좀 어긋났고요.. 스토리. 특히, 표종성이라는 캐릭터의 입체감이 너무 아쉽습니다. 주인공이 그러니 영화가 전체적으로 평면적으로 느껴졌어요 (일부 어렵게 느끼는 관객들과는 정반대의 방향의 감상이죠 ㅎ)
    액션도 전체적으로 멋지게 합을 잘 짜놓고서, 왜 중간에 없어도 무방한 큰 동작이 몇개 들어가있는지..
    감독님에 대한 빠심을 가득담아도 기대보다는 못했다는걸 지울 수 없었던 영화로 남네요 ㅠ
    리뷰 잘 읽었습니다.

    • Favicon of https://realfolkblues.co.kr BlogIcon 아쉬타카 2013.02.11 00:33 신고

      저도 <부당거래>와 비교하자면 아쉬운 점이 많았습니다. 류승완 다운 점을 발견할 수 있어서 좋았던 동시에 일반적인 스파이 영화로서는 아쉬운 점이 많이 발견되기도 했구요.



류승완의 간첩
메시지+재미+실속까지 소소한 다큐멘터리


MBC 창사 50주년 특별기획 '타임'의 네 번째 작품은 '류승완 감독의 간첩'이었다. 일단 이 다큐멘터리는 '부당거래' 이후 작품으로 유럽을 배경으로한 첩보원들의 이야기를 구상하고 있던 류승완 감독이, 영화 작업에 앞서 관련 자료조사 하는 과정을 다큐멘터리로 담아보자는 아이디어에서 시작되었는데, 그 지점이 MBC가 기획한 의도와 부합되는 부분이 있어서 TV를 통해 이 짧은 다큐를 만나볼 수 있게 되었다.

주된 내용은 류승완 감독과 지인인 시사인의 주진우 기자가 함께 북한 공작원, 이른바 간첩을 찾아나서는 과정을 담고 있다. 물론 누구나 예상할 수 있는 결말이겠지만, 간첩을 찾지는 못한다. 그러니까 이 다큐의 목적성은 '정말 간첩을 찾을 수 있을까?'가 아니라 '왜 못찾을 걸 애초에 알았으면서 이 과정을 다큐로 담아냈느냐'로 접근해야 알 수 있을 듯 하다.

일차적으로는 항상 영화를 만들기 이전의 사전 자료조사 과정이 매우 궁금했었는데, 그런 부분을 엿볼 수 있어서 흥미로웠다. 특히 그 소재가 남북문제를 비롯해 한국사와 연결된 실제 사실이다 보니 더 구미가 당기는 부분이었다고 할 수 있을텐데, 류승완 감독은 이 '간첩'이라는 다큐를 연출하면서 딱딱하고 무거울 수도 있는 이야기를 매우 리듬감 있게 풀어내고 있었다. 중간중간 고전 영화와 드라마 속 장면들을 끼워넣어 무겁게 흘러갈 수도 있는 주제에 리듬을 주고 있는데, 마치 힙합 음악에서 샘플링을 사용하듯 영상을 활용하고 있었다. 반대로 얘기하자면, 이 자료 조사 과정의 이야기는 진지하려고 작정하면 그 어떤 이야기보다도 무겁고 정치적인 내용으로도 풀 수 있었다는 얘기인데, 소재는 같지만 메시지가 다르기 때문에 류승완 감독이 선택한 이 방식이 유쾌하게 느껴졌다.

개인적으로는 이 정도면 치고 빠지는 정도가 나쁘지 않은 수준이라고 생각할 수 있을 텐데, 만약 완벽한 페이크 다큐를 예상했다거나 혹은 완전히 진지한 (MBC 창사 50주년 기념 특별기획에 빛나는;;) 다큐를 기대했다면 양다리를 걸친 이 모습에 갸우뚱 할 수도 있을 듯 하다. 하지만 앞서도 이야기했던 것처럼 이 작품은 '간첩을 찾아라!'가 아니라 21세기 대한민국 사회에 아직도 (말도 안되게) 등장하곤 하는 레드 컴플렉스를 묘하게 풍자하고 있는 것에 가깝기 때문에, 이런 줄타기가 적절한 구성이었다고 말할 수 있겠다. 특히 맨 마지막에 간첩 신고에 관한 노래를 들려주는 것과 이와 함께 등장하는 간첩신고 문구 (폰트)의 포장은, 누가봐도 아직도 무슨 일만 벌어지면 북한 소행이라고 하는 것들과 더나아가 어처구니 없게도 이를 그대로 믿어버리는 사회에 대해 스스로를 바라볼 수 있는 풍자였다.

자료조사의 과정 속에서 들려주는 이야기들은 그 나름대로 흥미롭고, 편집과 연출 의도만을 가지고 풍자의 성격을 가미했으며, 결과적으로 나중에 나올 신작 영화에 대한 간단한 떡밥도 깔았으니, 이 정도면 소소하게 만족스러운 프로젝트가 아니었나 싶다.


1. 감독님! 보고 계시죠?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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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당거래 (2010)
왜 부당거래인가?


류승완 감독의 신작 '부당거래'를 보았다. 검사와 경찰이라는 설정만 들었을 때에는 대략 이런 이야기가 진행되겠구나 하는 생각이 바로 들었다. 그리고 막상 영화를 보고 나니 이렇게 예상했던 대로 진행되었다. 그런데도 '부당거래'는 매우 인상적인 작품으로 느껴졌다. 왜였을까? 그리고 이 영화의 제목은 왜 '부당거래'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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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수대 에이스 최철기 (황정민), 젊은 검사 주양 (류승범) 그리고 해동그룹 대표 장석구 (유해진)는 각자의 이해관계로 인해 직간접적으로 엮이고 엮이게 된다. 이들이 서로 엮이게 된데는 물론 혼자서는 해결할 수 없는 굴레에 놓였다는 점, 즉 약점을 갖고 있고 이를 누군가에게 완전히 간파당했다는 점과 반대로 그 자신도 누군가의 약점을 완벽하게 잡고 있다는 점 때문이다. 그렇게 이들은 철저히 자신의 이익을 위해 원하면서도 원하지 않는 이해관계에 놓이게 된다. 그런데 이들의 이해관계가 매우 인상적이다. 영화의 제목은 '부당거래'지만 이들 간의 거래는 지극히 합당한 모양새다. 이미 서로의 머리 꼭때기에 있는 베테랑들의 간보기는 적당한 수준에서 끝나지 않고, 오히려 서로를 인정하고 그대신 뒤통수만 치지 말자 이야기하지만 이들의 머리 속에는 이 '뒤통수' 역시 계산된 그러니까 서로 보험 하나 씩은 들어두고 있다는 점을 애써 숨기기는 커녕, 서로에게 자신의 무기를 보여주고는 큰 일 없이 서로 좋게좋게 넘기자 라는 합당한 거래를 이어간다.

극 중 상황이 반전되고 역전됨에 따라 인물들 간의 이해관계와 주종관계 (이것은 확실히 주종관계에 가깝다) 역시 역전되지만, 상대를 쥐고 흔들던 자신이 한 순간에 발아래 놓이게 되더라도 이들의 동요는 크지 않다. 다시 말해 보통 정의로운 주인공이 등장한 영화라면 이런 상황을 겪어야만 하는 주인공의 억울하고 참기 힘든 심정을 그대로 담아, 어쩔 수 없이 해야만 하는 이의 분노와 울분에 촛점을 맞췄을 테지만, 영화는 이런 울분을 보여주기는 하지만 이 울분이 관객에게까지 100% 공감하도록 만들지는 않는다. 즉 이들의 억울한 울분은 어디까지나 자신들이 벌여놓은 합당하지만 부당한 거래의 산물이며 또 하나의 연극일 뿐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들은 서로의 상황이 역전되었을 때도 '아, 드디어 내가 이겼군!'이라기 보다는 그저 역전된 상황 자체를 즐기는 것 처럼 보인다. 내 머리 위에 있던 상대가 드디어 내 발아래 머리를 조아리게 되었다고해서, 상대가 드디어 나에게 굴복했구나 라는 것보다는 굴복할 수 밖에는 없는 그 '순간'을 즐기는 정도로 그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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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류승완 감독 작품 가운데 가장 완성도 높은 작품이라고 부를 만큼, 전체적인 짜임새나 에너지가 수준급이지만 그의 데뷔작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 라던지 혹은 '짝패'에서 느꼈던 날 것의 느낌에 반했던 이라면 완전히 대중의 코드에 들어온 그의 신작에 조금의 아쉬움을, 반대로 일반 관객들은 기존 상업영화보다는 덜 대중적인 (물론 개인적으로 이 영화는 몹시 완성도 높은 대중적인 작품이라고 생각하지만) 작품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조금은 중간에 걸친 영화라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데뷔작부터 팬이었던 개인적인 시선으로서 류승완의 신작 '부당거래'는 분명 다운 그레이드된 대중성이나 성격으로 인해 모호해진 작품이 아니라, 확실히 '진화'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던 작품이었다. 류승완 감독의 이전 작품들은 그 자신이 가장 잘할 수 있는 것들을 어떻게 대중영화에 녹여내는가에 대한 여정이었다고도 생각된다. 그 가운데 좀 더 자신의 성향이나 색깔이 진하게 묻어난 작품들은 좀 더 마니아들을 열광하게 하는 반면 대중들에게는 시큰둥한 반응을 얻었었고, 좀 더 대중적인 코드를 잘 소화한 작품 같은 경우는 그 반대였다.

그런 의미에서 '부당거래'는 드디어 이 두가지 지점이 비로소 평균이상으로 만족할 만한 작품이라고 생각된다. 개인적으로는 '아라한 장풍 대작전'이 이런 지점에 도달할 수 있는 가장 근접한 성격을 가진 작품이었다고 생각했는데, '부당거래'와 비교하자면 분명 양면이 모두 조금씩은 아쉬움이 남는 작품이 아니었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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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한국영화들을 되돌아보면 '부당거래'와 비슷한 지점을 지향했던 작품으로 김성수 감독의 2006년작 '야수'를 들 수 있겠다. 경찰과 검찰 그리고 그 뒤에서 이를 조정하는 배후세력 들의 이야기를 통해 정의가 사라져버린 씁쓸한 한국사회를 그려내려 했던 지향점은 같았으나, '야수'는 분명 많은 부분에서 아쉬움이 드는 작품이었다. 이런 아쉬움은 '부당거래'를 보고나니 좀 더 확실하게 느낄 수 있었다. '부당거래'는 우리가 TV뉴스를 통해 너무 잘 알고는 있지만 대놓고 조롱하거나 풍자하는 경우는 쉽게 찾아볼 수 없었던 사회 지배세력과 (혹은 신분) 그 사회에 물들어 권력을 이익을 위해 휘두르고 있는 자들에 대한 신랄한 풍자를 확인할 수 있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물론 '풍자'다. 이 작품은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최철기 역시 완벽한 정의로운 피해자라기 보다는 가해자이자 그 구성원이라고 보는 것이 더 맞을 텐데, 그렇기 때문에 어느 한 캐릭터에게 공감이나 동정을 주기 보다는 전체적인 씁쓸한 그림을 보고는 혀를 차게 되는, 풍자의 성격을 갖고 있다.

이 영화를 좀 더 극적으로 아니면 좀 더 대중적으로 그리려고 했다면 관객들이 극중 최철기에게 더욱 공감할 수 있도록, 그래서 그의 상황을 좀 더 '어쩔 수 없는' 것으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만들었을 것이다. 그랬다면 마치 '스카페이스'의 토니 몬타나 처럼 더 감정을 담아줄 수 있는 캐릭터와 영화가 되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류승완 감독은 사회와 악이 한 사람의 무고한 사람에게 어떠한 폭력을 행사하는지를 직접적으로 표현하는 방식이 아니라, 결국 영화 밖에 있는 사람들 그리고 우리들이 바로 이런 사회에 살고 있는 안타까움을 풍자하는 방식을 택했다. 개인적으로는 영화내내 이런 시선이 느껴졌기 때문에 이 영화의 방식들을 대부분 지지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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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후반부의 경우 최철기의 에필로그 정도로 묘사되어, 없어도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는데, 이 마지막이 있어야만 비로소 '부당거래'가 완성된다고 생각된다. 물론 이 뒷 이야기가 없어도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는 이야기이기는 하지만, 영화는 좀 더 친절하고 확실한 방식을 원했다. 그렇게 얽혀있던 이들이 서로 엉켜붙고 하는 통에도 누군가는 끝까지 보호받고 죄를 인정하지 않아도 권력을 통해 상황을 역전하고 유지하는 것이 가능한, 즉 이런 비리의 중심에 있었음에도 죄를 추궁받기는 커녕 어깨 쭉 펴고 기죽지 않고 살아가는 모습 뒤로 서울이라는 도시(결국 대한민국이라는 사회)의 풍경을 비추는 것, 또한 수미쌍관을 이루는 영화의 시작과 마지막은 희망적이라기보다는 반복적이고 계속된다는 씁쓸한 현실을 돌아보게 한다. 그래서 영화는 이 마지막 메시지를 통해 비로서 '부당거래', 즉 법을 수호하는 자들과 언론을 좌지우지하는 이들이 합법적으로 만들어낸 '부당한 거래'의 사회에 살고 있음을 들려준다. 그래서 영화는 통쾌하지도 애절하지도 않다. 이것이 현재 대한민국 사회의 현실인 것이 씁쓸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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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배우들의 연기는 모두 마음에 들었어요. 다들 베테랑들이라 간보기 없이 바로 실력발휘들 하시더군요 ㅎ 가장 평범하게 느껴지는 건 오히려 주인공인 황정민이었는데, 이건 주인공이라는 전형적인 틀 때문에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고 생각되네요. 조연들의 연기는 이 세계관을 형성하는데에 가장 큰 공을 세우고 있으며, 류승범의 연기는 갈수록 물이 오르고만 있는데 하나 걱정되는건, 그의 말투나 연기가 주양이라는 캐릭터에게는 아주 어울렸음에도 불구하고, 배우 류승범을 보는 익숙한 시선 때문에 그저 코믹한 이미지로 받아들여질 여지가 있다는 점을 들 수 있겠네요.

2. 류승완 감독의 작품에는 반드시 등장하는 배우들의 모습들도 반가웠어요. 안길강은 거의 까메오 수준으로 등장하지만, 왜 안나오나 싶던 김수현은 나름 비중있는 캐릭터로 등장하더군요. 이런 캐릭터도 멋졌어요. 김수현씨!

3. 이경미 감독의 연기는 자연스러워서 못알아볼 정도였으나, 이준익 감독의 까메오는 '나 이준익 감독인데 깜짝출연했어요!'라고 말하고 있는 듯 어색함 그 자체더군요 ㅋㅋ

4. 조영욱 감독의 음악은 확실히 좀 과잉으로 느껴졌는데, 그 과잉이 이 작품과는 잘 어울렸던 것 같아요. 확실히 음악이 은은하게 깔리기보다는, '이 장면은 이런 긴장감을 주는 장면이야' '심각함이 극에 달했다고!'라고 말하는 것처럼 들렸는데, 이런 과잉이 좀 더 영화를 장르적으로 표현해 낸 것 같아요.

5. 이춘연 님이 특별출연하셨는데 무려 캐릭터 이름이 '엄충수 경찰청장'!! 

6. 류승완 감독님은 예전에 '다찌마와 리' 극장판 개봉시 단독으로 인터뷰할 기회가 있었던터라, 그 이후로는 왠지 더 반가운 느낌이에요. 그 때 제 블로그와 DP닉네임을 이미 알고 계셔서 감동받았었는데 말이죠 ㅠ (류감독님! 보고 계시죠? ㅠㅠ)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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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rkawn.tistory.com BlogIcon 주테카 2010.10.29 15:02 신고

    역시나 꼭 봐야하는 영화인 모양입니다.

    • Favicon of https://realfolkblues.co.kr BlogIcon 아쉬타카 2010.10.29 15:33 신고

      류승완 감독의 전작을 좋아하셨다면 꼭 보셔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런데 반대로 류승완 감독에게 기대하는 면이 너무 분명하다면 조금 실망하실 수도 있구요

  2. 알 수 없는 사용자 2010.10.29 15:20

    개봉하자마자 보고왔어요. 역시나 좋은 영화더군요. 말씀하신것처럼 이준익 감독님은 정말로 '나 이준익이야' 라고 하는 느낌이 ㅋ 지난번 배철수의 음악캠프에 류승완 감독님이 나오셔서 이준익 감독님 신작에 출연했다고 하던데, 이준익 감독님은 부당거래에 나오셨군요.

    • Favicon of https://realfolkblues.co.kr BlogIcon 아쉬타카 2010.10.29 15:34 신고

      사실 연기야 류승완 감독님이 훨씬 잘하시죠. 주연 맡으신 것도 몇편 있으니 ㅎㅎ

  3. 알 수 없는 사용자 2010.11.01 11:45

    안녕하세요, TISTORY입니다.



    티스토리 메인에서 '영화<부당거래>'를 주제로 회원님의 글을 소개해드렸습니다.^^
    혹시 노출과 관련하여 궁금한 점이 있으시면 tistoryeditor@hanmail.net 메일을 통해 말씀해주세요!


    앞으로도 재미있고 유익한 글로 자주 뵈었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4. 알 수 없는 사용자 2010.11.01 16:48

    보고 싶어지는데요 ^^..

    잘 보고 갑니다 ..

  5. Favicon of https://ustyle9.tistory.com BlogIcon Ustyle9 2010.11.01 17:59 신고

    주말에 한번 봐야 겠네요!!

  6. Favicon of https://www.kkolzzi.com BlogIcon 꼴찌PD 2010.11.02 09:43 신고

    저도 류승완 감독에게 기대하는 부분에 대한 선입견이 있었던 것 같아요. 영화를 보고 나오면서 현 사회의 비리를 꼬집은 부분에 대해 공감하면서도 화가 치밀었죠. 동시에 화려한 액션과 위트가 부족했던 것 같아 아쉬웠지만 결론적으로는 황정민, 류승범, 류해진의 콤비와 영화를 살린 마동석의 연기가 일품이었다는 생각입니다.

  7. Favicon of https://mcdasa.tistory.com BlogIcon mcdasa 2010.11.02 10:43 신고

    마지막 멘트는 "용개형 보고있지~ ㅠㅡㅠ"
    가 생각나는군요~ ㅎㅎㅎㅎ

    영화 재미있다기보단, 아 씁쓸하더군요. 보고나오는데 그 찝찝합.
    어찌 이리 현실하고 비슷하게 그릴수가 있는지.. ㅎㅎ

  8. Favicon of https://grigodesign.tistory.com BlogIcon 그리고르기 2010.11.03 13:26 신고

    주변애기 들어봐선 재밌을거 같습니다. 빨리 보고싶네여 ^^

  9. Favicon of http://achievstar.tistory.com BlogIcon 별치브 2013.08.23 14:52

    우와. 어떻게 하면 단독으로 인터뷰할 기회가 생기나요? 대단하신 블로거군요. 감상편 너무 잘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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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찌마와리 - 악인이여 지옥행 급행열차를 타라>(이하 다찌마와리)의 공식 블로그에 블로거 자격으로
참여하게 되면서 남들보다 먼저 영화도 시사회에서 볼 수 있었고, 주연 배우인 임원희 씨와의 인터뷰
시간도 갖을 수 있어서 좋았지만(임원희 씨와의 인터뷰 보기), 가장 좋았던 건 류승완 감독님을 인터뷰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 다는 점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도 좋아하는 감독 가운데 한 명이었고, 그의 작품들은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부터 <짝패>에 이르기까지 전부 재미있게 즐긴터라, 이번 신작의 개봉과 더불어
감독님과 직접 인터뷰할 수 있는 기회는 정말 기대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었습니다.

아무래도 영화를 보고 난 다음에야 좀 더 많은 얘기를 나눌 수 있을 것 같아, 관람 뒤로 미뤄왔던 인터뷰 약속이
어제 19일로 드디어 잡혔고, 본래 3명의 블로거 가운데 저를 포함 한 분더 참석하시기로 했던 인터뷰는,
그 분의 급작스런 사정으로 인해 무려 저 혼자 단독으로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무려 2시간에 걸친 길지만 짧은 시간동안 감독님의 사무실에서 1:1로 편안한 분위기 속에 인터뷰를
마음껏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일시 : 2008.08.19 오후 2시 ~ 4시
장소 : 삼성동 외유내강 사무실
인터뷰어 & 동영상 촬영 : 아쉬타카

(인터뷰 내용 가운데 영화의 내용상 스포일러가 될 수 있는 내용이 있습니다.
 하지만 알다시피 이 영화는 스포일러와는 무관하게 즐길 수 있는 영화이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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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인적으로는 기자 시사회에서 한 번 보고, 개봉 뒤에 유료로 일반 관객들과 2번을 더 관람하였다.
  기자 시사회에서는 아무래도 이 영화가 오마주와 인용이 많은 영화이다 보니 이런 부분에서
  많이들 호응을 했다면, 일반 관객들에게는 대중적인 웃음 코드에 더욱 반응했던 것 같다.
  대체적으로는 대중들에게도 웃음을 전달하는 면에서는 성공한 듯도 한데.

== 어디 극장에서 보았는가?

- 문래 CGV에서 보았다.

== 지역마다 반응이 참 다른거 같더라. 신총, 홍대, 코엑스 같은 곳과 외곽지역,
   그리고 지방에 따라 반응도 틀리고, 또 시간대에 따라도 조금씩 틀린것 같더라 (웃음)

- 이 영화의 호불호는 일단 유치해서 재밌다와 유치해서 별로다로 나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구성 면에서 호불호가 갈리는 중요 지점은 아무래도 중간에 다찌마와리가 기억을 잃으면서
  시작되는 외팔이 시퀀스가 아닐까 싶다. 사실 이 외팔이 시퀀스에서는 지금까지 해오던 과장된
  문어체 대사를 제외한다면 전혀 코믹함이 없는 설정이라 할 수 있는데,

== 정색을 하지않나

- 정색을 하고서는 완전히 진지한 모드로 돌입하는데, 이전까지 단편 <다찌마와 Lee>에 가까운
  설정과 웃음코드에 박장대소했던 관객들은 이 부분에서 주춤하는 한편, 반대로 칸 영화제용
  포스터에서 풍기는 스타일리쉬한 무협 액션이나, 류승완 영화를 본다고 했을 때 기대하는 바가
  있었던 팬들에게는 오히려 더 흥미로웠던 장면이 아니었나 싶다. 이렇게 톤이 완전히 바뀌는
  부분은 처음부터 기획되었던 것 같은데.

== 그렇다. 이 영화는 음식으로 따지자면 매우 자극적인 양념으로 이루어진 음식이라고 할 수 있는데,
    사람들이 말투를 즐기려다가 말뜻을 놓치게 되는 경우가 생기면, 관객들이 중반이후의 흐름을
    따라가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기대치가 확실하기 때문에 그 어떤짓을 한다고 해도 그 강도가
    40분 이상을 지속시키기 어려울 것을 알고 있었다. 이미 눈물, 콧물 다 쏟은 다음에야
    사실상 게임 끝난 것이 아닌가. 그래서 애초부터 생각했던 것이, 이번 장편버전에서는
    다른 방식의 구조 몇 가지가 들어가서 다른 체험을 하게 해야된다는 계산을 했다.
    말투를 쫓으려다가 말뜻을 놓치면 않된다는 이야기를 한 이유도 그런 것인데,
    사람들이 말하길 초반에는 이런 엉터리 외국어 설정들이 신선했는데 나중에는 지치더라 하는
    얘기를 하는데, 근데 이 영화에서 이런 말투는 일종의 이 세계를 관통하고 있는 암묵적인
    약속이라고 생각한다.

    일종의 사투리와 같다고 보면 되겠다. 예를 들어 충청도나 강원도 사투리가 초반에는
    신선하고 재미있겠지만, 후반부에는 이런 신선함과 재미가 떨어질 것 같다고 해서,
    사투리를 쓰던 인물이 후반부에는 표준어를 쓸 수는 없는 것 아닌가. 하지만 워낙에 사람들이
    이런 엉터리 외국어를 재미있게 느끼다보니 뭐 더 재미있는게 없나 하고 기대하게 되지만,
    이것은 어떻게 보면 기본 바탕을 깔아놓은 것 일뿐, 이것 때문에 중반부터 진행되는 이야기의
    동력을 따라가지 못하게 되면 손해라고 할 수 있겠다.
    예를 들어 간장게장 집에 가서 간장에다 밥맛 비벼먹고 오게 되는 것이랄까.
    이렇게만 먹어도 맛은 있지만, 이렇게 되면 게 맛은 못보는거지.
    이 영화가 흥미로운 점은 정신을 바짝차리고 본 사람들이 극장을 나오며 승리의 깃발을 흔드는
    영화라고 생각한다. 중반부에 독비도 시퀀스 같은 경우 완전히 다른 체험을 하길 바랬다.
    그리고 엄밀히 따지면 다찌마와리가 기억을 되찾고 유럽으로 떠난 뒤의 모습 또한 기억을
    잃기 전과는 다르다고 할 수 있다. 이렇듯 독립적인 세계를 다양하게 경험하게 해야만이
    이 영화가 끝까지 힘을 잃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결과적으로 이 약속을 받아들이고 쭉 따라가는 사람들은 끝까지 가는 것이지만,
    이건 또 뭐지? 하게 되면 이 게임에서 탈락하게 되는거라고 볼 수 있겠다.

   <다찌마와리>는 생각보다 굉장히 인터렉티브한 영화라고 생각한다. 반응하는 사람들이
   수동적일 수록 덜 즐기게되고, 능동적으로 들어갈 수록 많은 요소를 즐길 수 있는 영화라고 보면
   되겠다.

- 그렇다고해도 후반부에 엉터리 외국어의 질적인 퀄리티가 전반부에 비해서는 많이 약했던 것 같다.
  예를 들어 전반부에는 듣는 것만으로도 신선했던 다양한 어휘들이 계속 튀어나왔다면, 후반부에는
  우리가 이미 흔히 알고 있는 엉터리 외국어들, 즉 일본어의 경우 '~~하무니다' 같은 것을 넘어서는
  대사들이 거의 없어서 너무 전반부에 몰린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 그 말도 맞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후반부에 말투 이상의 요소를 넣게 되면 오히려
    추해질 것 같다고 생각했다. 물론 관점의 차이겠지만 후반부에는 황금불상을 두고 서로
    속고 속이는 이야기가 더 중요하다고 보았던 것이고, 대화는 대화 이상의 의미는 두지 않으려고
    했다. 정신을 바짝차리고 봐야한다는 것은 이런 이유인데, 말투에 집중하다보면 그 인물이 하는
    말의 의도나 그 인물이 갖고 있는 임무나 역할을 모르고 그냥 스윽 지나가기 쉽다.
    사실상 후반부에 등장하는 엉터리 외국어를 하는 이 인물들은 악당이고, 결과적으로 속이려고 했던
    이들이 속고 마는 공식적인 통쾌함으로 가려고 했던 것인데, 말투에만 집중하게 되면 이런
    본래의 이야기에 집중력을 해칠 듯 했고, 감독으로서도 이 외국어 부분에 그다지 중요성을
    두지 않았다고 볼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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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앞서와 같은 맥락으로 공효진씨의 더빙 톤의 경우, 다른 배우들과는 다른 톤으로 이루어지는데,
   이런 공효진씨의 톤을 의도한대로, '아, 외화더빙 톤으로 가는구나'하고 받아들이게 되면
   큰 이질감이 없겠지만, 반대로 다른 배우들과는 달리 상당히 튀고, 오버스럽다라고 여기게 되는
   반응도 상당히 있는 것 같다.


== 그 부분이 가장 재미있었다. 세 여자 배우에 관한 반응이 관객마다 너무 다른것이 신기하면서도
    재밌더라. 어떤 관객은 마리가 좋았다, 누구는 금연자가 좋았다, 또 누구는 소녀가 좋았다 식으로
    반응이 각기 다른 점이 감독으로서 매우 재미있게 느껴졌다. 다른 영화들도 그렇지만 수많은
    사람들이 극장에서 다 같은 영화를 본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같은 프린트를 볼 뿐이지.
    이 영화의 경우 특히 그런 것 같다. 사실상 극장 밖을 나설때는 각기 다 다른 영화를 보고
    나오는것이라고 생각한다. 앞서 말씀하신것처럼 유치해서 재밌다와 유치해서 재미없다로
    갈리는 것처럼, 그렇다면 어떤 것이 유치하고 어떤 것이 유치하지 않은 것으로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달라지기도 하고, 만주 액션이나 스키장 액션 같은 경우 재미있게 보는 사람이 있는 반면,
    그 뭐 왜 이렇게 기냐 하고 반응하는 사람이 있기도 한데, 좋아한다는 분들 사이에서도 이렇게
    좋아하는 지점이 각각 다르다는 점이 감독으로서 가장 흥미로운 점이 아닌가 싶다.


- 이 영화만의 재미 중에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주대사 못지 않게 뒤에서 치는 듯이 작게 들리는
  일종의 부대사를 들 수 있는데, 예를 들면 '짜부러들다니' 뭐 이런거. 그 유명한 '잘 생겼다'도
  이런식의 부대사였고. 개인적으로는 주대사보다도 이런 부대사의 재미가 더욱 쏠쏠했는데,
  많은 관객들이 이에 앞선 재미에 웃다가 웃음 소리나 다른 주변 환경들에 묻혀 이런 부대사를
  놓치게 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 것 같아 아쉬운 마음마저 들더라.
  이런 부대사의 경우 배우들의 애드립의 비중이 상당히 컸을 것 같은데.

== 그렇다. 배우들의 애드립이 컸던 부분이고 시나리오 상에서부터 계획된 것도 있었다.
     이 부대사라는 것이 따져보자면 유구한 역사를 갖고 있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내가 볼 땐 한국 액션영화에만 있던 전통같은데, 7,80년대 이대근씨가 나오던 액션 영화들을 보면
     이런 경향이 특히 두드러지는것 같다. 영상을 보면 입은 안움직이고 있는데 배 같은데를 맞으면,
    '어허, 이 놈이 복장을 지르네' 뭐 이런 것이 끊임 없이 나온다.
    좀 더 깊게 들어가자면 이런 것들은 당시 영화 환경에 산물이었다고 생각한다. 예전에 한국영화의
    녹음 방식은 릴 단위로 한 번에 20분 분량을 단번에 녹음하게 되는, 마치 일본영화
    <웰컴 투 미스터 맥도날드>처럼 배우들이 부스 안에 쭉 늘어서서 대사를 치고 빠지는 이런
    분위기였고, 19분 57초에 누가 실수라도 하면 다시 처음부터 다시 녹음해야되는거였기 때문에,
    뭔가 실수를 하더라도 이를 실수처럼 보이지 않기 위해 성우들이 즉흥연기로 채워넣는 부분도
    있었던 것 같다.

    장면을 보면 분명히 어떤 미세한 폴리 사운드나 이펙트 사운드가 들어가야 하는데, 당시 환경상
    대충 급하게 하다보니까 화면에선 무언가가 계속 이뤄지고 있는데 소리들은 안채워져 있으니까,
    뭔가를 채워넣어야 겠다는 강박관념에 성우들이 그 공간을 채우는 일이 많았던 것 같다.
    진지한 영화들에선 좀 덜하지만, 이를테면 박노식씨가 전라도 사투리를 쓰면서 서민적
    액션영웅으로 등장하는 영화에서 더 자주 찾아볼 수 있었건 것 같다. 이런 것들은 외국영화에서는
    쉽게 찾아볼 수 없는 것으로 오히려 이런 것들이 굉장히 신기하게 느껴졌었다. 배우들도 후시녹음
    자체보다는 이런 방식의 더빙에 더욱 신기하고 재미있게 반응했었고.
    사실 지난 단편에서도 이런 방식은 사용했었지만, 이번 장편에서는 좀 더 본격적으로 사용하면서
    모든 배우들이 마치 추임새를 넣듯이 활용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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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런 부대사 중 하나이기도 한데, 다찌마와리가 기억을 되찾고 나서 국경살쾡이 일당이 다시
  돌아왔을때, 왕서방 역할의 김병옥 씨가 다찌마와리를 보면서 '독비도!'하고 외친다.
  자막에서는 '외팔이 검객'이라고만 표현되었지만, 이 영화가 오마주를 바치고 있는 장철 감독의
  영화 제목이기도한 '독비도'를 아는 이들에게는 디테일한 재미를 주는 설정이 아니었나 싶다.
  역시 이런 부분은 애드립이기 보다는 의도된 대사 같은데.


== 물론 그런 부분은 직접 디렉팅한 경우라 할 수 있다.


- 이런 부대사가 가장 재미있는 장면 중에 하나는, 후반부에 다마네기가 운전하는 장면에서 길을 막은
  양때들에 짜증을 내며 '디스 램' '오 마이 갓'하며 영어 대사를 하는 장면이었는데
  (저의 '오 마이 갓'대사 실연에 감독님이 제법 크게 웃기도 하였음 --v), 기자간담회에서  
  다마네기 역할을 맡은 김수현씨가 리딩 때부터 상당히 많은 준비를 하고 와서 놀랐다는 얘기를
  하신적도 있고, 이 영화에서 김수현 씨의 연기에 대해 한말씀 하신다면.

== 오, 정말 훌륭한 질문이다. 김수현에 연기에 대해선 아무도 질문하지 않았었는데 말이다.
     나는 이 영화를 통틀어서 진정한 승리자는 김수현이라고 생각한다. 안길강 씨와 함께 내가 만든
    모든 극장용 영화에 출연한 배우이기도 하고, 축구로 따지자면 되게 믿음직한 미드필더랄까.
    어떤 상황에서 기용해도 자신이 맡은 역할을 충실히 해내고 치고 빠져주는 그런 느낌.
    본 리딩 때 김수현씨의 연기에 모든 배우들이 다 경악을 금치 못했을 정도로 엄청나게 준비해온
    것을 그대로 느낄 수 있었다. 사실 영화에 수록된 것보다 훨씬 더 한국말처럼 들리는 대사였는데,
    김수현의 말에 맞춰서 대본을 다 바꿨을 정도다.
    뭐 연기력은 두 말할 필요가 없는 배우다.

- 개인적으로도 그런 점이 아쉽더라. 배우로서의 역량은 대단하다고 생각하는데, 더 많은 사람들에게
   인정받지 못하는 점이 아쉽더라.

== 김수현의 최대 약점이 영업을 잘 못한다는 것이다. 비지니스가 진짜 약하다. 낯도 많이 가리고.
     나랑도 많이 친할 것 같지만 현장에서나 보는 거지, 다른 때는 연락도 잘 안한다.
     사람이 너무 착해서 자기가 뭔가 나서서 하고 이런걸 잘 못한다. 나는 동남아 숀 펜이라고 부르는데
     정말 연기는 나무랄데가 없는 배우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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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찌마와리>는 영화 팬의 입장에서 봤을 때 아는 만큼 보이는 영화라고 생각한다.
  그런 면에서 봤을 때, 초반 대사관 장면이나, 내부의 배신자가 있다는 설정, 껌을 무기로
  사용하는 것, 그리고 오페라 극장앞에서 전구를 깨 바닥에 뿌리는 설정 등 큰 틀에서 봤을 땐
  <미션 임파서블>이 바탕에 깔린 것 같다.
   이미 많이 이야기했던 서극의 <도>를 비롯해, 주성치의 <희극지왕>의 인용도 보이고.
   후반부의 스키장을 배경으로 벌이는 액션 장면은 성룡의 <폴리스 스토리 4>에 초반 설원
   액션 장면이 떠오르는데(여기서 '아~~~맞어 맞어'하며 감탄사를 내뱉으심), 이런 인용 장면들
   가운데 감독이 애초부터 이 영화를 생각하고 인용한 장면이 있는가 하면, 지금 알게 된
  <폴리스 스토리 4>의 경우처럼 촬영당시에는 몰랐으나 나중에 인터뷰나 리뷰 등을 읽다가
  이런 장면이 이런 영화에 등장했었구나 하고 알게 된 영화들도 있는것 같다.


== <폴리스 스토리 4>도 지금 인터뷰를 통해 알게 된 경우고, 사실 주성치의 <희극지왕>의 경우도
     다른 인터뷰를 통해서 알게 된 경우다. 얘기를 듣고 보니 그런 장면이 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사실 개인적으로 <희극지왕>에서 가장 좋아하는 장면은 '정무문' 장면이라 이건
    쇼트들도 다 기억이 나는데, 콧물 장면 같은 경우는 얼핏 그런 장면이 있었던 것 같다는 생각은
    드는데 정확히 어떤 장면이었는지는 기억나질 않는다. 그런게 제법 많은 것 같다.
    누군가 말을 해줘서 알게 되는 경우도 있고. 무의식 속에 있던 것들이 의도되지 않게 표출된 것
    같다.

    그리고 <미션 임파서블> 얘기를 하셨는데, 구조적인 면에서 더 큰 틀로 얘기하자면 아무래도
    007 시리즈를 들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행동들 같은 경우는 <미션 임파서블>의 이단 헌트
    스타일의 행동을 한달까?  근데 다찌마와리와 이단 헌트는 백만광년쯤 떨어진것 같은데? ㅎㅎ
    이를 테면 <독비도>같은 장면은 대놓고 말을 하니 두말할 필요없을테고, 액션의 전체적인
    디자인은 서극의 <도>에서 가져왔고, 오페라 극장의 세트 디자인 같은 경우는 미술팀과 세트팀에게
    <도쿄 방랑자>를 보여주면서 이런 비현실적인 공간을 요구했었고, 뒤에 큰 시계같은 경우는
    <유로파>같은 영화에서 보여지는 스크린 프로세스 방식의 과장된 것들을 인용하기도 했고.
     뭐 대사들은 예전 한국영화들에서 그대로 가져온 것들은 말할 필요도 없고. 온통 인용으로 점철된
    인덱스 영화 쯤 되겠다.


- 개인적으로는 황보라씨 캐릭터를 더빙한 케로로 성우분의 목소리 연기도 좋지만,
  임원희씨가 인터뷰 중에 이야기하셨던 것도 있고, 또 <보노보노> 톤을 원해서 그런 식으로
  황보라씨에게 대사를 주문했다는 얘기를 듣고는, <보노보노>의 왕 팬으로서
  (여기서 감독님이 직접 보노보노 목소리 연기를 선보이시기도 '포로리야~')
  이런 황보라씨의 더빙을 DVD에서라도 만나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램이 있는데,
  혹시 계획이 있는지?


== 그럴 생각이긴 하다. 그런데 우울한 현실을 말씀드리자면, 가면 갈수록 DVD를 만들 때 이런저런
     시도를 하기가 굉장히 힘든 것이 사실이다. DVD 시장이 거의 붕괴되다시피 했기 때문에
    현실적으로는 어차피 다 돈이라 감독이 원하는 만큼 DVD가 나와주기에는 거의 불가능하지 않나
    싶다. DVD를 기획하면서 가장 크게 하고 싶었던 두 가지가 있는데, 첫 번째는 음성 트랙을
    배우들이 더빙한 ADR트랙만 살리고, 그러니까 아무런 배경음악 없이 ADR 트랙만 독립적으로
    담긴 채널을 만들고 싶고, 두 번째 시각적으로는 메뉴 선택에 따라 레터 박스를 치우고 다른
     버전을 담는 것이다. 그 다른 버전이란, 예전 리 반 클리프가 나오는 서부영화들을 TV에서 보면,
     시네마스코프 화면을 억지로 자르다보니 자르고나서도 남은 부분이 있어 압축을 시켜서 방영을
     하곤 했는데, 어린 시절엔 이렇게 인물들이 길쭉하게 외곡되어 나오는 것이 오히려 더욱
    영화적으로 다가왔던 것 같다. <도니 브레스코>DVD 같은 경우도 약간 늘려서 그런 식으로
     출시가 되었던 것 같은데, 선택에 따라 이렇게 옛날 영화 TV방영분 처럼 볼 수 있는 버전을
    하나 만들고 싶다.
    그런데 어떻게 될지는 잘 모르겠다. 현재 한국영화 감독들은 사실 각종 메이킹 영상이나 소스등을
    넣고 싶어하지만, 어차피 그게 다 돈이고, 그냥 오소링이나 잘되서 화질이나 사운드나 잘 나와주면
    감지덕지다 하는 생각들이 퍼져있는 것이 사실이기도 하다. 블루레이 같은 경우는 정말 소수의
    선택받은 영화들 만이 누릴 수 있는 혜택이라 생각되고. 이렇게 우울한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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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블루레이 얘기가 나왔으니 말인데, 혹시 블루레이 유저이신지?


== 아, 아직이다. DVD플레이어도 망가져서 컴퓨터로 보고 있다
    (여기서 컴퓨터란 물론 DVD-ROM입니다;;)


- 지금 말씀하신 분위기로 미뤄보자면 <다찌마와리> 블루레이 출시는 사실상 거의 희박한 것이
  아닐까 싶지만 ('그렇죠'하시며 감독님의 허탈한 큰 웃음 작렬), 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
  <사이보그지만 괜찮아>나 봉준호 감독의 <괴물>의 경우처럼 해외에서 먼저 블루레이로
  출시되는 경우도 있는데, <다찌마와리>의 경우 해외판권을 이미 칸에서 계약을 한 것으로 아는데,
  혹시 해외에서라도 <다찌마와리> 블루레이를 만나볼 수 있을까?


== 잘 모르겠지만, 구체적인건 판권을 구입한 그 쪽에서 판단할 문제라고 보면 되겠다.
    배급 판권과 2차 영상물 판권을 별도로 판매한 건 아니기 때문에, 그들의 시장성 판단에 따라
   해외에서 출시 여부가 판가름 날 것 같다.


-  이번 영화의 경우 성룡 영화처럼 엔딩 크래딧에 NG장면이 등장하는데,
   개인적으로는 재미도 재미지만, 요즘 같아선 영화가 끝날려고 폼만 잡아도 벌써부터 짐을 싸기
   시작하는 관객들을 엔딩 크래딧이 오롯이 끝날 때까지 좌석에 붙들어 놓은 효과도 의도했던
   의도하지 않았던 불러 일으킨 측면이 있는것 같다.


== 이번 무대인사를 다니면서 황당했던 일이, 무대 인사 왔다고 영화가 다 끝나지도 않았는데 영화를
    끊어버리기도 하고, 사실 이 영화의 마지막엔 호방한 분위기로 '잘 생겼다'하는 마지막 자막이
    상당히 중요한 부분이기도 한데 참 당혹스럽더라. 해외 영화제를 다녀보면서 느끼는 거지만,
    엔딩 크래딧이 다 끝나기전에 극장에서 불을 다 키는 것은 우리나라 밖에는 없는 것 같다.
    그리고 사람들도 빚쟁이 한테 쫓기는 나가는 분위기도 없는 것 같고. 물론 영화가 정말 자기 취향이
     아니었던 경우에 나가는 것이야 잘못된 것이라고 볼 수 없겠지만, 크래딧이 2,30분씩 걸리는 것도
     아니고 평균 3~4분에 길어야 10분이 안되는 시간인데, 내가 충분히 즐긴 영화라면 마지막에
     타이틀 음악을 한번 주욱 들으면서 머리 속으로 한번 정리해보고 나가는 것이 영화를 즐기는
    방식인데 이를 다 포기하는 것이 너무 아쉽다. 그리고 더 맘에 안드는 건 차라리 빨리 나가면
    그건 그나마 괜찮은데, 그냥 그 자리에 서 있는건 정말 못 참겠더라.


- 영화의 러닝 타임을 보면 분명히 엔딩 크래딧이 모두 끝날 때까지의 시간을 영화로 인정하고
  있는데, 빨리 나가려고만 하는 관객들도 그렇지만, 끝나자마자 불을 다 켜버리고, 청소 아줌마들을
  동원해 관객들을 극장에서 내쫓으려고 하는 극장 측에 더 문제가 있는 것 같기도 하다.


==  굉장히 중요한 말씀을 하셨는데, 엔딩 크래딧은 엄연히 영화에 포함된 부분이고, 크래딧에
   어떤 음악을 어떻게 배치할지 등도 다 디렉팅 하는 것이기도 하고. <다찌마와리>같은 경우도
    NG장면들을 보다보면 정신없이 보다가 놓친 장면들을 다시 되새겨 보게 되는 기능도
    크래딧에 중요한 기능 중 하나라고 생각된다.
    개인적으로 이런 분위기가 예전 단관 극장 같은 경우라면 어느 정도 이해는 할 수 있겠다.
   빽빽하게 배치된 상영프로 탓에 빨리빨리 진행해야 되었던 부분도 있고, 프린트를 다시 감아 돌려야
   되는 시간적 요인도 있었고. 하지만 요즘같은 멀티 플렉스의 경우 그런 상황도 아닌데,
   이런 점은 극장에서 이런 환경을 바꿔야 된다고 생각한다.


- 맞다. 불을 켜는 자체가 일종의 '나가라'는 신호로 작용하고 있고, 만약 크래딧에 불만 켜지
  않아도 바로 나갈 사람들 가운데 절반은 자리를 지키게 될 것으로 본다.


== 이건 일종의 직업윤리의 문제라 생각한다. 극장에서 일하는 종사자들이 자신들이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정확히 모르고 있기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이기도 하고.
     외교관이라고 나와가지고는 중요한 협상 테이블에 갔는데 문서 해석도 제대로 못하는 거랑
    별반 차이가 없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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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반 오프닝 타이틀을 보면 007 스타일이 연상되기도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총기의 이미지가
  전면에 부각되는 것이나 브라스가 첨가된 배경음악도 그렇고, 와타나베 신이치로 감독의
  <카우보이 비밥>에 좀 더 가깝게 느껴졌다. 외국의 경우 <세븐>같은 영화를 비롯해 많은
  영화들이 타이틀 시퀀스를 독립적으로 제작하는 경우가 많은데, <다찌마와리>의 경우도
  다른 곳에 의뢰를 한 것인가?


== CG를 맞은 EON 팀에서 작업을 했다. 내 영화 가운데 타이틀 시퀀스를 독립적으로 제작한 영화가
    두 편인데, 이번 <다찌마와리>와 <아라한>이 그런 경우였다. <아라한>의 경우 콘티 회의때부터
    내가 아주 밀접하게 달라붙어서 이것저것 세밀한 동선까지도 요구를 했던 편이고,
     이번 같은 경우는 말씀하신 <카우보이 비밥>이나 <007>시리즈, 그리고 70년대 이소룡 주연의
    영화들 <맹룡과강>이나 <사망유희>같은 영화들의 오프닝 컨셉 분위기를, 즉 범죄영화 분위기도
    나면서 스파이 활극 분위기도 동시에 전하는 그런 느낌이면 좋겠다는 의견을 전한적이 있다.
    결과적으로 아주 만족스럽게 작업이 된 것 같다.


- 타이틀에 사용된 음악도 그렇고, 전체적으로 영화에 수록된 음악들이 너무 과하거나 부담스럽지
  않게 매우 효과적으로 쓰였다고 생각한다. 특히 메인 테마음악은 마치 '수사반장'의 메인테마를
  연상시키는 분위기도 나는것 같다.


== <샤프트>같죠. 그런 분위기를 원해서 음악 감독에게 그런 쪽으로 의뢰를 했었다.
    음악이 작업할 때 참 힘든 것 같다. 영상 같은 경우야 보면서 어느 정도 느낌을 알 수 있지만,
    음악 같은 경우는 내가 특별히 무슨 악상이 떠오르는 것도 아니고, 촬영당시에는 정확한 느낌을
    알 수가 없기 때문에 쉽지 않은 작업이라 생각한다.


- 그런 점에서 인상적이었던 장면이 바로 '그때 그사람' 이 삽입된 장면이었다. 이 장면을 보면서
  개인적으로는 <내일을 향해 쏴라>에서 부치와 선댄스가 은행을 터는 과정들을 세세하게
  보여주지 않고, 이 은행, 저 은행으로 빠르게 전개하며 흥겨운 음악과 더불어 진행되는 시퀀스가
  있는데, 약간 엇박인듯 하면서도 어울리는 이런 분위기가 느껴졌다.


== '그때 그사람'이 처음에는 어색한 듯 하지만, 끝으로 갈 수록 잘 맞아 떨어지지 않나?
     '그때 그사람'이 처음부터 결정되어 있었던 것은 아니다. 그 장면을 촬영할 때 현장 편집기사의
     컴퓨터에 '그때 그사람' 대학가요제 버전 음악이 들어있어 그냥 한 번 깔아봤는데 이게 잘
     붙더라. 이런 것도 있고 또 뭐랄까 키스에 실패한 남자의 외로움도 느껴지고 ㅎㅎ
     개인적으로 딱 분위기에 맞아 떨어지는 음악들보다도, 약간 엇갈리게 사용되는 음악을 더
    좋아하는 취향이 드러난 장면 같다.
    이런 경우 보여지는 화면과 음악의 분위기가 틀려 조화가 깨짐으로서, 오히려 양쪽을 각각 더
    집중하게 만드는 지점이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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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찌마와리가 상하이에 도착하자 마자 액션이 펼쳐지는 곳의 배경을 보면, 뒤에 위치한 건물
  간판에 'BADA STORY'라며 카지노 간판이 있는걸 볼 수 있는데,


== 그건 우리 미술팀의 아이디어 였다. 나는 사실 너무 대놓고 하는 것 같기도 해서 그냥 그랬다.
    영화를 보면서 그런것 까지 다 보는 사람들 참 신기하다고도 생각한다 ㅎ


- 아주 지겨운 질문인듯 하지만, 아직도 언론 등에서 류승완 감독을 표현할 때는
  '한국의 타란티노다'라는 수식어가 지배적이다. 개인적으로 이런 평가에 대해 이제는
  질렸을 법한데, 굳이 따지자면 나는 이런점은 타란티노와 같다 혹은 이런 점은 다르다 하는 것이
  있다면.


== 좋고 나쁘고를 떠나서 이제는 정말 지겹다. 뭐 이를테면 흘러간 대중문화에 열광하고, 장르영화나
   마이너 적인 취향은 비슷한 것 같다. 그런데 내가 직접 타란티노를 만나본 적이 없어서 타란티노가
   나랑 얼마나 비슷한지 잘 모르겠다. 그리고 나는 괜찮지만 타란티노가 이런 수식어를 좋아할지
   모르겠다 ㅎ 확실한 건 내가 타란티노 영화를 좋아하긴 한다. 그건 사실이다.


- 아무래도 류승완 감독의 팬 분들이 가장 궁금해하는건, 차기작인 <야차>의 진행정도 인 것 같다.
   현재 진행상황은 어떻게 되나?


== 사실 지금 드릴 수 있는 말은 전혀 아무것도 없다. 다음 달 말이 되어봐야 어느 정도 결론이 날듯
   싶긴 한데, 한국에서 시대극을 찍는 다는 것은 너무도 힘든 일인것 같다. 그렇다고 대충 판자로된
   세트에서 찍고 싶진 않고. 뭐 그렇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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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인터뷰를 보니 영웅본색을 시사회에서 보고 와서 요즘 관객들의 분위기에
  당황한 글을 본적이 있다고 한 말을 보았는데, 그게 아마 내가 쓴 글인것 같다.
  (확인해보니 제가 dp에 남겼던 글을 보셨더군요 ㅠㅠ)
  이 얘기를 조금 해보자면, 개인적으로는 어린 시절 비디오로만 접하고 극장에서는 보질
  못했기 때문에 극장 상영에 대한 환상이 있었다. 예전에 극장에서 보신 분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극중에서 소마가 테입을 훔쳐 주차장으로 왔을 때, 적룡이 오토바이를 타고 나타날 때
  (여기서 감독님의 감탄사 '캬~~~~~')극장에서 박수가 터져나왔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아 나도 드디어 이런 분위기를 극장에서 느껴볼 수 있겠구나 했지만 전혀 다른 분위기와,
  코믹영화로 박장대소 하며 보는 분위기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 아...그 정도였나...음....너무 심각한데.. 아, 쌍코피에서 웃었나? 아...
    어쩔 수 없는 부분이기도 하겠지만, 이 정도까지는 아니었던것 같은데 나로서도 충격이다.
    영화가 점점 정보화가 되는 것 같다. 영화라는 매체에 대한 기본적인 존경심이 사라진지도
    오래인 듯 하고. 예전에는 영화를 본다고 하면 어떤 신비함 같은 것들이 있었는데,
    요즘에는 영화 한 편을 보기 전에 이미 너무 많은 정보를 어떤 방식으로든 접하게 되기
    때문에 이런 신비함도 완전히 없어진 듯 하고. 미디어의 환경이 완전히 변해 버렸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영화를 만든 회사 입장에서도 이 속도전에 밀려버리면 영화가 완전히 묻혀버리기
    때문에 독약인줄 알면서도 계속 마시게 되는 것 같다. 관객들의 경우도 미지의 영화를 보러
    온다기 보다는 그저 영화를 '확인'하는 정도가 되버린 듯 하다. 더 문제가 심각한건
    영화 개봉전에 수많은 정보들이 난립하게 되면서 그 정보들을 취합한 것 만으로 본인이 영화 한편을
    본 것으로 까지 판단하고 흘려보내는 것이 문제다. 좀 더 나아간 사람들은 다운로드를 받고.
   
    내가 다운로드족들을 싫어하는 이유 중 하나는, 그 사람들이 다운받은 영화를 제대로나 보느냐
    하는 문제이다. 조금 재미없으면 다음 장면으로 바로 넘겨서 보고, 밥먹으면서 보고, 인터넷 하면서
    보고, 이러면서 영화를 봤다고 얘기하는 것이 더 짜증나는 일이다. 내가 자주 쓰는 표현을 들자면,
    우리가 화집을 통해 본 그림을 그 그림을 봤다고 하지는 않지 않는가, 그 그림을 아는 것이지.
    공연하고는 또 다른 것이 실제하고 있는 사람들이 눈앞에서 공연하는 것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긴장이 있지만, 영화는 그렇지도 않지 않은가.
    DVD의 경우는 분명 틀리다. DVD의 경우 영화 만드는 사람들이 자신의 작품의 최종 버전으로
    염두해 두는 것이지만, 그 어느 감독이 자신이 영화가 컴퓨터를 통해 보여지길 기대하겠는가.
   

- 앞서 얘기한 극장의 운영 매너랄까? 그런 것도 그렇고 2차 시장의 붕괴나 영화를 접하게 되는
  문화의 변화 등 참 영화만드는 입장에서는 암울한 시대인것 같다.


== 요즘은 영화를 보고나서 그 영화가 그 사람에게 머무는 시간이 너무 짧아진 것 같다.
     극장 밖을 나올 때 분위기를 보면, 영화에 대해 재밌었어, 어땠어 등등 짧게 이야기 나누다가
     바로 전화를 하기 일쑤다. 영화를 보느라 못받았던 전화들을 하면서 2시간 가까이 본 영화에 대한
     느낌은 다 사라져버리는 것 같다. 이런 모습을 볼 때, 참 이렇게 만들어서 뭐하나 싶기도 하고.
     최근 올라오는 영화에 대한 감상기들도 어떤 자신만의 개인적인 느낌과 연관지어 자신의 영화로
     소화하는 감상기들은 많이 줄고, 그저 정보를 전달 받거나 취합한 느낌의 감상기가 부쩍 늘어가는
     것 같다. 그렇다고 이런 현실을 투덜거릴 수만도 없고.


- 되게 웃긴건 그렇게 투덜거리면 또 투덜거린다고 뭐라고 하지 않나. 영화를 제 돈 주고 감상한
  사람들이 그런 말을 하면 그거야 상관없겠지만, 다운받아 대충 돌려본 사람들이 꼭 영화가
  재미없느니, 니들이 제대로 만들면 내가 봐주마 이런 식으로 말하는 현실이 참 우습다.
  극장을 찾는 사람들도 '영화를 보러' 온것이 아니라 '극장에 온'사람들이 더 많아지는 것이
  아쉬울 뿐이다.


== 그렇다. 맞다. 너무 영화가 점점 정보가 우선 되는 것 같다. 영화와 나와의 관계가 드러나는
    감상기가 그리운데 요즘에는 그런 감상기를 찾아보기가 힘든 것 같다. 내가 DVD프라임을
    좋아하는 이유 중에 하나도 그런 감성들이 남아있는 몇 안되는 지역이어서 그런 것 같다.


- 지난 6월 DP인들이 모여있는 청계 광장에 잠시 모습을 드러냈던 것으로 안다.
  당시 <다찌마와리>후반 작업도 있고, 공인으로서 조금 부담스러운 행동이 아니었을까 생각하는데.


== 물론 부담이 되는 부분이 있었다. 하지만 그 부담이런 것이 공인으로서 이런 것 보다는
    오히려 나는 그저 현장의 분위기와 앞뒤 전후 상황을 직접 눈으로 봐야겠다는 정도로 나갔던
    것이었는데, 마치 내가  대단한 무언가를 갖고 나선것 같은 분위기로 비칠까봐, 실제로 그렇게
    노력하고 있는 분들보기 민망해서 부담스러웠던 점이 있었다. 쇠고기 문제만이었다면 아마
    나가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군화발로 밟히는 여학생이 동영상을 보고는 '아, 이건 아닌데'하는
    생각이 들었다. 정두홍 무술감독도 그 동영상을 보고는 확 '빡'이 돌아서 실제로 액션스쿨
    연기자들 동원해서 스크럼 짜는 것 까지 다 계획했었다. 내가 먼저 나가서 분위기를 일단 보고
    온다고해서 말렸던 것이고.
     그 이후 6.10일날 아내와 아이들과 함께 시청을 찾기도 했었고. 개인적으로 나는 정치적으로
    편협한 노선을 갖고 있는 사람은 아니다. 그러나 상식의 문제라고 생각했따. 강자가 약자를
    괴롭히면 안되는 것 등 이런 것은 상식의 문제가 아닌가.


- 오늘 새벽까지 진행된 인터뷰로 많이 피곤한 가운데서도 긴 시간 열정적으로 임해주셔서
   감사드린다.

- 내가 더 고맙다. 앞으로 블로그에서 만나자 ㅎ



DP의 회원으로서 인터뷰한 것은 아니었지만, 감독님께서도 DP눈팅 회원이라고도 하셨고,
인터뷰 가운데 많이 거론된 것도 있고해서, 특별히 DP회원분들에게 전하는 메시지를 한 말씀 부탁드렸습니다~






에필로그...


일단 이 날은 여러가지 면에서 제가 감격할 수 밖에는 없었던 날이었습니다.
일단 DP얘기가 나왔을 때 감독님이 제 닉네임을 여쭈어보셨는데, 제가 '스코필드요...'하고 부끄럽게
얘기했더니, '아, 스코필드 님!'하며 대답하시길래, '엇, 정말 아세요?' 그랬더니 '네, 글 자주 읽은 기억이나요'
하시더라구요. 어찌나 감격스럽던지 ㅜㅜ

하지만 이것은 감격의 시작일 뿐.
제가 마지막에 '제 블로그에도 한 번 들러주세요' 했더니, '그러면 주소좀 쳐주세요' 해서 제가 감독님
컴퓨터에서 직접 도메인을 입력해서 제 블로그가 짠 하고 나오는 순간, '아~~ 여기~' '며칠 전에도 왔었는데'
하시면서 '여기 즐겨찾기도 되어 있어요'하시더라구요 ㅠㅠ
그런데 그때 못하셨는지, 즐겨찾기 목록에는 빠져있어서 이번에 다시 즐겨찾기 등록 해드리고 왔습니다 ^^

제가 좋아하는 감독님이 제 블로그와 제 글을 읽으셨었다니 감동의 물결이 흑...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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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밤부터 새벽까지 이동진 기자님과 무려 5시간에 걸친 인터뷰를 진행하느라, 사실 컨디션이 그리
좋지 못한 류승완 감독님이었습니다. 그럼에도 짧지 않은 2시간 내내 저의 부족한 질문들에 정성껏 응해주신 것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사실 인터뷰 내용에 정리하지 않은 것 외에도 상당히 많은 얘기를 나누었으나, 영화와 직접적으로 관계가
없는 '사는 이야기'들이라 (이 이야기들만 30분 넘게 나누기도 했죠) 이건 제 기억속에만 담아두렵니다.
정말 편안한 분위기 가운데 마치 오래전 부터 알고 지냈던 사람처럼 즐겁게 이야기 나눌 수 있어서 무엇보다
즐거웠던 시간이었습니다.

 
  1. Favicon of http://differenttastes.tistory.com/ BlogIcon 신어지 2008.08.20 16:21

    우왕ㅋ굳ㅋ 주연배우 인터뷰에 이어 감독 인터뷰까지 하셨군요. ^^
    근데 이거 뭐 신의 아들 친구 쯤은 돼야 참석할 수 있는 시간이라능. ㅋㅋ

    • Favicon of https://realfolkblues.co.kr BlogIcon 아쉬타카 2008.08.20 16:30 신고

      제가 그 신의 아들 친구가 맞습니다 ㅎㅎ
      정말 주연배우와 감독까지 인터뷰하게 될 기회를 얻게 될줄이야 ㅠㅠ

  2. Favicon of http://jinks.tistory.com/ BlogIcon 아르도르 2008.08.20 16:29

    역시 사람은 블로그를 하고 봐야한다는ㅋㅋㅋ
    임원희씨와 류승완 감독님 두분다 인터뷰하시고 진짜 신어지님 말씀처럼 스코필드님은 신의아들친구이신듯^^
    류승완 감독님이 'DP가 영화에 대한 존경이 아직 남아있는 곳'이라고 하는부분에서 눈물나게 감명받았어요ㅠㅠ

    • Favicon of https://realfolkblues.co.kr BlogIcon 아쉬타카 2008.08.20 16:32 신고

      인터뷰 중간중간에 느낄 수 있었지만, 현재 영화계나 영화관련한 사회의 분위기에 대해 많이 실망하시고, 포기하신 듯한 느낌도 받았습니다. 영화팬의 입장에만 있다가 영화를 만드는 이의 입장으로 생각해보니 참 답답한 노릇이더라구요. 저도 dp를 자주 찾으신다는 얘기를 들었을 땐 감동이었죠~

  3. Favicon of http://castello.tistory.com BlogIcon 까스뗄로 2008.08.21 00:28

    쿠오오~! 주연배우에 이어 감독님까지 직접 인터뷰를~!! 정말 신의 아들 친구님~. 진짜 좋으셨겠어요. 읽는 저까지 막 감격이에요. 영화 다운받아 보는 거랑 극장에 불 일찍 켜지는 얘기는 진짜... 감독 입장에선 버럭하고 싶은 소재일텐데 차분하게 얘기해주셨네요. 역시... 류감독님도 호방하셔요.

    • Favicon of https://realfolkblues.co.kr BlogIcon 아쉬타카 2008.08.21 14:20 신고

      사실 인터뷰 당시에는 그 두가지에 대해서 격정적으로 말씀하시기도 했어요 ㅎㅎ 저도 감독님과 비슷한 에너지로 목소리를 높여 얘기했었죠 ^^ 정말 너무 편안하게 대해주셔서 마치 오래 알던 사람인냥 인터뷰 했다는 ^^

  4. 알 수 없는 사용자 2008.08.21 12:00

    안녕하세요.티스토리 입니다^^
    회원님의 포스트가 현재 다음 첫화면 카페.블로그 영역에 보여지고 있습니다. 카페.블로그 영역은 다음 첫화면에서 스크롤을 조금만 내리시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회원님께서 작성해 주신 유익하고 재미있는 포스트를 더 많은 분들과 함께 나누고자 다음 첫화면에 소개 하게 되었으니, 혹시 노출에 문제가 있으시다면 tistoryblog@hanmail.net 메일로 문의주시기 바랍니다.
    앞으로도 티스토리와 함께 회원님의 소중한 이야기를 담아가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5. 알 수 없는 사용자 2008.08.21 13:30

    오! 드디어 갔다오셨구만!
    조만간 070으로 접속해주겠어!!

  6. Favicon of http://bloodbar.tistory.com BlogIcon 바구미 2008.08.25 00:10

    으 부럽습니다. 류감독님을 알현하시다니.

    그 '부대사'라고 하신, 애드립들 때문에 극장에서 혼자 킬킬거렸습니다. 저만 귀가 밝았나봐요.

    • Favicon of https://realfolkblues.co.kr BlogIcon 아쉬타카 2008.08.25 14:20 신고

      저도 영화를 통틀어 그 부분이 가장 재미있는 설정들이었죠 ㅎ 감독님도 동의하셨구요 ㅎㅎ

어제 다찌마와리 기자시사회에 간담회에 다녀왔습니다.
간담회가 끝나고는 별도로 주연 배우인 임원희씨와의 독점 인터뷰 시간도 가졌구요 ^^
(임원희 씨와의 단독 인터뷰 기사 보기)


사진이 많은 관계로 코멘트 보다는 사진 위주로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사진은 단체별, 인물별로 나누었고, 각 사진은 클릭하시면 본래의 큰 사이즈로 보실 수 있습니다~



012345678910
(단체 사진)



0123456
(류승완 감독님 단독 사진)



012345678
 (임원희 씨 단독 사진)



0123456789101112
 (박시연 씨 단독 사진)



012345
(류승범 씨 단독 사진)



K100D + 70-300 AP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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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알 수 없는 사용자 2008.08.07 16:14

    마이크에 다찌마와리 붙어있어 ㅋㅋㅋㅋ
    귀엽네 ㅋㅋ

  2. Favicon of http://intogroove.tistory.com BlogIcon 인생의별 2008.08.07 17:26

    어제 계셨군요. 부럽습니다, 전 어제 기자간담회 뒤에 있어서 배우들 얼굴도 못 봤는데 말이죠ㅠㅠㅠ
    특히 박시연 씨 사진 잘 보고 가요ㅋㅋㅋㅋ

    영화는 정말 재밌더라구요. 개봉하면 또 볼까 생각중입니다.
    감독님 말씀처럼 많은 사람들이 보러 와서 그냥 마음껏 즐기다 갔으면 좋겠어요.

    • Favicon of https://realfolkblues.co.kr BlogIcon 아쉬타카 2008.08.07 17:29 신고

      아, 인생의 별님도 오셨었군요 ~
      마음껏 즐기라고 만든 영화인데, 많은 분들이 류승완 감독하면 무언가 더 기대하는 바가 있어서 의외로 호불호가 갈릴지도 모르겠어요. 저야 재미있게 봤지만요 ^^

  3. Favicon of http://gilwon.egloos.com BlogIcon 배트맨 2008.08.08 11:58

    박시연씨를 찍으셨군요. 직접~ T.T
    아~~ 정말 아름다운 배우입니다.
    미모 절정, 아시아 최고의 미모~~~

    • Favicon of https://realfolkblues.co.kr BlogIcon 아쉬타카 2008.08.10 00:41 신고

      배트맨님이 박시연씨를 좋아하실 줄은 몰랐는데요? ^^;
      아시아 최고의 미모까지! 와우~ 원하시면 사진이라도 보내드려야 겠는데요 ^^;

    • Favicon of http://gilwon.egloos.com BlogIcon 배트맨 2008.08.10 02:59

      인터뷰 하실때 저도 좀 데려가주세요. T.T
      아쉬타카님이 한없이 부러웠습니다. 크흑~

  4. Favicon of http://jinks.tistory.com/ BlogIcon 아르도르 2008.08.13 15:52

    공효진씨가 없네요ㅡ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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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6일 수요일 오후 2시. 삼성동 메가박스에서 기자 시사회가 있었습니다.
저는 다찌마와리 공식 블로그 운영진으로(블로거 자격으로 참여하고 있죠) 초대를 받아 영화를 일반 관객보다
좀 더 먼저 만나볼 수 있는 기회는 물론, 주연 배우인 다찌마와리 역의 임원희씨를 저 외에 2명의 블로그
운영진 여러분과 함께 별도의 비밀(?) 공간에서 인터뷰할 수 있는 기회를 갖을 수 있었습니다.
2시 즈음에 영화를 봐서 그 이후에 기자간담회 까지 마치고 나니 거의 5시가 다 되었는데, 바로 임원희씨를
인터뷰하게 되어 조금은 정신 없는 스케쥴이었습니다. 미리 대략적인 질문을 준비해 갔음에도,
대부분의 질문이란 것이 영화를 보고나서 하려고 했던 것들이었기 때문에, 조금은 즉흥적인 면도 있었죠.
그래도 어색하게 침묵이 흐르기도 했던 차분한(?) 분위기에서도 진지하고 솔직한 대답과 많은 질문을
해주셨던 임원희씨에게 감사의 말씀을 드리며, 인터뷰를 시작해 보겠습니다.

(노트북이나 이런 최첨단 장비 없이 그냥 질문을 하고, 그리고 대답을 들을 땐 가능한 임원희씨의
말씀을 경청하려 눈을 맞추느라 여념이 없는 복잡함 속에서, 노트에 볼펜으로 대략적으로 정리한 인터뷰라
질문의 순서는 100% 정확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95% 이상은 제가 한 질문 위주로 정리를 했지만 조금은
다른 블로거 분이 건낸 질문의 내용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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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다찌마와리에서 다찌마와리 역할을 맡고 있는 임원희 입니다~)

세벗님 ) 그런데 뭐 자기 소개도 없이 그냥 바로 시작하나요?

아쉬타카 ) 우리 사이에 통성명은 필요없을 것 같다고 하셔서 그냥 하려고 했죠 ^^;;;

(이런 썰렁한 유머로 저는 포문을 열었습니다)


아쉬타카 ) 영화를 보고나니 액션 장면에서 상당히 고생하신듯 했다. 마지막 엔딩 크래딧 장면을 보면
               같은 장면에서 몇 번이나 액션을 맞추기 위해 구르고 또 구르는 모습을 볼 수 있었는데,
               대부분 직접 소화한 것인가? (마치 성룡 영화처럼 엔딩 크래딧엔 NG장면들이 담겨있습니다)
               혹시 다치거나 한 곳은 없는지?

임원희 ) 몇 번씩 백덤블링하는 장면 같은 건 물론 직접 못했지만, 말씀하신 구르는 장면 같은 대부분의   
            액션 장면은 직접 연기했다. 뭐 나도 누구처럼 어디가 부러지고, 큰 골절상 정도를 입었다면
            얘기하겠지만, 어디 까지고 깨지고 이런 것 정도라 어디 말하기도 부끄럽다. 대역의 경우 이전
            단편에서는 일부러 대역임이 티나게 사용되었지만, 이번 영화에서는 대역이 연기한 장면에서도
            거의 티나지 않게 하려고 노력하였다.



아쉬타카 ) 이미 잘 알려졌다시피 이 영화 <다찌마와리>는 100% 후시 녹음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는데,
               후시녹음 작업이 힘들진 않았는지?

임원희 ) 리딩 때부터 상당히 어려움을 겪었다. 그리고 상당히 연습에도 많은 시간을 투자했다.
            100% 후시이고 분량이 많다보니 거의 영화 한 편을 다시 찍는 듯한 느낌이 들 정도로
            녹음 부스 안에 들어가 후시 녹음 작업을 하는 일은 상당히 고되었다
(영화 한 편을 다시 찍는 듯한
            느낌이었다는 말을 할땐 정말 진정성이 느껴질 정도였다).
            무엇보다 관객들의 반응이 어떨지 궁금하다. 초반에는 조금 어색하게 느껴지겠지만 관객들이
            영화가 전개될 수록 점점 익숙해지기를 바랬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황보라씨의 경우 영화에서는 본인의 목소리가 아니라 성우 분의 목소리로
            100% 후시녹음이 된 것을 확인하고 조금 당황했는데,
황보라씨가 직접 연기한 목소리가
            개인적으로는  더 마음에 들었다.


            (참고로 극중 황보라씨의 목소리는 '케로로'에 참여하기도 했던 전문 성우분의 목소리로 100%
            후시녹음 되었다. 그리고 임원희씨도 완성된 필름을 보는 것이 이날이 처음이라 인터뷰 내내
            조금은 들 떠 있고 긴장하신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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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시 녹음 작업은 정말 힘들었어요. 영화 한 편을 다시 새로 찍는 느낌이 들 정도였으니까요)

아쉬타카 ) 코미디 연기를 부쩍 많이 하셨는데 코미디 연기에 대해 연기하는 배우로서의 느낌은 어떠한가?


임원희 ) 코미디 연기는 정말 힘들다. 정말 하면 할수록 더 어려워지고 힘이 드는 것 같다.
            그리고 코믹 배우, 멜로 배우, 액션 배우가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배우만이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이번에 <다찌마와리>를 촬영하면서 다시 한번 코믹 연기는 하면 할 수록 어렵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아쉬타카 ) 배우 임원희라고 하면 대부분의 영화 팬들은 단편 '다찌마와 Lee'의 코믹한 이미지가 너무 강해
               <쓰리, 몬스터>에서와 같은 섬뜩한 캐릭터가 있었음에도, 대중들은 흔히 코믹한 이미지로만
               기억하고 있는데, 그런 의미에서 어쩌면 이런 코믹한 이미지로 정점을 찍는 겪인 이번 영화에
               출연이 부담스럽지는 않았는지 궁금하다.


임원희 ) 사실 단편 '다찌마와 Lee'를 찍고나서 코미디 영화의 캐스팅 제의가 상당히 많이 들어왔었다.
            하지만 내가 다 거절했었다. 나는 그냥 배우일 뿐이지 코믹 전문 배우라는 생각은 해본 적이 없기
            때문에 당시에 코믹한 캐릭터가 주를 이루던 캐스팅 제의는 모두 거절했었다. 하지만 지금이라면
            다 할 수 있을 것 같다.

            배우는 흘러가는대로 가는 것 뿐 액션 영화를 하고 싶다, 코믹 영화를 하고 싶다 해서 마음대로
            되는 것도 아니고, 주어진 기회에 따라 그에 맞는 캐릭터를 연기할 뿐이다.
            진지한 연기를 많이 보여주었던 설경구 씨도 사석에선 정말 웃기는 형이다. 연기를 잘하는 배우는
            코믹 연기도 진짜 잘한다. 예전엔 인터뷰에서무슨 연기를 앞으로 하고 싶냐고해서 그런것 없다고
            했더니 그래도 굳이 하나 얘기해 달라고 해서 장난 삼아 멜로 연기요 했더니 그게 또
             '임원희 멜로연기 하고파' 식으로 기사가 났더라.

            무슨 연기를 하고 싶다기 보다는 좋은 감독과 좋은 시나리오만 있다면 어떤 장르나 캐릭터라도
            연기하고 싶다.



아쉬타카 ) 좋은 감독과 시나리오를 말씀하셨으니까 하는 말인데, 그렇다면 꼭 일해보고 싶은 감독은
               있나? (사실 국외 감독도 상관없다는 말을 덧붙이고 싶었는데, 막상 당시엔 미처 못물어보고 말았네요)


임원희 ) 나는 감독복이 많은 배우라는 소리를 들은 적이 있다. 물론 '그럼에도'라는 이야기도 들었지만 ㅎ
            류승완 감독님, 이명세 감독님, 장진 감독님, 박찬욱 감독님, 김지운 감독님 등 이미 많은
            좋은 감독들의  작품에 출연하기도 했으니 말이다. 음...이것도 어떤 연기를 하고 싶냐는 것에
            대한 답과 비슷한 답변이 될 듯 하다. 일해보지 않은 모든 감독들과 다 일해보고 싶다.
            봉준호 감독님 작품도 해보고 싶고, 송일곤 감독님, 홍상수 감독님 작품도 해보고 싶고,
            다 작업해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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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미디 연기는 정말 하면 할 수록 더 어려워지는 것 같아요. 계속 공부중입니다)

아쉬타카 ) 영화로 다시 돌아와서, <다찌마와리>의 장편을 기획할 때 류승완 감독과 함께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어떤 것인가?


임원희 ) 단편은 의도적인 촌스러움과 비틀기로 한 35분간을 쉼 없이 달렸다면, 장편에서는 이 같은 호흡으로
            이어가기에는 무리일 것 같아 좀 더 업그레이드를 하는 형식으로 가보자는 이야기를 했다.
            보셔서 아시겠지만 <다찌마와리>는 말도 안되는 영화이다. 일반적인 영화의 잣대로 이 영화를
            감상한다면 이 영화를 제대로 즐길 수 없으며, 굳이 극중 전개나 캐릭터들의 행동에 대해 일일이
            서사적으로 설명이 필요한 영화가 아니다. 감독님과 스텝, 배우들 모두 무언가 국내에는 없었던
            새로운 장르를 시도한다는 의미로 임했다.
           
            예전 패러디 영화였던 <재밌는 영화>의 경우 초반 시나리오나 기획 단계에서는 정말 재미있던
            영화였는데, 촬영이 진행되면서 좀 더 그 본래의 재미를 제대로 살리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다찌마와리>의 경우 단순히 패러디나 오마주라기 보다는, 좀 더 하나의 새로운 장르로서
            접근하는 일종의 모험적인 시도였다고 생각된다.
            그리고 이왕 이런 식으로 갈꺼라면 극까지 가야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약간 오버가 아닌가
            생각되는 장면들도 있었지만 더 극한까지 가는 것으로 연기했다.



아쉬타카 ) 이 영화의 부제는 <악인이여, 지옥행 급행열차를 타라>는 박노식 씨 주연의 동명 영화에서
              가져온 것인데, 이 영화를 보고나니 직접적으로 내용적인 면에서 연관되는 점은 없지만,
              극중 박노식 씨의 연기 스타일을 보면 어느 정도 다찌마와리의 발성이나 추임새가 떠오르는 것도
              사실이다. 혹시 예전 단편과 이번 장편 영화의 '다찌마와리' 캐릭터를 구현하면서, 참고한 영화나
              배우들이 있는지 궁금하다.


임원희 ) 특별히 어느 한 영화나 배우의 연기를 가져왔다기 보다는 당시 이른바 '다찌마와리'영화로 불리던
            6,70년대 한국 액션 영화에 등장했던 선배 배우 선생님들의 연기를 모두 참고했다고 볼 수 있다.
            박노식 선생님이나 허장강 선생님, 신성일 선생님 등 당시 연기했던 배우 선배님들의 연기를
            참고했는데, 다시 보고 나니 이 분들의 연기가 참 대단하더라. 신성일 선생님의 연기의 경우
            그냥 '택시~~'하고 부르는 그 장면 만 가지고는 설명이 되지 않는 매우 다양한 연기를
            보여주고 있더라.
           
            전체적으로는 내가 생각한 다찌마와리 라는 캐릭터를 배경으로 그 안에 여러가지 선배님들의 연기를
            종합적으로 짬뽕시켰다고 보면 된다. 촬영 때 연기가 막힐 때면 선배님들의 연기 장면을
            직간접적으로 활용하기도 했었다. 개인적인 연기 외에 이 영화에는 대사 같은 경우는
            당시 영화들의 대사를 그대로 가져온 부분도 많다.


아쉬타카 ) <다찌마와리>의 캐릭터나 설정의 경우 만약 흥행을 거두고 그런 분위기가 형성된다면,
              007처럼 속편 제작에 아주 용이한 영화의 구성을 갖고 있다고 볼 수 있는데, 이번 영화가 흥행하여
              속편이 기획되고 다시 한번 '다찌마와리' 역할의 캐스팅 제의가 올 경우, 참여할 생각이 있는지...


임원희 ) 일단 류승완 감독님은 속편에 대한 생각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 적어도 몇년 동안은 아마도
            전혀 기획되지 않을 듯 하고, 나 역시도 지금으로서는 전혀 계획이나 생각이 없는 상태다.
            흥행얘기가 나왔으니 말인데, 이번 영화는 흥행해도 고민 안되도 고민이다. 물론 흥행되면 행복한
            고민이 될 것이고, 그렇지 못하다면 더 심각한 고민이 되겠지만, 이 영화가 흥행하게 되면
            배우로서 코믹한 이미지가 완전히 굳어지는 것에 대한 것과 앞으로 어떻게 연기해야 할지에 대해
            고민이 될 것이고, 흥행에 실패하게 된다면 그것 역시 앞으로 연기를 어떻게 해야되는 가에 있어
            심각한 고민 요소가 될 것 같다. 영화는 어차피 흥행이 중요하고 결과가 중요한 것을 부인할 수 없다.
            그런 면에서 이번 영화는 정말로 관객의 반응이 궁금하고 가장 긴장이 되는 영화라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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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쉬타카 ) 이건 개인적으로 드리는 질문인데, 배우 임원희가 아닌 인간적인 면으로 임원희씨를 바라봤을 때,
               이번 기자 간담회 분위기도 그렇고(포토타임에서 좌측 5초, 중앙 5초, 우측 5초, 그리고 감독님과
               둘이서 역시 5초씩, 그리고 단독으로 또 5초씩 등등 미리 정해진 룰에 따라 사진 촬영을 하는
               광경을 보니) 영화 홍보를 위해 각종 인터뷰와 TV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시는 등의 모습을
               보면 상당히 어색해 하시고 경직되어 있는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그래서 말인데, 이런
               주목이나 홍보 활동에 대해 개인적으로 불편하지는 않으신지 묻고 싶다.


임원희 ) 사실 사진 찍히는거 정말 좋아하지 않는다. 예전 중학교 동창들을 만나면 '니가 배우가 될 줄은
            몰랐다'며 다들 이야기한다. 그리고 대학교 연극영화과 동기들도 '니가 그렇게 코믹 배우가 될 줄은
            몰랐다'고 다들 말한다. 개인적으로는 내성적이라 인터뷰나 사진 촬영 등이 많이 어색하고 불편함이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영화 배우라는 직업을 선택한 이상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받아들이고 있다.



아쉬타카 ) 그런 면에서 얼마전에 포스터 촬영 현장을 담은 케이블 방송에서는 단독 인터뷰 장면이 방영되었는데,
              이때는 혼자이셔서 그런지 굉장히 어색하고 경직되어 있는걸 느낄 수 있었다면, 이번 주 방영될
              '놀러와'의 예고편에서 잠시 스친 임원희 씨의 모습은 류승완 감독, 류승범 씨와 함께 출연해서인지
              조금이나마 편해보이는 인상도 받을 수 있었다.



임원희 ) 그런면도 있고 예능에 나가서 이야기하는 것에도 정말 재주가 없고 어색해 하는데, 이번에는
            '놀러와' 단 하나만 하기로 했기 때문에, 이왕 하나만 하는거 열심히 해보자는 생각에 편하진 않지만,
            최대한 열심히 했던 것 같다. 정말 예능은 정글이다. 40분 방송을 위해 6시간 녹화를 하는데,
            현장에서는 별로 재미가 없더라 ^^; 그런 면에서 이를 잘 컨트롤 하는 유재석 씨나 강호동 씨 같은
            분들은 참 대단하다고도 생각한다.

            홍보 얘기에 덧 붙이자면, 요즘은 예매율이 너무나 신속하게 공개되기 때문에 개봉하고 금새 영화의
            당락이 평가되는 것 같아 아쉽다. 홍보부서 같은 경우는 예매율이 공개되는 날에는 밤을 새기도
            한다. 개인적으로 애착을 갖고 출연했던 영화가 막상 예매 순위에는 7~8위 이렇게 랭크 되면서
            쓴 맛을 본적이 있기 때문에, 이미 예매율로 대부분의 흥행여부가 결정되어버리고 마는 부분을
            실감하고 있다. 그리고 예전에는 초반 성적이 좋지 않더라도 2주차에 입소문을 타고 차고 나오는
            경우가  있었지만, 이제는 2주차에 차고 나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 아닌가 싶다.
            2주차 들어 입소문이 좋아 극장을 찾게 된 관객들도 이미 지나버린(?) 평이 좋은 영화보다는
            그 중에 걸린 신작을 선호하는 경향이 더욱 많기 때문에 이도 힘들어졌다.
            주제 넘은 말이지만 한국영화의 현재 상황이 좋지 못한 것도 물론이고, 예전처럼 천만 관객이
            넘는 시대가 앞으로 또 올 수 있을까 싶다(국민의 4분의 1에 가까운 관객이 관람했다는 수치는
            사실상 말도 안되는 수치다). 너무 안이하게, 한국영화는 어느 정도 봐줄 것이라는 막연한 생각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앞으로 배우로서 더욱 진지하고 열심히 영화에 임하는  
            것 밖에는 도리가 없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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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원희 씨는 한 시간 반에 걸친 인터뷰를 마치고, 저를 비롯해 참석한 블로거 3명에 각각 포스터에 싸인을
해주셨습니다. 저는 <다찌마와 Lee>가 수록된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DVD를 가져가 여기에도 싸인을 받았죠)


아쉬타카 ) 마지막으로 한 말씀 부탁드려요~

임원희 ) 영화는 코믹 영화지만, 감독과 배우, 스텝들은 현장에서 3개월 동안 정말 진지하고 열심히 땀흘려
            작업하였습니다. 코미디 영화는 다른 어떤 장르의 영화보다 관객의 반응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더 많은 관객분들과 <다찌마와리>만의 재미를 느껴보고 싶습니다. 8월 14일날 직접 극장을 찾아
            오셔서 확인해주시면 감사드리겠습니다~

아쉬타카 ) 수고하셨습니다.

임원희 ) 감사합니다.



영화를 보고나서 거의 바로 이뤄진 인터뷰라 조금은 정리되지 않은 느낌이 있었지만, 그래도 시종일관
진지하고 솔직한 답변을 해주신 임원희 씨 덕분에 여러가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아직 개봉전이라
스포일러가 될 만한 내용들은 인터뷰 내용에서 뺀 것도 있고, 아날로그 인터뷰 기록 형식을 취하다보니
모든 내용을 전부 기록하지 못한 것도 있지만, 임원희 씨가 이번 영화를 통해 이야기하고 싶으셨던 것을
어느 정도 담아낼 수 있었던 시간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인터뷰 내내 느낄 수 있었던 건, 임원희 씨는
관객들의 반응에 대해 몹시도 궁금증과 기대를 갖고 계셨으며, 그래서 인터뷰 초반에는 제가 질문을 하는 것이
아니라 대답을 하는 형식으로 이뤄져 난감해 하기도 했었습니다 ^^;

뭐랄까 개인적으로는 임원희씨라는 배우를 이번 계기를 통해 인간적으로 매력을 느끼게 되었다고 할까요.
스크린에서 보여지는 호방한 '다찌마와리'와는 달리, 조금은 내성적이시지만 자신의 연기를 위해 끊임없이
고민하고(이 날도 집에 돌아가게 되면 이번 작품과 연기에 대해 좀 고민해 봐야겠다고 하셨더랬죠),
공부하는 자세에 있어서는 누구보다 적극적이신 모습이었습니다. 전 오히려 스크린 속에서 연기하는 임원희씨의
모습보다 스크린 밖에서 노력하는 임원희 씨의 모습에 더욱 반하게 된 것 같습니다.




* 참고로 원래는 배우분과 단독으로(1:1은 아니고 1:3이었지만) 인터뷰하게 된 건 이번이 처음이라
인터뷰가 끝나고 나면 싸인요청과 더불어 함께 사진 한장 찍자고 요청드릴려고 마음먹고 갔었는데,
제가 한 질문의 답변 가운데 '사진 찍는 것 정말 싫어한다'라는 말씀도 있었고, 또한 제가 오늘 기자 간담회에
참석하면서, 그리고 영화 홍보를 위해 각종 인터뷰나 예능 프로 출연 등 영화 본연의 중요성 보다는 오히려
다른 요인들에 더욱 포인트가 맞춰져 있는 듯한 분위기를 느끼기도 했고, 연예인이라기 보다는 배우로서
이런 환경에 어색해 하시고 불편해 하셨던 임원희 씨의 모습을 느끼고는, 차마 사진을 찍자고 요청드릴 수가
없어, 함께 찍은 사진은 없이 그냥 돌아왔습니다.

서로 진심으로 대화를 나누었으니 그것으로 충분히 만족할 수 있었기에 아쉬움은 덜했습니다 ^^;
하지만 만약 박시연씨나 공효진 씨와의 인터뷰 였다면 대화만으로 만족할 수 있었을런지....
응?????? --;


* 모든 인터뷰 사진은 클릭해서 보시면 본 사이즈로 보실 수 있습니다.


인터뷰  / 사진 - 아쉬타카 (
www.realfolkblues.co.kr
)

  1. Favicon of http://pennyway.net BlogIcon 페니웨이™ 2008.08.07 10:50

    잘 읽었습니다. 저 와는 달리 공식적(?)인 자리에서 만나셨군요^^

    • Favicon of https://realfolkblues.co.kr BlogIcon 아쉬타카 2008.08.07 12:05 신고

      네, 비교적 공식적인 자리였죠. 시사회 뒤 가졌던 자리라 임원희씨도 양복차림으로 계셨었구요. 저도 편하게 까페에서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사람이 너무 많아서 장소를 옮기게 되었어요. 감독님 인터뷰는 감독님 사무실에서 할 것 같아 좀 더 편안한 분위기가 기대됩니다~

  2. 알 수 없는 사용자 2008.08.07 16:11

    어머나어머나~
    드디어 다녀왔구나아!
    싸인받은 포스터랑 디비디 구경시켜죠!!
    나도 직접 임원희씨 목소리 듣고프다..
    넘흐 좋자나 ㅋ
    후시녹음에 잘 어울리는 목소리를 가진 것 같아.. ㅋ

    • Favicon of https://realfolkblues.co.kr BlogIcon 아쉬타카 2008.08.07 17:27 신고

      그냥 평소 목소리로 계속 인터뷰하시다가 한순간 연기를 재현하면서 극중 목소리를 낸 순간이 있었는데, 정말 포스에 움찍했었음 ㅋ

  3. 익명 2008.08.07 16:12

    비밀댓글입니다

  4. Favicon of http://gilwon.egloos.com BlogIcon 배트맨 2008.08.08 11:55

    오옷! 독점 인터뷰! 잘 읽었습니다.
    다음번에 임원희씨 만나시면 꼭 사진 한방 같이 찍으세요. ^^*

    • Favicon of https://realfolkblues.co.kr BlogIcon 아쉬타카 2008.08.10 00:40 신고

      감독님과 인터뷰할 때, 감독님과는 한번 찍어볼까 생각중입니다 ^^

  5. Favicon of http://jinks.tistory.com/ BlogIcon 아르도르 2008.08.11 17:13

    부러워요ㅠㅠ

  6. 킹쿵켕 2008.08.13 21:06

    임원희씨 잘~~~~~~~~생겼다 정말!!

  7. Favicon of http://myusalife.tistory.com BlogIcon 샴페인 2008.08.21 02:00

    DP 의 샴페인입니다. 정말 잘 읽었습니다. 여타 매체와는 구분되는
    진솔한 인터뷰가 매우 인상적입니다. 앞으로 전문 인터뷰어가 되셔
    되 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 Favicon of https://realfolkblues.co.kr BlogIcon 아쉬타카 2008.08.21 14:19 신고

      전문 인터뷰어가 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수준입니다 ^^
      과찬에 몸둘바를 ^^;

  8. Favicon of http://bloodbar.tistory.com BlogIcon 바구미 2008.08.25 17:26

    으아...임배우님도 만나셨었군요~~~!!

    확실히 이분..코미디 배우 이미지가 강하긴 하죠. 개인적으로는 '실미도'에서의 그 처절한 마지막을 더 기억합니다만..

    • Favicon of https://realfolkblues.co.kr BlogIcon 아쉬타카 2008.08.25 19:53 신고

      본인의 그 코믹한 이미지 때문에 상당히 심각하게 고민하고 계신거 같더라구요. 코믹연기가 싫어서라기 보다는 앞으로의 연기 생활에 대해 아주 깊은 고민이 있으신 것 같았습니다

  9. soo 2009.04.21 14:18

    아, 임원희씨를 좋아하시나봐요. ^^ 임원희씨가 더스틴 호프만과 톰 크루즈가 주연했던 영화 ‘레인맨’을 연극으로 만든 연극 ‘레인맨’에 더스틴 호프만 역할로 4월 24일부터 대학로 SM아트홀에서 공연하신답니다. 탐 크루즈 역할에는 이종혁씨가 캐스팅 되었지요. 저는 연극 레인맨 제작진이구요. 임원희씨 관련 웹서핑 중에 포스트를 보고 혹시 정보가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결례를 무릎쓰고 글을 남기게 되었습니다. 영화보다 진한 감동과 눈물을 ‘연극’ 레인맨으로 느껴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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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승완 감독의 신작 <다찌마와리 - 악인이여 지옥행 급행열차를 타라>의 메인 포스터
2종이 공개되었습니다.
기존에 공개되었던 티저 포스터와 캐릭터 포스터에서는 사실 영화의 실제 분위기를
가늠해보기가 어려웠던 것이 사실이었는데(하긴 뭐 티저라는게 그런거죠 ^^;)
이번에 공개된 정식 포스터 2종에서는 확실히 영화에서 보여주려는 이른바 '의도'가 확실히
느껴짐을 단번에 알 수 있었습니다.

첫 번째 포스터에서는 '쾌남'의 이미지를 강조하는 임원희씨의 부드러운 표정과 더불어
이 표정이 그대로 파도에 비치는 심하게 오버된 효과가 사용되었으며,
간단히 의상으로 두 캐릭터의 분위기를 유추해볼 수 있는 공효진, 박시연 씨가 맡은
금연자와 마리의 이미지도 포함되었고, 국경살쾡이를 멋지게 혼내주는 다찌마와리의 모습과
일본인 무사로 보이는 리쌍의 길씨와 대결을 벌이는 장면, 그리고 지역적 특징을 집약적으로
잘 보여주고 있는 '상하이다방'의 묘사까지.
그리고 부제인 '악인이여 지옥행 급행열차를 타라'를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열차의 모습까지.
간단한듯 하지만 함축적으로 보여줘야 할 건 다 보여주고 있는 훌륭한 포스터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두 번째 포스터는 '쾌남'보다는 '스파이'스러움을 강조한 임원희씨의 바이크탄
모습과 애절한 류승범 씨의 이미지가 포함되어 있구요.

그런데 저는 여기서 이 포스터를 보면서 전혀 다른 두 가지의 포스터를 동시에 떠올리게
되었는데, 그 첫 번째는 <인디아나 존스> <스타워즈> <블레이드 러너>등의
포스터 디자인으로 유명한 드류 스트러잔 (Drew Struzan)이 그린 포스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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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류 스트러잔이 만든 <인디아나 존스>와 <블레이드 러너>의 포스터. <다찌마와리>와
비교해보자면 각 인물들을 레이어 식으로 겹치게 삽입시킨 것과 강조된 제목등에서
드류 스트러잔 스러움을 떠올릴 수 있었습니다. 만약 <다찌마와리>의 포스터가 애니메이션
기법을 가미했다면 더욱 더 그러함을 느꼈을 것 같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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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에 떠오른 다른 포스터는 우습게도 드류 스트러잔과는 전혀 다른 분야인 김청기 감독의
<우뢰매> 포스터였는데, 얼핏보니 두 포스터가 구성면에서는
많이 흡사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아마도 포스터 디자인에 감독님의 입김이 어느 정도 가미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드류 스트러잔의 클래식하면서도 세련된 분위기와 <우뢰매>를 비롯한 우리나라의
예전 영화들의 촌스럽지만 강렬한 포스터의 이미지를 모두 보여주려고 한 것이
아닌가 싶네요.

그래서 더욱 마음에 듭니다.
저런 포스터의 강렬함이 영화 속에서도 살아 숨쉬길 기대해 봅니다~


* 그러고보니 아직까지 황보라 씨가 맡은 배역에 대한 언급은 없네요.
어떤 배역일지...


2008/07/08 - [Movie/preview] - 다찌마와리 _ 따끈따끈 스틸사진 공개!
2008/07/02 - [Movie/preview] - 다찌마와 리 _ 캐릭터 포스터 공개
2008/06/25 - [Movie/preview] - 다찌마와 리 : 악인이여 지옥행 급행열차를 타라 _ 티저 포스터 및 예고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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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blog.naver.com/thebeatz BlogIcon THE BEATZ 2008.07.15 23:31

    기대되네요. 그나저나 효진언니 인터뷰 하러 가시면 저도 좀... ㅋ

  2. Favicon of http://castello.tistory.com BlogIcon 까스뗄로 2008.07.16 01:09

    메인 포스터가 나왔군요. 저 넘실대는 파도하며, 풀어헤친 턱시도 매무새 하며... 과연 호방하군요. 아, 황보라씨도 나오는 걸 이제야 알았네요.

    • Favicon of https://realfolkblues.co.kr BlogIcon 아쉬타카 2008.07.16 10:54 신고

      전혀 언급이 안되는걸 보면 비중이 그리 크지 않은 캐릭터인것 같긴 하지만, 어쨋든 어떤 역할로 등장할지 기대됩니다~

  3. 알 수 없는 사용자 2008.07.20 23:48

    어제 극장에서 놈놈놈 보고 나오는 길에 팜플렛(?) 가지고 왔엉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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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티저 예고편과 포스터에 이어 좀 더 영화에 대한 유추를 해볼 수 있고 궁금증을 유발할 만한
스틸 사진이 공개되었습니다. 일단 위의 스틸로 살펴보자면 알려진 바로는 상하이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고
하는데, 안길강씨를 비롯한 인물들의 의상으로 봐서는 일본 무사에 가까워 보이는 군요.
그리고 아마도 이미 다찌마와리에게 공격을 당하고 쓰러져 있는 것으로 보이는 저 분은,
리쌍에 '길'씨가 아닌가 싶습니다. 류승범씨와 본래 워낙에 친한 사이이기도 하고, 얼마전에 영화를 찍었다고
해서 무슨 영화인가 했는데 바로 <다찌마와 리 _ 악인이여 지옥행 급행열차를 타라>였다 봅니다.
다찌마와리의 바바리코트나 머플러 등 의상을 보았을 때(그리고 특히 낙엽들!), 이 장면은 단편이었던
<다찌마와 Lee>를 그대로 연상시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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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개인적으로는 수트를 입은 잘빠진 스파이 액션도 좋지만, 이렇게 남루하고 이거저것 덕지덕지 걸친
무협과 웨스턴이 혼합된듯한 분위기를 더욱 좋아해서인지 몰라도, 이 와중에 2:8 가르마를 정리하고 계신
다찌마와리의 모습이 더욱 인상적으로 보이는군요. 전 오히려 이런 사진에서 '잘 생겼다~'가 느껴지는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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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스틸 가운데 개인적으로 가장 두근두근한 샷을 고르라면 바로 이 모래가 이는 곳에서 대결을 벌이는 샷을
꼽을 수 있겠네요. 일단 배경적으로는 만주로 설정된 것 같은데, 이미 공개된 칸 영화제 용 포스터 필이 나는
스틸이 아닐 수 없겠습니다. <놈놈놈>과 더불어 갑자기 국내 영화계에 불어닥친 이른바 '만주 웨스턴'의
분위기가 물씬 나는 장면으로서, <신용문객잔>이 떠오르기도 합니다. 개인적으로 이번 극장판에서는
단편에서의 코믹한 오버 액션도 좋지만, 이런 장면에서는 <짝패>에서 보여주었던 리얼한 액션씬이 모래바람을
배경으로 벌어졌으면 하는 바램이 있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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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사진을 보면 배경은 만주 같지만, 의상은 아까 것과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뭐랄까 이건 살짝 독립군 느낌이 나기도 하죠. 이번에 공개된 스틸로도 여전히 영화에 대한 궁금증은 말끔하게
해소되지 못한 것 같습니다. 장소나 의상, 그리고 등장인물에 따라 주는 느낌이 매번 틀려진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 오히려 티저에서 보여주었던 수트를 입은 스파이의 모습은 공개되지 않은 것으로 봐서, 이런 의상의 설정은
티저로만 등장하는 것이 아닐까 싶네요.
쾌남 스파이 다찌마와리가 전세계를 넘나들며 벌이는 첩보전을 벌이는 것을 그리고 있다고 하는데, 이번 공개된
스틸 가운데 첫 번째 스틸과 세 번째 모래바람 스틸만 봐도 기대가 되긴 하는군요 ^^;

곧 본 예고편과 포스터가 공개될 예정이라고하니 조금 더 기다려봐야 겠습니다~


2008/07/02 - [Movie/preview] - 다찌마와 리 _ 캐릭터 포스터 공개
2008/06/25 - [Movie/preview] - 다찌마와 리 : 악인이여 지옥행 급행열차를 타라 _ 티저 포스터 및 예고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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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peter153 2008.07.08 13:34

    근데 재미있을까요?

    • Favicon of https://realfolkblues.co.kr BlogIcon 아쉬타카 2008.07.08 13:38 신고

      일단 최고의 기대작 중 하나이긴 하지만, 재미는 뚜껑을 열어봐야 알 수 있겠죠 ^^

  2. 류감독이 2008.07.08 14:14

    원래 유치한듯 하지만 재미있고 액션신 하나는 제대로 뽑아내죠.

    • Favicon of https://realfolkblues.co.kr BlogIcon 아쉬타카 2008.07.08 14:15 신고

      이번에도 코믹과 액션을 모두 만족시키는 연출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3. 복실이 2008.07.08 14:30

    빨리 보고 싶다~~~~ 임원희 짱이야!

    • Favicon of https://realfolkblues.co.kr BlogIcon 아쉬타카 2008.07.08 15:00 신고

      임원희씨가 어쩃든 이번에 대중적으로도 많은 인지도를 얻긴 할것 같아`

  4. Favicon of http://blackpapaya.com BlogIcon kiyong2 2008.07.08 14:45

    단편 다찌마와 리보다는 유치함속에 들어 있는 신선함은 덜 할 듯 하네요...
    단편은 참 재미있게 봤는데..

    • Favicon of https://realfolkblues.co.kr BlogIcon 아쉬타카 2008.07.08 15:01 신고

      단편의 오바스런 느낌은 거의 없어질 것으로 보여집니다. 다찌마와리라는 캐릭터만 빌려온듯 한데, 역시나 결론은 뚜껑을 열어봐야 ^^;

  5. 오오. 2008.07.08 14:54

    임원희의 유치짬뽕한 저 표정...죽이는군...트레이드 마크야..ㅎㅎㅎㅎ
    재밌는 영화이길~.~

    • Favicon of https://realfolkblues.co.kr BlogIcon 아쉬타카 2008.07.08 15:01 신고

      진지하게 임하는 것이 남들에겐 웃음을 주는 몇 안되는 배우죠 ^^

  6. ㅇㅇㅇㅇㅇㅇㅇㅇㅇ 2008.07.08 15:25

    이 영화는 유치한게 재미니까. 유치하네,쓰레기네 하면서 이 영화 욕 안했으면 좋겠다

  7. 809 2008.07.08 15:50

    요즘 트렌드는 완벽함 보다는 어딘가 엉성하면서도 유치한것이 트렌드입니다.

  8. last_zergling 2008.07.08 16:56

    빨리 개봉해라~ㅜ_ㅠ

  9. 555 2008.07.08 17:02

    두번째 사진 때문에 기대감 100% 상승입니다~!!

  10. 촛농 2008.07.08 22:02

    임원희씨는 배우로 살아가기에 정말 유리한 마스크를 지녔어요!^^
    완전 진지하게 연기하는데, 관객들이 웃는다고 말한 기억이 나는데요,
    버라이어티에 나왔을 때 보니까 수줍음도 많으시던데,ㅋ 정말 잘 어울리지 않아요-
    평소에도 꽤 능청스러울 것만 같은데 말이죠, 으하하하

    단편 다찌마와 리에서 정말 만화같은 캐릭터에 깜짝 놀랐고 재밌게 봤던 기억이 있거든요.
    (정말 임원희씨 같은 캐릭터 찾기 힘들지 않나요, 으히히)

    완전 기대됩니다! 남편 손잡고 극장가야겠어요. 벌써 웃음이 ㅎㅎㅎ
    근데 개봉일이 언제래요???

    • Favicon of https://realfolkblues.co.kr BlogIcon 아쉬타카 2008.07.09 03:25 신고

      일단 정확한 날짜는 아직 안나온 상태구요,
      8월 중으로 예정중입니다~

  11. Favicon of http://www.ewss.tv BlogIcon 새정보 2008.07.09 04:15

    정말 기대 되고 한국 적인 영화네요

  12. 무한걸스잼있다 2008.07.09 08:51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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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 티저 포스터가 공개된데 이어 새롭게 '캐릭터'포스터라는 이름으로 9종의 새로운 포스터가
공개되었다. 지난 티저 포스터가 단순히 스타일리쉬한 007스러운 스파이 영화라는 것을 강조하고 노출한
포스터라면, 이번 캐릭터 포스터는 좀 더 사람들이 기대하는 코믹한 다찌마와 리에 가까운 유쾌하고 재미있는
포즈들이 등장하고 있다.

'쾌남' 혹은 '훈남', 그리고 '잘 생겼다'등의 문구에서 볼 수 있듯이, 다찌마와 리 라는 캐릭터를
대중에게 설득함에 있어 단편에서 보았던 컨츄리한 '다찌마와 Lee'와는 사뭇 다른 깔끔하고,
잘 빠진(정갈하게 빗어 넘긴 가르마의 머리결과 더블 버튼의 세련된 검은 수트, 구두, 그리고 무엇보다
심하게 진지한 표정까지! 무언가 세련된, 그리고 그 단편과의 이질감에서 유발되는 재미를 주려고 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개인적으로는 아크로바틱한 '오 쾌남' 포즈도 좋지만, 바이크를 타고 있는 포즈도 상당히 멋지게 느껴졌는데,
풀어진 나비 넥타이와 바이크의 진행 방향과는 반대방향으로 총구를 겨누고 있는 다찌마와 리의 포즈에서는,
다른 포스터에서는 느껴지지 않았던 액션의 '역동성'이 느껴졌다.

포스터 디자인에서 느껴졌던 또 다른 점은, 포스터 내의 문구들이 단순히 이미지로 삽입되었다는 느낌보다는,
멀리서 날아와 박힌듯한 느낌을 주는데(잉크가 퍼지는 듯한 이미지가 이를 더욱 살려준다),
보고 있음에도 어디선가 '쿠쿵' 하는 소리가 들리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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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된다!
다찌마와리 : 악인이여 지옥행 급행열차를 타라!

  1. 알 수 없는 사용자 2008.07.07 10:38

    안녕하세요.티스토리 입니다^^
    회원님의 포스트가 현재 다음 첫화면 카페.블로그 영역에 보여지고 있습니다. 카페.블로그 영역은 다음 첫화면에서 스크롤을 조금만 내리시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회원님께서 작성해 주신 유익하고 재미있는 포스트를 더 많은 분들과 함께 나누고자 다음 첫화면에 소개 하게 되었으니, 혹시 노출에 문제가 있으시다면 tistoryblog@hanmail.net 메일로 문의주시기 바랍니다.
    앞으로도 티스토리와 함께 회원님의 소중한 이야기를 담아가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2. 대낮의 호롱불 2008.07.07 11:43

    원희야~ 대박나라...

    • Favicon of https://realfolkblues.co.kr BlogIcon 아쉬타카 2008.07.07 13:00 신고

      제 생각보다는 더 많은 분들이 기대하고 계신것 같아 흐뭇합니다 ^^

  3. ㅋㅋㅋ 2008.07.07 12:35

    재밌을거 같아요

    • Favicon of https://realfolkblues.co.kr BlogIcon 아쉬타카 2008.07.07 13:00 신고

      일단 재미부분은 어느 정도 안심하셔도 될 것 같습니다 ^^;

  4. 음.. 2008.07.07 12:57

    임원희씨.. 간간히 단역 나오시다가 다찌마와리 처음 나왔을때 참 굉장했었는데요 ㅋㅋ
    재밋는영화도 말 그대로 재밋게 봤었고 ^^ 대중보단 매니아 들에게 인기가 많으시지만
    이번 기회로 한획을 그으시길 바랍니다 ^_^b
    근데 -_- 전편과 이번편의 육안상 구분은 lee 와 리 인건가요? -_-

    • Favicon of https://realfolkblues.co.kr BlogIcon 아쉬타카 2008.07.07 13:01 신고

      일단 육안상의 구분은 말씀하신 것이 맞구요, 내용적으로는 좀 더 정보가 공개되어봐야 알겠지만, 티저나 포스터로 알 수 있는 정보는 쾌남 스파이 영화라는 것을 강조하고 있는데, 좀 더 류승완스러운 면이 얼마나 있을지는 본 예고편이 등장해봐야 어느정도 알 수 있을 것 같네요 ^^

  5. 기대기대 2008.07.07 13:57

    으흐흐. 저도 기대하고 있는 영화중 하나입니다+ㅅ+!! 아웅~ 빨리보고파 ㅠㅠ

  6. 호호호 2008.07.07 14:17

    이분 보기만 해도 웃겨요 ㅋㅋ 대박 나시길...

    • Favicon of https://realfolkblues.co.kr BlogIcon 아쉬타카 2008.07.07 23:22 신고

      임원희씨, 확실히 이번 영화로 좀 더 대중적인 인기를 얻으실 것 같습니다~

  7. ㅎㅎㅎㅎ 2008.07.07 14:42

    다찌마와리가 무슨 뜻이죠? 일본언가??

  8. 깐퉁 2008.07.07 16:20

    이사람 정말 웃겨...ㅋㅋ

  9. neobutton 2008.07.07 16:37

    통상 옛날에는 영화판에서 다찌마와리 라고 안하고 다찌마리 라고 했습니다.
    배우들이 합을 나누는 격투신을 다찌마리 라고 했는데요...
    일본어에서 우리나라 말로 좀 이상하게 변한 형태죠.

    요즘은 다시 다찌마와리로 고쳐 쓰는 듯.
    격투신에 보면, 두 주인공이 격투를 벌이기 전에 째려보고 빙글 빙글 돌잖습니까..?
    그걸 다찌마와리..."서서 빙글 빙글 돈다" 라고 합니다.

    통상 영화판에선 다찌마리 라고 하면 격투신, 폭력신등을 말하구요..
    옛 영화중에 과도한 오버액션과 폭력으로 치장된 영화들을..
    다찌마리 장르로까지 구분하기도 했습니다..

    보통 다찌마리 라고 하면, 격투영화를 말하는 장르적 단어로까지..쓰이고 있죠..

    뭐...보통 이정도의 뜻 입니다.

  10. 상콤하게 2008.07.07 17:09

    이거 보고싶은데... 개봉하는 날짜엔 입대해서 구르고 있을듯ㅜㅜ
    특유의 후녹음 느끼뽕빨 대사가 너무 맘에 들어요.

    • Favicon of https://realfolkblues.co.kr BlogIcon 아쉬타카 2008.07.07 23:24 신고

      이번에도 100% 후시녹음으로 진행되었다고 하는데, 입대예정이시라니 안타깝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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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짝패> <아라한 장풍 대작전>을 연출한 류승완 감독의 2008년 신작인 <다찌마와 리 : 악인이여 지옥행 급행열차를 타라>의 티저 포스터와 예고편이 공개되었다. 사실 따져보니 처음부터 없으면 죽을 것 같은 팬도 아니였으면서
류승완 감독의 작품은 하나도 빼놓지 않고 보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는 그의 작품 가운데
정두홍 무술감독과 함께 주연을 맡기도 했던 <짝패>를 가장 인상깊게 보았으며(짝패 DVD리뷰보기),
좋아하고나서 나중에야 챙겨본 장편 데뷔작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도 인상깊게 감상했었다.

<다찌마와 Lee>라 한다면 2000년 인터넷에서 화제가 되었던 단편이 먼저 떠오르는데,
의도된 과장으로 웃음을 유발했던 <다찌마와 Lee>가 단순히 극장판으로 확장된 것은 아닐까 하는
기대반 우려반(기대도 되었던 이유는 류승완 감독이라면 이 설정을 단순히 확장시켜도 무언가 되지 않을까하는
막연한 기대가 섞인 탓이다)이었으나, 최근 씨네21을 통해 인터뷰한 기사에 따르자면, 기존 단편과는
거의 무관한 첩보 스파이 영화로 거듭났다고 하니 기대가 더욱 증폭되었음을 부인마라!

일단 공개된 티저 포스터 2가지를 보자면, 종류는 2가지로 구분되었으나 아마도 본디 한쌍으로 보는 것이
맞을 듯 하다. 이 티저 포스터가 세트일 수 밖에 없는 이유는 아마도 두 포스터의 컨셉이 비슷한 듯 하지만,
조금 다른 느낌이 드는 탓일텐데, 그 가장 큰 이유는 최종 착지 자세에 있다 하겠다.
왼쪽에 위치한 포스터는 무언가 웃음기를 뺀 정통 007 스타일의 첩보영화를 연상시키는 이미지로 이루어져
있지만, 오른쪽의 포스터는 중간에 이를 야무지게 닫고 몸을 날린 컷에서도 적잖은 코믹함을 엿볼 수 있거니와,
무엇보다 최종 착지 자세에서는 본드 걸의 요염함까지 느낄 수 있는, 즉 본드와 본드 걸을 홀로 연출해내는
자웅동체, 암수한몸의 시츄에이션을 몸소 보여주는 포스터가 아닐 수 없다.

포스터로 어느 정도 감을 익혔다면, 이제는 본격적인 예고편을 감상해볼 때다.





본격적이라고 시작했지만, 사실상 티저 동영상 가운데 본격적인 것이 어디있으랴!
티저 예고편이란 말 그대로 티저 예고편일뿐. 누가봐도 007 스타일의 첩보 스파이물의 느낌이 나도록
연출한 예고편은 일단 만족스럽다. 물론 이것만으로는 종잡기 어려운 부분도 있다.
다찌마와 리로 출연하는 임원희 씨의 그 특유의 맛깔나는 대사처리 부분 만으로 보자면, 이 영화가
예전 단편과 얼마나 차이점이 있을까 하는 (앞서 언급한)기대반 우려반이 떠오르기도 하지만,
이후 공효진, 박시연 씨가 등장하는 장면을 보자면 확실히 단편의 '충녀' '화녀'와는 다른 느낌이다.

티저 예고편만 보았을 때에는 다시 말하지만 확실히 이 영화의 성격에 대해 종잡기가 어려운 편이다
(하긴 티저 예고편으로 다 알아차릴 수 있다면 그게 어찌 티저라 할 수 있겠는가). 특히나 이미 공개되었던
칸 영화제용 포스터나 스틸 사진들과 비교해 보았을 때에는 더욱 더 그런 생각이 들게 마련이다.

개인적으로 기대하는 부분이 있다면 본드스러운 첩보 액션에 더해, '류승완' 하면 기대하게 되는
날 것의 액션과 쇼브라더스나 성룡의 액션 영화들에 대한 오마주를 연상할 수 있는 액션 장면들도
만나볼 수 있는 스타일리쉬하면서도 생각해볼 거리를 동시에 주는 작품이 되었으면 한다.

하지만 정식 예고편을 본 것도 아니고, 더 나아가 본편을 아직 보지 못한 상황에서 이런 말들은
본편을 보고 나면 다 부질 없는 것으로 남게 될지도 모르겠다.

티저에서 보여준 기발함과 깔끔함을 정식 예고편과 포스터는 어떻게 이어 나갈지(혹은 뒤집을지)
벌써 부터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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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5479.tistory.com/24 BlogIcon 사이트 헌트 2008.06.25 06:10

    제가 볼땐 007을 패러디한 하나의 코믹액션물로 여겨지네요!!
    원작을 능가하는 어떤 카리스마가 있던가 아님 관객의
    배꼽을 자아낼 만한 코믹을 자아내던가?
    둘 중 하나가 아니라면 관객의 시선을 붙잡지 못할거란 생각이 듭니다!
    1년에 영화 한 편 볼까 말까한 제가 이런 평을 내는게 조금 우스운 생각도 드네요^^;

    • Favicon of https://realfolkblues.co.kr BlogIcon 아쉬타카 2008.06.25 11:18 신고

      첩보 스파이 영화라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 티저 예고편에서는 이점을 강조한 것으로 보입니다. 정식 예고편이 공개되어봐야 어느 정도 윤곽이 들어날 것 같아요~

  2. Favicon of http://plan9.co.kr/tt2 BlogIcon 주성치 2008.06.25 08:34

    역시 임원희는 다찌마와리에요!

    • Favicon of https://realfolkblues.co.kr BlogIcon 아쉬타카 2008.06.25 11:19 신고

      임원희라는 배우를 현재 시점에서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는 캐릭터는 뭐니뭐니해도 다찌마와 리 겠죠 ^^

  3. Favicon of http://pennyway.net BlogIcon 페니웨이™ 2008.06.25 13:37

    이번에 다찌마와 리의 캐릭터는 바뀐거 같더군요. 전작의 열혈청년이 아닌 무슨 첩보원 비슷한 걸로 나오던데... 단순히 [공공의적2]처럼 이름만 가져다쓰고 캐릭터를 바꿨다면 대략 걱정입니다.

    • Favicon of https://realfolkblues.co.kr BlogIcon 아쉬타카 2008.06.25 15:05 신고

      일단 홍보측면에서는 007과 같은 첩보물이라는 것을 가장 강조하더군요. 제 바램에도 썼지만, 이것이 대중적으로는 큰 인기를 끌지 모르지만, 단편 다찌마와 Lee를 보고 반했던 팬들에게는 어떤 반응을 불러 일으킬지 모르겠습니다. 일단 뚜껑을 열어봐야 ^^;

  4. Favicon of http://blackpapaya.com BlogIcon kiyong2 2008.06.25 14:25

    이 영화 단편일때 정말 재미있게 봤는데... 기대되는데요..
    오버스럽고 우스꽝스러운 모습을 그대로 보여줄지...

  5. 복실이 2008.07.02 16:14

    오빠!!!!!!
    다음 다찌블로그에 이 글 실려있네!!!!!!
    글 끝에 Posted by 아쉬타카 라고 되어있어서 혹시나 했더니 역시나 오빠가 쓴게 맞군 ㅋㅋㅋㅋ
    벌써 7~8년 전이네.
    다찌마와리 보면서 미친 듯이 웃었었는데
    이것도 기대만빵이야!!

    • Favicon of https://realfolkblues.co.kr BlogIcon 아쉬타카 2008.07.02 16:22 신고

      다찌블로그에 블로거 자격으로 함께 하게 되었어 ㅋ
      감독님과 배우들도 인터뷰할 기회도 있을 것 같고, 여튼 영화 기대중!



짝패 (The City of Violence)

류승완, 정두홍 콤비의 리얼 생짜 액션!

류승완 감독은 그리 길지 않은 필모그라피에도 불구하고 자신 만의 색깔로 관객들에게 강하게 어필하고 있는 감독 중 한 명이다. 그렇다면 그의 색깔이란 어떤 것인가. 류승완 하면 뭐니 뭐니 해도 액션, 이젠 한국 영화에서 액션 영화하면 류승완 감독이 절로 떠오른다. 인디영화이자 화제의 데뷔작이었고, <짝패>와 마찬가지로 직접 출연하기도 했던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를 시작으로, 전도연과 이혜영이라는 두 여배우를 내세운 하드보일드 액션영화 <피도 눈물도 없이>, 와이어 액션과 CG를 사용하여 환상적인 영상을 만들어냈던 무협영화 <아라한 장풍 대작전>을 비롯하여, 승자와 패자가 불분별한 결말을 맺는 드라마 <주먹이 운다>에 이르기까지, 류승완 감독에게는 항상 액션이라는 주요 맹점이 있었다.



이미 여러 인터뷰, 보도자료 등을 통해 그가 예전의 쇼브라더스 무협 액션 영화 등은 물론, <폴리스 스토리> <프로젝트 A>와 같은 성룡의 액션영화, 그리고 <와일드 번치>의 샘 페킨파 감독의 팬이라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사실 그 동안 류승완 감독의 작품에서는 이러한 그의 성향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었지만, 쉽게 말해 본격적이라고 할 수는 없는 정도였다. 류승완 감독 본인에 말 만 따라, 그 동안은 영화를 만들 때 자신이 할 수 있는 영화를 만들려고 노력해왔다면, 이 영화 <짝패>는 자신이 그 동안 영화감독이 되면 가장 해보고 싶었던 영화, 가장 좋아하는 영화를 한 번 만들어보자는 결심이 탄생시킨 영화이다. 그리고 결과적으로도 이러한 결심이 끝까지 가장 잘 살아있는 프로젝트였다고 할 수 있겠다. <짝패>는 쿠엔틴 타란티노의 <킬 빌>과 가장 많은 비교를 받곤 하는데, 그건 사실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고 해야 할 것 같다. 앞서 얘기했던 류승완 감독이 보아왔고 좋아하는 장르와 감독의 영화들은 쿠엔틴 타란티노가 좋아하는 장르와 감독의 영화이기도 하다. 비슷한 영화를 좋아하는 감독들이 각각 이런 것이 집약된 영화를 한 번 만들어보자 작정하고 만든 영화이니 태생적으로 어느 정도 유사성을 지닐 수밖에는 없었을 터.
하지만 류승완 감독이 이에 대해 밝혔듯이 타란티노의 <킬 빌>은 마지막의 액션 시퀀스에서 좁은 공간에서 시작하여 점점 넓은 공간으로 이동해 결국 닫힌 공간이 아닌 열린 공간인 뒷마당에서 결말지어지는, 즉 액션과 폭력으로 인해 점점 해방되어 가는 결말이지만, 류승완의 <짝패>에서는 넓은 마당에서 시작하여 점점 공간으로, 지하로 이동해 가며, 결국 폭력으로 해방을 얻는 다는 것보다는 복수 뒤에도 해방감을 얻지는 못한 다는 정서를 담고 있다.



<짝패>에서 류승완은 공간을 이용한 액션을 기존 어느 영화보다 더 빈번하게 사용하고 있는데, 특히 마지막 운당정에서의 액션 시퀀스는 좁고 길게 뻗은 공간 일 때와 이후 동그란 형태의 2층 공간에서처럼 공간이 틀려질 때마다 액션의 스타일을 달리 해가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또한 마치 장철 영화를 떠올리게 하는 폭력적인 액션 스타일과 물건을 집어 던지고 구조물 사이사이로 빠져나가며 발차기를 하는 등, 사물과 장소를 100% 활용하는 성룡 스타일을 장면 마다 각각 사용하고 있으며, 이러한 액션 장면에서는 마카로니 웨스턴 영화에서나 나올법한 엔니오 모리꼬네 풍의 음악이 배경에 흐른다. 이러한 장면 장면의 설정 들은 물론 영화의 기본이 되는 조직과 배신, 복수의 스토리는 흡사 영웅본색을 비롯한 8,90년대 홍콩영화들과 그대로 닮아있기도 하다. 또 무술의 고수인 주인공이 다수의 적을 화려하게 물리친 뒤 나중에 자신들의 실력에 버금가는 고수들과 마지막 사투를 벌이는 시스템은 홍콩 무협 영화들에서 자주 등장하는 방식이기도 하다. 이처럼 <짝패>는 얼핏 봐서는 짜깁기 영화 혹은 <킬 빌>처럼 오마쥬를 스타일로서 승화시킨 영화로 보기 쉽지만, 많은 스타일을 차용했음에도 전자나 후자에 느낌이 잘 느껴지지 않을 만큼, 자연스레 류승완 만의 스타일로(한국적인 토종 액션) 녹여낸 영화라고 할 수 있겠다.



<짝패>는 물론 표면상으로도 류승완과 정두홍 콤비가 주연을 맡은 영화이기도 하지만, 배우로서가 아니라 액션 영화의 감독과 무술감독으로서 각자 해보고 싶은 것을 모두 투영한 작품이기도 하다. 이 둘은 이미 오래전부터 감독과 무술감독으로 혹은 감독과 배우로서 오래 손발을 맞춰왔는데, <짝패>에서는 어느 정도 경지에 오른듯하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테러리스트>를 비롯해 이미 오래전부터 한국 액션 영화의 무술감독으로서 최고의 위치에 올라있던 정두홍은 류승완 이라는 감독을 만나면서 자신의 액션 연출에 있어서 두, 세 단계 높은 결과물을 얻게 되었으며, 류승완 감독 역시 정두홍 무술 감독을 만나게 되면서 자신의 액션 스타일을 좀 더 구체적이면서 영화적으로 그려낼 수 있게 되었다. 서로에게 날개를 단 겪인 이 두 콤비는 연기적인 면에서도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는데, 그간 무술 감독이 아닌 배우로서 정두홍을 오래 지켜봐왔던 류승완은, 그간 영화에서 어색한 연기로 아쉬움을 남겼던 정두홍을 위해 미리 그를 염두에 두고 '태수'라는 캐릭터를 만든 결과, 정두홍이 연기한 인물들 가운데 가장 자연스러운 캐릭터가 되었다.



사실 정두홍에 한층 자연스러워진 연기보다 더 만족스럽고 놀라운 것은 감독인 류승완의 연기이다. 더 몸이 망가지기 전에 한 살이라도 젊었을 때 자신이 해보고 싶은 액션 연기를 마지막으로 한 다는 심정으로 연기했다는 류승완은, 이런 말이 무색할 만큼 화려한 발차기를 비롯한 액션 연기는 물론, 그 찰지는 사투리 대사의 소화능력! 정말 중견 연기자들도 쉽게 소화하기 어려운 사투리연기를 너무도 구성지게 만들어낸 배우 류승완은, <짝패>를 보는 가장 큰 재미이기도 하다. 사실 사투리라는 것이 단순한 코믹적인 소스 정도로 사용되는 경우가 많은데, <짝패>에서는 단순히 코믹스러움을 넘어서 리얼함과 스타일을 동시에 살려주는 기능을 한다. 이러한 결과물이 되기까지는 대사 연기력만큼이나 시나리오가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데, 이 영화 자체가 액션과 비주얼에 중점을 둔 영화라고 생각했던 것과는 달리, 상당히 대사들이 짜임새 있게 쓰여 있었으며, 특히 대사 한 마디 한 마디들이 살아 숨 쉰다는 표현이 적절할 만큼, 마치 <범죄의 재구성>의 ‘말빨’을 보며 혀를 내둘렀던 것 같은 희열을 느끼게 된다.
류승완 감독이 <짝패>를 찍으면서 가장 스스로 잘했다고 생각했던 것이 바로 이범수 라는 배우의 재발견이었다고 한다. ‘아, 이 배우가 <태양은 없다>에 출연했던 그 이범수였지’하는 생각이 절로 들만큼, <짝패>는 그간 <슈퍼스타 감사용> 이후 휴먼 드라마나 순하고 착한 캐릭터들 혹은 코믹한 캐릭터들을 주로 연기하며 비슷한 이미지를 굳혀가고 있던 이범수라는 배우를 다시금 꺼내보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 악랄하고 비열한 미소가 섬뜩하기까지 한 동시에 인간적인 연민마저 느껴지는 ‘필호’ 역할을 연기한 이범수의 재발견 또한 <짝패>가 갖는 중요한 의미 중에 하나 일 것이다.



1.85:1 애너모픽 와이드스크린의 화질은 최상급이라고 보기에는 어렵지만, 본래의 소스가 슈퍼16mm였음을 감안한다면 충분히 만족할만한 결과라고 할 수 있겠다. 본래 HD 디지털 프로젝트로서 저예산의 영화로 계획되었던 영화였으나 이후 점점 규모가 커지게 되었고, 이와는 별개로 감독의 의도에 따라 HD 디지털 보다는 슈퍼16mm 카메라가 더욱 영화에 어울린다는 판단 아래 지금에 결과물이 나오게 되었다. 또한 디지털 후 보정 작업을 거쳤음으로 최신작에 어울리는 화질을 수록하고 있다. 사운드는 dts와 돌비디지털 5.1채널을 수록하고 있는데, 액션 영화이긴 하지만 폭발음이나 거대한 소리들은 거의 등장하지 않음으로 dts와 돌비5.1 채널 간의 큰 차이는 없다.



2장의 스페셜 에디션 버전으로 출시된 타이틀답게 첫 번째 디스크에 수록된 본편에는 류승완 감독의 코멘터리가, 두 번째 디스크에는 다양한 서플먼트가 수록되어 있다. 특히 이번 서플먼트는 단순히 이 영화 <짝패>에 관련된 영상들만이 있는 것이 아니라, 류승완과 정두홍의 영화들을 거슬러오면서 이전 영화들에서의 액션과 <짝패>에서의 액션의 차이, 그들이 직접 말하는 자신들의 액션 철학에 관한 이야기 등, 액션 영화에 관한 총체적인 이야기들이 수록되어 있다. 또한 기존 서플들이 단순히 제작 다큐라는 이름을 통해 촬영장 스케치, 배우들의 에피소드에 관한 인터뷰 등이 수록되었던 것과는 달리, 주제에 맞춰 두 감독인 류승완과 정두홍이 생각하는 바를 자세히 전해들을 수 있으며, 그들이 중점을 두고 있는 ‘액션영화’라는 장르에 걸맞게, 총체적인 것이 아닌 집중적이고 구체적인 스킬과 시스템에 관한 이야기를 전해들을 수 있다. 이러한 내용의 수록은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그저 촬영 중에 있었던 재미있는 에피소드를 전하는 영상들이 주를 이뤘던 다른 타이틀과는 달리, 매우 짜임새 있고 유익한 내용들로만 꽉꽉 담긴 터라, DVD타이틀로서 소장가치를 더욱 느끼게 해준다. 특히 카메라 기종, 촬영 기법 등 실질적인 영화적 기법들에 대한 구체적인 이야기들은 영화의 팬들은 물론 영화 스텝을 꿈꾸는 이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자료가 될 듯 하다. 이 밖에도 류승완 감독의 음성해설이 보태진 삭제장면과 추가 장면 등도 빼놓을 수 없으며, 베니스 영화제에 참여했던 영상들도 만나볼 수 있다.

2006.10.11
글 / ashitak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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