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다메의 피아노 데뷔 앨범 (nodame DEBUT)
NODAME, piano

비록 그 엽기적인 표정과 행동, 그리고 클래식과는 얼핏 어울리지 않는 취미와 성향 덕에 가려져 있기는 했지만, 치아키 센빠이 보다(어쩌면 그 보다 더!) 더 천재 뮤지션인 노다 메구미(노다메)의 피아노 데뷔 앨범이 정식 발매되었다. 이번 노다메의 데뷔 앨범은 극장판 유럽편 Vol.2를 통해 (일본 개봉) 노다메 칸타빌레가 대단원의 막을 내린 것을 기념하여 Epic 레이블을 통해 전격 발매가 이루어졌으며, 그 동안 드라마나 영화 속에서와는 달리 웃음끼를 싹 제거한 노다메의 깊은 피아노 연주를 만나볼 수 있다...(중략)

이렇게 속지와 함께 출시되었더라도 '노다메 칸타빌레'를 보지 않은 이들이라면 넘어갈 법도 한 컨셉 앨범이 발매되었다. 마치 노다메가 실제로 피아노 데뷔 앨범을 발매한 듯한 것을 가장하여, 자켓 이미지와 앨범 구성을 가져간 앨범인데, 아마도 평소에 클래식 음악을 즐겨 듣거나 음반을 종종 구매하는 이들이라면 이들의 재치에 미소지을 수 밖에는 없을 것이다. 클래식 수입반(특히 일본반)에서 종종 찾아볼 수 있는 겉종이가 추가되었으며, 여기에 설명이 기입된 방식 역시 클래식 음반을 그대로 모사하고 있다. 그 가운데서도 우에노 주리, 아니 노다메가 열심히 피아노를 연주하고 있는 앨범 커버이미지는 완전한 컨셉 이미지라고 볼 수 있을텐데, 실제로 내 주위에서도 몇몇이 '엇, 우에노 주리가 피아노도 잘 쳤었어?'라고 물어보았을 정도니 이 페이크 앨범은 일단 성공적이다.




뒷면 역시 컨셉에 충실하고 있는데, 3곡의 수록곡을 클래식 앨범의 기입 방식과 동일하게 적어내려간 부분이나, 마치 실제로 노다메가 연주회를 가졌던 것처럼, 신문에 기사가 난 방식을 차용한 이미지는 '역시 노다메!'라는 생각을 절로 들게 한다.





속지 내에서 역시 끝까지 진지함을 유지하고 있다.
이제 진실에 대해 이야기해보자면, 이 앨범에 수록된 피아노 곡들은 모두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랑랑(Lang Lang)이 연주한 것이다. 극장에서 극장판 Vol.1을 볼 때도 엔딩 크래딧에서 랑랑의 이름을 발견하고서는, '와! 노다메 이 정도면 장난이 아니구나!' 싶었었는데, 아예 이런 랑랑의 연주를 따로 만나볼 수 있는 컨셉 앨범이 발매된 셈이다. 물론 역시 우에노 주리가 출연했던 '스윙 걸즈' 처럼 그녀가 직접 연습하고 연주한 곡이 수록되거나 라이브된 앨범도 의미가 있지만, 이렇듯 세계적인 피아니스트의 연주를 노다메라는 컨셉을 통해 만나게 되는 앨범도 색다른 의미가 있는 듯 하다.






노다메의 데뷔 앨범과 함께 구매한 앨범은 그간 노다메 칸타빌레에 등장했던 클래식 곡들을 모두 집대성한 '노다메 칸타빌레 : 최종악장 (Nodame Cantabile: Final Movement)' 이다. 이 앨범은 최종악장 이라는 부제답게 총 3장의 CD에 '치아키 편 오케스트라'와 '노다메 편 피아노' 그리고 극장판에 등장하는 '마루레 오케와 동료들 편 실내악, 오케스트라 BGM곡'이 각각 수록되었다.






특히 이번 앨범에는 영화 '노다메 칸타빌레'를 위해 새롭게 녹음 된 버전이 수록되었으며, 노다메의 데뷔 앨범과 마찬가지로 랑랑과의 콜라보레이션을 즐길 수 있다. 각 CD마다 70분 이상의 클래식 곡이 꽉꽉 채워져 있는터라, 노다메 시리즈의 팬은 물론이고, 클래식이라는 장르를 어려워하는 일반적인 리스너들에게도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음반이 아닐까 싶다.






원작의 다양한 스틸컷들을 만나볼 수 있는 것은 또 다른 즐거움. 국내에도 어서 노다메 칸타빌레 Vol.2가 개봉하길 기다리며, 그 때까지는 영화 속 풍성한 클래식 음악들로 귀를 달래주어야 겠다~



글 / 사진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1. Favicon of http://2980woo.blog.me/ BlogIcon 유리고냥이 2010.10.05 18:19

    기발한 상상력과 그것을 놓지지 않고 상품으로 연결하여
    수익을 창출하는 이런 것을은 조금 배울만하다고 생각합니다.



노다메 칸타빌레 Vol.1 (のだめカンタ-ビレ, 2009)
피날레를 향해가는 노다메 월드


니노미야 토모코의 원작 만화를 TV시리즈로 옮긴 '노다메 칸타빌레'는 만화와 애니메이션 과는 비슷하면서도 다른 스타일의 작품이었다. 노다메 TV시리즈의 특징이라면 원작인 만화보다도 더 만화적인 표현들이 난무하는 것을 들 수 있을텐데, 사실 애초에 화제가 된 것은 이런 엽기적이고 일본 만화스러운 과장된 표현들이었지만 이 이야기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클래식이라는 장르의 맛을 일반 대중들에게도 널리 인식시키는데에 큰 공헌을 하였으며, 더 나아가 단순한 연인 관계가 아닌 노다 메구미와 (아, 어색한 이 풀네임;;) 치아키의 관계를 통해 꿈에 대한 깊은 이야기마저 들려주게 되었다. 그래서 TV시리즈의 팬들은 말그대로 노다메 때문에 '울고 웃을 수' 있었다. TV시리즈가 종료되고 유럽편을 통해 그 다음 이야기를 들려주었던 노다메 칸타빌레는 두 편의 극장판을 통해 드디어 이 대단원의 피날레를 준비하고 있다. 그 피날레를 만나기 전 중요한 지점이라고 할 수 있는 극장판 Vol.1을 국내 극장가에서도 만나볼 수 있게 된 것은 일단 무척이나 다행스러운 일이다. 왜냐하면 이 작품은 (특히나 이 극장판은) 노다메 TV시리즈를 즐기지 않았던 이들이라면 별로 재미도 감동도 없을 만한, 즉 TV시리즈와 유럽편의 연장선 상에 있는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반대로 그렇기 때문에 노다메의 팬들이라면 이 극장판을 절대 놓쳐서는 안되겠다.


 미로 비젼. All rights reserved

사실 처음 극장판의 개봉 소식을 들었을 때는 워낙에 늦은 개봉이라 반가운 마음이 우선이기는 했지만, 한편으로는 많은 극장판들이 그렇듯이 그저 TV시리즈의 캐릭터와 설정을 가져온 외전격 (에피소드 형식)의 작품일거라고 생각했었는데, 막상 영화를 보고나니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노다메 칸타빌레 Vol.1'은 완전히 연장선상에 있는 작품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많은 극장판들이 TV시리즈를 기존 팬들에 대한 팬서비스 창구인 동시에 새로운 관객들을 향한 구애로 사용하는 것에 비해, 이 작품은 거의 기존 팬들만을 위한 작품이라고 봐도 좋을 만한 수준이라 오히려 더 마음에 든 경우다. TV시리즈를 연출했던 타케우치 히데키가 극장판의 연출을 맡은 것도 그렇고, 새로운 캐릭터가 등장하기 보다는 기존 캐릭터들이 그대로 이야기를 이어가는 방식이라, 부담스러운 부분이 없고 매우 자연스럽게 TV시리즈와 유럽편의 기억을 그대로 이어갈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미로 비젼. All rights reserved

그렇기 때문에 '노다메 칸타빌레 Vol.1'은 기존 팬들 입장에서 보았을 때는 엽기적인 부분이 그리 과하지 않게 느껴지는 편이다. 만약 새로운 관객을 더 의식했다면 한번에 관객들의 시선과 재미를 불러모을 수 있는 이 엽기와 만화적인 코드에 많은 부분을 할애했을 테지만, 아직 못다한 이야기를 이어가야만 하는 숙명의 성격이 더욱 강했기 때문에, 이 부분은 과하지 않게 사용되었고 오히려 전개와 피날레를 암시하는 설정들에 더욱 치중하고 있다. 물론 그대신 이 만화적인 부분을 극장판에 걸맞는 스케일로 보여주는 정성도 잊지 않는다. 기존 TV시리즈가 주로 노다메의 엽기적인 표정과 액션(?)연기에 치중했었다면, 극장판은 노다메의 환상 부분을 스케일있게 표현하고 있는데 특히 그 가운데 '변태의 숲' 시퀀스는 극장판의 가장 명장면 중 하나이자 노다메 월드를 아주 함축적으로 보여주는 시퀀스이기도 하다. 즉 처음 이 시퀀스를 접하는 이들은 '뭐야 이거, 너무 유치하잖아'라고 생각하는데에 그칠 수 있지만, 이미 이 유치함에 익숙(?)해진 팬들이라면, 이 시퀀스에서 그 유치함을 넘어선 노다메 월드의 정수를 만끽할 수 있는 것이다.

다시 말해 노다메 월드가 이야기하고 있는 것은 단지 표현방법이 만화적이고 유치하고 유아적일 뿐이지, 가끔씩 보여지는 진지함처럼 그 안에 하고자하는 메시지는, 그 어느 작품보다 진지하고 심각하며 깊은 고민을 함축하고 있다는 얘기다. 다른 영화의 주인공들이 몹시도 자신의 일에 집중하는 무아지경에 빠진 순간에 멋진 음악과 배경으로 표현되는 것과 달리, 단지 노다메의 무아지경에는 이런 멋진 배경대신 망구스와 고로타, 가즈오 군이 등장하는 것일 뿐이다. 


 미로 비젼. All rights reserved

'노다메 칸타빌레 Vol.1'은 클래식이 주는 감동을 느낄 수 있는 부분도 빼놓지 않고 있다. 처음 등장한 '볼레로 (Bolero)'의 그 유명한 메인 테마를 비롯해 (이 테마는 예전 바리시니코프가 주연을 맡았던 영화 '백야'의 삽입곡으로 더 익숙하다), 치아키가 말레 오케스트라와 공연을 하게 되는 장면은 극장판임을 감안하면 파격적일 정도로 거의 한 곡이 풀로 수록되기도 하였는데, 마치 잠시나마 클래식 공연장에 온 것 같은 느낌을 주며 공연이 끝남과 동시에 극장에서 나도 모르게 'Bravo'를 외치며 기립박수를 치고 싶도록 (진짜 이럴 뻔했다) 만드는 힘도 갖고 있다. 또한 단순히 음악을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클래식이라는 장르의 음악의 진정한 면, 즉 음악이 담고 있는 '이야기'에 대한 부분을 설명하는데에 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예를 들어 이 곡은 베토벤이 무슨 일이 있어서 만들었으며, 극 중 이야기는 이런 이야기인데 이 부분에서는 이런 분위기를 표현하고 있다는 식의 설명은, 듣는 이로 하여금 '아, 클래식이라는 장르가 단순히 어렵기만한 것이 아니라 참 재미있는 음악이구나!'라고 절로 느끼도록 만든다. 

마치 요근래 유행하는 모 항공사의 광고 컨셉처럼 음악과 동시에 음악이 표현하고자 하는 이야기에 더 깊은 관심을 갖게 된달까? 


 미로 비젼. All rights reserved

'노다메 칸타빌레 Vol.1'이 노다메 시리즈의 정수를 담고 있다고 이야기한 가장 큰 이유 중에 하나는, 바로 노다메와 치아키 간의 특별한 관계, 즉 꿈과 사랑을 공유하는 이 둘의 관계에 대한 묘사가 여전히 비중있게 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잘 아다시피 노다메는 치아키를 좋아하는 동시에 치아키가 꿈을 향해 먼저 앞서가면 그 자리에 머물러 있는 자신을 보며 그리고 점점 치아키 센빠이와 격차가 나는 듯한 불안감에 초초해 하고 슬퍼하곤 하는데, 이 극장판에서 역시 이런 갈등이 직접적으로 표현되고 있다. 사실 이 부분이 노다메 시리즈에 가장 핵심적인 부분이라고 생각하는데, 서로를 위해 하향 평준화 하는 것이 아니라 상향 평준화를 노력하는 이 커플의 모습은, '꿈'이라는 것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되는 것과 동시에 과연 이들의 결말이 어떻게 될까 하는 궁금증을 유발시킨다. 특히나 그 엔딩이 말이다.


 미로 비젼. All rights reserved

확실히 'Vol.1'이라는 제목처럼 이 작품은 이번 가을에 개봉할 Vol.2의 앞선 이야기의 성격이 강한 작품이다. 영화는 이런 전초전 적인 성격을 서서히 풀어가는가 싶더니 마지막에 가서는 Vol.2, 그러니까 피날레에 대한 떡밥을 마구 뿌려댄다. 과연 노다메와 치아키는 어떻게 될까. S오케는 다시 치아키와 노다메와 함께 할 수 있을까? 슈트레제만은 베토벤과 같은 음악가의 길을 걷게 되는 것일까? 

이미 애니메이션과 만화책은 종결이 난지 오래지만 (그리고 일본에서는 이미 올해 4월 개봉했었지만), 올 가을 극장에서 직접 피날레를 함께 하고 싶다.


1. 극중 노다메가 피아노를 연주하는 장면의 실제 연주는, 무려 '랑랑 (Lang Lang)'이 연주했더군요. 다..다시 들어봐야 겠어요

2. 엔딩 크래딧이 모두 끝나고 Vol.2 예고편이 나옵니다.

3. 극중 서양사람들은 모두 일본어를 하는데, 노다메는 친절하게도 특별 자막을 통해 '편의를 위해 모든 외국인들이 일본어로 이야기하는 점 양해바랍니다'라고 재치있게 넘어가고 있어요. 노다메 월드니까 가능한 이야기죠 ㅎ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본문에 사용된 모든 스틸컷/포스터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만 사용되었으며,
모든 이미지의 권리는 미로 비젼 에 있습니다.



  1. Favicon of http://blog.naver.com/pass790512 BlogIcon als 2010.09.14 18:33

    저는 내일 보러갈 예정입니다.상영하는 극장이 별로 없어서 저희 집에서 2시간이나 가야해요 ㅜ-ㅜ
    노다메 덕분에 클래식을 듣게 됐는데, 이번에도 기대합니다.
    참 그리고 우결 이외에도 9/5접속 무비월드에 나와 영화에 관한 많은 이야기를 해줬습니다.
    노다메 특유의 표정 재현과 치아키 센빠이역의 타마키 히로시가 겨울에도 촬영전에는 슬리퍼만 신고 있고, 김태훈씨의 타마키 히로시와 사겼었죠? 라는 낚시 질문에 안넘어가고 정말 재미있었습니다^^

  2. ㅠㅠ 2010.09.14 23:32

    <1812년 서곡> 장면을 영화관에서 본다는 건 확실히 엄청난 경험이더군요.

  3. 익명 2010.09.22 18:44

    비밀댓글입니다

+ Recent posts